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직 신경외과 의사가 보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감상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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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 "현실반영에 꽤 신경을 쓴 well made 휴먼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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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반영에 꽤 신경을 쓴 well made '판타지' 드라마 "
1-5회까지 하루만에 보았고 이후 2~3일에 1회씩 감상했습니다.
11화까지 딱 보고 나니 마지막화인 12화가 방송되기 하루전이었네요.
의식의 흐름에 맡기면서 한번 기억나는 대로 써보겠습니다.
1. 의사가 보기에도 꽤 볼만했다.
: 다른 드라마들 (김사부 등등..)은 1~2회 보다가 제대로 현실반영이 되지 않는 부분들을 볼 때면 확 깨면서 볼 맛(?)이 사라진다고 해야하나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서 보다가 만 것들이 많은데.. 슬기로운의사생활 (이하 슬의생)은 그런 느낌 없이 꽤나 매끄러운 진행을 보여 줍니다. 이전에 이상하다고 느낀 것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수술방에서 수술전 손소독을 하고 난 뒤 무균상태의 옷과 장갑을 끼게 됩니다. 외과의사를 맡은 배우가 수술하다 말고 장갑으로 머리를 매만지다든지 아니면 안경을 만지다가 다시 수술을 하는 장면들은 정말이지 의사가 보기엔 뜨악을 넘어서 바로 티비를 꺼버리는 수준의 견딜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한두번 나오게 되면 더이상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되지요.
2. 그럼에도 몇가지 옥의 티는 있다.
: 수술방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몇번 있습니다. 수술하다 말고 안경을 만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절대 수수 중 수술 마스크를 내리는 경우는 없는데 이 부분은 옥의 티로 보이더군요.
3. 신경외과 채송화교수(전미도님)의 분과전문의(subspeciality)는 무엇인가?
: 극중 장치를 위해 채송화교수가 신경외과 수술 중 아주 여러 분과의 수술들을 하시는 것은 '가능은 하지만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지주막하출혈 환자를 위한 코일색전술 (Coil embolization for Subarachnoid hemorrhage)의 learning curve만 해도 몇년인데 두개골저의 뇌종양제거술(Skull base tumor removal)도 하시고 뇌하수체샘종제거술(endoscopic transsphenoidal approach)까지! 실제로 신경외과는 여러 분과전문의가 있고 그에 해당하는 수술들을 담당하시기 때문에 채송화 교수처럼 혼자 다~ 하는 경우는 있기가 어렵습니다.
4. 11화에서 외과 병동 수간호사(송수빈-김수진님)의 딸의 뇌종양(뇌하수체샘종) 수술은 잘한 선택인가?
: 월경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호르몬의 변화가 있는 정도의 뇌하수체샘종(Hormone secreting pituitary adenoma)였다면 수술이 first choice가 아니라 아마도 Bromocriptine이라는 약물로 치료하는게 먼저였을 겁니다. 물론 호르몬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정확한 종류가 수치가 제공되고 있진 않지만 이 또한 극중 장치로서 극적인 전개를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5. 수술 모형들은 꽤 정확한 편.
: 6화쯤이었던 것 같은데 신경외과 안치홍 선생(김준한님)이 EVD(external ventricular drainage)를 삽입하는 수술장면이 나옵니다. 기구는 실제 사람에게 쓰는 것과 동일한 것 같았고 (비싼 기구는 아니긴합니다) 문제는 이 기구를 사람몸에 딱 넣고 난 뒤에 실제로 일어나는 반응인데 이게 거의 실제 같았습니다 ㅎㅎ 안치홍 선생이 몇번 해보다가 안되서 채송화 교수가 대신 해주는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용보다는 EVD를 넣고난 뒤 진짜로 된 반응 까지 보여줄까?라는 생각에 두근거리면서 보았네요..ㅎㅎ 그 이후로도 뇌출혈 환자의 머리라고 하면서 머리안에 피가 고여 있는 모형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또한 꽤 비슷하게 표현해서 놀랬었습니다.
6. 8시간, 10시간, 12시간 수술하고 나온 의사들이 너무 생생하다..
: 실제로 경험해봤을 때 저렇게 긴 시간동안 수술하고 나오면 정말 제 수명이 깎여나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극중 배우들은 8시간씩 수술하고 나서도 너무 쌩쌩하게 '야 나 수술 끝났어 밥먹으러가자~'하고 쿨하게 나가는 모습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긴 했습니다. 실제라면 거의 손과 발로 기어서 수술방을 나가야할 정도로 탈진한 상태였을텐데요 ㅎㅎ 어떤 느낌일지 표현하자면.. 수능을 보는데 국영수사탐과탐 시험지를 모두 한번에 받고 화장실 갈 시간, 밥먹는 시간 없이 8시간을 연속으로 엄청나게 집중한 상태로 시험을 치는 느낌이랄까요. 문제는 수능은 못봐도 내년에 다시보면 되는데 이건 순간 실수하면 사람 생명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것. 그런 상황을 8시간 10시간 지내다 보면 탈진하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 일지도 모릅니다.
7. KONOS의 PPL! (좋은 의미로!)
: 개인적으로 장기기증, 조직기증, 조혈모세포기증 까지 모두 의사가 되기 전부터 등록해놓은 상태입니다. 대학병원에서 일할 때 실제로 KONOS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분들과도 일을 했었고요. 장기기증에 대한 좋은 점들을 스토리 안에 잘 녹여내었다는 점에서 칭찬해 주고 싶은 점입니다.
8. 전공의들의 애환을 잘 그려낸 부분들..
: 밤을 새다가 교수님이 온 것도 모르고 계속 자고 있는 모습들.. (용석민-문태유님)을 보면서 마치 제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봤자 거기서 벗어난지 몇개월 되지도 않았...) 애잔하고 짠하고.. 아주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전공의들의 처우는 언제 쯤 개선이 될런지 아직 갈길이 멉니다..ㅠㅠ
아래 사진은 제가 1년차 때 새벽까지 병동 스테이션에서 환자들 오더 넣다가 지쳐 쓰러져 중간에 뻗어 자는 모습입니다ㅠㅠ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감상기를 마치며..
첫 1~2화에서 병원장이 죽었네 경영권은 어쩌네.. 해서 속으로는 '병원에서 일어나는 싸움판 개판 드라마인갑다'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내용들은 금방 잘 정리되고 의사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몇몇 고충들이나 감동들을 잘 전달하는 스토리들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스토리 중반 쯤 수술방에 들어가는 의사가 보호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며 들어가는 모습이 TV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 보니 참 멋있게 보이더라고요. 응급실에서 부터 환자들을 처치하고 보호자들에게 설명하고 교수님께 연락드리고 보호자들에게 수술 동의서 받고 마취과와 연락하고 수술방 어레인지하고..수술 후 중환자실 없으면 자리 만든다고 병동 이곳 저곳에 연락하고 환자 옮기고.. 그와중에 병동 환자와 보호자는 이 밤중에 왜옮기냐 컴플레인 들어오면 또 거기가서 설명하고.. 그 정신없는 와중에 마지막으로 수술방 입구에서 환자를 수술방 안으로 옮기면서 보호자분들께 무심코 뱉었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한마디가 그 분들께는 어떻게 들렸을까. 싶기도 하면서 참.. 내가 좀 더 잘해줄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 그런 드라마 였다고 봅니다.
끝.
첫 등장 때는 배우가 일부러 날밤 까고 와서 촬영했다고.. ㅎㅎ
말씀하신대로 밤샘 뒤 피로도 안보이고, 직장에서 배달 음식만 먹는데도 즐겁고.
수시로 콜받는데도 심각함은 잠시, 그 뒤의 자잘한 즐거움들.
그리고 선남선녀와 수많은 연애.ㅎ
천재에 모든 일을 다 잘하는데 인간관계 킹왕짱 젊은 교수는 외도로 이혼을 당했지만 쿨하게 극복! 애는 어찌나 잘챙기는지...ㅎㅎ 다른 교수는 재벌출신이지만 인간적인 키다리 아저씨라던가...(이 정도면 히어로물인데;;ㅋ)
그런데 그렇기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힐링받으면서 잘 보았어요.
시즌2 기다립니다!
근데 오늘 처음왔는데 CT보면서 내일 수술날짜잡을땐 저도 정말 뜨악했네요
전 잼나게봤어요
신현호PD와 이우정작가가 디테일을 잘 살린게 맞나봅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힘든 직업이시군요 응원합니다.
막짤보니 두상도 잘생겼고 이마,눈썹,콧대,큰눈까지 미남자군요~ 슬의생 주인공들처럼..
그때 말씀하셨던것이 이렇게 잼있는 드라마여서... 그것도 정말 현실을 어느정도 잘 반영해준 메디컬 드라마여서..
보는 내내 즐거웠어요 ㅎㅎㅎ
헌데 너무 이상적인 내용만 나와서
개인적으로 픽션투성이인 김사부 보다 덜 현실적인것 같아요
드라마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가 대사가 멋있게 보였다면 충분히 그러하신듯 합니다
이런 분석도 ㅎ
아니라 병원 여러곳에 나누어 입원한 환자를 효율적 동선에 따라 가이드 한거구요. 모든 과가 그런게아니라 코디네이터 혹은 전담간호사가 전담 업무를 하는 과들은 회진에 함께 참여하고 가이드 하기도 합니다
(드라마중에 그런 캐릭터가 한명 있던데 제 경험에서는 그런 사람이 대부분 이더군요. 참고로 어머니가 오진으로 죽을뻔 했을때일로 항의했더니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는 ㅎㅎㅎㅎ)
아! 물론 글 쓰신 분께서 그렇다는건 아니며 또한 돈의 논리가 아닌 언제나 최선을 다해 환자를 대하는 의사 선생님들도 있으시겠지만 그런 분들보다는 그렇지 않는 분들이 더 많아보이는건... 그냥 개인적으로 푸념을 써 봤네요.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여러 스토리를 참 재미있게 풀어낸 것 같아요.
마눌님 최애 드라마 입니다. 마지막편은 아껴두는지 아직 안보고 있네요. 마지막편 보고나서 다시 정주행 한다나?
@
8시간 수술 수능과 비교하실때
수능을 개판친 저도 확 와닿는 글이네요
환자들을 위해 항상 힘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인생드라마에요 보는 내내 마음따듯해지고, 쓸데없는 감정소비도 안하면서 잔잔한 감동까지
보는 내내 다 보고 끝내버리기 아까운 드라마였습니다.
의학 판타지 드라마..였죠..
환자 보호자들이 너무 순순히.. 말을 듣던데요... 교수?님들은 너무 영하고 영한데 파워가 너무 쌔고.. 다들 금수저고...
말리그들이 너무 적은것도.. 환타지인것 같습니다. ㅎ
저는 보면서 저렇게 큰 종합병원에 저렇게 젊고 어린 교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들어서 좀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차라리 40대 중반 - 50대 중년 분들로 저런 스토리를 만들었어도 재밌을듯 해요. 예를들면, 김윤석,유해진, 류승룡, 황정민 등등 이요....거의 불가능한 캐스팅이지만요ㅠㅠ
제가 바로 같은 학번의 그런 교수였습니다. ^^; 나름 수술 갯수도 상위권이었고요...! 저는 제가 아직 젋다고 생각합니다. (와이프는 그 나이대 같다고 해서 우울하기도 하지만요... )
훈훈하고 수술많이 하고 열정적인 교수님이 계셨다니! 부럽습니다ㅠㅠ
극적인 재미를 위한 과장된 교수님들의 역량이나 달달한 연애스토리 다 빼놓고 봐도 도대체가 병원에서 먹고 자며 떠나질 못하는 전공의들과 잠깐 사생활 즐기러 나왔다가도 콜 받고 다시 들어가는 교수님들 모습에 정말 저는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ㅠ
외과의사들 신경외과 의사들 서로 뭐하러 이런 과 와서 고생이냐며 서로 자조적으로 농담하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네요. 이런 분들이 성심을 다해 희생해주시니까 우리나라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이 유지되는거겠죠...
이 부분은 진심 찐..입니다 특히 1화에 많이 나오는데.. 저 정말 1화 보다가 그때 기억들 때문에 가슴이 턱턱 막혀서ㅠ 다 못볼뻔 했습니다.. 지금도 너무 싫었고 지금도 고생하고 있을 교수님들 전공의들 생각하니ㅠㅠ
애들이 '아빼'를 알아요...^^; 몇 분만에 하고 올거냐고도 합니다.
주 4회를 밤에 나간 적도 부지기수이고요. (한동안 몰당을 선 적이 있었던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