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공에서 어제 핫했던 모 펜션 이야기를 보고 자극받아 저도 매우 실망/분노였던 국내 AirBNB 이용기를 써봅니다.
지난해 9월 말 캐나다에 사는 처형내외가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처형부부(2명)/장인 장모님(2명)/저희식구(4명) 이렇게 8명이 3박 4일로 부산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처형이 AirBNB를 애용하는 분이라 해운대가 보이는 그럴듯한 주상복합의 좋은 AirBNB 를 구했다고 하시더군요. 방은 최대 10명인가 12명까지 사용할수 있다 했고.. 중간에 처남 부부(2명)가 합류하기로 해서 10명 사용으로 예약했었습니다. 가격은 아마 1박에 40만원대였나? 그랬던것 같아요.
해당 주상복합에 들어가니.. 엘리베이터에 “80% 이상의 주민 동의를 받지 않은 숙박대여업은 불법입니다” 라는 심상찮은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우리는 공식적인 AirBNB를 통해 예약헀으니 문제 없겠지 하고 집으로 들어갔지요. 평수는 대략 60평대였고, 좀 철지난 인테리어 빼고 구조나 전망만 보면 고급 대형 주상복합이라 할만하긴 했습니다. 저희 어린 두 아이들도 전망때문에 무척 좋아하더군요…
그런데.. 물 등 몇가지 식료품을 보관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웬 주인 잃은 소주 한병과 뜯어진 김치 한봉투가 들어있었고.. 그래서 관리자에게 연락을 했더니.. 뭔가 뒷정리가 안된 것 같다면서 죄송하다고 방을 바꿔준다 하더군요.
그래서 평수가 조금 작은 같은 건물 다른 호수의 집에 들어갔습니다.
해운대쪽 전망은 여전히 좋고 8명이 지내기엔 충분히 넓어서 큰 불만은 없었는데…. 정말 가지가지 문제가 많았습니다.
1) 냉장고는 바꾸기 전 세대보다 더 더러웠습니다. 누가 버리고 간 식료품은 없지만 고급 빌트인 냉장고 구석구석에 껴있는 검은 곰팡이가 저흴 반갑게 맞아주었고… 당연 썩 좋지 않은 냄새도 나더군요. 7년 쓴 저희 집 냉장고에도 곰팡이가 없는데 대체 뭘 어떻게 관리했는지 모르겠더군요.
2) 화장실 관리 수준히 형편 없었습니다. 욕조에서 샤워를 하니 물이 잘 안빠지고… 샤워기가 덜렁덜렁거리더군요. 그리고 뭔가 찝찝한 묵은때도 여기저기..
3) 방 관리도 엉망이었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안방 창문쪽 벽지는 너덜너덜 떨어져있고… 콘크리트 벽이 그냥 드러나있더군요.
4) 옷장에 추가 인원이 있으면 쓰라고 넣어둔 것으로 보이는 매트리스와 이불들이 있었는데..처남 부부 왔을 때 꺼내보니.. 이게 그 군대에서 볼법한 3단매트리스에… 커버를 씌어놓은건데.. 그 커버는 뭘 흘려놓은 것을 관리자가 전혀 손 안댄 것 같은 얼룩덜룩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매트리스를 집 평형에 비해 황당하게 작은 옷장에 쌓아놓으니 옷을 걸만한 곳이 없더군요.. 60평대 넘는 대형 주상복합 거대한 안방에 드레스룸이 없고 이런 작은 옷장이라니 좀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집 구조야 AirBNB 업주 잘못은 아니지만요…
5) 팬트리 세탁실 세탁기에 냄새나는 수건 등 빨래가 그냥 쌓여있었습니다…. 이런 대형 주상복합에 흔이 있을 수 있는 팬트리겸 세탁실에 통돌이 세탁기가 있는데.. 누가 쓰던 수건을 그냥 넣어두고 뚜껑을 닫아둔 듯 하더군요. 냄새가 나니 빨래후 건조를 안해서 그런지 그냥 빨래도 안해놓은 것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여튼 이것도 매우 불쾌/충격.. 근데 정말 신기한건.. 정작 별로 사람 손 안닿을 만한 곳은 손으로 쓸어보니 먼지 없이 깨끗하더군요;;
6) 제일 짜증났던것..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주요 원인인 경찰을 둘째날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집이 주민 80% 이상의 동의를 받고 영업하는 곳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엘리베이터 문구가 지목하는 당사자가 저희였던거죠… 외지인으로 보이는 저희가 집으로 들어오자 누군가 신고한 듯 하고… 관리자는 저희보고 경찰 와도 문 열어주지 말라 하지만, 평생 경찰서는 면허증 받을 때 음주운전자가 제 차 뒤에서 들이받은 사고 당해서 조사받을 때 빼곤 안 가봤고, 교통범칙금 한 번 내본 적 없는 제가… 무슨 깡이 있어서 경찰이 집앞에 있는데 문도 안열겠습니까? 여튼 문을 열었더니… 조사를 좀 할게 있다고 하고 이것 저것 묻더군요. 경찰들 말로는 우선 저희는 손님이라 저희가 잘못한것은 없고 업주를 잡아야 하는데 관리자 인상착의/연락처 등을 물은 후 제 신원사항/연락처 등을 묻더군요. 원래 이게 구청이나 시청에서 담당해야 할 사안인데 뭔가 이유로 경찰이 담당하게 되었다는 경찰관의 해명(?)도 있었습니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니 아마 AirBNB의 수익률이 단순 월세 렌트보다 좋다 하니 여러 채를 매입해서 이런식으로 영업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것 같았습니다.
캐나다 사시는 처형에게 들어보니 캐나다도 비슷하다 합니다. 우리로 치면 주상복합 같은 콘도형 주택의 경우 거기도 다수 주민의 동의가 있어야 AirBNB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사실 주민들이 외지인 들락거리는것을 좋아할 일 리가 없고.. 당연 대부분 이렇게 불법으로 영업해서 처형도 캐나다에서 경찰을 만나본적 있다더군요-_- 캐나다 어떤 콘도형 AirBNB의 주인은 심지어… 누가 물어보면 친구라고 하라고까지 했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AirBNB를 이용할때 최소한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은 렌트시 주민 동의를 받은 합법적 영업장인지 알아보고 예약하세요. 아마 대부분의 경우 아닐거라 확신합니다. 80% 주민 동의라는게.. 정말 쉽지 않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수치니까요.
물론 저희에게 퇴거명령같은 행정처분이 떨어진건 아니지만… 최소한 저는 나머지 기간동안 무척 불쾌했습니다.
또한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생겨난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한 숙박업체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저의 편견이 한층 더 굳건해졌습니다.
하도 캐나다인인 처형 남편이 가족 여행에선 모두 한 집에서 자야 한다는 이상한 고집에 있어서.. 이런 식의 여행을 국내외에서 몇 번 했었는데.. 다음부턴 저도 좀 고집부려 각 가족은 따로 방을 쓰는 호텔로 가려구요. 그게 더 비싸다 해도 놀러가서 훨씬 마음이 편할테니까요.
그러면 에어비앤비 영업도 외국인대상으로만 합법이고, 국내 여행객이 숙박하면 불법인가 그래서 그것도 걸릴겁니다.
그걸 떠나서 십몇년전 펜션 몇번 가봤다가 본문에 적으신 문제를 지속적으로 겪고 나서 다시는 펜션 같은 개인 숙박 업소에 가지 않습니다. 아무리 홈페이지가 깨끗하다 한들 소용이 없더군요.
애초에 에어비앤비도 말만 공유경제고 그냥 위법행위에 반쯤 무임승차한 서비스죠.
https://vancouver.ca/doing-business/short-term-rentals.aspx
진리죠. 간혹 문제점 있어서 불쾌하다가 클레임 걸기도 애매한 것들과 내가 왜 지금 이런 걸로 불쾌해 하고 있지?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손해 같습니다.
1. 쓸만한 숙소는 호텔쓰는게 나을정도로 비싸다... 2. 놀러가는데 비싼돈 주고 기분 나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처럼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 못하는 이상 이런 자유방임적 공유경제는 결국 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이게 공유경제인지도 모호합니다. 이처럼 집주인이 살고있지 않은 100프로 임대 목적인 경우에는 유휴시간을 활용하는게 아니라 불법적 숙박업일 뿐이라서요.
혹자는 여러사람이 돌려쓰는건 마찬가지이니 이것더 공유경제라곤 하지만 그렇게 보면 일반 호텔이나 여관도 똑같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