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17평대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했었습니다.
이때도 생애 첫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갔었는데
직접 살면서 아쉬웠던 부분들과 좀 더 명확해진 취향들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운 좋게 찾아왔었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인테리어 붐도 한껏 달아올라 여러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고
유튜브 인테리어쇼를 비롯한 여러 인테리어 영상들을 보며 공부했습니다.
아내와 많은 대화를 하며 새 집에서 만들고픈 공간에 대해 크게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1) 대면형 주방과 아일랜드
2) 아내만의 공간
3) 큰 티비 (지금까지 티비가 없었는데 큰 화면으로 게임을 해보고 싶....)
하지만 계약한 집은 2베이 구축 아파트 였고, 커다란 대면형 아일랜드 주방은 구조상 힘들었습니다
(인쇼 영상에서 2베이 아파트는 비추천한다는걸 계약 후에야 보게됐네요.)
이미지 캡션
그러다 인쇼 영상에서 주방과 거실을 바꾸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보게 되었고 이 방법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실현해줄 수 있는 업체와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테리어 미팅과 견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이걸로도 장문의 글이 될 것 같아서 여기서는 생략할께요)
0. 소개
저희 집은 2베이 아파트며 구축이다 보니 거실쪽 발코니 폭도 꽤 넓었습니다.
발코니 면적이 아까우니 올확장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바닥, 벽, 천장까지 전부 교체하는 한달 반의 공사가 되었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그림과 사진을 동원하여 업체와 소통했지만
전달이 잘 못된건지 다른 이유때문인지 크고 작은 이슈들이 끊임없이 발생했고 재시공한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결과물은 90% 정도 반영이 되었고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집이 완성 되었습니다.
1. 현관

기존의 좁은 현관을 좀 더 길게 공간을 뺐습니다. 바닥 타일도 큼지막한 1200각 사이즈로 단절선을 최대한 줄였어요.
현관과 거실이 맞닿아 있는 2베이 구조상 중문을 넣으면 더 좁아보이기 때문에
대신 왼쪽에는 절반 높이의 파티션을 설치해서 답답해보이지 않으면서도 실내와 공간 분리가 되도록 했습니다.
이 파티션 위로 고양이들이 올라가 앉는걸 좋아하는데, 발 딛으면서 벽지가 손상되는게 보이네요 (눈물)
2. 문

히든도어와 도장벽을 하고 싶었지만 배로 뛰는 예산에 포기를 하고,
9mm 문선으로 히든 도어 느낌을 내봤습니다. (이 디테일은 인쇼와 아카데미 수강생들의 작업물들을 참고해서 시공을 요청했습니다).
벽 전체를 목공작업 했기에 가능한 방법이었지만 집에 들어왔을때 현관에서 보이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어요.
문틀과 문도 교체를 했는데, ABS 도어가 가볍긴한데 방음이 확실히 잘안되긴 하네요.
3. 거실



원래는 주방이었던 공간이 지금은 거실이 되었습니다.
작은 주방창은 단열후 가벽을 쳐서 벽걸이 티비를 설치할 반매립박스 공간을 만들었어요.
매립박스에 각종 모뎀과 셋탑이나 작은 게임기들을 수납해서 깔끔하게 숨겼어요.
(구매 예정인) 사운드바와 엑스박스, 모뎀은 티비장 위에 올려뒀는데
박스와 가벽에 통로를 만들어서 정면에서는 지저분만 전선들이 보이지 않도록 정리해봤어요.
정확한 치수 없이 예상으로만 티비와 기기간의 거리와 위치를 잡고 공사를 진행해서
케이블 길이가 모자라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뻔 했지만 다행히 겨우 완성했네요.
티비 뒤 LED 조명은 Govee 사 제품인데 카메라로 화면 영상과 싱크해주는 제품입니다.
카메라가 거추장스럽고 색이 틀어질때가 많아서 초반에 몇번 사용하고 안켜네요.
아내가 차라리 한번에 필립스 휴로 가라고....
티비 하부장은 기존의 보일러 분배기가 위치하고 있어서 분배기를 가리며 수납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4. 세탁실

주방 옆에서 터닝도어로 연결되던 세탁실겸 창고는 문을 없애고 확장해서 슬리퍼로 갈아신지 않고도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여기는 세탁실과 고양이 화장실이 있어요. 문이 있었으면 고양이 화장실을 놓을 위치가 애매해졌을것 같아요.
세탁실은 여닫이 문을 달아서 깔끔하게 수납하고, 세탁기 소음도 약간 차단할 수 있어요.
원래 사용하던 가스건조기를 여기에 설치하기에는 제약이 많아 기존 세탁기와 세트를 맞추기 위해 밀레 건조기를 샀는데
15분이면 마르던 빨래들이 2--3시간을 돌려아하네요.
거기다 밀레 건조기는 돌려도 촉촉해요...
(그래서 오히려 빨래가 잘 개지긴하는데 여름에 덜 말라서 냄새가 나진 않을지 확인은 해봐야겠어요.)
5. 화장실

거실 화장실은 건식으로 시공을 했어요.
화장실 바닥을 올려 턱을 없애고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어요. (업체의 이해 부족으로 문턱은 왜 또 만든건지 모르겠네요)
변기는 직수형이라 물탱크가 없어서 부피도 작고 예뻐요. 단점은 물내려가는 소리가 커서 밤에 살짝 눈치보일 정도에요. (괜찮나요 이거?)

샤워실 안 모습
욕실 용품들이 있어서 조금 지저분하지만 조적 선반이 있어서 화장실 입구에서는 안보이게 수납이 가능합니다.
건식화장실이긴하지만 유리문이 아닌 유리파티션만 달았는데,
샤워할때 신경쓰지 않으면 샤워실 밖으로 물이 튀게 되는 부분은 있어요.
6. 침실

딱 침대만 있는 심플한 침실이에요. 아직 커튼을 달지 못해서 훤하네요.
매트리스 높이가 40cn 정도 되는데 아래 목공으로 짠 프레임까지 하면 60cm가 넘어요.
프레임 아래에는 간접 조명을 달아서 밤에 이것만 켜놔도 호텔 분위기가 살짝 납니다.
예쁜데다가 의외로 매우 밝아서 독서도 할 수 있지만 하지는 않고 있죠.
7. 주방

주방은 저희 집의 메인이 되는 공간이자 가장 힘을 많이 실은 곳이에요.
거실과 위치를 바꾼 덕에 폭 2800의 아일랜드 주방과 2000의 6인용 식탁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요리하고, 밥먹고, 고양이들과 놀고, 영상 편집도 이 곳에서 하게 되어 다목적 공간이 되었어요.
나중에 친구들을 초대해도 넓은 공간에서 대화하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됐어요.
이전 집에서는 이런 공간이 없어서 아쉬웠었거든요.

아일랜드는 싱크와 인덕션을 넣고 식탁과 11자형으로 대면형 주방을 만들었어요.
요리하면서도 가족과 마주보며 대화도 하거나 티비를 같이 볼 수도 있는 경험들은 이전에는 못 느낀 부분인데 참 좋네요.
아일랜드는 작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싱크와 인덕션 사이즈가 커져서(...) 조리대 공간이 줄었어요.
그대로 충분한 공간이 생겨서 만족스럽습니다.
인덕션은 중앙에 매립형 후드가 있어서 저 아래로 연기를 빨아들입니다.
천장에 커다란 후드가 사라져서 시야 가리는 일도 없어졌어요.
직구 제품이다보니 주문하고 2-3개월은 기다려야 하고, 상판 유리가 깨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그럼 또 몇 달 기다려야겠죠.

주방에서 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의외로 식탁이나 아일랜드에서도 티비가 잘보여서 밥먹을때 아이패드 대신 티비를 켜놓고 먹곤 해요.
8. 소감
요즘 코로나에 따른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테리어 비용도 시시각각 오르고 있습니다.
한 달 지나면 자재나 제품 가격이 10~20%가 막 올라가 있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예산은 빠듯하고 인테리어 공부를 할 수 록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는 악순환이 생기게 되더라구요.
힘줄 곳은 주고 뺄 곳은 가성비로 예산을 절약하는 결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사람들마다 원하는 내용이 다르다 보니 정답은 없지만요.
막막했던 반 년간의 인테리어 미팅과 공사가 끝나고 새로운 공간에서 살게되니 아직도 우리집 같지 않고 낯설때가 있어요.
인테리어를 준비하면서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정말 힘들었고 아직 하자와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지만
다시 이사갈때 인테리어하고 들어갈거냐고 누가 물어보면 고민없이 한다고 할 것 같아요.
글솜씨가 없어서 주저리 주저리 긴 글이 되었지만
저희 집 공간 자랑 겸 정보를 나누고자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슬로프도 분명 트렌치나 샤워실 쪽으로 되어 잇을겁니다.
설마 욕실하는데 그정도는 하겠......
탄소필터가 아일랜드 하단에 매립되어 있습니다..
물리적 성능은 당연히 아쉽지만 반대로 아파트 후드 상당수의 덕트가 엉망이다 보니 워낙 환기가 안되던 상황이라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인테리어 이쁘게 잘하신거같습니다. 그렇지만 돈은 꽤 나갔을것같네요 ;ㅁ;
요즘 집 이사 대신 살고있는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인기라 인테리어 업계가 호황이라고 합니다. 기술 좋으신 분들은 몇달치 일정이 이미 예약됐다고도 하네요.
코로나로 다들 힘들다는 전제가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대기업 실적은 계속 갱신중이고 자영업자도 플랫폼 타고 잘나가는 곳 비중이 힘든 업체에 비해 낮지 않은거 같습니다. 고가품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정도 그늘이 있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 떠돌고 또 이를 잡기 위한 정책이 전개되면서 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힘들다는건 상대적인거 같아요.
코로나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지 않은 사람도 많고 배달업종, 온라인쇼핑은 더 늘었다고 하니까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인테리어 수요도 오히려 늘었다고 합니다.
힘든분들은 오프라인에서 소규모 영업하시는 분들이 주로 타격을 많이 받으신거 같습니다.
1. 코로나로 힘든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전세계적으로 돈을 많이 풀었습니다.
2. 중국 철강, 러시아 나무 등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건설쪽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다른 분들도 언급하셨지만,
모두가 힘든 건 아닙니다.
있는 계층은 더욱 더 부자가 되었습니다.
또 수혜를 받은 업종은 또 다른 기회가 왔구요.
코로나로 인해 또 다른 수요가 많아져서
특히 원자재, 원료 쪽은 많이 필요한데
물류수송 문제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죠.
이런 팬데믹은 양극화를 더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역시 고정관념이 문제에요
하나 배워갑니다
구배는 싱크배수높이부터 시작해서 가니까 잡을수 있구요. 샤프트와 거리가 너무 멀고 그래서 수평구배가 너무길고 아마 조용할때 물쓰시면 침대에서 물흐르는 소리도 미세하게 들릴수도 있을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배관을 오배수에 어떻게 묶으셨는지 트랩이 잘 되있는지 모르지만 화장실 오수배관의 냄새가 싱크는 트랩이 있지만 안방쪽 배수관에서 새어나오는 등 부작용도 당장은 없으시겠지만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방수 안친공간에 배관을 돌리셨으니 이것도 배관관리 주의를 기울이셔야 할 것 같구요. 점검구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하자문제나 난이도등 덥석 한다고 할 쉬운공사가 아닌데 업체도 용기있게 잘 마무리 하신것 같네요.
원래 되있는 틀을 바꾸는게 기능적 설비적으로 좋은 설계는 아니지만 그걸 감수할만한 거주자의 공간에 대한 만족도와 실용성이 좋고 멋지네요. 추진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애초부터 이런 역전된 발상의 집이 더 지어지면 좋을것 같습니다. 고생하셨네요. 멋진 집에서 행복하시길 빕니다. 집 잘 보고갑니다. : )
점검구는 만들고 싶었는데 업체측에서는 괜찮다고 안만들길 추천하더라구요…
간단한 공사가 아녔던만큼 살면서 여러 부분 신경써야겠어요.
사진으로만이라도 구경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결국 일반적인 인테리어로 했는데 그나마 일반적인 티비와 쇼파 위치를 반대로해서 만족하긴 하지만
이 글을 보니 부럽기도 하네요 특히 주방이 큰 거 ~
인테리어 비용은 같은 내용을 전달해서 견적이 몇천까지도 차이가 나더라구요…비싸요ㅠㅠ
멋지게 완성된 모습을보니 제가 다 뿌듯하네요 ^^
보통 세탁기 건조기 옆에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아주 이쁘네요.
그리고 아파트인데도 구조가 저렇게 변할수 있다니…
궁금한거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티비에 에센셜? 저거 어떻게 하는건가요 호텔도 가니 저런게 뜨더라구요
해결했습니다 유튭이었군요!
인테리어 업체 선정도 난관일 것 같구요...
이쁩니당
실행까지 옮기신 것에 대해 박수를 보냅니다. ㅎㅎㅎ
답답한데 낮은 파티션 참 좋습니다. 시야는 뚫리고 공간은 분리되고.
계약한지 반년이 넘었는데.. 일찍 나가신다는 세입자분이 나가시질 않네요.. ㅠㅠ
너무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