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자작에서 가장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유닛 선정입니다. 워낙 가격대와 수준, 소리가 천차 만별인데 직접 들어보고 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니 어쩔 수 없이 남들 경험에 의존할 수 밖엔 없는데 막상 자기 취향과 다른 평가도 많아 시행착오가 많게 되죠.
그나마 풀레인지는 단일 유닛만 신경쓰면 되지만 멀티 유닛으로 가게 되면 유닛 간의 궁합도 신경써야 하는데 점점 변수가 많아집니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전혀 급이 다른 유닛을 조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것인데, 3웨이 이상에서는 조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별 의미가 없겠고, 미드우퍼와 트위터만으로 이뤄지는 2웨이에서는 "고급트위터 + 보급형 미드우퍼" vs "보급형 트위터 + 고급 미드우퍼" 조합 중 어떤 것이 더 나을지, 어떤 차이가 있을런지 궁금했었죠.
사실 보급형 트위터와 고급 미드우퍼의 조합은 예전에 중국산 3만원 정도의 트위터와 Revel에서 적출한 6.5인치 미드우퍼로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완성품에 대한 글은 올리지 않았지만 중간 과정이나 소리 튜닝에 대한 글은 올린 적이 있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5470699?po=0&sk=id&sv=kimdh08&groupCd=&pt=0CLIEN

당시 기억으로는 FR 측정값이나 위상특성도 좋고 소리도 모나지 않는 무난한 소리여서 딱히 흠잡을 데는 없었지만 솔직히 감흥이 확 오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너무 평이한 느낌이라 좀 아쉬웠고요.
이번엔 집에 있는 재료만 조합해서 뭐하나 만들어볼까 창고를 뒤져서 나온 부품만으로 2웨이 북쉘프를 하나 만들게 됐는데 그 조합이 희한합니다. ㅎ_ㅎ
- 트위터 : 아큐톤 C30-6-24
- 미드우퍼 : 사운드포럼 오렌지에 들어간 4인치 정도의 우퍼. 스펙이나 제조사 등을 알 수 없음
- 네트워크 : 대충 문도르프의 evo 급 콘덴서와 L70 공심코일
이외에 액티브 스피커로 만들었기 때문에 블투/네트워크플레이어/앰프 모듈이 단일 제품으로 하나 들어갔는데 이건 별도로 언급하고요..
일단 완성 사진..


18T와 25T MDF에 무늬목 작업이고 도장마감이 아니라 그냥 오일 마감입니다. 새로 부품을 사지 말고 집에 나뒹구는(?) 부품만으로 만들자는게 이번 작업의 목표였고 제작 시간도 불과 3일 정도 밖에 안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공이 많이 들어간 결과물은 아닙니다. 대체적으로 엉성합니다. ㅎ_ㅎ..
사실 이전에 제작했던 락포트 타입의 대형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150995CLIEN ) 에서 너무 에너지를 쏟아 버려서 완성도보다는 여러가지 실험적인 시도에 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유닛 조합을 보면 비록 단종됐지만 현역 당시 신품 한 조에 거의 7~80만원에 달하는 트위터(현재 마디사운드에서 개당 500USD 가 붙어 있습니다. -_-;;;)와 조합한 미드우퍼가 제조사도 알 수 없는 (유일하게 사포에서만 뽐뿌질하는) 4인치 우퍼입니다. 요즘은 재고가 소진됐는지 판매 리스트에서 없어졌지만 판매 당시에도 몇만원 안하는 저렴한 제품이었습니다. 앞서 제작했던 Revel 우퍼의 경우와는 반대죠. 고급 트위터와 저가 우퍼와의 조합..
보통 네트워크는 개인적으로 2~3차를 선호하는데 이번에는 미드, 트위터 모두 1차로 설계했습니다. 아큐톤 트위터는 주파수 감쇄 정도가 평탄해서 1차로 설계해도 음향적으로는 거의 2차에 가까운 슬롭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드우퍼도 저가형이긴 하지만 주파수 특성은 좋은 편이라 이번엔 좀 더 날것(?)의 소리를 듣기 위해 1차로 튜닝했습니다. 구질구질(?)한 각종 필터도 일체 넣지 않고, 트위터 음압 조절용 저항만 들어갔습니다. 아주 심플하죠.

하지만 FR은 양호합니다. 측정은 미드 트위터 중간 높이, 1m 떨어진 거리에서 캘리된 Dayton UMM-6 마이크로 측정되었습니다. 종횡비는 50db/decade 플로팅입니다. 게이팅은 적용하지 않았고 스무딩은 Psychoacoustic 스무딩이 적용됐습니다. 역상에서의 그래프를 확인하면 COP에서의 위상도 잘 맞는 편입니다. 밀폐형으로 제작했는데 F3이 대략 55Hz 정도로 나쁘지 않습니다. 저가형 제품들이 표기하는 것처럼 10dB 감쇄 기준으로 하면 거의 48Hz까지도 재생가능하다고 표기할 수 있겠죠.

임피던스는 4옴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아서 구동에 별 어려움은 없고 위상특성도 평이한 편입니다. 사실 측정치만 보면 지난번 Revel 미드우퍼와 중국산 트위터 조합한 2웨이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론 해당 스피커는 6.5인치 우퍼와 포트형 톨보이 설계로 저음 하한점은 10Hz 정도 더 내려가는 차이는 있습니다.

(이전에 작업했던 저가 트위터 + 고급 미드우퍼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 측정 - 측정 조건의 거의 유사합니다)
그런데 주관적인 평가를 하자면 저는 이번에 만든 소형 북쉘프에 손을 더 들어주고 싶습니다. 5~60Hz 이하의 저역을 포기해야 하고 저역대의 단단함, 스케일 역시 다소 떨어지지만 전체적인 음악의 생동감이나 음악적 감흥을 주는 것은 이번에 작업한 아큐톤 트위터 북쉘프가 훨씬 우수했습니다.
물론 모든 조건이 다른 상태의 비교이므로 우퍼보다 트위터가 더 중요하다는 그런 일반화는 당연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의 역할이 제 생각보다는 훨씬 더 크더군요. 솔직히 트위터만 따로 떼어서 2k 이상만 재생해서 들어보면 고급/보급형 트위터 간의 소리를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드우퍼와 조합해서 전체적인 소리를 만들 때는 전체적인 음의 뉘앙스나 결을 결정짓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걸 직접 경험한 셈입니다. 잘 들리지도 않는 슈퍼트위터에 공을 들이는 분들이 이해되기도 하고... ^^;;
참고로 아무리 저가형 유닛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스펙도 엉망인 제품은 논외입니다. 제가 사용한 저가 유닛들은 최소한 측정값으로는 양호한 편이거나 네트워크 보정을 통해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아예 기본도 안된 유닛이라면 아무리 좋은걸 갖다 붙여도 무리겠죠.
그리고 이번엔 액티브 스피커로 만들면서 블투/네트워크플레이어/디지털앰프가 한개의 보드로 된 제품을 사용했는데 음질이야 평이하지만 앱의 완성도나 작동 안정성은 꽤 좋은 편입니다.
https://www.arylic.com/products/up2stream-amp-amplifier-board

별도 홈페이지가 있지만 구매는 알리에서 했습니다. 말하자면 블루투스 보드와 내장 dac, 볼루미오 설치된 라즈베리파이, 디지털 앰프 모듈이 한개의 제품으로 된 셈인데 이것저것 신경쓸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해서 속편합니다. 타이달 연동도 잘 되고 BubbleUPNP나 JRiver 같은 DLNA도 잘 붙습니다. 일단 자체 앱의 안정성이 마음에 듭니다.
뒷면 사진을 보면 블투/WIFI 안테나가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좌우 연결 커넥터는 2핀 항공단자를 사용했고 앰프가 수납된 쪽은 뒷판을 분리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녹음 추가합니다. 녹음은 블루예티 마이크를 이용해서 스테레오로 녹음되었습니다.
동영상에 사용된 음악 정보는 타이달 playlist로 아래와 같습니다.
https://tidal.com/browse/playlist/1a507706-b0ab-4934-9815-12099a25534f
1. Oblivion (feat. Mike Renzi, Jay Berliner, Jeff Carney & Grady Tate) / Chee-Yun
2. Angel / Sarah McLachlan
3. Let it be me / Inger Marie Gundersen
4. Jamaica Heartbeat (Original Version) / ACOUSTIC ALCHEMY
5. Storm Song / Phildel
6. Reste / GIMS & Sting
7. Schubert: 6 Moments Musicaux, Op.94 D.780 - Moment Musical (D 780/3) / Gil ShahamGöran Söllscher
8. Le rêve d'une note /RIOPY
보통 유닛 측정같은거면 유닛의 바로 앞에서 측정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직접음만 체크하기 위해서인거 같습니다.
스마트폰앱+마이크 이렇게 구성해도 되는건지 궁금합니다.
저도 최근에 북쉘프 스피커를 좀더 큰 걸로 바꿨는데... 소리차이가 커서(업그레이드 됨) 놀라고 감탄중입니다.
아 ... 오디오도 덕질 장르가 되는게 정말 이해가 되더라구요.
제가 집에 온쿄 북쉘프 스피커 두개가 남아있는데요. 업글 하면서 남았는데, PC에 연결해보려하는데
추천하실만한 미니 앰프가 있을까요? (PC는 3.5파이 잭타입입니다. blutooth는 없네요)
Kinter MA-170 가 저렴한데, 혹시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