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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SW (후기) 1393 자살방지 전화 후기+ 유료 심리상담전화 후기 20

76
2021-10-20 15:09:44 수정일 : 2021-10-20 15:39:53 211.♡.221.215
YKid

잠깐, 제목보고 놀라실 것을 걱정해 미리 말씀드리자면 자살 생각했던 건 전혀 아닙니다;;; 

그냥 이야기할 데가 좀  필요했어요. 


요 한두해 동안 계속 가족에게 이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저 운이 나빠 생긴 문제가 있어 우울감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 내용까지는 말할 필요 없겠지요. 한참 우울하고 불행하고 절망했다가 오히려 지금은 좀 나아진 상태이기는 합니다.




하여간, 몇일 전 또 갑자기 그 문제와 관련해 걱정될 일이 생겼는데 제가 생각보다 굉장히 우울했는지

그날따라 정말 하나도 집중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다가 문득,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는 힘든 이야기 할 친구도 있고 지인들도 있는 편이예요. 배우자는 어쨌거나 열심히 들어는 주고요.

그런데 지금의 제 상황이나 감정을 전부 털어놓는 건 제가 스스로 무너질 거 같은 두려움이 들어서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라면 상황의 디테일을 다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고, 충격은 극복이 안 됐고, 그래서 병원에 가서 우울증약을 타먹고 상담도 받고 하면서

꽤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이나 분노 상태가 여러 달 지속되고 있었는데

술도 늘고, 약간 될 대로 되라라던가 나는 불행을 불러오는 사람인가? 같은 비이성적인 생각도 살짝씩 드는 게,

지금 제 상태가 일상 영위만 했지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는 아니지 싶어요.




애기들 재우고, 남편도 자고 혼자 뭘 하면서 깨어있다가

문득, 내 이야기를 정말로 모르는 사람한테 털어놓으면 좀 나아질 거 같았어요.

그래서 상담 따위를 검색하다가, 당장 연결할 수 있는 유료 전화가 있대서 전화를 해 봤습니다.

비쌌어요. 30초 990원이었나?;; 한 십몇분 전화하면 한 사오만원 나오겠던데요?

근데 그만큼 기분이 절실했어요. 새벽 두시쯤 된 시간이었어요.


삐 소리 이후는 유료다 안내 나오고 나서 연결음이 들리더라구요. 전화받기까지 한 30초 걸린 거 같은데

솔직히 돈 아까웠습니다--; 하여간 연결이 되고 졸린 목소리 상담사님이 전화를 받더라구요.

본인이 가능하다고 설정해놓은 시간이니 연결되었겠지만 좀 미안했어요;


하여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조금 속이 나아지고, 누구라도 힘들 상황에 계시다, 일단 병원을 다시 가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좋고, 햇볕을 쐬거나 산책을 하는 등 기분전환을 하시면서 살아가시라는 

조금은 베이직한 조언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돈 생각나서, 제대로 상담은 못하겠더라구요. 선생님도 계속 말을 끄시는 느낌이고...

혹 유료상담 하실 거면 그냥 시간 정해서 회수제로 상담하시는 데 하시는 게 낫겠습니다. 시간제가 아니라요.





그 전화를 끊고 나서도 사실 뭔가 더 이야기하고픈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1393 자살방지전화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전화를 해 봤어요. 


(한편으로는 불편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처음에 제가 저보다 더 힘든 사람들 있을 텐데 

제가 전화해서 당장 위급한 분들 전화 못하시는 거 아니냐고 물었는데 우울감으로 전화해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새벽 1시 반쯤에 전화했는데 전화는 금방 연결됩니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뭐 시간 정해서 하는 건 아니니까요.

다행히 안 주무시고 계시는 분이 전화를 받으셔서 조금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어릴 적부터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현재 상황 이야기를 했어요. 선생님이 따뜻하고 다정하게 전화를 받아주셔서

조금 편하게 이야기가 가능했어요. 엄마뻘 되는 분이시라, 자식 이야기 듣듯 해 주시더라구요.

결론을 말하면, 훨씬 진정성 있게 들어주셨고, 진심어린 조언 해 주셨고,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어린 시절부터 죽 이야기하면서 '극복'이라는 말 제일 많이 썼는데, 알고 있느냐? 

전 몰랐거든요;; 몰랐다고 했더니 스스로 힘든 어린시절을 잘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고 

이번 일도 잘 '극복'하고 싶다고 했지만, 일단 스스로 이겨내기는 했어도 감정이 해소가 안 되었을 수도 있다,

딸같아서 이야기하는데, 정말로 힘든 시절을 잘 살아오셨다고 말하시는데 뻔하게도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너무 번아웃되어 있는 거라고, 이럴 때는 스스로를 채워야 한다고 하시면서

일단 뭘 산다던가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보라고 하셔서, 저는 별로 사고 싶은 게 없다고 했더니

그럼 그런 방식 말고 스스로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다른 걸 찾아보라고 하시면서

하루에 스스로를 세 번 사랑하고 매일 적어서 벽에 붙이고, 그걸 찬찬히 쌓아가며 가끔 읽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잘 '극복'하고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아닌 건가? 요새 나를 사랑하기 위해 뭘 했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요새 무기력하게 지내던 것 때문에 실은 배우자와도 싸움이 많았는데

내 자신을 더 사랑하고, 나와 같이 힘들게 버티는 배우자를 위해서라도 뭔가 작은 거라도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글귀 읽어주시고.. 정리해 주셨는데

아.. 뭐랄까. 저 사실 교육학이나 상담, 심리같은 거 조금 배워서 어떤 건지 알고 있었는데

상담사가 진심으로 이야기하시니까.. 아.. 그냥 말만 털어놓고 마는 게 아니라 정말로 느끼는 게 있었어요.


저는 자살은 절대 안할 거예요. 자살한 가족이 있어서 남겨진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거든요.

한편으로는 심한 우울감이 올 때, 정말로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데가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혹시 죽고 싶다고 가끔 생각하시거나, 많이 우울하다고 느끼시거나, 잠시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니까 너무 과하지 않게, 다른 사람을 위해 이기적으로 이용하시면 안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1393 자살방지 전화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 추천드려요.





후기 읽어보면 다 저같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경우에 따라서는 밤에 졸려하시며 받으시거나

약간 뻔한 이야기 해주시거나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안 하는 거보다는 나은 거 같아요. 


그리고 유료 전화는... 나쁘지는 않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서 계속 돈 생각 납니다; 시간 넉넉히 두고 회기별로 상담하시는

정액제 상담을 하시는 걸 차라리 추천드려요. 

YKid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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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0]
김떡봉
IP 115.♡.119.32
10-20 2021-10-20 15:21:07 / 수정일: 2021-10-20 15:22:27
·
친족이나 친구들일수록 더욱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상담이라는게 직접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더라도 의견을 나누고 공감받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경험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팅하세요!!
setupto
IP 221.♡.43.171
10-20 2021-10-20 15:21:31 / 수정일: 2021-10-20 15:22:38
·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너 들은 이야기중에 심리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일때 병원 응급실 들어가서 이야기하면 응급진료 받아준다고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많이 힘든 일 있으신 분들중 많이 견디기 힘드시다면
윗분 처럼 전화를 해보시거나 병원을 가보시거나 전문가와 이야기 한번 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kakao
IP 14.♡.168.1
10-20 2021-10-20 15:31:02
·
좋은 글 고맙습니다
-미니도라-
IP 210.♡.41.89
10-20 2021-10-20 16:04:04
·
배우자가 기력이 없으면 나도 기력이 없어지는것 같더라구요.....

같이 할 수 있는 행복을 찾아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가족이서 할 수 있는것이면 더 좋을것 같구요~

몸을 움직이면서 땀을 흘릴수 있는 스포츠를 시작해보시면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YKid
IP 211.♡.221.215
10-21 2021-10-21 01:26:05
·
@-미니도라-님 제 생각보다 배우자가 제 영향을 많이 받더라구요.
kita
IP 1.♡.99.156
10-20 2021-10-20 16:58:07 / 수정일: 2021-10-20 16:58:23
·
1393 이 선생님같은 분을 위해 있는겁니다.
정말 현명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달려라저스틴
IP 1.♡.252.130
10-20 2021-10-20 17:49:41
·
우울증이나 이런 것들이 꼭 문제가 해결되야만 해소되고 그런게 아니더라구요. 누가 그냥 잔소리 없이 잔잔히 내 하소연만 잘 들어줘도 마음의 응어리가 많이 풀려요. 저도 예전에 대학교 때 지금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나는 고민이 심해서 상담실 다녔었는데 첫날은 진짜 생각도 안했는데 대성통곡하고 나왔네요;;ㅎㅎㅎㅎ 그 때 굉장히 홀가분해졌던 기분이 들었던게 아직도 납니다. 잘하신 거에요.
삭제 되었습니다.
DRIM
IP 1.♡.146.60
10-20 2021-10-20 20:17:54
·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보건소에서 운영하고있는 정신건강센터 상담 무료인데 상담 참 잘해주세요.
저도 번아웃으로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YKid
IP 211.♡.221.215
10-21 2021-10-21 01:24:41
·
@ONAIR님 감사합니다.
느린거사
IP 14.♡.94.136
10-20 2021-10-20 21:28:11
·
어떤 분은 글쓰기를 추천하시더군요. 자기 이야기를 쓰다보면 어느새 정리도 되고, 읽어보면 자기 객관화가 되어서 답이 보이기도 한다고요. 물론 가장 좋은 점은 털어 놓은 것입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palla
IP 222.♡.16.34
10-20 2021-10-20 22:23:25 / 수정일: 2021-10-20 22:24:07
·
많이 힘드신 상황이신데 나름 현명하게 해결하고 계신 것 같군요. 좋은 정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SML
IP 222.♡.150.142
10-21 2021-10-21 00:22:59
·
고마워요. 쓰신 글로도 저도 같이 위로 받는거 같아서 좋아요
YKid
IP 211.♡.221.215
10-21 2021-10-21 01:25:22
·
@SML님 혹시 우울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잖을까 해서 썼어요.
namuya
IP 112.♡.224.165
10-21 2021-10-21 00:48:26
·
저는 아끼는 사람이 암에 걸렸는데 이 일로 저 자신만을 걱정하는 걸 느꼈네요. 저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나 자신을 발견하는 무력함이란...
YKid
IP 211.♡.221.215
10-21 2021-10-21 01:27:47
·
@사장님~안돼!님 사람이 어떻게 온전히 이타적일 수 있나요..? 자식에게도 그러지 못하는 게 인간인데요. 실망 걷어버리시고, 할 수 있는 만큼만 그 사람을 위해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Golden_Gay
IP 101.♡.237.46
10-21 2021-10-21 02:50:18
·
1393 자살방지 전화보다 더 좋은 대화 수단이 있습니다. 그것은 거울입니다. 거울을 보고 대화를 나눠보십시요.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하면 할수록 좋아집니다.
YKid
IP 211.♡.221.215
10-21 2021-10-21 18:48:18
·
@짜오쁘라야님 시도해 보겠습니다. 좀 부끄러울 거 같긴 하네요;
슈퍼마리옹
IP 121.♡.22.203
10-21 2021-10-21 06:12:55
·
소중한 경험글 감사합니다.
JesusFreak
IP 61.♡.18.60
10-21 2021-10-21 12:00:26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글 하나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gloel
IP 59.♡.197.161
03-02 2022-03-02 00:51:39
·
진료도 살짝 추천드려봅니다... 비싸지도 않구요. 요즘 약 진짜 좋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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