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손목시계를 차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아니, 2년동안 찬적은 있었네요. 군 복무기간동안 경계근무나, 불침번근무를 위해서..
PX에서 팔던 진동기능이 있는 카시오 시계를 찼었어요.
전역과 동시에 내다버리고 팔목은 훤~히 편안하게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얇은 스마트밴드가 덩그라니 책상 위어 올려져 있었습니다.
나 : 이거 뭐야? 웬 밴드?
와이프 : 아! 그거 갤럭시핏이야. 엄마가 폰사고 받은건데 잘 안쓰게 되네.
나 : 이거 좋아? 뭐땜에 쓰는거지?
와이프 : 뭐 운동 기록하고 알람오고 그래
나 : 오오! 전화같은 알람 와? 그럼 내가 써두 되?
와이프 : 그래요 써봐
그래서 몇일 써봤습니다.
일할때 알람 오니 편하더라구요. 전화 놓치는 일 없고
뭐 운동 어쩌고 하는건 사실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허나, 메시지 / 전화알람이 저한테는 꼭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퇴근 후 딸래미랑 탕목욕 하고 있는데 딸이 물어봅니다.
딸1 : 어! 아빠 이거 뭐야?
나 : 시계다 ㅋㅋ 멋지지? 이거 방수 된다 이거봐라~~
딸1 : 와~ 멋지다 물도 안들어가네 아빠 짱!
후훗.. 그렇습니다. 저는 신기한거나 자랑할께 있으면
초딩딸에게 자랑을 합니다. 리액션이 아주 좋아요. 자랑할맛 납니다.
기분좋게 다 씻고 배터리 없길래 충전하는 찰나..
어? 충전이 안되네???
어?? 화면이 흐려졌네????
어??! 액정에 습기찼네??!!!
아뿔싸! 방수된다고 적혀있길래 차고 탕목욕을 했더니
물들어가서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뭐지?? 방수된다며! 왜 안되!!
모델은 갤럭시핏1이며 이미 3년쯤 지난 모델이고.. 오래됬다면 방수씰이 삭아 물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발견합니다.
칼같이 알려주던 알람에 취해있던 저는 허전해져버린 손목을 참지 못하고 그날 저녁 애플워치를 구매하고야 말았습니다.
칼같이 오는 전화알람에, 통화까지 되니 이건 뭐 아주 편리합니다.
그래서 딸래미에게 자랑하고 이번엔 와이프한테까지 자랑했습니다.
나 : 아까 통화한거 잘 들렸어? 나 워치로 했지롱~ 폰 안꺼내도 되지롱~
와이프 : 좋냐 -_-.. 애 둘 아저씨가 전자시계 산걸로 좋아하네!!
나 : 넌 없어서 모르지롱~ 워치없는사람이랑은 말이 안통하네~~~ 앱깔고 기능 더 써봐야지~~
와이프 : 아.. 나 아까부터 두통이 왔어. 오늘은 먼저 들어갈께..
히익!!
와이프에게 자랑하느라 놓치고 있었던 사실!
사실 제 와이프는 불치병이 있습니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사지 못하고 있으면 걸리는 "지름병"입니다.
이 고약한 병은 맛있는걸 먹어도, 편히 쉬어도, 절대 좋아지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머리가 아프고 소화계통에 트러블이 발생하며, 짜증까지 부립니다.
신혼때 사서 애지중지 아꼈던 카메라를 공원에서 잃어버리고 난뒤
몇날몇일을 식음을 전폐하며 시름시름 앓아누웠던 와이프..!
보다 못한 저는 더 좋은 카메라를 딱 사서 대령하니
그동안 진행되던 대뇌의 전두엽이 마비되던 증상과, 소화불량, 무기력증이 한번에 싹~ 날아가며 헤헤 웃었던 와이프를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 병이 또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 후 이틀간 "지름병"에 시달리는 와이프를 보다 못해
갤럭시 워치를 사고야 맙니다.
"까톡"
와이프 : 짜잔~ 시계 왔다! 오빠 고마워허허ㅓ헝 (비음 잔뜩 섞임)
나 : ㅋㅋㅋ 신났네, 이제 안아프겠네?
와이프 : 사실 이거 ㅇㅇㅇ네 엄마도 사서 자랑했었어 고마워어어어ㅜㅜㅜ
... 그렇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제 둘다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네요.
문제는 둘다 기능을 잘 모릅니다. 저녁마다 애플워치가 좋네, 갤럭시워치가 좋네 이러면서 서로가 서로를
디스하고 있네요. ㅎㅎ
쓰다보니 사용기가 아니고 구매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갤럭시 워치를 디스하다 보면 꿀팁을 발견하겠죠?
그땐, 클리앙에 일등으로 와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혼자만 사면 여X친X가 섭섭해 하더라구요... 혼자 좋은거 쓴다구...
그렇게 나오자 마자 갤워치4 2개를 사버렸드랫죠...
지금 뭐 30% 할인이니 뭐니 너무 싸졌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