엔진으로 눈을 퍼서 멀리 던져버리는 기계인데, 금년 겨울에 눈을 치울 때 rpm이 요동치고 시동이 꺼지기까지 해서 수리가 필요해졌습니다. 2004년에 구입해서 17년을 사용한 기계입니다.

기화기에 휘발유의 찌꺼기가 점착되어 문제를 일으킨 것인데, 예전같으면 기화기를 분해해서 각 부품을 청소했겠으나 요즘은 중국에서 만드는 유사품 기화기들이 싸게 판매되므로 아예 기화기를 교체해버리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잔디깎이나 제설기, 고압세척기에 사용하는 소형 엔진은 제작회사에 관계없이 규격화된 제품이라서 몇가지 회사의 엔진 종류만 유통되고 있으며, 그 부품들도 몇가지 안 되므로 인터넷에서 맞는 부품을 구입하는 것이 쉽습니다. 아래 부품 세트가 16,000원 상당이니까요. 교체 말고 청소한다고 기화기를 청소하면서 같이 교체해야 하는 O-링, 가스켓 등등 개별 부품을 구입해도 거의 비슷한 가격이니까, 굳이 옛날 기화기가 특별히 튜닝된 전용품이 아니라면 세척보다 교체하는게 합리적이지요.

제 엔진은 TECUMSEH(테큠세)에서 제작한 190cc엔진입니다. 이 엔진 제작사는 망했지만 제설기, 고압 세척기, 발전기, 양수기 같은 장비에 워낙 많은 엔진이 판매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수월하게 부품을 구할 수 있습니다.

교체한 기화기는 원래 자리에 정확히 맞아들어갑니다. 호스 위치와 쓰로틀 막대 길이까지도요.

이것은 교체하며 떼어낸 헌 부품들. 기화기는 겉보기에는 깨끗해보이지만, 이 기화기만 교체한 후에 증상이 사라졌으므로 내부의 정밀한 휘발유 계량 구멍들에 오염물질이 침착된 것이 분명합니다.

교체용 기화기를 주문할 때는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포장을 열어보니 이 엔진에 맞는 점화플러그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점화플러그도 교체해줍니다. 기화기만 교체했을 때에 비해 점화플러그를 교체하고 나니 더 엔진 소리가 좋아졌습니다.
떼어낸 헌 점화플러그를 보면 엔진오일이 많이 묻어있고, 결정적으로 점화플러그 간격이 매우 좁습니다. 12년쯤 전에 점화플러그를 교체했을 때 아마 제가 간격을 규정치 중에서 좁은 쪽 (0.5mm이었나)에 맞췄는데, 그 좁은 간격이 문제였던 것인지, 묻은 엔진오일이 타면서 전도성 카본이 되어 점화플러그의 고압전류를 누전시킨 것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던 플러그도 바꿔주니 더 좋아졌습니다.

이 제설기 엔진에는 기화기의 공기 흡입구에 에어 필터가 없습니다. 눈이 내려서 제설하는 날은 먼지가 날리지 않는다는 생각이고, 잘 들어맞습니다.

제설기는 한철에만 사용하는 물건이라서 그 외의 계절에는 보관상태로 대기합니다. 문제는 휘발유를 3개월 이상 오래 놓아두면 휘발유가 변질되면서 잘 제거되지 않는 껍쩍한 성분이 용출됩니다. 이 성분이 기화기 내부의 각종 정밀한 구멍들을 좁게 만들어서 엔진에 연료+공기 혼합기가 공급될 때 설계한 대로 정확한 비율로 혼합되지 않는 것이 주된 고장입니다. 제 옛날 기화기도 그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요.
그래서 이렇게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엔진은 연료탱크를 텅 비우고, 기화기 밑에 위치한 뜨개실에 있는 휘발유도 제거해야만 휘발유에서 용출되는 껍쩍한 성분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시동이 꺼질 때까지 엔진을 계속 가동시킴으로서 연료를 소진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휘발유를 마지막 방울까지 철저히 제거할 수 있도록 아래 사진처럼 뜨개실 밑에 휘발유 제거 벨브가 달린 기화기도 있습니다.

껍적한 성분 용출을 억제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휘발유 보관용 첨가제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car/16835540CLIEN
저는 첨가제도 사용했고 겨울이 끝나면 휘발유도 다 배출시켰는데도 17년간 사용한 후에 기화기에 이물질이 침착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네요.
이 엔진은 옵션으로 시동 모터가 들어갑니다. 원래 이런 190cc 엔진은 손으로 줄을 잡아당겨서 시동을 걸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보통 시동 모터를 장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설기 엔진은 추운 겨울에 난방이 되지 않는 실외 창고에 보관했다가 사용하면 엔진이 극도로 차가워서 시동이 잘 걸리지 않으므로 손으로 줄을 여러번 잡아당겨서 힘들게 시동거는 방법 외에 모터를 추가해 줬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시동 모터는 110V 전기에 전기줄을 연결해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잔디깎이,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은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동을 거는 일이 있으므로 110V에 연결하는 모터는 사용하지 않고, 작은 12V 축전지를 장비에 장착하고서 그 축전지 전기로 시동 모터를 돌립니다. 하지만 제설기는 어차피 건물 근처의 통로를 제설하는 목적이므로 굳이 거추장스럽게 12V 축전지를 추가하는 대신 건물에 전기를 꽂고 돌리라고 110V 모터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왕 엔진 커버를 벗겼으니 세제와 물로 깨끗하게 닦아줍니다. 빗물과 다름없는 눈만 치우는 장비라서 크게 더러워질 것이 없고 안 닦아도 되는데, 클리앙 게시물에 사진발이 잘 받도록 닦아줍니다.

엔진에 세제와 물을 신나게 뿌리고 나면 플라이휠에 내장된 고압 점화코일에 물이 묻으므로 누전이 발생하여 시동이 안 걸립니다. 그 때는 양지바른 곳에서 1시간동안 따뜻하게 말려주고 나면 시동이 걸립니다.

제 한국 공장도 겨울에 가 보면 겨울에 사무실 직원들에게 넉가래를 주고 제설을 시키는데, 이런것 하나 있으면 여러사람 역할을 할 텐데요.
하지만 충전식 잔디깎이와 제설기는 고가 부품인 충전지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제가 엔진식 잔디깎이와 제설기를 둘 다 17년째 사용중인데, 엔진을 포함한 중요 부품은 교체하지 않았거든요. 반면 충전식 잔디깎이는 모터보다 더 비싼 것이 충전지라서, 전지의 충전용량이 감퇴되면 마치 기계 전체의 수명이 길지 않은 것과 같거든요.
게다가 충전식의 경우는 제품 주기가 짧아서 제작사에서 교체용 배터리팩을 나중에도 판매할 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제설기나 잔디깎이는 모터가 거대하기 때문에 안정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8AH나 10AH 배터리를 요구할텐데, 이 배터리들은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손에 들고 작업하는 전동공구에 부착하면 공구가 아령이 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전동공구용 DeWalt 배터리가 있으니 그것을 정원용 장비에도 사용한다는 것은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빗자루로 쓸어대는 가벼운 싸리눈 정도야 20v시스템으로 충분하겠지만,
설질에 따라 얼음이 많거나 무거운 눈인 경우 충분한 출력이 안납니다. 눈 많은 지역에선 절실하게 필요할때 도움이 안되는 공구가 되죠.
안그러면 봄에 시동 잘안걸리더라구오
이쪽도 중국에서 카피된 캬브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결국 만듬새나 내구성이 중국산은 못쓰겠더군요.
특히 캬브레이터는 정밀부품이다보니...일단 기존 캬브는 버리시진 말고 보관해두세요. 급히 중국산이 문제 일으켰을때를위해 리빌드 해두시는게 좋아보입니다...ㅎ
그리고 연료에 프리믹스된 2t 오일 때문에 침전물이 생기고 그게 제트류를 막아서 생기는 문제가 가장 많은데(올드바이크다 보니 거의 보관만하고 잘 타지는 않습니다.) 이런문제 때문에 항상 보관시에는 연료콕을 잠그고 캬브 플로트실 내부에 있는 연료가 소진될때까지 시동 켜두는 방식으로 보관합니다.
연료탱크 내부에 있는 연료까지 비우시는 분이 있는데 그러면 탱크내부의 습기때문에 탱크 안쪽이 녹슬가능성이 있어서
일부러 연료를 가득채우고 보관하는경우가 많습니다.
아. 연료콕 상단에 연료필터 하나 추가하셔도 좋구요.
저도 제설기나 잔디깎이를 보관 전에는 뜨개실 내부 연료까지 모두 소진시키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이번 부품째 교체하기 전에 캬뷰레터를 열어보니 17년이라는 세월동안 뭔가 들러붙어 있더군요.
말씀하신 연료콕은 제 발전기 연료탱크에는 공장에서부터 붙어서 나오긴 합니다. 다만 발전기의 경우에는 발전기 운송중에 뜨개가 의도하지 않은 유동으로 연료가 기화기로 너무 많이 흘러나와서 운송중 가연성 휘발유가 흘러넘쳐서 위험할까봐 잠그는 용도로 쓰입니다.
제가 떼어낸 헌 기화기는 말씀해주신 대로 스페어로 보관해 두는게 좋겠네요.
활주로는 뽀송해지는데, 활주로 주변으로 날아가 쌓인 홁먼지와 섞인 눈덩어리 치우는게 일이긴 했습니다. ㅎ
비슷한 크기의 캬뷰레터를 제 잔디깎이와 발전기에도 사용하는데, 말씀하신 캬뷰레터 튜닝용 공구를 사 두면 도움이 되겠네요. 공구를 사 놓고는 장비가 말썽을 피우기 전에 몇년에 한번씩 미리 청소하면 구입한 공구도 유용하게 쓰고, 장비는 예방도 되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위에 말씀하신 gum이 생긴거였나보네요.
덕분에 차든 기계든 1달 이상 방치하는 경우는 피하거나 무언가 조치를 취해놓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