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깨어난 포스결석
오늘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나니, 슬금슬금 오른쪽 옆구리 뒷편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허약한 4, 5번 요추를 몇 년째 모시는 입장이기도 하고, 마침 나흘 전쯤부터 다시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중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 허리 통증은 결석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화장실에서 허리 통증을 마주한 저는 연초부터 재수 없게 디스크가 탈출했거니 여기고 말았습니다. 방에 돌아와서는 괜히 평소 게을리 하던 맥킨지 자세도 어설프게나마 이것저것 취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침대에 다시 눕고는 왼손을 허리 아래에 가져다 대고 통증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통증은 더욱 심해져만 갔고 식은땀에 구토감마저 일기 시작하여,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허리 디스크, 맹장염, 결석 등 온갖 병명을 떠올리며 혹시 모를 입원을 대비하여 노트북과 전자기기 등을 주섬주섬 챙겨 택시를 타고 대학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자랑거리가 전혀 못 되지만, 지병 탓에 응급실 방문이 처음이 아니어서 준비물을 꾸리는 것은 매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탈모약 복용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아파도 머리마저 잃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2] 진료를 기다리며
응급실 의자에 앉아서는 생전 처음 겪어보는 극심한 통증에 정녕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막막한 두려움으로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그렇게 눈팅 수년 만에 클리앙에 첫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 제 증상이 결석으로 보인다고 말씀해 주셨고, 아직 정확한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체 모를 통증의 원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것 같아 저로서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대학 병원 응급실인 까닭에 의사 선생님을 뵙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소변 검사, 혈액 검사,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서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지만 여기에서 나만 아프고 나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클리앙에 올라온 결석에 관련된 지난 글들을 복습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 집에서 소변을 볼 때는 노란색이었는데(평소 비타민 B를 복용하기 때문에 소변이 노란색입니다.), 소변 검사 당시에는 짙은 갈색의 소변이 나와서 몹시 놀랐습니다. 혹시 몰라 소변컵을 살펴 보았지만 결석의 형태를 지닌 물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자리에 돌아와 짧게나마 구글링을 해 보니 갈색 소변은 간과 관련이 있다는 어떤 글을 보고는(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간과 관련된 병이 무엇이 있나 노파심에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3] 결석의 맛
옆구리 통증은 자기 멋대로 어느 순간 최고조에 오르고는 5~10분 동안 지속되다가 다시 잠잠해졌습니다. 완전한 소멸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잠잠했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또한, 간헐적으로 온몸이 으슬으슬하여 팔짱을 끼고 버텼습니다. 수액이 달린 기구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어서 내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평소에 눈팅하던 클리앙마저도 볼 기운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가 싶어 자세를 바꾸어 보기도 했지만, 언젠가부터는 그럴 힘마저 없어져 버렸습니다. 최소한의 힘으로만 귀를 쫑긋 세운 채, 온 힘을 다해 고통에 저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고조에 이른 통증은 마치 날카로운 칼로 몸속을 갈기갈기 찢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이것이 정말 최고조였는지 확신할 수 없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께서는 결석의 통증을 출산 또는 그 이상에 비유하시기도 합니다.) 몸은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무언가 꿀렁꿀렁한 기분 나쁜 느낌도 들어 혹시 내출혈이 있는 것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탈의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갑자기 통증이 심해진 까닭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석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쇼크사 또는 기절하는 사람도 있다는 어딘가에 적힌 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여간 제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온몸이 난리가 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석은 곧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검사를 마치고 다시 자리에 앉아 하릴없이 검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서서히 줄어들었습니다.
[4] 응급실을 떠나며
소변에서는 피가 검출되었다고 하며, 혈액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딱히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내가 느끼는 이 통증은 결석 때문일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쩌면 결석이 이미 배출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크기가 작아 엑스레이상으로는 확인이 안 될 뿐 아직 남아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확한 확인을 원한다면 CT를 찍어 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응급실에서는 결석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동네의 결석 전문 병원에 방문하기를 권하셨습니다. CT를 반드시 찍어보아야 할 만큼의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저는 해석을 했고, 또다시 CT 촬영을 위해 기다리기에는 이제 참을성마저 없어져, 일주일치의 진통제와 요관 확장제를 처방 받고 퇴원하였습니다. 어차피 응급실에서는 결석 치료가 어렵다면, 동네 병원에서 CT든 신장 초음파든 뭐든 결석 확인과 치료를 묶어서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응급실에서만 약 5시간을 있었습니다.
[5] 결석을 찾아서
클리앙에 올라온 결석 관련 글 중, 어떤 분께서 자신의 결석 증상을 가리켜 사용하신 표현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
오후가 되어 통증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정말 이것이 결석 때문이었는지 100%의 확신을 얻지 못한 채 이대로 집에 돌아가기에는 왠지 석연치 않아 동네 비뇨기과로 향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나눈 뒤, 조영제를 투여하고 엑스레이를 촬영하여 결석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응급실에서 오른팔에 주사를 맞았던 까닭에 이번에는 왼팔에 주사바늘을 꽂았습니다. 간단한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한 뒤 조영제를 투여하고 일정 주기로 엑스레이를 여러 차례 촬영했습니다. 조영제가 잘 보이기까지 사람마다 반응 시간에 편차가 있겠지만 저는 약 45분이 지난 뒤 촬영을 마쳤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사진을 보시더니 약 5mm 크기의 결석 하나가 방광 근처에서 확인된다고 하셨습니다. 자연 배출, 체외 충격파 쇄석술, 수술 등 여러 방법이 존재함을 말씀하셨는데,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일단 당분간은 물을 많이 마시며 운 좋게 자연 배출되기를 기대해 보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검사 비용도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했습니다.
[6] 돌이켜 보며
긴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 처음으로 물을 마시고(탈모약 제외), 오렌지를 입에 머금은 채 이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오늘 하루종일 저를 괴롭힌 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느껴지지 않으며,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도 없습니다. 소변도 정상입니다. 그들에게도 퇴근 시간이 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며칠 전부터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이 시작되었을 때, 이것이 설마 결석 때문일 것이라고는 추호의 의심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이제 결석의 맛을 알아버렸으니 앞으로는 재빠른 심리적/의료적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적어도 제가 오늘 경험한 바에 따르면, 혹시라도 결석으로 인한 통증이 다시 나타난다면, 저는 바로 동네 비뇨기과에 가고자 합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통증으로 인해 허리 디스크, 맹장염, 결석 등 원인이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방문한 응급실에서는 결석 치료가 어려운 까닭에, 사실상 저로서는 너무나 오랜 시간을 힘들어 하며 체력을 소모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순전히 결석을 첫 경험한 제가 오늘 느낀 바에 기초한 것임을 말씀 드립니다. 결석의 재발이 확실하다면 저는 바로 비뇨기과에 가겠습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불확실하다면 바로 응급실에 가겠습니다.
비뇨기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아침과 밤에는 수면을 위해 요관이 좁아지기 때문에 결석으로 인한 통증이 더욱 심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일상 생활을 하는 오후 시간에는 요관이 확장되어 통증이 덜 하다고 합니다. (제 기억이 틀릴 수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제가 느낀 통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 까닭도 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즉, 머지 않아 밤이 되면 결석의 통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단 자연 배출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 보고, 통증이 너무 심하면 체외 충격파 쇄석술을 받을 계획입니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그 고통을 이제 한 번 경험해 봤으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무식한 배짱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연 배출시 약 5mm 크기의 결석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아랫도리에 초래할 극심한 고통이 두렵기는 하지만,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한 그 녀석의 완전체 형태를 확인하고 싶은 괴상한 성격 때문이기도 합니다.
클리앙 선배님들께서 기록하신 결석의 무자비한 고통의 역사를 저도 익히 전해들은 까닭에, 평소에도 물을 자주 마시려고 노력했습니다만(실제로 하루에 2L는 마십니다.), 결국 이렇게 결석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문난 운동 부족은 물론이고 하루종일 자리에만 앉아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계속 앉아 있었습니다?) 영양제 측면에서는 평소 비타민 C를 1,000 mg 복용하고 비타민 D를 6,000 IU만큼 복용하는데, 이게 너무 지나쳤나 싶기도 합니다. 평소 생활 습관의 재점검도 필요할 듯합니다. 그러나 결국 사바사이겠지만 말입니다.
이로써 저의 결석 첫 사용기를 마칩니다. 보잘것없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리앙 여러분 모두 새해에는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전 지금까지 총 세번의 요로결석을 경험해 봤는데요.
모두가 본문처럼 아파 쓰러지는정도였는데
가장 마지막은 정말 그냥 졸도하듯이 이대로 죽나보다 싶어서
숨도 못쉬고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갔습니다.
그때 느낀건 “앞선 두번은 참을만 했다” 였지요.
후기 잘보았습니다 좋은 간접 경험 했습니다
저도 2015년 여름쯤 새벽 6시에 119에 실려 갔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결석...
제가 지금까지 겼었던 고통중에서 최고였던 기억이었습니다.
이러다가 죽는거 아닌가 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으니까요. ㅠ.ㅠ
마약성 진통제 주사맞고 비뇨기과 전문 병원으로 병원 응급차 타고 이동하고 세부 검사 등등
파쇄까지(사흘에 걸쳐 수회) 하고 소변으로 배출했네요.
다시 맛보고 싶지 않는 극심한 통증을 맛 봤습니다.
물 많이 드시구요.. 크렌베리 주스가 매우 좋다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일부 약국에서 식용 구연산을 팝니다. 물 200 cc정도에 반~ 한 티스푼 타서 하루 세번 드시는게 매우 좋답니다.(근데 더럽게 셔요...)
저는 왜 아직 안나온건가, 혹시 나도 모르게 나간건가 싶어 곧 다시 엑스레이 찍어볼 예정입니다..
운좋게 방광으로 내려온 별사탕은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나
별사탕이 ㄱㅊ를 통과해서 자연배출된다는 공포심에 화장실 가기가 두려웠었죠..ㅠㅠ
ㄱㅊ통과할때 느낌이 아직도 생생..
악소리 나오죠..
결석은 한번 생겼던 사람은 계속 생길 수 있다고 하니 습관적인 물 섭취 잊지마세요 ㅎㅎ
저도 물 한잔 마시러 가야겠네요.
/🍎Phone🤘Pro
이제는 그 기붕 나쁜 통증이 시작될 때 부터 느낌이 쎄합니다.
두번 모두 병원 도착하니 갑자기 통증이 사라지더군요..두번째는 일부러 아픈 상황에서도 방방 뛰었습니다.
첫번째는 잠시 뒤 소변으로 뭔가가 빠져 나오는 걸 느꼈지만 회사라 그냥 넘어갔고 두번째는 소변 볼때 휴지 깔았더니 돌이 나와서 사진까지 찍었어요...
물을 잘먹는데도 생기는 거 보면 신체기간중 어디가 약해서 인지 아닌지도 고민도 되기도 하네요.
애 낳는거보다 더 아팠으며
수간호사님도 최고고통병중에 하나라며 고생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자연배출 안되서 수술하셨습니다.
전 결석 땜시 응급실 두번이나 갔었는데
증상이 확실하지 않아서 고생만 실컷했었네요 ㅠㅠ
애매할 때가 제일 안 좋은거 같아요.
괜히 고생만 하고 ㅠㅠ
그리고 최근에 저도 찾아왔었는데 소변 볼떄마다 힘껏 강하게 배출하게 했더니 다행스럽게 그 통증이 사라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