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러렐즈를 거의 10년 가까이 사용해왔는데, 호환성 패치로도 충분할만한 업데이트를 메이저 업그레이드로 포장해서 해마다 돈을 뜯어가는 행태에 질려서 VMware Fusion 12가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로 풀리자마자 바로 갈아탔습니다. 페러렐즈에서 주기적으로 날아오는 고객 설문에는 'Fxxxing Annual Upgrade Policy'라고 친절히 답해줍니다. 저는 관대하니까요...
확실히 VMware가 페러렐즈가 체감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지긴 합니다만 어차피 제 사용 용도는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뱅킹 정도라서 그냥 저냥 꾹 참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VMware가 페러렐즈에게 왜 그렇게 발렸는지는 대략 알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집에서 사용중인 윈도우 노트북에서 클린 설치가 아닌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윈도우 11 업데이트에 성공한 뒤 맥에서 VMware Fusion으로 실행하는 윈도우도 동일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하기로 결정합니다. 현재 VMware Fusion(12.1.2 버전)이 실행 중인 환경은 맥북프로 13인치 2018 고급형 모델로 인텔 8세대 i5(8259U)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윈도우 11 버전에서는 기존 대비 레거시가 많이 제거되었다고 들었지만 OS 아키텍처까지 크게 바뀐 것은 아니어서 저처럼 오피스와 일부 Active-X 정도가 설치된 가벼운 환경이라면 굳이 클린 설치가 아닌 업그레이드로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만약의 사태를 위해 VM 파일은 백업해 두었습니다.
우선 본격적인 설치 전에 VMware에서 몇가지 설정 준비가 필요합니다.
1. CPU 코어와 메모리 할당 확인

윈도우 11 설치를 위한 최소 사양이 2 코어에 4기가 메모리이므로 위와 같이 세팅해 줍니다. 단, 미리 VM 윈도우를 종료해 두어야 VMware의 Virtual Machines - Settings 메뉴에서 각종 하드웨어 설정 변경이 가능합니다.
2. 보안 옵션 활성화

바로 TPM 모듈 설치를 하려고 했으나 그 전에 Encryption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설정에서 해당 옵션을 위와 같이 Enable 해주고 비밀번호를 설정해주면 됩니다.
3. TPM 하드웨어 추가

이제 Windows 11 호환성 검사에서 필수 사항인 TPM 장치를 추가해야 합니다. Add Device를 클릭합니다.

설치 작업의 주인공(?)인 Trusted Platform Module이 보입니다. 바로 추가해 줍니다. 참고로 페러렐즈는 이 옵션이 가장 최신 버전인 17에서만 활성화되는 것 같습니다. 나쁜 넘들...
4. 윈도우 11 업그레이드

이제 기존 VM을 기동하고 윈도우 10 화면으로 들어갑니다. 클린설치가 아닌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므로 Windows 11 설치 도우미를 다운받아서 설치하여 실행합니다.
- Windows 11 설치 도우미 다운로드 : https://www.microsoft.com/ko-kr/software-download/windows11MS스토어

설치 초기에 하드웨어 사양 체크를 위한 유효성 검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설치 도우미 프로그램 실행시 아래의 URL 링크가 보일 것입니다.
유효성 검사 프로그램도 설치하고 유효성 검사를 진행해 줍니다. 위에서 설정이 모두 제대로 되었다면 에러없이 패스가 되어야 합니다.
- 설치 유효성 검사 프로그램 다운로드 : https://www.microsoft.com/ko-kr/windows/windows-11#pchealthcheckMS스토어
5. 설치 완료
이제는 설치가 끝나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지리한 시간이 지나 윈도우 11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나름 영롱한(?) 바탕 화면이 반겨줍니다.

6. 약간의 버그

대체로 별 문제는 없는데 유심히 보니 살짝 문제점이 보입니다. 시작 메뉴를 눌렀을 때 위와 같이 테두리 부근에서 하얀 점선들이 보이면서 그래픽이 깨져보이는 현상이 있습니다. VRAM 용량을 늘려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윈도우 11 설치 최소 사양은 다이렉트 12인데 VMware는 다이렉트 11까지만 지원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 효과를 꺼줍니다. 투명효과는 희생되었지만 이제 시작 메뉴 외곽선이 깨지는 증상은 사라집니다.
7. 결론
이전보다 한층 일관성 높아진 디자인 완성도에서 오는 첫인상이 꽤 좋습니다. 오랜 맥 유저이지만 맥과 윈도우간의 OS 디자인 차이는 이제 취향의 차이에 가까워 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써보면 써볼수록 오래 전에 있던 윈도우 서비스팩 + 신규 테마 정도의 느낌이고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작 메뉴가 가운데로 옮겨지고 각진 테두리는 원형으로 다듬어진 정도? 주로 사용하는 오피스나 엣지 브라우저 등의 UI는 전혀 변화가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 VMware Fusion 자체가 윈도우 10 사용할 때에도 굼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이후 딱히 더 느려진 느낌은 없습니다. 디스크 공간은 제 기준으로는 업그레이드한 뒤 대략 5~6기가 정도 절약이 되었습니다.
업그레이드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빠, 나 오늘 뭐 바뀐 거 없어?' 라고 물어왔을 때 '아... 오늘 머리에 컬도 좀 들어갔고 왼쪽 가르마에서 중간 가르마로 바꿨네?'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