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나온김에 언급한바 대로 소싯적 많이 보고 끼고 살았던 지브리에 대해 하나씩 짬날때마다 풀어보려고합니다.
- 지브리의 차세대가 언급되고 콘도상이 유망주로 '바다가 들린다'(우미가 키코에르)을 제작하고 있을당시,
동시기에 제작되어 93년도에 같이 개봉할 하야짱 작품입니다.(할배가 요런 재미진걸 만드느라 담담한 일상이야기가 맘에 안들어서 많이 까댔나봅니다. 아...할배...쫌..)
- 마찬가지로 워낙 유명해 뭘 글쓸께 있나 싶은 작품이죠. 아드리아해 주변의 공적들의 생활을 이데올로기와 버무려 전쟁이 싫어 돼지로 변해서 살아가는 파일로트의 이야기입니다. 뚱뚱하고 경쾌한 스토리와는 달리 진중하고 마쵸적인 하늘사나이의 삶 사이의 경계를 왔다갔다 합니다. 그런면에서 나이에 따라 다른 감흥을 선사하는 어린왕자같이 나이든 어른이 봐도 지긋한 시선으로봐지게 되고, 어린애들이 봐도 재밌게 즐길수있는 신비한 애니입니다.
- 뇌리에 밖히는 대사들은 모든이에게 들리기 마련인데요. "飛ばねぇ豚はただの豚だ." 토베네~부타와 타다노부타다.
날지못하는 돼지는 그냥 돼지다. 이게 멋져서 한참을 달고 살았던 걱정하는 마담지나에게 던지는 마쵸적 대사입니다. 지금들어도 위스키를 한잔기울이고 싶어지네요. '캬~할배, 이거 구상하고 얼마나 기뻐했을꼬, 건배'
- 일본에 약관의 나이에 부관페리로 혼자 일본에 어렵게 가서 사온 CD로 그 서정성에 반하여 당시 뜻도 모르고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곡입니다. 극중에는 나오지않고 마지막에 조용히 연결되는 커튼콜입니다.
지나가 돼지가 되기전 연인 마르코와 전사한 연인의 친구들과의 회상하며 부르는 화양연화 입니다.
가끔은 옛날 얘기를...(時には 昔の 話を)
- 지금은 쉽게 구해서 들을 수 있는 곡이지만, 예전 하이텔 애니동시절에 이런 컴필레이션 앨범이 있었죠.
정말 저작권을 신경썼다면 함께 담기 불가능한 주옥같은 곡들의 향연이었습니다. 총네장구성으로 닳도록들었죠.
여기 당시 박동빈이라는 분이 써놓은 글귀가 맘에 들어 수십년지나 지금도 소장하고 있어 소개합니다.
이글을 먼저 읽고 곡의 한번 들어보세요. 그냥 해석되시면 더좋고 그렇지 않다면 밑에 가사를 한번 보시면서 들어보세요.
時には昔の話をしようか 가끔은 옛날 얘기를 해 볼까?
通いなれたなじみのあの店 언제나 가던 그곳의 단골가게.
マロニエの竝木が窓邊に見えてた 마로니에 가로수가 창가에 보였었지
コ-ヒ-を一杯で一日 커피 한잔으로 하루..
見えない明日をむやみにさがして 보이지 않는 미래에 모든 것을 바치고
誰もが希望をたくした. 누구든지 희망에 매달렸지..(*)
ゆれていた時代の熱い風に吹かれて 흔들리던 시대의 뜨거운 바람에 떠밀려
體中で瞬間(とき)を感じた. 온몸으로 순간을 느꼈어..
そうだね. 그래...
道端で眠ったこともあったね 길가에서 잠든 적도 있었지
どこにも行けないみんなで. 아무데도 갈 곳 없는 모두가..
お金は なくてもなんとか生きてた 돈은 없어도 어떻게든 살아갔어
貧しさが明日を運んだ. 가난에 실려 내일이 왔고..
小さな下宿屋にいく人もおしかけ 작은 하숙집에 몇명이든 밀어닥쳐
朝まで騷いで眠った. 아침까지 떠들다가 잠들었지..
嵐のように每日が燃えていた 매일매일이 폭풍처럼 불타 올랐어
息がきれるまで走った. 숨이 끊어질 때까지 달렸었지..
そうだね... 그래...
[P S]
"붉은 돼지"를 안 본 동기에게 이 노래 가사를 들려주었더니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아마 내가 "붉은 돼
지"를 보면서 느꼈던 정체모를 쓸쓸함을 그 친구도 노래를 통해 느꼈었던
것 같다.(그리고 나선 예의 그 "87년에..."가 나왔는데, 어딜 가나 87학
번들이 욕을 먹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87년" 타령이다...).
늘 다니던 단골 가게, 길가에서 잠든 젊은이들, 커피와 가난 그리고
담배로 채우는 나날들, 작은 하숙집,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 그리고 무모
할 정도로 미래를 꿈꾸는 청춘들... 이것은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을 살
았던 우리 선배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이 그토록 소중하게
간직했던 푸르른 꿈이 드리워진 것이기도...
때문에 만화영화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대상을 읊고 있는 이 노래는
청춘의 꿈과, 그것이 어떻게 스러져가면서도 이어지는가를 담담히 바라본
다는 점에서 "붉은 돼지"의 엔딩 곡으로 아주 적절한 것으로 느껴진다.
아무리 그것이 지나친 기대였다 할지라도 꿈에 걸었던 젊은 날의 "모
든 것이 허망하다고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도 어디선가 채 이루지 못한 꿈을 그리며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포르
코 롯소가 "그건 인간들의 일이야"라고 그가 몸 담았던 제도적 틀을 부정
하면서도 나는 것 자체는 결코 부정할 수 없었던 것처럼....
여기에 1920년대의 이태리공산당(PCI)의 창당이라든지, 코민테른, 혹
은 그람시나 라브리올라의 이름을 넣어서 "현실에서 도피했다"고 욕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 명성을 떨치려는 커티스의 꿈이나, 날
고 싶어하는 포르코의 꿈, 어느 것도 다른 것에 의해 부정되지만은 않는
것 역시 이런저런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살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여
백이라고 보고 싶다.
(이런이런... 또 딴 얘기를..)
- 미얀마 사태를 보면 광주를 생각하고 1987를 다시보고 눈물을 흘리고 느낌이 있어
짧은 글을 적어봤습니다. 가끔은 옛 생각하는 것도...
청년일때 처음 봤을때도 너무 좋았는데, 중년이 된 지금 보면 더 더 더 좋네요.
돼지마저 멋있게 보이는 전개와 연출은 정말 미야자키 하야오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해주더군요.
붉은돼지를 봤었죠.
아빠가 젤 좋아하는 애니야.
함께 보고 나서
왜 돼지가 되었는지 저 혼자 신나서 설명해 줬죠.
날지 못하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뿐야!
중년의 나이에 다시본 붉은돼지는 여전히 멋졌습니다.
아마 맨 마지막으로 본 작품이 반딧불의묘 인것 같은데, 이건 내용 모르고 보기 시작했다가 중간에 껐습니다.
내용은 아마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제 입장에선 공감하며 받아들이기 좀 거북스럽더라구요.
그 후로 붉은돼지를 비롯한 일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 색안경이 생겨 버렸습니다. ㅠㅠ
설마 그 때를 영광의 시절로 추억하는게 아닌가? 하는느낌이요.
그리고 또 다른 얘긴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국을 싫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 후로는 저도 그 사람 만화에 대한 애정이 없어졌습니다.ㅎ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작품에선 "전쟁 좀 하지말자" 라는 주제로 귀결되는 작품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인터뷰도 있구요.
https://www.yna.co.kr/view/AKR20150216213700073
미야자키 하야오 "日, 주변국에 원한"…역사문제 해결촉구
송고시간2015-02-17 01:00
16일 닛칸(日刊)스포츠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은 지배되지 않도록 노력한 결과 자신들이 제국주의를 흉내 냈다"며 "결과적으로 3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전쟁을 했고, 원폭이 두 번이나 떨어지는 일을 당했다. 주변국의 원한은 없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방송된 인터뷰에서 이런 역사를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꼽고 나서 "법적으로 해결해도 감정이 풀리지 않고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https://namu.wiki/w/%EB%AF%B8%EC%95%BC%EC%9E%90%ED%82%A4%20%ED%95%98%EC%95%BC%EC%98%A4#s-4.3
미야자키가 한국을 싫어한다는 말은 예전에 한국 쪽에 하청을 줬다가 그 완성도에 실망했었던 일에 대한 표현이 완전 과장되면서 생긴 것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혐한인 것은 아니다. 이 양반은 평소에도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할 때 냉정하기로 유명해서 성우를 들들 볶는 것은 예삿일도 아니며 자기 아들의 작품에도 여과없는 혹평을 내린 사람이다.
이 대사 너무 좋아합니다.
라퓨타나 나우시카처럼 만화적 상상력과 설정, 스피디한 액션에 극적인 구성까지 완벽에 가까운 작품들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후반부에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한번보고 다시는 안 봤는데... 지금 보면 느낌이 다르려나요
(넷플릭스에 있드라구요)
제 인생 ost 입니다.
가사의 내용과는 달리 프랑스의 국가처럼 프랑스혁명기의 노래로
당시 상황과 가사의 대비가
지독한 전쟁중인 이태리와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의 풍경의 대비와 비슷하여
탁월한(?) 선택인데, 왜 이태리에서 뜬금없이 불란서 노래가 나오는지 대체로 궁금해하지 않더라구요.
아이들이 봐서는 이해하기가 힘든 영화라....아재들의 영화입니다.
미야자키 감독 애니의 흥행 기록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때까지 계속 올라갔습니다.
다음 작품에서 흥행이 전작보다 떨어졌지만 그래도 매우 성공했습니다.
전, 이 부분이요!
피오 : 経験?
포르코 : いやインスピレーションだ.
20대 꽤나 큰 수술을 받고 나서 혼자 있던 시절 우연히 비디오 테잎으로 보고 한동안 그 노래만 찾아 다니던 때. 삶에 대한 의미를 찾아 방황하고 헤매던 시절에 찾아듣던 노래입니다.
여백,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 여백이 너무 좋았죠,
활공장면과 음악도 푹빠지게 만들었고요.
이러한 여백 때문에 아다치미츠루의 작품에도 빠져들었던 나의 20대.
돈도 없어서 회비만 내고 보고 있는데 어떤 분이 저희를 보고 코코아를 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감사했는데....)
그때는 그냥 아무 정보도 없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는 것만 듣고 가서 봤었어요. 애니에 밀리터리 마니아였어서
그냥 재밌게 보았는데 나중에 누군가가 나이가 들지 않으면 그 맛을 모르는 애니다 라고 평했던게 기억납니다.
정말 나이를 먹고 또 다시 보니 그 깊이가 애송이였던 10대에 보았던 그것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더라구요.
특히 주제가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아직도 채우지 못한 무언가를 찾아 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지쳐서 뇌세포가 두부가 된 중년 남자를 위한 만화영화로 만들고 싶다"
라고 했죠.
한동안 붉은돼지 이미지를 여기저기 인터넷 프로파일 이미지로 사용하고,
닉네임도 포르코로 썼었네요.
조만간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아이들이 어려서 같이 애들하고 토토로랑 키키 센과치히로 같은건 같이 봤는데,
이건 분명히 이해 못할 듯해서 아껴두고 있습니다. ㅎㅎ
애니메이션도 좋은데 하야오의 캐릭터들과 수채 드로잉은 그 자체로도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40대 후반에서 50대로 접어들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국가라든가 이데올로기 같은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으로써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와 로망에 대해,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달마시아에서 영화화하던 당시 실제로 발발했던 불행한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대한 반추가 더해져, 고민해온 중년의 모습을 페르소나로 투영하여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옛날 얘기를 하듯 그려낸 것 같아요.
현실에 좌절하고 스스로에게 저주를 걸어 돼지의 모습으로 변모했지만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바로 수입이 안 되던 일본 애니를 씨디에 구워 팔던 아저씨..
그 아저씨를 통해 처음으로 하야오의 토토로와 붉은 돼지를 접했죠.
그 이후로 수많은 지브리 작품을 접했지만
아이를 위한 최고의 애니 토토로, 아재를 위한 최고의 애니 붉은 돼지,
이 두 작품을 넘는 애니는 제게 없었습니다.
비슷한 시대, 비슷한 감상으로 시간을 지나온 댓글들을 보니 울컥해지네요.
제가 늙은 게 맞습니다.
> 아이를 위한 최고의 애니 토토로, 아재를 위한 최고의 애니 붉은돼지
2222222 극 공감합니다.
한국에서는 정식 라이선스도 없어 해적판으로 돌아다니던 애니의 오프닝에 한글이 딱!!
(그런데.. 작품에 빼박으로 표기된 오피셜 명칭은 '빨간'돼지.. 였..)
지브리 애니는 보고나면 감정이 흘러넘치게 되더라구요.
1년에 두어번 정도 돌려보는, 카우보이 비밥과 더불어 최고의 애니메이션입니다.
디즈니는 이런거 못 만들죠.
예전에 잠깐 만난 친구에게 이거 인생작이라고 소개해 줬었는데, 다 보고 하는 말이 왜??? 였습니다.
지금의 아내도 그닥? 이라는 분위기더군요.
아무래도 여성분들은 느끼지 못하는, 중년 남성을 위한 무언가가 있는 영화입니다.
외국에선 블루레이로 발매되었으나 한국어 자막이 없어서 그냥 디비디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붉은 돼지는 이상하게 재미가 없어서 초반만 본 상태로 지금까지도 보질 못했네요.
붉은 돼지하고 마녀의 택급편...이 두 개를 아직도 못 보고 있네요.
이제 다 추억이죠…
그림이나 디태일이 대단한것도 아니고
시나리오가 화려하고 독창적이지도 않습니다만
희안하게 집중하고 보고나면 빠져나오지 못해요
음악때문인지 연출? 때문인지 암튼 뭔지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기획
똑같은 연출로 다른 곳에서 만들었다면 진짜 엉망이었을꺼에요
뭔말인지도 모를 에휴..
3.1절이...일본에 희생당한 그역사가
얼마 지나지도 않았습니다
제발 제발 제발요 부끄러움도 없나요?
go ani 명령어도....^^;
그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고 하면 되지 하야짱...글의 품격이 너무 떨어져 보입니다;;
오타도 너무 많네요;; 글의 내용은 좋은데 하야짱이나 여기저기 난립하는 오타 때문에 좀 부담스럽네요;;
동시기에 제작되어 93년도에 같이 개봉할 하야짱 작품입니다.(할배가 요런 재미진걸 만드느라 담담한 일상이야기가 맘에 안들어서 많이 까댔나봅니다. 아...할배...쫌..)
ㄴ "같이 개봉한"이라고 써야 되는데 "같이 개봉할"이라고 써서 문장이 전혀 뜻이 통하지 않는 문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보고 할배가 뭡니까...
그리고 "까댄다"는 표현은 도대체 또 뭔가요...양아치 중고등학생들이 쓰는 표현 아닌가요?
흠..수년만에 다시 봤는데
또다른 북받침이 있다
호텔 아드리아노와 파랗던 바다
지나가 책을 읽던 호텔의 정원과
그녀가 부르던 샹송을 생각한다.
한없이 쓸쓸해지고 상념에 젖는다.
어른을 위한 Porco Ro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