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IT 기기를 좋아하다보니 신제품이나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을 보면 급뽐뿌가 올때가 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는 주력으로 서피스북2 13.5인치를 쓰고 있고, 서브로 뉴맥북2016과 삼성 크롬북 플러스를 쓰고 있습니다. 서브는 출장이나 테스트룸에서 사용할때만 잠깐씩 씁니다.
회사 업무에서는 G-suite를 사용하고 있어서 크롬북으로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만, 윈도우 전용 프로그램을 가끔 사용하므로 주력은 윈도우입니다.
삼성 크롬북 플러스를 쓰면서, 출시 연식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와 리눅스 지원은 생각보다 쓸만했지만, 해당 제품은 360도로 접히기는 했지만 키보드가 분리가 되지는 않기에 무거워 안드로이드 태블릿처럼 간단히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크롬OS 기반에 키보드가 분리되는 제품이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가격대가 크롬북 치고는 비싼 제품이어서 선뜻 뽐뿌가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초에 Lenovo에서 키보드 분리가 되는 Chromebook Duet을 $279에 내놨습니다.
Lenovo Chromebook duet (출처 : www.lenovo.com)
키보드를 분리하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처럼도 쓸 수 있겠다 싶어 가성비가 높아보이는 제품이라 눈여겨보았고, 최근에 이베이에서 리퍼로 $183에 구할수 있었습니다.
주문하면서도 사실 긴가민가 한게, 이 제품은 AP로 미디어텍의 Helio P60t를 장착했다고 되어있는데, 사실상 아마존 Fire HD 10 (2019)와 동일 AP입니다.
집에서 아이 동영상 머신으로 Fire HD 10 (2019)를 사용하고 있는데, 동영상 머신으로는 훌륭하지만 웹브라우저만 실행해도 느린 느낌이기에, 이 크롬북 듀엣도 성능에 발목잡히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기나긴 해외 배송의 시간이 지난후 제품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커다란 박스에, 본체, 부착가능한 키보드, 자석식으로 뒷면에 부착 가능한 킥스탠드 겸용 후면 커버, 충전기, 충전 케이블이 담겨있었습니다.
[하드웨어 외관]
본체는 10.1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린 제품으로 본체 무게는 대략 450g으로 일반적인 10인치대 태블릿과 비슷한 무게입니다.
키보드 커버랑 킥스탠드 커버를 붙이면 945g정도로 상당히 무거워집니다
디스플레이는 16:10 비율의 1920x1200 해상도의 10.1인치 IPS 디스플레이입니다. 400nit로 상당히 밝고, 화질도 괜찮습니다.
거치 모드에서의 크롬북 듀엣
하드웨어는 가격대를 감안하면 상당히 훌륭합니다. 본체는 단단하면서도 모서리는 곡선 처리하여 싼마이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카툭튀 디자인이며, 후면은 투톤으로… 조금 애매한 디자인입니다만,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후면의 투톤 디자인과 카툭튀
우측에는 볼륨 업/다운 버튼과 전원버튼, 그리고 충전겸 데이터 통신, 그리고 외부 화면이 출력가능한 USB-C포트(USB 2.0)가 1개 있습니다. 충전과 동시에 외부 장치를 쓰거나 화면 출력을 하기 위해서는 허브를 추가로 이용해야 합니다. 3.5mm 이어폰 단자는 요즘 대세에 따랐는지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체 우측에 위치한 볼륨 업/다운, 전원 버튼, USB-C포트
스피커는 키보드 부착 기준 위쪽으로 좌우에 있어서 가로 모드에서 동영상을 볼때 스테레오로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쿼드 스피커가 아니지라 세로모드에서는 화면 방향에 따라 좌측 혹은 우측에서만 소리가 나는 구조이지요. 음질은 전체적으로 고음이 강조된 듯한 소리로... 그냥 스피커가 있다는 정도로만 하죠.
상단에 위치한 스테레오 스피커
키보드 역시 싼티가 나지 않습니다. 본체와 자석으로 연결되며, 접착력이 상당해서 가까이 대면 철컥 하고 붙습니다. 키보드 커버에는 터치패드까지 있어, 마우스를 충분히 커버해줍니다.
그리고 후면 킥스탠드 겸용 백커버 역시 뒷면과 자석으로 붙으며 역시 접착력이 좋아 본체와 떨어질 염려는 없어보입니다. 킥스탠드는 서피스처럼 자유롭게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패브릭 재질이라 이쁘고 쉽게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았습니다.
패브릭 재질의 자석 부착식 후면 킥스탠드 커버
더불어 해당 제품은 USI 형식의 펜 입력도 지원되는데, 아직 USI 형식의 펜은 HP에서만 발매를 하였고, 그것도 물량이 부족해서 웃돈이 붙어있는 상태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곧 레노버 및 ASUS 같은 곳에서 USI 펜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추후에 가격이 안정되면 펜도 구매를 해볼 생각입니다.
동봉된 충전기가 5V/2A라 10W급 충전만 가능할줄 알았는데, USB-PD 충전기에 물려보니 9V/2A의 18W급 충전이 되는걸로 보입니다.
동봉된 10W 충전기 (5V/2A)
[Chrome OS]
Chrome OS는 기능 개선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서 Google Play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쉽게 설치 및 사용이 가능하며, 아직까지는 Beta 딱지가 붙어있지만 가상머신으로 Linux까지 사용이 가능하여 그 사용성을 보다 많이 넓혔습니다.
안드로이드 및 Linux 설정 매뉴
국내 웹 환경은 예전보다 ActiveX 제약이 많이 없어져서 Chrome 브라우저를 통해 할 수 있는게 많아지고, 부족한 엔터테인먼트 쪽은 안드로이드 앱으로 동영상 재생, 만화 뷰어, 게임 등을 돌릴수 있게 되었고, Linux 가상 머신을 통해 Shell도 사용하고, Linux 앱을 설치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Linux를 제대로 돌리려면, 보다 사양이 높은 제품을 써야겠지만, 간단한 툴이나 프로그램은 설치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리눅스 쉘과 리눅스용 Filezilla 실행
아까도 언급했지만, Fire HD 10 (2019)와 사실상 동급의 AP인 MediaTek의 P60T(8-core / Mali-G72 MP3)가 탑재되어 있어 성능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체감 성능은 좋았습니다. Chrome 브라우저에서 웹 검색 등은 충분히 빨랐고, UI 반응 속도도 괜찮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새삼 Fire HD 10 (2019)의 최적화가 좀 많이 모자란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윈도우10 환경에서의 저사양 기기에서는 Chrome 브라우저가 상당히 버벅거리지만, Chrome OS에서의 Chrome 브라우저는 저사양에서도 상당히 빠른 속도를 보여줍니다.
기존에 쓰던 삼성 크롬북 플러스의 OP1(RK3399) AP와는 Geekbench5 기준 싱글 성능은 비슷하고, 멀티 성능은 20%가량 빠릅니다. 코어가 2개 더 많은게 점수로 반영된건데, 사실 체감성능은 쥐꼬리만큼 더 빠른것 같습니다만, 삼성 크롬북 플러스가 상대적으로 더 고해상도(2400x1600)여서 그렇게 느껴지는걸수도 있습니다.
시스템 메모리는 4GB로, Chrome 브라우저에서 많은 탭을 열고 쓰기에는 부족할지 모르겠으나, 간단한 웹서핑 정도의 서브 용도로는 나쁘지 않은걸로 생각됩니다.
Geekbench 5 벤치 결과
내장 스토리지는 eMMC로 64GB입니다. 이 제품은 64GB/128GB 2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eMMC라 속도는 그저 그렇고, 외장 MicroSD 슬롯이 없어서 용량 확장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 Chrome OS 환경에서는 그닥 용량이 큰게 필요가 없고, 안드로이드의 경우도 고용량 앱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64GB라도 용량은 충분하더군요. 동영상도 대부분 유튜브, 넷플릭스, NAS 등을 이용해 스트리밍으로 이용하기에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64GB면 대부분 용량의 반 정도는 남는게 보통의 저의 사용 패턴입니다.
64GB의 저장 공간에 필요한 앱과 리눅스 영역을 잡고도 25.8GB의 여유 공간.
USB-C를 통해 외부 모니터로 화면 출력(미러모드/확장모드)도 가능합니다. 다만, 4K 모니터를 연결해도 출력 해상도가 1920x1080 24hz가 최대입니다. 3년전 출시된 삼성 크롬북 플러스가 USB-C로 4K/60Hz까지 출력되었는데, 이부분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적어도 FHD/60Hz 출력은 될줄 알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USB-C 허브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USB 2.0이라 현재 기준으로는 속도면에서 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과의 연동성도 지원이 됩니다. 안드로이드 폰을 통해 크롬북을 잠금 해제할 수 있고, SMS도 웹을 통해 수신/발신이 연동이 되는것 같은데… 제가 아이폰을 사용하니 이 부분은 실제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간 아이폰-맥북처럼 문자 뿐만 아니라 전화 통화까지 연동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크롬OS - 안드로이드 폰과의 연동
[거치형으로의 사용]
키보드와 킥스탠드 백커버를 붙이면 서피스와 같은 형태로 거치형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키보드 타이핑감은 키보드 커버 치고는 괜찮으며, 아직도 잘 적응이 안되는 뉴맥북2016의 나비식 키보드(최근 3세대로 교체 받았는데보다는 훨씬 좋다고 생각됩니다. 키 피치는 18mm로 상당히 크나, 이로 인해 키보드 우측 일부 키(괄호키 및 콜론 키 등)는 절반 정도의 사이즈로 들어가 있으며, 해당 키들은 자주 사용하는 키는 아니니 괜찮은 선택인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잘 쓰지 않는 키를 줄여놓은 분리형 키보드
터치패드는 맥북과 같은 미끌한 재질은 아니라 마찰력이 좀 있는 편이며, 감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멀티터치 제스처도 지원이 되어, 굳이 화면 터치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합니다. 다만 제꺼의 문제인지 트랙패드는 뭔가 손만 대도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네요.
키보드 커버를 닫을시 커버가 본체에 붙는게 아니라 이리저리 움직이고 커버가 쉽게 열리게 됩니다. 자석을 달아주었으면 훨씬 좋았을것 같네요.
일반적인 노트북 환경에서는 사실 뭐, 특출난건 없네요.
[태블릿형으로의 사용]
사실 제일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키보드가 없이 Chrome OS가 과연 쓸만할까?
지금 쓰고 있는 서피스북2도 화면과 키보드가 분리되는 모델이지만, 윈도우에서는 태블릿 모드가 생각보다 별로여서 자연스레 거의 안쓰게 되더군요.
마찬가지로 삼성 크롬북 플러스 역시 화면 터치에 내장 펜까지 있는 제품이지만, 키보드 분리가 되지 않아 무거워서 굳이 태블릿 모드로는 사용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크롬북 듀엣은 일반적으로 키보드를 분리한 상태로 사용하고, 키보드가 꼭 필요한 경우만 붙여서 사용하면 되니, 일상 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아져서 더 자주 사용하게 되더군요.
키보드를 본체에서 분리하게 되면 태블릿 모드로 자동 전환이 됩니다. 홈 화면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앱 드로우를 열었을 때처럼 설치된 앱 아이콘이 표시됩니다. 하단에는 자주사용하는 앱 런처바가 떠 있습니다.
태블릿 모드에서의 홈 화면
앱 실행된 화면에서는 하단 중앙의 조그만 제스처 바가 떠있고, 제스처를 통해 앱 전환 앱 실행기 불러오기, 홈화면 이동 등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화면 왼쪽 베젤에서 화면쪽으로 스크롤하면 안드로이드의 Back 키 입력과 동일하게 동작합니다. 제스처 바를 위로 스크롤하면 앱 런처바가 표시되고, 그 상태에서 더 위로 스크롤하면 현재 실행중인 앱 목록이 표시됩니다. (Windows의 alt-tab 누른 상태처럼)
실행중인 앱 목록 표시
거기서 다른 앱으로 전환도 가능하고, 안드로이드처럼 화면 분할하여 앱을 동시 표시도 가능합니다.
안드로이드 앱들 대부분은 큰 위화감 없이 잘 동작하며, 유튜브나 넷플릭스 앱도 설치 및 정상 동작됩니다. 다만, 넷플릭스 앱은 해상도가 FHD가 아닌 HD정도로만 재생이 되는것 같습니다. Chrome 브라우저를 통해서는 FHD까지 재생되는걸 확인했습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굳이 안드로이드 앱 설치 없이, 크롬 바로가기로 아이콘만 생성해두고 이용하는게 더 나은것 같습니다.
크롬에 기본 탑재된 파일 앱은 기본 기능만 충실하여 부가 기능에 아쉬운게 많은데, 안드로이드의 Solid Explorer 등을 사용하면 충분히 보완/대체가 가능했습니다.
동영상 앱은 nPlayer나 MX Player 모두 잘 동작하고, MS Office 앱이나 Onenote 앱도 잘 동작합니다.
게임은 딱히 하는게 없어서 예전에 유료구매했던 화이트데이랑 Monumentvally 2, 그리고 Mame 애뮬정도를 설치해서 돌려봤는데, 느리지 않게 잘 동작하더군요.
가상키보드는 크롬 기본 가상키보드도 괜찮은데, 한/영 전환시 조금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에서 익숙한 Gboard 앱과 같은 다른 가상키보드 앱을 설치해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으로 간단한 용도의 안드로이드 태블릿 대체가 가능할걸로 생각됩니다. 다만, 금융앱은 예전에 듣기로는 크롬북에서는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금융앱은 주로 폰에서 사용하다보니 크롬북에 설치해서 테스트를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본인 인증 및 인증서 복사 귀찮...)
간혹 화면이 켜진 상태에서 1분 정도 아무 터치 입력 없는 상태에서, 터치를 하면 터치가 안먹고, 약 2~3초후부터 터치가 되는 이슈가 있습니다. 해외 사이트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있는걸 보면 버그성인것 같은데, 업데이트로 해결이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게 상당히 불편함을 유발하더군요.
[장점]
- 괜찮은 화질의 디스플레이 탑재 및 가격 대비 좋은 하드웨어 마감.
- 키보드 커버, 킥스탠드 겸용 백커버까지 포함되어 추가 지출 필요 없음.
- 상당히 쓸만한 Chorme OS와 Android의 조합.
- 서브 용도의 노트북과 간단한 태블릿 사용 패턴에 제격.
- Linux는 덤!!!
[단점]
- 싸구려틱한 음질의 스피커.
- USB 2.0 지원의 USB-C 포트가 단 1개뿐.
- 외부 모니터 출력이 1920x1080/24Hz 까지만 지원.
- (현재까지는) 전용 USI 방식 스타일러스 구하기 힘듬.
[한줄 요약]
- 안드로이드 태블릿 대체도 가능해보이는 가성비가 좋은 2-in-1 크롬북!!!
태블릿형으로 쓸때는 커버도 매번 분리해서 쓰는데 좀 귀찮네요 ㅎㅎㅎ
그리고 스피커 볼륨이 다른 기기에 비해서 좀 작은것 같습니다
아 근데 한 2달 빡시게 썼는데, OS가 맛이갔다며 부팅이 안되서 AS갔습니다 - USB복구도 실패. 크롬북을 5대정도 썼는데 이런적은 처음이네요...
개인적으로 태블릿이나 노트북의 사용량이 많지 않은지라 이 정도면 범용으로 딱 적당하네요~
그래서 폼팩터가 비슷하게 나오고 성능이 더 좋고 더비싼 갤탭 S7을 구매한건 함정 ㅡㅡ;;
갤탭 오늘 오는데 크롬북을 어찌 처분을 해야할지 고민이네요 ㅜㅜ
만듬새로 좋고 생각보다 빠릿하여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확실히 이가격으로 쓰기에 만족도가 높은기기인거 같습니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어보이고..
상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그리고 크롬으로 보는 넷플릭스나 솔리드 익스플로러 관련 내용을 보면서 사람하는 거 다 비슷하구나 싶었습니다 ㅎㅎ
아니면 화면 해상도를 조절해보면서 적절한 비율을 찾아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혹시 USIM 슬롯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검색해봐도 USIM 슬롯 얘기가 없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