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올린 글을 옮기다 보니 평어체 그대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비루한 글이지만 경어체로 바꾸면 왠지 맛이 달라지는 듯하여 그대로 올림을 혜량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탕국수 먹으러 가자.”
“……예?”
“왜? 싫어?”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어머니께서 바지락칼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지 않으셨어요?”
싸늘하다. 가슴에 긴장이 차올라 넘친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니까.
“어머니, 아버지께서 어탕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데요?”
“맘대로 해~ 엄마는 아무거나 괜찮아~”
괜찮으실 리가. 평소에도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시던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먹고 싶다고 하신 바지락칼국수다.
“그래도 바지락칼국수 사라ㅇ… 아니, 바지락칼국수가 좋으시죠?”
“아냐~ 아버지 드시고 싶으신 걸로 해~”
눈치를 살피니 의외로 정말 괜찮으신 듯하다. 하긴 어머니도 어탕국수를 좋아하셨으니, 그거라면 바지락칼국수도 아쉽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아버지, 어머니도 괜찮으시대요. 어탕국수 드시러 가시죠.”
한강과 자유로를 끼고 있는 행주산성 인근에는 인기 있는 식당들이 많다. 특히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이 동네의 국숫집들이 유명한데, 감칠맛 나는 멸치 육수와 푸짐한 국수로 유명한 ‘행주국수’-같은 이름으로 두 곳이 영업 중이다-도 인기 만점의 맛집이고 ‘지리산 어탕국수’ 또한 행주산성 먹거리촌을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맛집이다.
어탕은 온갖 민물고기와 야채,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들깨가루, 제피가루 등을 넣고 추어탕처럼 푹 끓여낸 국물요리로서 경상남도 서쪽 지역의 향토요리이다. 해당 지역에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명산인 지리산이 있고 양질의 민물고기들이 서식하는 맑은 강들이 있어 일찍부터 이런 요리가 만들어졌으며, 전국적으로 자리잡은 ‘지리산 어탕국수’라는 이름 또한 그래서 붙은 것일 게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어탕 요리는 국수를 넣어 먹는 어탕국수와 밥을 말아서 끓여 먹는 어죽일 것이다. 재료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보양식임은 물론 술 마신 뒤 해장에도 그만이며,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향토요리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민물고기를 쓰니까 당연히 비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여 맛조차 보지 않으려 하는데, 전혀. 어탕국수나 어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게 비린내와 흙내, 내장의 쓴맛을 잡는 것이기에 웬만큼 유명한 가게에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여(余)가 부모님을 모시고 자주 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의 ‘지리산 어탕국수’는 경상남도 함양 출신의 주인 할머니가 두 딸과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다. 이곳은 미꾸라지, 붕어, 메기 등을 주 재료로 쓰고, 우거지를 듬뿍 넣어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언젠가 방송에 소개되었을 때 보니 민물고기를 끓이기 전에 흙냄새의 원인이 되는 아가미와 쓴맛 나는 쓸개를 먼저 제거하고, 끓인 후에는 일일이 뼈를 제거한 후 곱게 으깨서 쓴다고 한다. 고기는 가까운 임진강에서 가져온다고 하지만, 이 음식 자체가 경상남도의 향토음식이니 지리산이라는 이름을 쓰는 게 맞을 것이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일부러 사람이 뜸할 것 같은 오후 3시 반에 갔는데도 10분 여를 기다려야 했다. 한갓진 시간이 따로 없는 게 역시 인기 맛집이다. 자리로 안내를 받아 식사를 주문하면 김치와 단무지, 어탕국물에 삶은 두부를 먼저 내 준다. 이 두부가 꽤 별미인데, 따끈하고 고소한 것이 입맛을 돋워 주기도 하지만 국수가 나올 때까지 허기를 달래기에도 좋다. 더 달라면 얼마든지 더 갖다 주지만 이 집 국수 양이 보통 많은 게 아니기에 너무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두부를 다 먹을 때쯤 되면 펄펄 끓는 어탕국수가 상에 놓인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갈 떠 후후 불어 식힌 다음 후루룩 빨아들이면 입 안에 뜨끈하고 구수한 국물의 맛이 확 퍼지고, 이내 살짝 얼큰한 고춧가루와 알싸한 제피가루의 향이 느껴진다. 이 국물은 간이 센 편이지만 처음에는 워낙 뜨거워서 잘 느껴지지 않는데, 식으면 상당히 짜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부지런히 먹는 게 좋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국물 맛을 봤으면 그 다음은 국수를 먹을 차례. 이 가게는 일반적인 소면보다도 더 가느다란 국수를 쓰는데, 시판 제품을 사다 쓰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따로 주문해서 받아 쓰는 게 아닌가 싶다. 돈코츠라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걸쭉한 국물을 쓰는 국수 요리의 경우 국수가 가늘어야 국물이 더 많이 묻어 올라와서 진한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이 가게의 국수는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좀처럼 붇지를 않기에 끝까지 진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이 집 어탕국수의 특별한 맛을 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재료가 우거지이다. 어탕국수의 우거지는 자칫 먹다가 물릴 수 있는 짠맛 위주의 국물에 구수한 단맛을 더하는 것은 물론, 이 요리에 부족한 섬유질을 넉넉하게 보충해 준다. 우거지 또한 추가로 요청하면 따로 가져다 주는데, 요즘은 부모님도 여도 식사량이 줄어서 굳이 더 달라고 하지는 않게 되었다.
“어머니는 남기시는 거예요?”
“여기 올 땐 빈 그릇을 하나 가져오든지 해야지, 양이 너무 많아.”
“뭐 하러 그래? 얘기하면 남은 건 포장해 주잖아.”
이 가게는 어탕 포장판매도 하지만, 손님들이 먹다가 배가 불러 남은 것을 싸 달라고 하면 별도의 용기에 담아서 주기도 한다. 그러니 양이 적은 사람들은 앞접시에 덜어 먹다가 남은 것을 포장해 와도 좋겠다. 그렇다 해도 남기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인지, 최근에는 2인용 메뉴로 국수 한 그릇에 메기장떡 하나를 추천하기도 한다. 어차피 공기밥은 무료로 제공하므로 양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국수와 장떡을 고루 맛볼 수 있는 이 메뉴도 좋을 것 같다. 밀가루를 즐기지 않는 사람은 처음부터 어탕과 밥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봄가을 환절기에 으슬으슬한 느낌이 들 때에도, 한여름 무더위에 기운이 없을 때에도, 한겨울 추위에 입맛이 없을 때에도 어탕국수는 언제나 옳은 선택이다. 그 옛날 가난한 서민들의 소중한 보양식이었던 어탕국수는 지금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배부르게 즐길 수 있는 영양식으로 남아 있다. 어탕국수 8000원, 어탕 8000원, 메기구이 1만2000원, 메기장떡 4000원. 어탕 포장판매는 1만 원인데 양을 넉넉하게 담아 주고 삶지 않은 국수도 따로 넣어 준다.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영업하며 마지막 주문은 6시 30분까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같은 상호를 쓰는 가게가 있고 지도나 내비게이션 검색 시 이곳은 본점, 그곳은 합정점으로 나오는데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여기와는 무관한 곳이라 한다.
참, 요즘은 거리두기로 한 테이블씩 띄어 앉도록 하기에 전보다 대기시간이 길 수 있으니 밥때 맞춰 가는 건 피해야 할 듯해요;;
근처 보리굴비집도 자주 갑니다.
해돋이 보고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행주산성 어탕국수를 먹으러 가야겠군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점심시간 조금 지나서 가도 주차할 자리가 없나요??
지나갈일 있을때 꼭 들러볼게요. 소개 감사합니다.
야밤에 이 사용기를 읽는게 아니였습니다.
님은...나에게.....배고픔을 줬어....yo
오늘 점심은 어탕국수로 하시죠^^
예산 예당호수 어탕국수 생각하고 부모님,동생 가족들 한번 갔었는데 덜익은 국수 밀라루 냄새와 민물 생선 비린내 때문에 저만 빼고 다들 남겼던 기억이 있네요
예당호수 참 괜찮았는데, 다녀온 지 한참 됐네요. 코로나 종식되면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합정역에 같은 집이 있곤 거기로 갑니다.
(주인이 같다고 듣긴 했는데...)
매운탕 가벼운맛 좋아하시는분은 좋으실듯합니다
개인호불호라
바로 인근의 '행주국수'에서는 장터국수와 메밀국수, 추어국수를 팝니다. 모든 면을 직접 뽑아서 쓰는 곳이니 그쪽도 들러 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