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심야 영화 마라톤을 달린 적이 있습니다. 밤 11시인가 12시 즈음에 시작해서 상영이 끝난 후 카페에서 잠시 쉬다가 첫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네요.ㅎㅎㅎ
비포 시리즈(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를 연달아 상영했었는데,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그 때의 감상을 짧게 남겨놓은 메모가 발견되어서 공유해볼까 합니다.
스포가 약간 첨가되어 있지만 영화 자체의 줄거리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변화 등이 중요한 영화이기에 혹시 이 글을 읽은 뒤 영화를 보신다고 하셔도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
경어체가 아님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비포시리즈..... 제목에 모든게 녹아있는 영화다
영화 속 시간적 배경부터 사랑의 전개까지
비포 선라이즈
우연히 만난 제시와 셀린느는 즉흥적으로 밤을 새워가며 서로를 알아간다. 해가 뜨고 아침이 되면 제시는 떠나야한다. 주어진 시간은 결국 아침이 되기 전, 해가 뜨기 전까지...(Before Sunrise) 그들의 사랑도 아직 빛을 발하진 못한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빛을 낼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둘의 사랑은 해가 뜨기 전 여명처럼 아직 온전치 못하고 빛과 따스함은 없는 상태. 그래서 둘은 연락처를 주고받지도 않고 6개월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서로를 떠나보낸다.
비포 선셋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둘은 다시 만난다. 제시는 작가가 되어 유럽투어를 돈다. 이번에도 제시는 저녁비행기로 다시 돌아가야한다. 역시 주어진 시간은 해가 지기 전까지...(Before Sunset) 6개월 후의 약속을 셀린느가 지키지 못하고 9년이라는 시간동안 서로 다른곳에서 다른 사랑을 하고 다른 일을 하며 지냈었다. 서로를 잊고 지낸것 같았으나 확인하지 못했을 뿐, 둘의 사랑은 이미 떠올라 빛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제시는 이미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있고 셀린느도 관계를 맺고있는 상대가 있다. 이렇게 둘의 사랑은 그대로 산 뒤로 가려지는 줄 알았으나 셀린느의 노래를 들으며 지기 전 석양처럼 마지막 찬란한 노을빛을 내뿜는다. 태양이 산 뒤로 가려지기 전까지... 계속... still there... still there.... still there......
비포 미드나잇
제시는 이혼해서 셀린느와 같이 동거한다. 둘은 어느덧 중년. 사랑은 빛을 잃었고 현실에 치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랑의 태양은 현실이라는 산 뒤에 가려져버렸다. 6주간의 여름휴가를 그리스에서 보내는데 휴가의 마지막 밤을 초대받은 호텔에서 보내게 된다. 시간대는 한밤중, 자정이 되어갈 때...(Before Midnight) 하지만 호텔에서 행복한 밤을 보내지 못하고 현실에 부딪히던 스트레스가 폭발하며 크게 싸운다.(이때 정말 헤어지는줄....ㄷㄷ 싸움이 끝날 듯 끝날 듯 하면서 계속 이어지는데 긴장감 대박....) 비온뒤에 땅이 굳는다고 둘은 극적으로 화해하며 사랑은 한밤중의 하늘처럼 한없이 깊어진다. 깜깜한 하늘을 볼 때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를 보듯, 둘의 사랑은 한 단계 더 성장한다.
영화 포스터
비포 선라이즈(1996)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3)

20대 땐 비포선라이즈가 그렇게 좋더니만 40살이 되어서 보니 비포 선셋이 그렇게 좋더군요.
10년 더 있음 비포 미드나잇이 매력적일 것 같아요.
영화랑 시청자가 같이 나이를 먹어간다구요ㅎㅎㅎㅎ
저도 좀 더 나이 먹고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저는 로맨스 멜로 장르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꼽자면 단연코 한 손 안에 들어가는 작품입니다ㅎ
남녀 주인공도 그대로 나이먹어가면서 계속 연기하는것도 이색적이고 ㅎㅎ
선라이즈는 너무 동화같고, 미드나잇은 너무 현실적이라 (무서웠…) 애틋하고 절절한 선셋을 가장 좋아합니다. 미드나잇이 나와 희석되긴 했지만 선셋의 오픈 엔딩도 대단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