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 에어컨 셀프 청소 후기: 이걸 왜 했을까
"여러분의 황금같은 주말 시간을 아껴드리고자 이 후기를 씁니다."
프롤로그:
남자란 생물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도전심, 호승심, 시간이 남는다는 착각에 엄청난 시도를 하게 됩니다.
특히, 청소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하는 DIY적 "거 참 좋은 생각이구만 그래!" 하는 발상이 뇌와 신체의 행동을 지배합니다.
특히 유투브에, "에어컨 청소, 당신도 혼자 할 수 있다" 이런 타이틀만 보이면 까짓거 피스박던 실력 어디 가겠어? 한 시간 투자해서 큰 돈 아낀다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상상 속 상남자의 모습은 자신의 집을 관리하며 모든 걸 고치고, 공구상자나 공구실 하나 정도를 있고, 가라지에서 멋지게 차를 수리하는 아메리칸 마쵸맨을 떠올렸기 때문에 에어컨 청소를 하는 제 모습을 그렸습니다.
어차피 여름 초에 시작하지 않은 에어컨 청소, 날씨 좀 선선해지고 에어컨 쓰지 않아도 되는 날 해버리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했습니다만....
시작:
에어컨을 분해하고 하는 순서는 어렵지 않습니다. 유투브에 잘 찾아보시면 자신의 에어컨 모델과 같은 에어컨을 청소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설명서를 잃어버렸더라도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서 금방 따라할 수 있어요.
문제는, 따라하다가 부품을 부러뜨리면 안됩니다. 그래서 시청할 때 어디가 약하고, 어디서 주의를 해야 하고, 피스가 몇 게 빠지는지 유심히 보고 시작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시작할 때 구연산과 물을 섞어서 뿌려주기만 하고 끝내려 했습니다. 그게 훨씬 쉽고 빠르니까요.
그런데, 에어컨을 연 순간
(밥맛이 떨어지는 장면은 모자이크로 숨겼습니다)
아, 이 에어컨은 내 도움이 필요하다.
주말에 다른 할 일이 있지만, 난 이것을 해야겠다!
이런 제 심리였습니다.
유투브를 보며 하나하나 따라했고, 해체까지는 정말 쉬웠습니다. 해체 까지는요.
문제는 바로 청소에 있었습니다.
과정:
유투브에 "에어컨 청소"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첫 화면을 바로 긁어왔습니다.
여기 유투브에 들어가서 보면 대부분 분해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고, 청소 장면은 빠르게 스킵합니다.
저도 그래서
'분해까지만 성공하면 나머지는 별일 없구나' 이런 마인드로 청소에 임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습니다.
청소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고, 이 과정의 완수에 따라 청소 퀄리티가 확 바뀌는 구간이었습니다. 세밀한 부위를 얼마나 깨끗이 하냐가 관건인데, 일반인 기준으로 도구가 없다면 이루기 힘듭니다.
청소를 시작하기 전 축축한 곰팡이를 만지며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집에 안 쓰는 칫솔로 한 번 닦고,
구연산수로 한 번 닦고, 다시 물로 행구고,
다시 닦고
물로 행구고
다시 닦고
아무리 닦아도 잘 떨어지지 않는 부분은 쉽게 씻겨 나가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는 멘탈이 괜찮았는데, 문제는 저기 보이는 송풍 필터입니다.
문제 NO1.
칫솔로 닦고 물로 행굴 때 팡이들이 많이 나오길래 뿌듯함을 느꼈는데, 청소하면서 이상하게 계속 조금씩 나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계속 닦다보니, 저 날개 사이가 전혀 청소가 안 되더군요.. 면봉도 넓은 틈 사이로만 들어가고, 작은 틈으로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전혀 나아질 기색이 보지 않길래 어느 정도 선에서 포기했습니다. 정신 건강에 좋겠더라구요. 유투브에서 한 영상을 보고 나서야, 전문가의 손길과 전문가의 도구가 필요하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상에서 같이 고압세척기로 송풍기를 닦아줘야 안에 찌든 팡이까지 모두 제거가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집에 스팀 세척이 가능하시면 뿔려서 지우는 방법도 있구요....
집에는 고압세척기도, 스팀을 쏠 무엇인가도 없어서 그냥 포기하니 마음이 허탈해졌습니다. 당초에 뜯어서 아예 깨끗한 에어컨 좀 쓰자는데, 그게 전혀 불가능해져버리는 순간이니.....
문제 NO.2
보양 비닐이 없습니다.
보양 비닐이라기 보다, 물받침대를 하나 놓고 마음껏 구연산수나 스팀이나 물세쳑을 진행할 도구가 없어서 냉각팬을 깨끗하게 닦지 못했습니다. 유투브에서 보면 튼튼히 받쳐놓고 말끔하게 닦던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게다가, 스템 청소도 고압 세척도 불가능하니 별로 개운하지 않은 점 또한 있습니다.
냉각팬은 송풍팬 (쿨링팬)을 달다가 맨속으로 하면 다치기 쉬운 구조인데, 조심조심하며 송풍팬을 달다가 냉각팬이 조금 더러운 모습을 보면 멘탈이 흔들립니다. 결국 계속 머리 속에 같은 생각만 맴돕니다.
'여기까지 깠는데 결국 송푼팬, 냉각핀 둘 다 제대로 청소도 못했네'
이거 청소 하자고 30~40 써서 고압세척기에 스팀기까지 구매할 수 없으니..... 울화가 치밀어옵니다.
결말:
약 2시간이 넘게 작업을 끝마치며 피스를 박으며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이 가격이면 동네에 사람 불러서 6만원에 청소할걸.'
게다가 송풍기에서 조금 소리가 나는데............
거슬리지는 않지만 분노가 배가 됩니다.
빨리 씻고 멘탈 다스릴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결론:
기회비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황금같은 주말 1시간이라도 더 쉬기 위해,
한 가족의 가장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청소로 가정의 청결에 이바지 하기 위해 소정의 돈을 사용해서 전문가의 손길을 받는 게 더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청소 서비스를 여름 초에 한 번 받고 일주일에 한 번 필터를 청소하고 구연산 1:10으로 섞어서 뿌리고 곰팡이 관리만 해준다면 일년 충분하게 쓰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결국 에어컨 셀프 청소는 시간도 쓰고, 마음도 쓰고, 돈 (분무기 8천원 구연산 3천원)도 써서 미완만 남은 청소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도구가 있고 없고가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이런 분에게 에어컨 셀프 청소 추천드립니다:
집에 고압세척기나 스팀 청소 도구가 있으신 분:
의외로 차량 관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이신 분:
자취방에 에어컨은 더럽고 돈을 써서 청소까지는 무리라면... 시도해볼만 합니다. 주의 사항은, 물받이 및 보양비닐을 제대로 구매하시고, 송풍팬을 아에 하루 정도 뿔려서 닦는 방식으로 한다면 더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을겁니다. 집에서 연습 한 번 해보고, 여친 자취방 에어컨 청소를 해준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겁니다.
혹시, 공학이라던가, 건축이라던가, 과 공부가 매우 다망하다면 그냥 .... 청소 기사님 부르세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신 분:
그래도 말리고 싶습니다만, 처음 시작할 때 그 고양감은 좋았습니다. 그래도 꼭 보양 비닐 (물받이), 큰 비닐 (송풍기 절여둘 것), 장갑, 분무기, 구연산은 꼭 구매하시고 진행하세요.
이런 분에게 에어컨 청소 서비스를 추천드립니다:
집에 도구가 없으신 분:
분무기, 칫솔로도 시작은 가능합니다만, 하고 나서 완벽한 청소는 불가능합니다. 열어서 청소가 완벽하지 않다면 그 허탈함은 정말 안 좋습니다. 기사님이 청소하시면 청결, 노동, 마음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 야후를 외치게 됩니다.
주말 휴식이 중요하신 분:
여름 6만원이면 (혹은 대형 에어컨이면 더 비싸겠죠) 꽤 비싸다 생각하지만, 한 계절의 길이와 본인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깔끔말끔하게 되니 더 좋고, 직접 노동을 안 해도 되니 좋지요.
기계에 자신 없으신 분:
난이도는 대략 컴퓨터 조립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나사만 풀고 조이면 정도인데.... 자칫 잘못 움직이다가 에어컨이 부러지는 사태가 있을 수 있으니, 걱정 되신다면 기사님 부르시고 관리만 잘 해주시면 됩니다.
저도 워터픽으로 가끔 청소용으로 쓴다는...ㄷㄷㄷ
특히 LG 에어워셔 안에 물레방아 같은 부품... ㄷㄷ
다이소나 시장 봉투판매점에 가시면 김장용 봉투 팝니다. 다이소에선 4장 천원인가 2천원이예요.송풍팬보다는 커야됩니다. 이거 사다가 물을 넣고 락스나 세제, 구연산(또는 베이킹소다등등)을 넣고 송풍팬을 넣습니다. 요령은 1.빈 공간이 최대한 없게 하되 2.송풍팬은 잠기게 할것 입니다.
이렇게 해서 팬 넣고 봉투 꽉 잠궈서 물 안새게 해서 화장실에 뒀다가 갈때마다 잠깐씩 흔들어주거나 뒤집어주면(팬이 완전히 잠기게했다면 상관없지만 봉투크기나 공기빼고 묶기가 좀 어렵기 때문에..) 됩니다. 넉넉잡고 한나절~하루 묵혔다가 꺼내서 물로 좀 헹궈주면 됩니다. 너무 구석이나 두꺼우면 일부 미처리된곳이 있는데 면봉으로 5분내에 끝납니다. 락스로 씻었으니 좀 넉넉하게 헹궈주시고 말려서 재조립하시면 되요.
이 봉투방법은 구멍이 장고 많아서 씻기힘든 욕실슬리퍼세척에도 좋습니다.
보양 비닐은 다이소 에 가면 약 3000천원 치만 사도 충분 합니다.
고압세차는 집근처 세차장 있으면 거기로 가시면 됩니다.
아니면 큰비닐에 물에 락스 타서 24시간 놓아두셔도 완전히 녹고 없습니다.
큰비닐로 다이소 에 서 천원에 팔구요..
고생하셨습니다.
2. 송풍팬까지 분리했습니다. 다 분리하고 나서 알아낸 것이...작년 설치기사가 제품 간섭난걸 억지로 고정했더군요 ㅜㅜ;
3. 집에 커처 SC3 라고 스팀청소기가 있어서 냉각핀부터 송풍팬까지 쉽게 세척했고 하단 물받이를 분리하지 않은 상태로 청소하면 비닐도 필요없습니다. 스팀청소기는 4bar 정도 밖에 안되서 물도 거의 안튑니다.
그냥 틀어도 바람따위에 안실려나올거야...
라고 자기최면을 걸면서 버팁니다 ㅋ
저희는 거실에 타워형 안방에 벽걸이형 두개 1년에 한번씩 하니 세상 깨끗합니다~
여름 내내틀고 청소는 비수기(?) 겨울에 하면 비용도 쌉니다.
커버 씌워두면 더 좋구요~
사실 에어컨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사이즈 때문에 그렇습니다
업소용 천장에 다는 대형제품들은 크기가 넉넉해서 송풍팬도 일반 프로팰러형태라 애시당초 곰팡이도 잘 안생깁니다 먼지청소만 해주고 냉각핀은 냉각핀 세척캔스프레이만 뿌려줘도 깨끗해지죠
가정용은 비좁은데 풍량도 크게 만들어야 하니 송풍팬자체가 오염에 매우 취약한 구조입니다
손잡이로 공기압을 펌핑해서 쓰는 건데요.
쿠팡에서 만원도 안합니다.
유튜브를 보시면 전문청소하시는 분도 저런걸 쓰시는 걸 찾아보실 수 있어요.
유튭보고 합니다..
냄새나서 1년에 2-3번정도 하는데 첨에는 인터넷에
에어컨 세정제 사서 하다가 2만원짜리
스팀 청소기로 하고 있습니다 보양은 커버링테이프? 이거 사서 하고 있구요
송풍팬은 곰팡이 제거제 뿌려서 청소합니다
1. 스팀기 필요없습니다. 압이 약해서 냉각핀에 약품이 충분히 씻기지 않습니다. 살균? 스팀에서 몇 cm만 떨어져도 온도가 팍 줄어서 소용없습니다. 스팀으로만 하면 냄새 안 없어집니다. 약품 필수입니다.
2. 고압세척기 필요합니다. 냉각핀안쪽에도 곰팡이 장난 아닙니다. 단 압력조절되는 걸로 사시거나 압이 낮은걸로 사십시요. 그냥 쏘면 냉각핀 휩니다. 압력조절밸브로 조절하는건 한계가 있습니다.
3. 송풍팬 락스가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힘든경우 있습니다. 고압세척기로 욕실바닥에서 회전시켜서 청소하면 30초컷입니다. 그리고 랜스 있어야 합니다. 고압건+랜스+압력밸브+이지커플러 해서 돈 많이 듭니다.
그리고 그냥 업자 부르세요. 세척가대 없으면 조심해도 물 다 튑니다. 세척가대도 좋은건 9만원합니다.
제대로 갖추려면 스팀기 빼고도 40만원대 나옵니다.
저도 한번 청소 후 다음엔 구입코저 하는데요 팬은 얼만가요?
표면에 스크래치를 유발하여 추후에 곰팡이, 먼지들이 더 잘 생깁니다.
고객이 원하면 작업과정 촬영해서 사진도 보내준다고 하네요.
까다로운 일은 역시 전문가가 불러야 합니다. ㅎㅎ
전 오래전에 경험하고 ㅎㅎ
업체 연락합니다. 훨~~~씬 깨끗하게 해줘요.
기계쪽에 대해서 자신 없으시면 그냥 돈주고 하는게 정신건강에 상당히 이롭습니다.
분리 안하셔도 어느정도 청소가 됩니다
10년전꺼라 그런지 방열판에 걸려 블로우팬 분리가 일반인이 하기엔 쉽지 않더라구요ㅠ
뒷차는 에어콘 특고 차안에 앉아서 기다리다 애니카 아저씨 불러서 순식간에 타이어 갈고
그걸 왜 니손으로 했어야만 했었니? 라는 얼굴을 보게 되는 겁니다.
진짜 주위 사람들이 그냥 돈 주고 맡겨라! 하라는것들은 셀프로 하면 왜 그런건지 알게 되더군요 ㅜ
저는 분해방법을 몰라 벽에 걸어둔채로 청소했는데 면봉이 안들어가서 한참을 쩔쩔 매다가 우연히 빨대 속을 닦는 작은 솔!을 집안에서 발견해서 날개하나하나 한땀한땀 닦아줬습니다. 빨대솔은 생활용품점에서 어렵지 않게 구하실 수 있을거에요! 다만 약 2시간 걸린다는점..ㅎㅎ
/Vollago
에어컨 청소업체 후기 올린적 있었는데..
청소는 장비빨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