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텀 키보드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누구나 아실 오픈소스 키보드 펌웨어인 QMK는 다양한 입력 장치를 지원합니다. 원래는 키보드의 부속 장치 역할을 위해서였으나, 아예 마우스 자체를 키보드와 분리해 QMK 기반으로 만드려는 시도가 있었고 Ploopy는 그 중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http://ploopy.co 에서 현재 판매하는 제품군으로는 Classic, Mini, Nano, Mouse가 있으며 이 중 첫 세 제품 트랙볼, Mouse는 마우스 형태입니다. 트랙볼들은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원하는대로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저는 Nano와 Classic 키트를 주문해 조립해보았습니다.

Ploopy Classic은 보통 게이밍 마우스에 많이 들어가며 12,000DPI까지 지원되는 Pixart사의 PWM3360 센서를 사용하고 스위치 등에도 고급 부품을 사용한 상위 라인업입니다. Ploopy Mini와 Nano는 더 저렴한 보급 라인업으로 ADNS-5050 센서와 더 저렴한 부품들을 사용합니다. 물론 실 사용에는 전혀 문제 없는 수준입니다. (다만 공이 너무 반짝이거나 하면 인식이 불안정할 수는 있습니다. 이 경우 공을 치약 등으로 살짝 마모시키면 해결 가능합니다.) Classic은 스크롤휠 버튼 포함 좌측 엄지로 누르는 버튼 3개, 우측 약지와 소지로 누르는 버튼 2개, 총 5개의 버튼이 있고 공의 크기는 45mm입니다. Nano는 극단적으로 모든 버튼을 없애고 트랙볼만 있으며, 따라서 다른 키보드와의 연동을 가정하고 만들어졌습니다. 공의 크기는 38mm입니다.

제가 보유한 트랙볼 마우스들입니다. 좌측부터 공 크기는 Logitech Ergo (34mm), Ploopy Nano (38mm), Kensington Expert (55mm), Ploppy Classic (45mm)입니다. 개인적인 제 선호도는 Ploopy 클래식 = Ploopy 나노 > 로지텍 Ergo > 켄싱턴 Expert 순입니다. 우선 켄싱턴은 가장 큰 공을 가졌으나, 치명적인 문제는 버튼 배치와 경사 스크롤휠 등이 손과 손목 전체에 큰 무리를 준다는 점입니다. 플라스틱의 싼 촉감, 매우 빈약한 소프트웨어 등은 사치스러운 문제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로지텍은 일반적인 마우스와 비슷한 느낌으로 적응이 편하지만 엄지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단독으로 오래 사용하는 것은 역시 손에 무리를 줄 겁니다. 또한 엄지 트랙볼 특성 상 볼의 크기가 작고 엄지로 조작하기 때문에 정밀한 작업은 익숙하지 않다면 힘들 수 있습니다. 전용 소프트웨어가 매우 불안정하고 그럼에도 지원하는 기능이 몇 없다는 점도 상대적인 단점입니다.

일단 Ploopy 클래식의 단점으로는
- 사진처럼 상당히 커서 이동하며 쓰기는 힘듭니다. 나노가 이를 보완해주는 포지션의 제품이고요.
- 스크롤휠을 엄지로 조작하기 검지만큼 편하지는 않습니다. 3-4줄 왔다갔다 하는 정도가 적당하더군요. 다만 이 문제는 drag scroll이라는 훨씬 좋은 기능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극복 가능합니다.
- 새끼 손가락으로 가장 바깥 버튼은 조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나중에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만 나머지 버튼 4개로도 차고 넘치긴 합니다만, 그래도 스크롤휠과 더불어 뭔가 다른 편의성을 주는 부품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loopy 나노의 단점으로는
- 버튼이 하나도 없습니다. 즉 키보드와의 연동이 상당히 중요하고 따라서 스플릿 키보드 등과 같이 쓰는 것이 효율이 좋습니다.
- 공이 정중앙이 아니라 민감하신 분들은 좀 불편할수도 있습니다^^
공통적인 단점으로는
- 기성 트랙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롤러 베어링 형태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롤러가 돌아가는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기계식 키보드 소리와 같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리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 가격 문제로 클래식은 mini USB, 나노는 micro USB를 사용해서 통일성이 없고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 볼이 고정되는 형식이 아니라 이동하거나 실수로 거꾸로 들거나 해서 공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 아직 사용자가 많지 않아 코딩을 본인이 할 줄 모르면 포텐셜을 최대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이제 Ploopy를 최고로 뽑은 장점을 적어볼게요.
- 아주 세세한 것까지 커스텀 가능한 QMK 펌웨어. 가령 더블클릭의 감도를 검지와 약지 다르게 설정하는 수준의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죠. 또한 별도의 소프트웨어 필요 없이 어느 OS에서나 곧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 위에 포함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트랙볼을 스크롤휠로 전환 가능한 drag scroll 기능. 너무 좋습니다. 지정한 버튼을 누르면 트랙볼이 마우스 커서가 아닌 스크롤휠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그 어떤 스크롤 휠보다 편하게 조작 가능합니다.
- 오픈소스로서 본인이 원하는 부품으로 교체하거나 케이스도 원하는 모양으로 출력해 쓸 수 있음. 가령 공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베어링을 교체하는 모드는 이미 공유가 되어 있고, 혹시 고장이 나더라도 부품마다 쉽게 교체 가능합니다. 물론 기본 케이스도 인체공학적으로 훌륭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 비교적 큰 공 크기와 롤러 베어링을 통해 아주 정밀한 조작 가능. 보통 기성 트랙볼에서 쓰는 방식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최종적인 목표에서 살짝 미끌리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롤러 베어링은 마찰이 꽤 있어서 초기 입력 오류와 정확성 측면에서 확실히 큰 만족을 줍니다.
- 나노의 경우 스플릿 키보드를 완벽하게 보완해줍니다. 랩탑 트랙패드 대용으로도 훌륭하고요.

딱 하루 가지고 놀고 구성해본 현재 제 Ploopy 클래식의 키 세팅입니다. QMK로 뭘 할 수 있나 볼 수 있을거에요ㅎㅎ
- 제일 왼쪽 버튼은 마우스 좌클릭, 레이어를 활성화하면 중간클릭이 됩니다.
- 스크롤휠 버튼은 Mission Control, 레이어를 활성화하면 Drag Scroll을 켭니다.
- 세번째 버튼은 뒤로가기, 더블클릭하면 앞으로가기, 레이어를 활성화한 상태에서 클릭하면 복사, 더블클릭하면 붙여넣기가 됩니다.
- 우측 첫 번째 버튼은 마우스 우클릭, 꾹 누르면 레이어가 활성화됩니다.
- 우측 마지막 키는 제스쳐 버튼, 레이어를 활성화하면 펌웨어 로드를 위한 리셋 버튼이 됩니다.
여기서 제스쳐 버튼은 BetterTouchTool라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제스쳐를 이용합니다. 이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가령 <를 그리면 뒤로가기가 작동한다든지요. 그 외 나머지는 모두 하드웨어 기능으로서 어느 컴퓨터에서도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사실 제스쳐도 잘 코딩하면 하드웨어적으로도 구현 가능하긴 합니다. 아직 하루밖에 안 되었으니 쓰다보면 또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Ploopy 나노의 경우 키보드와 연동을 해야하는데 이 때 키보드가 가진 가상의 led를 활용합니다. Mac은 윈도우와 달리 기기마다 lock 상태를 저장하는데, 이를 이용해서 가령 caps lock을 켜면 특정 동작을 하게끔 펌웨어를 작성한 뒤, 다른 키보드에서 나노의 caps lock 키를 켜 주는 형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Ploopy 레딧 글에 적어두었어요. 윈도우에서는 이 상태가 모든 기기에 적용되기 때문에 두 번 연타시 적용된다거나 하는 트릭이 필요하지만요. 요즘 이동하면서 쓰는 사진의 elephant42는 딱 마우스 옆에 잉여키 두 개가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하면 정말 마우스 안 부럽습니다. 요즘 트렌드는 트랙볼을 아예 키보드에 내장하는 것이지만, 타이핑과 간섭이 없으면서 사용하기 편하게 디자인하기 힘들고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유선이라 조금 아쉽네요.ㅜㅜ
사용기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
1달 전쯤에 볼을 포켓볼 당구공으로 바꾸었는데요.
말씀처럼 처음에는 너무 반짝여서인지 포인팅이 불안정하더니
같이 구매했던 세척액으로 한번 닦아주니까 쓸만해졌습니다.^^
그....럴 수도 있었겠네요.^^
워낙에 트랙볼 사용자가 적기도 하고
그중에서도 저런 오픈소스 제품 사용기가 올라오리라는 생각 자체를 못했었거든요.
덜컥 포켓볼 16구 짜리를 질렀는데 처음에 포인팅이 불안정하니까 매우 당황했는데
당구공 클리너(정말 느낌이 약간 치약같기도 합니다)로 닦고 얼마 지나서 써보니 괜찮더라고요.
234 손가락으로 공을 편하게 컨트롤하다가, 스크롤 휠을 돌리려면 약지를 주로 쓰게되더라구요.
약지를 쓰다보면 좀 아파지는 문제가 ㅡ.ㅡ;;
근데 트랙볼이면 다들 스크롤이 문제인거 같긴해요... ㅎㅎ
트랙볼이면서 스크롤 문제를 완전 깔끔하게 해결한 케이스는 그다지 없는거 같아보입니다.
독특하게 해결한 케이스는 슬림블레이드이긴한데, 이 경우에도 빠른 스크롤에는 굉장히 약점이 있고요.
http://www.kbdmania.net/xe/best_article/8377087
실제 사용기는 처음보는군요 ㄷㄷ
https://www.thingiverse.com/thing:4791318
제작해보려고 하는데 nice!nano는 재고가 계속 없네요 ㅠ
혹시 사진에 보이는 키보드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을까요?
구입처라던지요 참고할만한 사이트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켄싱턴 트랙볼 익스플로러를 한참 쓰다가 요새 재택근무를 오래 하게 되어서
집에도 한대 마련했어요.
저는 트랙볼을 왼쪽에 두고 주로 왼손으로 사용합니다.
작업에 따라서는 마우스가 훨 편한 작업들이 아직은 많은 편이라 오른쪽에는 마우스를 두고 필요할때 사용합니다.
좌상 버튼은 뒤로가기, 우상 버튼은 앞으로 가기,
좌하 버튼은 드래그, 우하 버트왼쪽 좌클릭으로 매핑해두고
왼손 새끼손가락로 드래그 버튼을 클릭하고 왼손 엄지 손가락으로 좌클릭 버튼을 사용합니다.
우클릭은 좌하, 우하 버튼을 동시 클릭할때 동작하도록 매핑해두고 있습니다.
손목은 거의 45도 형태로 기울인채로 주고 쓰고 있는데요,
손목이 아프다거나 휠 스크롤이 딱히 불편하거나 하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추가로 한대 더 구입하게 되었지요.
트랙볼을 왼손에 놓고 써보니 손목에 좋다더라는 제 영업에 넘어가
직장 동료분은 켄싱턴 슬림 블레이드를 장만하셨는데요,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저는 휠 스크롤은 트랙볼 익스플로러쪽이 훨씬 편합니다.
보유하고 계신 Logitech Ergo와 비슷하게 생긴 로지텍 M570도 가지고 있는데요
엄지로 조작하기도 하고, 볼 크기도 작다보니
일반적인 후기대로 역시나 쓰기는 어려운 느낌이라 방치중입니다.
트랙볼에 관심을 가지고 오래 써오다보니
소문만 듣던 전설의 마이크로소프트 트랙볼 익스플로러(MTE)에 대한 관심도 계속 있었는데요,
그동안 비슷한 형태의 트랙볼들은 꾸준히 등장했으나
평가는 영 MTE만 못하다는 평들이 주류였는데
최근 발매된 켄싱턴 Orbit Fusion 은 MTE의 적자와도 같은 비슷한 조작감을 보여준다는
일본 트랙볼 유저의 후기에 넘어가
켄싱턴 Orbit Fusion을 결국 구입해보았는데요
저랑은 영 맞지 않는것 같아서 오른손쪽은 다시 마우스로 복귀했습니다 -_-;
그런데 윗 댓글분도 언급하셨다시피
Ploopy Classic 은 MTE의 모양을 그대로 재현하는것이 목표인듯
정말 똑같이 생겼네요.
오리지널 MTE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망은 아직 남아있어서,
Ploopy Classic도 주문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런 트랙볼이 있다는 정보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켄싱턴의 단점 중 하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하고 그것도 상당히 허접하다는거죠. 저는 트랙볼에서 정말 필수적인 기능으로 drag scroll을 꼽습니다. 드래그 버튼처럼 토글키를 누르면 볼을 굴리는 동작이 스크롤로 바뀌는거에요. 써 보시면 정말 신세계일거에요ㅎㅎ 이상하게 기성 제품에서는 이런 기능을 구현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키 매핑을 위해서는 안쓸수가 없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게다가 트랙볼 웍스를 설치하면 재부팅 할때마다 마우스 스크롤 속도가 1로 강제 변경되는 문제는 해결할 생각이 없는건지 결국 일반유저가 이런 간단한 체커를 만들어 쓰시기까지 하더라구요(덕분에 저도 잘 써먹고 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3444062CLIEN
https://github.com/HeonKi/MouseWheelSetter4TrackballWorks/releases
트랙볼 웍스는 업데이트가 중단되고 켄싱턴 웍스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드래그 방식이 예전과 다르게 조금 불편하게 바뀌어서 메일로 문의를 엄청 했는데 길고긴 핑퐁 끝에 최종적으로는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음에도 실제 업데이트는 전혀 안이루어지고 있네요. -ㅅ-
(트랙볼 웍스는 드래그로 할당한 버튼으로 드래그를 시작하면 일반 버튼을 클릭해도 드래그를 종료할 수 있는데요, 새로운 켄싱턴 웍스는 드래그를 시작한 후 일반 버튼으로 드래그를 종료해도 내부적인 플래그는 아직 드래그 상태가 남아 있어서 드래그 버튼을 클릭하면 바로 드래그가 시작되는게 아니라 아무 동작을 하지 않습니다. 플래그를 종료처리하나봐요; 드래그 버튼은 무조건 드래그 버튼으로만 종료해야 합니다. 이 동작이 너무나 불편해서 개선을 요구 했습니다.)
저도 소개해주신 사이트에 들어가보고 왼손 버전도 고를 수 있는걸 보고 마소에서 MTE를 판매 중단한게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하고 놀라워했는데(MTE를 재발매 한다 할지라도 왼손 버전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므로), 촉감면에서 아쉬우다고 하시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키보드도 커스텀 키보드(괴수가면님 기판)를 사용하면서 다중 레이어 매핑, 사전 정의 매크로, 실시간 매크로 등 여러 기능들을 활용하면서 매우 편하게 쓰고 있어서 트랙볼도 제발 제한없이 설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QMK로 온갖 편리한 설정을 제한없이 할 수 있다는 말씀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리네요!
장기간 써보신 결과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제 예측에 유일한 단점은 3d프린팅 쉘 말곤 딱히 없을 것 같은데..이게 장기간 사용시 얼마나 버텨줄지 예측이 안되기도 하고요. 실례가 안된다면 이후 어떻게 사용중이신지요?추가로 주문시 배송이 얼마나 걸리셨는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