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파일럿'을 읽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 B777 조종사 정인웅 기장님이 쓴 책입니다. 조종사들이 쓰는 문장은 딱딱하고 고지식한 경우가 많죠. 평소 생활이 그러니까요. 이 책은 문장이 유려하고 독특한 유머감각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람 대하는 법과 기계를 대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볼 화두를 던져줍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자기계발서 코너에 꽂혀 있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훈련생 시절에는 교관 대하는 법. 부기장 시절에는 기장 대하는 법. 기장 시절에는 부기장을 대하는 법. 자신보다 높고 낮은 이들을 대하며 깨우친 바를 적어 갑니다. 그 방법들이 좀 많이 고지식합니다. 저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직언하는 겁니다. 훈련생 시절에는 너무 엄격하기만 한 편대장에게 직언합니다. 선배님도 물려받은 지식을 고스란히 계승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으십니까. 바싹 긴장하며 던진 질문에 편대장이 말합니다. 니 말이 맞다. 내가 고칠게. 그래서 그 경험담이 동화처럼 먼 세계의 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베테랑 기장이 되었을 때는 부기장에게 이런 식으로 안면을 틉니다. 자네 정말 잘 생겼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정말 많겠어. 한국을 넘어 에미레이트까지 전세계에 통용되는 첫인사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어갑니다. 내가 실수 대마왕이니까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말해줘. 청춘 열혈 만화에 나올 것 같은 상사 아닙니까.
이건 조종석이라는 공간의 특성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고,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너무나 큰 비극이 일어나니 책임감이 막중한 겁니다. 조종석 밖은 좀 다르죠. 상사가 후배의 성과를 가로채고 이용만 하는 일이 세상에는 빈번합니다. 만만하게 보이면 후배가 리더십을 우습게 보는 일도 있겠지요. 그러나 일반 직장 생활과 괴리된 것만은 아닙니다. 상사에게 결재만 받으면 끝나는 수직 관계로 좁은 시야로만 보면 일이 재미가 없지요. 이 책을 읽으며 관점을 바꾸면 도움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인간 관계론 말고도 여러 에피소드들이 인상 깊습니다. 비행훈련중 순직한 동료 훈련생의 시신을 수습하여 관을 채워 가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슬픔을 삼키고 '아들이 국가에 큰 폐를 끼쳤습니다' 인사하는 아버지 이야기. 2000년 9월, 태풍 한가운데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를 태우고 제주도로 비행하던 이야기. 허큘리스 밖에 참치를 매달아 냉동참치 만드는 추운 이야기. 에어컨이 없어 50도까지 올라가는 공군 사이테이션 조종사의 더운 이야기. 슬프고, 웃기고, 황당한 여러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꽤 흥미로운 내용이죠? 읽고나서 찾아보니 저자가 브런치에 연재하는 내용이 있더군요. https://brunch.co.kr/@vincentjung#articles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갖는 분들이 읽어 보시면 좋은 내용일 것 같습니다.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읽어보고싶게 잘쓰셨네요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3523920578
정인웅 기장님 페북 프로필입니다. 여기서 계속 연재하고 계세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곧 읽어보겠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나랑은 다르구나란 생각이 들뿐입니다.
그저 빈댓글의 이유가 위 첨부된 링크 참고만 했을 때 좀 빈약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다른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저는 저게 어그로로 보이진 않습니다.
관심을 끌고 자극적인 내용의 글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분란을 일으키거나 악의적인 행동을 했다곤 보이진 않습니다
클리앙에 숨어있는 벌레들이나 댓글 알바들 수준의 글이 아니라면 저 정도의 의견 피력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잘못된 부분은 소통하면서 고쳐지는거죠. 선순환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댓글은 저런 행동을 관용하란 의미가 아닙니다. 지레짐작하신겁니다.
관용이란 표현보단 관대란 표현이 맞겠죠(아마 관대를 말하시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