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무덥네요.
오늘은 Pharm.hub라는 이름으로 인사를 드리려합니다.
함께 동행해주신 약사님들과 그리고 비전기술 자문을 해주신분, 프로젝트에 많은 아이디어와 자료를 제공해준 분들과 더불어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쉽게 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장점과, 법인 설립 자본금이 100만원부터 가능하다고 하여 손쉽게 법인을 설립하게 됩니다.다음은 사업자를 내야하는데, 법인과 사업자를 내야 기술보증기금에서 1억 상당의 창업비용을 2% 초반대에 대출을 해줍니다.
이따금씩 기관의 투자관련 소식을 발견할때마다 알려주시는 클리앙 회원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실 약국에서 사용할 무엇인가를 만드는것은 그리 사업성 있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일부 특정 수익이 나올만한 품목들에만 비지니스가 집중되어 있을뿐, 약사의 조제행위에 도움을 주는 유의미한 도구들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벼운 부분을 해결해보자로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와버린것입니다.
당장 해외의 비전 알약 계수기의 경우 국내에서 수입해서 쓸 경우 최소 1,0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합니다. 충분히 우리의 기술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접근을 했지만, 결론적으로 필요로하는 기술을 구현할 개발자를 한국에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핵심 엔진을 외국으로부터 개발해 온것이 아쉬운 마음입니다.
비전 전문개발자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충분한 테스트를 한 뒤 새롭게 설계한 알약 계수기 라이트버젼입니다. 이 디자인에 수거를 좀더 간편하게 할수 있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였고, 스탠드 카메라는 너무 장난감 같아보여서 무게감 있게 새롭게 작업을 하게 됩니다. 단 저렇게 일자형을 구부리는것이 아닌 애초에 ㄱ자 모양으로 작업이 됩니다.
역시 LG 1차 개발 벤더여서 그런지 느낌이 제법 LG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구별을 위해서 크롬색으로 입혔다고하나, 약국에 적합한 칼라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하드웨어도 라즈베리파이에서 셀러런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상당히 빠른 속도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염가버젼이라서 빼놓았던 트레이 진동 모터를 프라임 버전과 동일하게 탑재시켜 알약 계수의 완성도를 높이게 됩니다.
현재 집사람과 젊은 약사가 팀을 이뤄 PTP Deblister machine을 개발을 합니다. 이 또한 특허 출원중에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를 알까기라고 부릅니다. 약국에 들어오는 약들이 일부는 벌크 통으로 일부는 PTP strip으로 포장되어 옵니다. 집사람과 젊은 약사는 자신들이 약국에서 필요로하는 수준의 알까기 기준을 잡아옵니다. 그리고 저에게 해당 기술을 구현해낼 개발자 섭외를 요청합니다.
이 정도의 알약을 한번의 조작으로 깔수 있어야할것, 알약 까는 기계를 세팅하는 방법이 초간단해야하며, 3초이내여야 할것. 약사들이 손쉽게 들고 이동할 수 있도록 컴팩트해야할것. 경우에따라 모터를 붙여서 세미 오토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게 할것..
보통 두줄의 스트립 포장재를 많이 봐왔던 터라, 뭐가 그리 어렵겠나 싶었는데 알약의 형태만큼이나 포장형태도 다양하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포장의 불규칙성 속에서도 일정 규칙이 발견되면서 잘하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하면서 적임자를 찾습니다.
국내의 한 기게공학자에게 비싼 금액에 의뢰를 했는데, 어떠한 결론도 내놓지 못하고 계약이 종료됩니다. 좀더 정직하게 말하면, 우리가 기계공학적 지식이 없어서, 그의 작업이 과연 의미 있는 작업인지 없는 작업인지 판단 못할거라 생각하고 그는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만 고수합니다.(빨리 잔금 달라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후에 작업한 내용을 들여다본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건 사기다라고 결론 내리면서, 한국에서의 소싱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달동안 그가 우리를 애 먹였지만, 총 계약 금액의 10%를 지급합니다. 그리고 겁도 좀 줬습니다. 그가 어떤 마음이었을지는 몰라도 우리 프로젝트를 안고 2달동안은 조금이라도 고민했으리라 믿어서 입니다. 속은 부글부글하지만 좋은일 앞두고 감정 섞지 말자고 하고 돌아섭니다.
결국 또 다른 소개를 받는데, 이번에도 해외로 아웃소싱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할 트레일러 작업이 막바지라서 그 일이 끝나는대로 접근할 수 있을것 같다고 하기에 그러라고 했습니다.
현재 그가 그려낸 알약 제포기의 경우 가로폭이 580mm로 애초에 우리가 기대했던 300mm 폭보다 2배 가깝게 큽니다. 사실 특허 출원 문제로 공개를 하지 말라고 당부한 핵심기어부와 기어부의 기어비와 기어위치를 변경하면 300mm까지 다이어트가 가능하다고 설명을 합니다.
현재 가상 시물레이션을 통해 발생되는 문제점을 젊은 약사님이 활발하게 의견 개진하면서 조율해가고 있습니다.
결론입니다.
알세기로 시작해서, 알까기로 새로운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이마저 성공할 경우 자동 알약 반절기와 많은 양의 알약을 위생적으로 분쇄하여 정해놓은 분량으로 분배해서 포장하는 장치까지 기획되어 있습니다.
결국 저는 단지 알세기 하나 만들었을뿐입니다. 일반인도 해내는것을 보면서 도전을 받은 젊은 약사의 머리속에는 거대한 우주가 보였으며, 나는 무질서한 별똥별 하나를 바라보고 좆았다면, 그는 조율된 행성의 흐름을 보며 읽어내는 직능인으로의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단지 그걸 어떻게 도화지에 옮기는지에 대한 방법 정도만 제가 제공했을 뿐입니다.
현재 다양한 투자업체들과 미팅을 연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단계씩 발전하시는거 보고 대단하시단 생각드네요.
멋지십니다.
서비스센터 같은데서 그거 세는데 비슷한 고충이 있다 들었어요
훨씬 좋은 도구 만드셔서, 모든 약국에 필수품이 되면 좋겠습니다.
레이저로 뒷면의 얇은 은박을 조지는(?) 형태가 어떨까요
점점 다져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더운 여름 기운내어 좋은 소식 전해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꼭 좋은 제품으로 완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이야 이런데 어려운 일인가 보네요
투자나 계약 하실 때 반드시 변호사 활용하세요.
죽 쒀서 개주는 일들을 많이 봐서요.
사업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각오는 하셨죠? ㅎ)
와 굉장하네요. 성공을 기원합니다^^
그냥 세는거는 전 이걸로 합니다..
어차피 전문의약품이면 약국에서 이를 소분해서 판매할텐데 말이죠..
이 부분이 궁금합니다.
아 윗 댓글중에 내용이 있군요
유럽은 EU법에 의해 조제용 약품들은 ptp포장으로 강제
이거도 좋네요.
암튼 위 블리스터벤치 스타일은 레고로 구현할 생각도 했을 정도지만 저렇게 막 까도 되는 약은 몇가지 되지 않아요. 아스피린프로텍트 같은 딱딱한 당의정류 일부 정도...? 왜냐하면 그냥 병포장으로 나오는게 더 많으니까...
그래서 생각한 것은 아주 정밀하게 칼로 PTP 돌출부를 절단내는게 낫지 않을까 정도만 생각해본 적이 있네요.
암튼 계수기에 이어 또 참 가렵지만 사업성은 애매한 물건을 또 고르신 듯... 그래도 이런 가려운 곳을 고민해주시니 감사드리고 응원할 뿐입니다.
결과물이 기대됩니다.
화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