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고 글은 잘 안올리는 아재입니다만,
그냥 문득 생각이 나서 여기에 감상문 하나 올리게 되었네요.
창작물은 언제나 접하는 사람에게 호불호를 선사하는 것이라 취향 프로파일링을 위한 제 프로필을 요약해드리면,
- 40대 중반, 남성
-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 돌아댕기던 무협지 섭렵했으나 그렇다고 매니아는 아니고,
제 나이 때 세대가 다들 그렇듯이 90년대 도서대여점 활황일 때 마침 백수에 가까운 학생이라 이것저것 많이 봄
- 플랫폼이 웹과 모바일로 옮겨온 이후로는 뭐 잘 안보게 되었는데,
핵심 이유는 대충 무료판들 살펴보고 옥인지 돌인지 구분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관계로...
그러다가 뭐 우연하게 이 무협소설을 읽게 되었고,
현재 난생 처음으로 문피아 골드 구매결제해서 날마다 100원씩 넣으면서 보고 있습니다.
제목은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
작가는 '청시소'
기본적인 무협의 골격은 그대로입니다. 정파 9대 문파, 반대에 있는 사파와 그 핵심인 혈교,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있는 세가.
여기에 신선한 점은 친황궁 무력집단인 '입황성'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
그리고 무려 엘프인 명족이라는 존재와 철족이라고 불리는 드워프라는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 있다는 점.
제목도 그렇고,
무협에 엘프와 드워프가 나오는 것도 그렇고,
처음 무료로 볼 때만 해도 '뭐 이거 '요즘 애들' 보는 깊이라고는 한 뼘밖에 안되는 먼치킨 재능충물이겠구만...'이라는 생각으로,
그렇지만 무료라는 점으로 아무 생각없이 몇 편 읽어보는 걸로 시작했던 작품입니다.
유료 전환되고 웹/모바일 무협지에 1원 쓸 생각도 없던 제가 결제하면서 보게 된 이유는 뭐 축약하면 '재미있어서'겠죠.
자세하게 설명해보자면,
문체가 깔끔합니다. 같은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김훈 작가의 문체 향기가 강하게 납니다.
장황하지 않고, 중언부언하지 않으며, 쓸데없는 의성어 등으로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전개가 빠릅니다. 애초에 주인공 캐릭터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시간에 쫓기는 설정이라 주인공 행적 자체가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이건 앞서의 문체의 깔끔함과도 연계가 됩니다.
주인공의 목표는 오로지 시한부 인생을 마치고 천수를 누리는 것이니 주인공의 태도와 동선, 사고 자체가 미치도록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주인공 성장에 맞춰서 주변에 얼쩡대는 하렘...그따위 것들은 아예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디합니다.
무협이라는 장르와 문체는 아재 취향인데,
시한부 + 시한부 체질에서 비롯되는 먼치킨성 + 판타지 요소라는 결합이 은근히 고전 무협과는 다른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뭔가 요즘 나오는 무협물 중 조금 수준이 된다는 것들 상당수가 여전히 만화방 구석에서 답배 꼬나물고 보는 퀴퀴하고 찐득함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재까지의 전개를 보면 히트쳤다고 해서 어떤 작품들처럼 시공간을 초월해서 현대로 떨어진다거나 이세계로 떨어져서 누더기가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공의 안타까운 배경이 결국에는 조금은 비극적이지만 깔끔한 결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네요.
자세한 줄거리는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이 작품은 장점 자체가 스포가 되지도 않을 것 같고 한다고 해서도 의미가 없을 거 같네요.
무협 좋아하시는 분들, 근데 뭔가 무협이라고 하면 천편일률일 거 같아서 지겨움을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추천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겠네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볼만한 무협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