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 거주중인 외노자입니다.
키알못 주제에 어쩌다보니 얼마 전에 새로 나온 Realforce R3를 쓰게 되었는데
검색해보니 클리앙에 아직 R3 사용기가 없는 것 같아서 자랑 정보공유 차원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초간단 사용기에 앞서 지금까지의 키보드 기변을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씽크패드의 쫀득한 키감에 반해서 데스크탑용으로도 레노보에서 나온 블루투스 키보드를 꽤 오랫동안 썼었습니다.
정확한 세대명은 기억 안 나는데 요즘 나오는 모델의 1세대 전 모델인가 그렇습니다.
(최신 모델은 USB-C 단자로 충전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제가 썼던 위 모델은 마이크로 USB 단자였네요.)
데스크탑으로 일할 때와 노트북으로 일할 때 (약간의 키감의 차이는 있었지만) 키보드 배열이 똑같아서 정말 만족하며 썼던 기억이 나네요.
한 3~4년 정도를 정말 관리도 1도 안 하고 심하게 막 굴리며 썼었는데, 이제보니 더럽기도 참 엄청 더럽네요. (청소 좀 해라...)
키캡 사이로 이물질이 많이 들어가기도 했고 어쩌다보니 아랫면의 각도 조절용 다리도 하나 부러지기도 해서 결국 기변을 결심했던 것 같네요.

그 다음으로는 많이들 쓰시는 로지텍 MX Master Keys를 들여서 써봤는데
뭐 키감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정말 오랜만에 풀사이즈 키보드를 써보니 저 크고 아름다운 사이즈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되더군요.
가끔씩 키패드로 숫자 입력할 땐 나름 편했지만
키보드 타이핑을 하다가 마우스 조작이 필요할 때 오른손이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늘어나서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얼마 쓰지도 않고 새 키보드를 영입하게 되는데...

컴팩트한 기계식 키보드로 유명한 Keychron의 K2를 사서 써봤습니다.
Keychron사 키보드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오렌지색 Esc 키캡이 기본으로 달려있었지만
워낙 시커먼 전자기기를 좋아하다보니 동봉되어 있던 검은 키캡으로 갈아끼웠습니다.
청축이니 적축이니 뭐니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정작 써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대충 검색해보고 무난하다는 갈축으로 샀는데
소음도 그리 크지 않고 타건감도 썩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전에 쓰던 MX Keys와 비교하면 이만큼이나 크기의 차이가 납니다.
타이핑과 마우스 조작 전환시의 동선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
아니 이보세요....?????
이 황당무계한 방향키 배치는 도대체 뭐랍니까...
검색해보니 영문 키보드는 ㅗ 모양으로 제대로 배열되어 있는데 일본식 키보드는 저 따위더군요. (좀 알아보고 사라...)
하아... 얼마나 황당하고 열이 받던지...
아니 방향키랑 End키를 한 키에 묶어놓고 Fn으로 구분해가며 쓰라니, 이게 말입니까 방굽니까...
아무리 적응하고 써보려고 해도 10번이면 10번 다 오타가 나더군요.
그리고 컴팩트한 사이즈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고는 해도
일반키와 특수키 사이에 조금의 간격도 없이 다닥다닥 늘어놓은 키 배열은
page up/page down, home/end를 수시로 이용하는 저로서는 오타가 너무 자주 발생해 도저히 적응하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결국 다시 MX Keys로 기변, 울며 겨자먹기로 크고 아름다운 풀사이즈 키보드 크기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몇 달을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무접점 키보드로 유명한 Realforce의 신제품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기존 R2 모델에 블루투스 기능을 더하고 디자인 변화를 주었다는 R3 모델이 11월 초 일본에 정식 발매되었다길래
홈페이지(https://www.realforce.co.jp/products/index_master_win.html )를 들락거리고 아마존 리뷰를 기웃거리며 살까말까 100번은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걍 시원하게 질러버리고 맙니다. (고만 사 임마...)
풀사이즈/텐키리스, 유선/유무선, 스위치 음 표준/정음(静音), 키 하중 30g/45g/55g/혼합(変荷重) 등 엄청나게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있는데
제가 산 건 텐키리스, 유무선 혼용, 정음, 45g 모델이었습니다. (모델명 R3HC11)
괴랄하기 짝이 없는 모델명 별 스펙비교는 아래 링크의 4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https://www.realforce.co.jp/news/20211026/20211026_R3_new_products_release.pdf

패키징 외관은 무척 심플합니다.

내용물만 간추려보면 이렇습니다.
유선연결 시 사용할 ㄱ자 USB-C 케이블과 AA 건전지 2개가 들어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무려, 건전지를 사용합니다... (먼산)
기존에 써온 블루투스 키보드들은 전부 배터리 내장형이었는데 이 모델은 건전지를 사용한다는 글을 보고 살지 말지 정말 많이 망설였었는데
내장 배터리들은 4~5년쯤 쓰면 수명을 거의 다 한다는 글을 어딘가에서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오래도록 쓰게 될 (과연...) 이런 키보드들은 오히려 건전지를 사용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USB 단자가 키보드 측면이 아니고 윗쪽에 달려있는데 왜 ㄱ자형 USB-C 케이블을 넣어준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무선으로만 사용할 거라 별 상관이 없었네요.

R2에선 우측상단에 위치해있던 Realforce 로고가 R3에선 좌측상단으로 이동했습니다.
또한, 모서리가 각이 져 있던 R2와 달리 R3에서는 둥글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우측 상단의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서 켜고 끄게 됩니다.
무선연결이 R2와 구별되는 R3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지만, 리뷰들을 보니 바로 그 무선연결 방식에 대해 불만들이 꽤 많더군요.
기본 설정으로는 블루투스 연결 후 1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슬립 모드로 들어가는데,
다시 활성화시킬 때마다 전원 버튼을 1초씩 눌러야 해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슬립모드에 들어가더라도 아무 키나 누르면 바로 다시 활성화되도록 해야하는 거 아니냐 등의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설명서에 기재된 방법을 통해 슬립모드로 들어가는 시간을 10분에서 30분으로 변경할 수 있어서 저는 30분으로 늘려놓고 사용 중입니다.
장시간 자리를 비울 때는 원래도 배터리 절약 차원에서 키보드 전원을 끄는 버릇이 있었던 저에게는 큰 불편으로 다가오진 않았네요.
우측 상단의 LED 램프 1~4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동시에 기기 4대까지 연결해놓고 전환하며 쓸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R2보다 유닛 사이즈가 조금 커진 모양새인데, 아무래도 상단부에 무선연결 모듈과 배터리 등이 들어가게 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합니다.
각지고 컴팩트한 디자인은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R3보다 R2가 더 매력적일 수 있겠네요.
수년 째 애용중인 마우스 MX Master 3와 함께 놓고 작업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생각해보니 가장 중요한 타건감에 대해서 한마디도 설명을 안 했네요.
글쎄, 뭐 타건감을 어떻게 글로 묘사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잠깐 사용했던 첫째날에는 "뭐야 이게? 그냥 키보드잖아? 이게 왜 끝판왕 소리를 듣는 거지..." 싶었는데
둘째날 되고 나니 그제서야 진가를 조금씩 알게 되며 "오오...사스가..." 소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타건감이나 소리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에 리얼포스 ASMR 영상 많으니 한 번 찾아서 들어보세요.
그런데 다소 높이가 있는 키보드를 쓰다보니 은근히 손목이 불편하더군요.
각도 문제인가 싶어서 하판의 키보드 다리를 조절해봤습니다만 영 불편함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팜레스트도 질렀습니다. (고만 사 이 미친 놈아...)

Filco에서 만든 목재 팜레스트인데, 다양한 색깔이 있었지만 저는 옻칠을 한 시커먼 녀석을 골랐습니다.
팜레스트를 놓고 타이핑을 해보니 그제서야 손목에 편안함이 찾아오네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무게감에 마감도 아주 훌륭하고, 동봉된 고무패드를 밑면에 덧대니 미끄러지지도 않고 좋습니다.
장시간 사용 시 손에서 묻어나는 기름기로 번들거리지는 않을까 다소 걱정되긴 합니다만, 일단 한동안은 이 조합으로 써보렵니다.
지금 생각 같아서는 키보드와 마우스에 관해서는 더 이상 기변 하지 않을 것 같네요. (과연...)
주절주절 쓰다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네요.
키알못이라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드릴 자신은 없지만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동경에는 오늘 싸락눈이지만 첫눈이 내렸네요.
하루빨리 코로나 없는 날이 오길 기도해봅니다.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자, 이제 해피해킹 타입에스로 가시는 겁니다.....
제가 그렇게 씁니다 :)
안 그래도 r3와 r2중에 고민중이였는데 혹시 스페이스가 너무 작아 불편하진 않으신가요?
무선을 원하신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r3, 유선을 쓰신다면 고민이 되실 수 있겠네요
버클링키보드까진 안가셨군뇨
다행입니다.ㄷㄷㄷㄷ
키일못음 겸손의 표현이시내요
저도 r3 일본어 자판 말고 영문 자판이나 한글 자판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어 자판의 키 배열이 미묘하게 달라서...
https://namu.wiki/w/%EB%B2%84%ED%81%B4%EB%A7%81%20%EC%8A%A4%ED%94%84%EB%A7%81%20%EB%B0%A9%EC%8B%9D%20%ED%82%A4%EB%B3%B4%EB%93%9C
하지만
버클링 쓰면서 시끄럽다고 욕먹다가
청축으로 바꾸면.... 조용해서 좋다고 칭찬받습니다.
근데 역시 좀 아쉬움이 있는 느낌이라, R4나오길 기다리면 제 아이들이 대학교 갈 때가 되어버리겠군요 ㅎㅎㅎ
r2에서 조금만 커져도 모니터받침대에 안들어가는 사이즈라 참 아쉽네요
그리고 높이는 r2보다 1센치정도 낮아진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r2용 팜레스트 샀다가 역시 책상이 좁아서 ㅋ
노재팬 영향도 있기야 했지만, 애초에 "리얼포스 블루투스"라는 조합이 10년을 기다려야할 물건이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왜 갖고싶은걸까요 ㅜㅜ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입니다 ㅎㅎ
결국 해피해킹으로 한번에 왔습니다 ㅎㅎ
더 미니멀하고, 컴팩트한데,
조용하기까지하고 유무선 모두
지원하는 해피해킹 하이브리드 타입s도
검색해보시죠!! ㅎㅎ
익숙해지면 진짜 손이 편합니다 ㅎㅎ
적응하는데 1주일도 안걸렸어요~~
윈도우 와 맥을 넘어다니며 사용하는데도 상당히 매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