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Revel의 C30 센터 스피커를 해체하면서 적출해낸 미드우퍼 유닛 2개를 가지고 플로어스탠딩 2웨이 스피커를 작업한 자작기입니다.
그동안 꽤 물량투입형 자작을 많이 했는데, 이번 자작은 좀 케이스가 다릅니다.
우선 사용자가 제가 아니고 선물용입니다. 와이프 지인 중 젊은 부부가 이번에 새로 집을 장만해서 이사하게 되어 집들이 선물로 제작한 물건입니다. 주로 남편 분이 사용할 것인데 음악을 좋아하지만 오디오파일은 아닙니다. 현재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는데.. 제가 사용한다면 무조건 음질 위주로 만들겠지만, 젊은 부부에게는 음질 못지 않게 사용 편의성이나 라이프스타일에 얼마나 적합한 지가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액티브 스피커로 제작해서 시스템 구성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저 자신도 기존 부품의 재활용이나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부품 사용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아직 무늬목 작업이 안된 MDF 상태이지만 소리튜닝은 끝난 상태입니다. 높이는 90cm로 적당히 아담한 사이즈입니다. 집이 25평 아파트라서 북쉘프를 고려했지만 스탠드 없이 듣기엔 음질적 손해가 많아서 아예 톨보이로 구성했습니다. 다만 유닛 자체가 톨보이보다는 북쉘프에 적당해서 내부에 칸막이를 두어 실제 용적은 22리터 정도의 위상반전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의 뒷판을 보면 액티브로 구성한 탓에 단자가 많습니다. 소스도 블루투스와 일반 아날로그 입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알리에서 구입한 블투 모듈은 APT-X HD와 LDAC까지 지원하고 DAC은 9018k2m이 사용되었습니다. 내장 앰프는 3116D2 기반의 초소형 모듈을 장착했고 24V 공급시 대편성만 아니라면 스피커 구동은 그럭저럭 해 줍니다. 앰프 출력과 스피커 단자를 노출하여 별도 파워앰프를 연결하면 평범한 패시브 스피커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단 이때는 블투모듈은 사용할 수 없겠죠.

MDF 두께도 이전 자작할 때는 25mm이상, 전면은 60mm에 달하는 약간 오버엔지니어링적인 스펙으로 만들었지만 이번엔 전면 36mm, 나머지 20mm로 가성비 위주로 작업했습니다. 통울림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음이 살짝 번지긴 하네요.


레벨에서 적출해낸 미드우퍼. 센터로 사용될 때는 더블우퍼로 구성되었는데 이번엔 좌, 우에 한개씩 들어갑니다. 유닛 자체의 주파수 응답특성이 매우 평탄한 편이라 크로스오버 설계가 쉽습니다.

트위터는 알리에서 구입한 저렴한 리본 트위터를 사용했습니다. 스캔스픽이나 아큐톤, 문도르프 등의 고급 트위터를 즐겨 썼지만 사실 수십배 가격차만큼 성능 차이가 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매칭되는 우퍼와 음압 보정에는 신경을 좀 써야하죠.

위 그래프는 네트워크를 걸지 않은 상태에서 순수 유닛만의 주파수 응답을 측정한 것입니다. (물론 우퍼는 22리터 통에 넣고 측정했습니다). 아무런 보정회로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우퍼의 응답곡선이 평탄한 편입니다. 2k 대의 피크는 완만해서 1차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원래 Revel은 고차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닛 자체의 감쇄가 일정해서 실제 회로는 3차 정도로 구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자체 감쇄와 맞물려 음향학적으로는 4차 기울기를 갖게 되죠. 반면 트위터는 4K부터 감쇄가 일어나므로 COP를 높게 잡던지, 아니면 음압을 낮춰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애초에 리본 트위터는 3k 이하는 제 소리를 못내는 경우가 많아 직접 들어보고 거슬리는 치찰음이나 거칠은 음이 나지 않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우퍼에 2차와 변형 조벨필터, 트위터에 2차와 LPAD를 붙여서 보정한 주파수 응답입니다. COP가 2.9k 정도인데, 알리발 저렴이 트위터는 음압감소가 심하지만 기울기와 음압을 맞춰주니 3K대에서 소리가 거칠지는 않았습니다.

최종 주파수 응답 곡선입니다. FDW 1/48 옥타브 걸었고 트위터와 미드우퍼 중간높이에서 50cm 거리의 축상 응답 곡선입니다. 대략 45Hz 까지는 상당히 평탄하게 재생해 줍니다. 2웨이 톨보이에서 45Hz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꽤 좁은 공간에서 들을 것이기에 오히려 저역대가 넘치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포트 공진점은 현재는 약 40Hz 정도 되는데 조금 더 주파수를 올려서 튜닝을 하려 합니다. 3.5kHz에서 약 3.4옴까지 임피던스가 떨어지네요.

크로스오버 대역에서의 위상 매칭을 보기 위헤 역상으로 연결해서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COP에서 대략 22dB 정도 딥이 생겨 있고 위상은 어느 정도 잘 일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적으로 튜닝한 소리를 들었을 때, 독특한 개성이 있거나 달콤한 소리를 들려주지는 않습니다. 사용된 Revel의 우퍼가 애초에 중립적인 성향이고 트위터도 리본이긴 하지만 리본 특유의 색채보다는 무난한 소리를 내 주고 있습니다. 사실 트위터는 1조에 3만원 약간 넘는 가격인데 이 정도면 뭘 더 바랄까 싶습니다. (플레이트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직접 만져보면 저렴한 티가 나지만 마감은 괜찮아서 그냥 보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가성비 위주의 무난한 소리라곤 해도 소리마저 흐리멍텅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내장된 3116D2 앰프모듈을 쓰지 않고 제 메인 앰프인 이모티바 XPA-2 Gen2 (AB클래스) 또는 아이스파워 700AS2(D클래스)에 연결하면 확실히 음의 색채가 강해지고 심지있는 소리가 나더군요. 저음이 훨씬 덜 풀어집니다. 앞단의 변화를 충분히 표현할 만큼의 능력은 됩니다. 하지만 오디오파일이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300W급 앰프를 따로 물리게 할 순 없고, 내장된 앰프로도 대편성곡만 아니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정도는 되는 거 같습니다. 나중에 무늬목 마감 완료되면 내장 앰프나 블투도 함께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세상에 하나뿐이 없는 수준급 스피커라니 ㅎㅎㅎ 선물 받으신분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