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술전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면서 고양이 털 알러지로 거의 매일 콧물 크리와 부어있는 코 점막으로 제대로 숨 쉬는건 포기 하고 살았습니다.
아마존 직구한 항히스타민제들을 복용하고, 알러지가 더 심할땐 이비인후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병원에서 코 내시경을 할때마다 코 안이 심하게 휘어서 의사분들이 수술을 권했었습니다.
코 안의 휜 연골 (비중격 만곡증)+ 부푼 하비갑개가 한 쪽 콧구멍을 거의 막은 상태 였고,
반대편은 연골이 휘어 넓어진 만큼 하비갑개도 더 커져서 양쪽이 다 막힌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30년 가까이 제대로 숨도 못쉬고 고생하다가 이번 기회에 수슬을 받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2. 수술 병원 알아보기
연말 회사 종무식 후 주말까지 껴서 4일의 연휴가 생겼습니다.
인터넷 후기로는 3-4일 입원하면 전부 끝난다길래 병원을 검색했습니다.
수술을 잘하신다던 세브란스의 교수님은 예약이 다 차고 내년 안식년으로 수술을 할 수 없었고.
다른 대학 병원을 예약했다가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비중격 만곡증 수술과 코 성형을 동시에 해준다는 광고를 보게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은 제 연휴 일정에 맞추기가 어려웠기에,
위의 성형외과에서 상담과 CT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원하는 날짜에 수술 예약도 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병원들과 달리, 수면마취후 수술을 진행하는 병원이었습니다.
3. 수술 당일
3-4일 입원하는 대학병원과는 다르게 비중격 수술 후 몇시간 회복 후 퇴원도 가능했으며, 저는 하루 입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입원병동에서 환자복으로 환복을 하였고, 수숧실로 들어가 누웠습니다.
팔에 링거를 꽂고 여러 간호사분들에게 둘러쌓였고,
안경으로 안껴서 안보이는 상태에서 더 긴장하고 있다가 마취과 의사분이 와서 몇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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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온 몸이 불편해서 움직이고 싶어서 다리에 힘을 줬습니다.
귓가에서 간호사분들이 가만히 계시라는 외침이 들렸는데, 몸이 무언가에 압박당한듯한 느낌이 무서웠습니다.
서서히 지금 상황 파악이 되었고 주변을 둘러보니 수술 후 회복실에 누워있었습니다.
담당 전문의가 와서 수술이 잘끝났다고 말해주셨고, 잠이 쏟아지는데 자지말라는 간호사분 말에 심호흡하면서 버텼습니다.
반쯤 정신없는 상태로 휠체어에 옮겨앉아서 입원병동으로 이동했습니다.
4. 수술 1일차 (입원) - 다음날 퇴원
시간을 확인해보니 수술은 3시간정도 걸렸습니다.
안경을 못써서 앞은 안보이고, 앞으로 몇시간동안 물도 못마신다고 합니다.
수면 마취때문인지 입 안은 완전히 말라있고, 침도 안나옵니다.
수술한 코는 아프지도 않는데 갈증때문에 간호사분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젖은 거즈 여러장이 든 종이컵을 받았습니다.
입술에 한 장 물고 있으니 조금이나마 살 것 같습니다.
아껴가며 물고 있다가 나중에는 입에 넣고 그 거즈 속에 물이라도 빨아먹고 싶어졌습니다...
겨우 3시간을 버티고 이제 간호사분이 물을 마셔도 된다고 말해줍니다.
물 한 컵을 조심스럽게 마시고 나니 천국같습니다.
(도박하는 만화, 카이지에서 그 작은 캔맥주 마실 때 그 감정이 이해가 되려고 합니다.)
여기는 성형외과라 그런지 병원식은 없다고 하며, 캔으로된 영양식을 줍니다.
미숫가루 맛이 나는데 고소하고 맛있어서 그 자리에서 두 캔을 마셨습니다.
거의 24시간만에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주기적으로 진통제와 항생제를 링거에 꽂아줘서 통증은 전혀 없었는데, 반쯤 앉아서 자려니 잠이 오질 않습니다.
2인실인데 옆에 환자가 수시로 목구멍 가래를 석션해야해서 잠을 포기했습니다. 결국 새벽녘에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바로 퇴원 수속을 밟습니다. 3일차에 다시 내원해서 코 안의 솜을 뺀다고 합니다.
5. 수술 1,2일차 (집)
코는 지지대로 고정되어있고, 콧속은 솜이 채워져있고, 콧구멍 앞에는 거즈로 막아놨습니다.
코로 숨쉬는건 불가능합니다. 음식 맛도 모르겠고, 콧물은 솜 사이로 자꾸 흘러내립니다.
휴지로 계속 닦아주면서 집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간헐적으로 재채기가 나옵니다. 병원에서는 재채기를 하지말라고 하는데 제 의지로 막을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 알러지가 원인인지 콧물과 재채기는 이틀내내 나옵니다.
결국 2일차때 재채기를 하다가 한 쪽 솜이 빠졌습니다.
그러자 코 속이 시릴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옵니다.
내일 양쪽 솜을 한번에 빼고 느끼고 싶었는데, 기대했던 영화를 스포당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시원해서 기분은 좋습니다. 재채기도 안나오는거 보니 솜이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6. 3일차 (솜제거) - 4-6일차 (회사 출근)
병원에 가서 솜을 제거했습니다.
익히 들어 솜빼는게 제일 아프다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한 쪽 솜은 재채기로 제거된 상태입니다.
간호사분이 핀셋으로 솜을 꺼냅니다.
눈까지 솜과 함께 콧구멍으로 딸려나오는줄 알았습니다.
눈물 찔끔 흘리면서 한 쪽만 해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코 지지대와 실밥은 7일차때 다시 와서 제거해야 한답니다.
그동안 회사 출근은 합니다. 누가봐도 코수술한게 티가 나지만 그나마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서 다행입니다.
일주일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얼굴이 기름지기 시작합니다.
지지대와 밴드에서는 냄새가 나고 물에 젖으니 더 찐득해집니다...
코가 너무 건조해서 코세척을 시작했습니다.
코 안에 점도 높은 콧물이 걸려있어서 다시 코가 막히는 기분입니다. (풀어도 절대 안나옴)
그러다 언젠가 코세척후 코를 세게 풀었습니다. 살짝 아파서 놀랬지만...
코 안에서 생전 보지도 못한 지렁이 한 마리가 나왔습니다.
염증과 섞인 해삼 창자 같은 녀석이 나오고 나니 콧속이 뻥뚤렸습니다. (더러워서 죄송합니다)
7. 대망의 7일차 (실밥 제거)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담당의와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따로 지지대를 먼저 때어냈습니다.
그 후 케어를 받으러 방을 옮겨서 누었습니다.
일주일동안 붙어있던 밴드 스티커 자국을 제거해줍니다.
포르말린 같은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닦을때는 숨을 참으라고 알려줍니다.
몇 초 동안 닦고 손부채질해주시면서 숨쉬라고 하십니다.
프리다이빙으로 숨 참는건 자신 있었는데, 못버티고 닦는 도중에 숨을 들이마십니다...
콧속이 뻥뚫립니다... 다음부터는 필사적으로 숨 참았습니다.
그 후 코 피지 제거와 얼굴 팩, 레이저로 피부회복 도와주는 케어를 해줍니다.
받다가 잠시 잠들고 코를 골았습니다... 민망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었습니다.
다 끝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코 안 소독을 해주시고, 석션으로 코 안에 있던 녀석들을 다 빼주십니다...
빨려나가는 시원한 소리가 들립니다. (사실 아파서 눈물이 주룩주룩 흐릅니다)
수술 과정에서 오늘 석션이 제일 아팠습니다!!
그래도 집에 이런 석션기 한 대 놓고 싶습니다... 너무 개운합니다.
이 후 실밥을 제거했습니다. (살짝 따끔하더니 금방 끝났습니다 이미 석션의 고통으로 해탈했습니다)
8. 수술 후 느낌점 (2주차)
이제 수술한지 2주차입니다.
그동안 느낀 장단점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8-1. 장점
신기하게도 털 알러지로 인한 콧물 크리는 사라졌습니다.
이러다가 알러지가 다시 심해지기도 하지만, 2주째 알러지약은 먹지 않고 있습니다. 신기합니다.
잘때 코골이도 해결되는줄 알았는데, 코골이는 그대로라고 합니다. (와이프 피셜)
항상 멍하고 졸렸었는데, 잠도 잘자고 상쾌하게 일어납니다. 낮에도 멍한 상태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사라졌습니다.
같이 받았던 코 성형으로 콧대가 살짝 높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 차이를 못느끼지만 주변에서 인물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분은 좋습니다.
괜히 코를 더 높힐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코 끝에는 비중격에서 자르고 남은 연골을 사용해서 세웠습니다. 붓기는 한 달정도 있으면 빠진다고 합니다.
8-2. 단점
아직 코를 만지거나 하면 아픕니다. (와이프랑 뽀뽀하다가 코끼리 부딪혀서 엄청난 고통이 있었습니다...)
안경을 한 달간 못써서 렌즈를 끼는데, 눈에 상당히 무리가 갑니다...
왜 이 수술을 이제서야 했을까하는 후회가 듭니다...
그 외에는 단점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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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이나 안좋은 후기들도 보면서 수술에 대해서 겁도 났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고통받고 있던 비염과 숨쉬기에서 해방시켜준
만족스러운 수술이었습니다.
이 수술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제 경험 내에서는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긴 글이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술후 일주일 동안 기록한 영상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영상도 봐주세요.
/Vollago
병원에서는 재수술을 권할 정도긴 하던데.. 이게 또 애매하더라고요.
잘 관리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ㅜ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