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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프랑스에서 관람한 혹은 출연한 오페라 어워즈 4

10
2022-04-04 00:42:16 수정일 : 2022-04-04 00:50:17 176.♡.240.104
톱형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고 있는 톱형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제가 프랑스(혹은 유럽)에서 관람했던 오페라들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좋았고 어떤 것이 가장 좋지 않았는지 소개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선정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그리고 첨부한 영상들은 모두 제가 봤던 실황의 영상을 공식 유튜브 등에서 첨부하였습니다.

 

 연출이 가장 좋았던 오페라

 파리 국립 오페라에서 공연한 헥토르 베를리오즈 '벤베누토 첼리니'입니다. 


 

 

 사실 이 공연은 제가 티켓을 미리 구한 게 아니라 그날 갑자기 티켓이 생겨서 보게 된 공연입니다. 자리가 좋은 자리는 아니어서 가수들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었던 게 아쉬웠습니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소프라노인 '프리티 옌데'가 나와서 기대를 했었거든요. 다만 연출은 굉장히 화려하고, 선정적이고, 외설적이고… 볼거리가 정말 많았습니다. 파리 국립 오페라에서 힘을 엄청 줬다는 느낌이었어요. 자리가 조금 더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귀가 가장 호강했던 오페라

 파리 국립 오페라에서 공연한 주세페 베르디의 '돈 카를로(프랑스어 버전)'입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호화 캐스팅'이라는 말이 종종 있습니다. 아니면 '어벤져스'처럼 여러 영화의 주인공들이 한 영화에 등장해서 우리의 꿈(?)을 실현해주는 경우도 있죠. 파리 국립 오페라단의 돈 카를로 불어 버전의 경우는 제가 프랑스에 도착하고 처음으로 본 오페라였습니다. 그런데 캐스팅이 완전 호화 캐스팅이었습니다.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 메조 소프라노 엘레나 가랑차, 바리톤 뤼도비크 떼지에,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베이스 일다르 아브드라자코프 등등… 굳이 이걸 한국의 영화배우들로 풀어보자면 김혜수, 손예진, 송강호, 김윤석, 조진웅이 주연으로 영화 한 편 찍은 셈이죠. 요나스 카우프만은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나머지 캐스팅은 정말이지… 여하튼 최고였습니다.

 

 기대에 가장 미치지 못했던 오페라

 파리 국립 오페라에서 공연한 주세페 베르디의 '돈 카를로(이탈리아어 버전)'입니다.

 

 

 

 위의 프랑스어 버전 돈 카를로와 같은 미장센을 공유하고 언어와 캐스팅만 다릅니다.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베이스 르네 빠뻬의 조합으로 큰 기대를 했습니다. 로베르토 알라냐는 전성기가 한참 지나긴 했습니다만, 그 전 해에 영국에서 봤던 '안드레아 셰니에'에서 의외로 좋았기 때문에 기대했습니다. 또 르네 빠뻬는 제일 잘나가는 베이스인데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많이 안 좋더라구요. 영상의 메조 소프라노인 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가 제일 좋았습니다. 잘 몰랐던 소프라노인데 정말 좋았었네요. 다만 전체적으로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너무 별로였습니다.

 

 가장 좋았던 소프라노

 가장 좋았던 소프라노는 두 명입니다. 리세트 오로페사와 손드라 라드바노브스키입니다. 리세트 오로페사는 '레 위그노'라는 오페라로 손드라 라드바노브스키는 '일 트로바토레'에 출연했었습니다. 리세트와 손드라는 같은 소프라노이지만 결이 다른 소프라노인데요. 손드라는 굉장히 '중후한' 소리의 소프라노라고 할 수 있고, 그에 비하면 리세트는 조금 더 가볍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가장 감동 받았던 소프라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가장 좋았던 메조 소프라노

 바로 엘레나 가랑차입니다. 가장 핫한 메조 소프라노 중 한 명입니다. 위에 소개해드렸던 돈 카를로 프랑스어 버전에서 열연했습니다. 관객들이 자국 바리톤인 루도비크 떼지에 다음으로 가장 환호했던 게 기억에 남는 메조 소프라노입니다.

 

 

 

 가장 좋았던 테너

 멕시코의 고음 요정 하비에르 카마레나입니다. 빈센초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에서 열연했습니다. 전형적인 테너의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비하 아닙니다.. 아무튼 비하 아님..). 굉장히 귀엽습니다. '테너는 노래를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를 준 가수입니다. 정말 기가막히게 노래를 잘합니다. 너무 잘합니다. 아 말로 설명을 못하겠네요… 

 

 


 가장 좋았던 바리톤

 프랑스의 자랑, 현재 가장 잘나가는 바리톤인 뤼도비크 떼지에입니다. 준수한 외모(다만 건강상의 이유로 최근에는 살이 좀 쪘습니다)와 멋진 목소리, 준수한 테크닉으로 사랑받는 프랑스의 바리톤입니다. 젊었을 때 모습을 보신다면 정말 영화배우처럼 생겼어요. 현재 기대하고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바리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장 좋았던 베이스

 러시아의 일다르 아브드라자코프입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돈 카를로를 보기 전에는 이 베이스를 잘 알지 못했는데요. 현재 러시아의 국민 베이스라고 합니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굉장히 좋은 가수들을 많이 배출한 나라인데 현재 세계 정세를 어지럽게 하고 있는 주범이라는 것이 안타깝네요. 

 

 

 

 가장 실망했던 가수

 세르비아의 바리톤 젤리코 루치치와 아르헨티나의 테너 마르첼로 알바레스입니다. 바리톤 젤리코 루치치의 경우에는 굉장히 활발히 활동 중인 바리톤이고 유튜브를 통해서 들었을 때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기대를 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지금은 폼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깝습니다. 마르첼로 알바레스의 경우에도 굉장히 유명한 테너였는데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 마르첼로 알바레스는 건강이 매우 안 좋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 때문인지 풍채가 큰 편이었는데 살이 완전 빠졌더라구요.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두 사람의 영상은 전성기 영상을 첨부해야겠네요.

 

 

 

 


 가장 안타까웠던 가수

 테너 강요셉입니다. 영화 파파로티에서 이제훈 배우님의 목소리 대역을 하셨습니다. 위에 리세트 오로페사와 함께 오페라 레 위그노에 주역으로 출연하셨습니다. 파리에서 한국 가수가 주역을 맡아서 노래하는 것을 또 언제 볼 수 있을까해서 가서 봤는데... 워낙 어려운 역할인데다가 이미 목이 상하신 상태였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공연 후에 수술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웠습니다..... 역시 전성기 시절 영상 첨부하겠습니다.


 

 

 내가 참여한 공연 중 즐거웠던 공연

 오페라 마씨에서 공연한 헨델의 '이시스와 갈라테아'가 가장 즐거웠던 공연이었습니다. 이때 당시 저는 학생이었고, 오페라 마씨에서 일종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에 뽑혀서 그 오페라에 참여하는 연출가와 지휘자 등과 함께 오페라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이시스와 갈라테아의 경우에는 합창단 전원을 직업 훈련을 받고 있는 학생들로 구성했었습니다. 다른 경우에는 기존의 합창단들도 함께 했었지만 이 때에는 합창단 전체가 다 친구였던거죠. 덕분에 연기도 재밌고, 노래도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합창단원들이 양탈 같은 것을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 매우 유쾌한 공연이었습니다. 오페라 마씨 영상은 찾을 수가 없네요. 다만 같은 미장센으로 오페라 루이즈에서 공연한 티저 영상이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내가 참여한 공연 중 힘들었던 공연

 오페라 마씨에서 공연한 헨델의 '이시스와 갈라테아'입니다…  여러분, 저 옷이 점프슈트인데다가 매우 두꺼워요… 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화장실도 못가요…

 

 내가 참여한 공연 중 가장 신기했던 공연

 오페라 마씨에서 공연한 모차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탈주'입니다. 이 작품이 기억에 더 남는 이유는 제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참여한 작품이기 때문에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연출가인 '엠마뉘엘 코르돌리아니'는 이 작품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서 계획했습니다. 연극 배우를 섭외하고 대본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서 매우 특별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궁전이 캬바레로 바뀌고, 대사는 독일어에서 스페인어, 영어 등이 추가 되었습니다. 또한 본 공연은 클레르몽-페랑 콩쿠르라는 유명 롤 콩쿠르에서 입상한 사람들로 주역 가수들을 채워 넣었습니다. 다만 베이스는 좀 별로였습니다. 

 

 

 

 가장 예뻤던 극장

 영국의 로얄 오페라 하우스입니다. 제가 많은 극장을 가보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뽑자면 단연 로얄 오페라 하우스입니다. 파리 국립 오페라의 바스티유 극장의 경우에는 고전적인 극장은 아니고 굉장히 최근에 지어진 모던한 극장이라서 극장이 예쁘다라는 느낌은 다소 덜합니다. 대신 굉장히 커요. 로얄 오페라 하우스는 내부가 매우 예뻐서 들어가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네요.

 

 

 

 여기까지 제가 몇 가지 기준을 정해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리고 싶은 것들은 다 소개를 해드린 것 같습니다. 더 많은 공연을 보고 싶지만 지금은 제가 공연을 올리는 입장이 되어서 보러 가는 건 좀 힘들게 되었네요… 기억을 더듬어서 이 글을 작성하고 보니까 그때가 그립네요. 그리고 어쩌다보니 제가 일하고 있는 극장의 작품은 하나도 없네요. 저희 극장도 예쁜데… 여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강좌 게시판에서 봽겠습니다!

톱형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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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방 도시의 외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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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
Angboy
IP 92.♡.102.132
04-04 2022-04-04 01:04:04
·
오페라는 잘 모르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 싶네요. 스크랩 해두겠습니다. 정성글 공감 드립니다 ^^
톱형
IP 176.♡.240.104
04-04 2022-04-04 02:12:34
·
@Angboy님 감사합니다 ㅎㅎ 한국에 정말 좋은 가수 분들이 많아요. 대중적인 오페라로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fhel
IP 218.♡.100.28
04-04 2022-04-04 07:59:30
·
멋지네요. 프랑스에서 오페라를 본 적은 없지만 뉴욕에서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의 연대의 아가씨 공연을 스탠딩석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꿈을 꾸는 것 같은 기억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같은 곳에서 디아나 담라우가 주연한 후궁으로의 도피를 예매하고 봤는데, 담라우가 연기를 못하는 가수라고 들었었는데 연기를 잘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노래를 잘 하)는 가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잘 읽었고 부럽습니다. ㅋ
/Vollago
톱형
IP 176.♡.240.104
04-04 2022-04-04 14:15:58
·
@fhel님 플로레스 저는 아직 못봤는데요 ㅠㅠ 플로레스의 연대의 아가씨라니 제가 더 부럽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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