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 맘 때 즈음에 ‘나의 2018년 영어공부 학습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적 있습니다. 1년간 제가 어떻게 영어공부를 했는지를 적어본 글이었습니다. 한 해가 지난 지금 다시 일년을 돌아보고 2019년 저의 영어공부에 대해 적어 보고자 합니다.
1. 얼마만큼 영어공부를 하였는가?
2018년 대비 약 50% 정도 밖에 영어 공부를 하지 못한 듯합니다. 영어 공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지만 여러가지 업무적인 상황이 있어서 하고 싶은 만큼 영어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이동 시간의 거의 100%는 영어공부에 투자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저의 출퇴근 시간을 따져보면 최소 하루 2시간 정도는 알짜로 공부한 셈입니다.
2. 얼마나 영어실력이 늘었는가?
2018년에는 꽤나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영어가 확 늘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올해에도 외국인을 만나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현상은 여전하지만 확실히 영어가 늘었습니다. 누적된 인풋이 서서히 효과를 드러내는 듯합니다. 연초에 비해 리스닝이 늘었고, 어휘력 및 문장구성력이 높아졌습니다.
3. 구체적으로 향상된 부분을 말해 본다면?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에게는 우습게 들릴 수 있지만 <네이버 영어회화>의 원어민 대화가 정확하게 다 들립니다. 예전에 저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수능영어 듣기평가 만점 받을 자신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인이 아주 쉽게 코딩교육하는 유튜브 강좌를 들었는데, 거의 들릴락말락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잘 안들리는 부분은 적당히 넘어가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설명을 계속 따라잡아갈 수 있어서 계속 보게 되는)
영어발성이 좋아졌습니다. L/R/F/P/B 등을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올해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만의 착각인진 모르겠지만 원어민이 말하는 문장을 수십번 반복해서 따라하다 보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말하면서도 지금 이 소리가 내가 내는 소리가 맞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집중적으로 스피킹 연습을 할 때만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영어 문장을 소리낼 때, 리듬과 강세를 가지고 말하게 됐습니다. (제 아내도 가끔 영어공부를 하는데, 영어를 말할 때 강약의 리듬이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매우 이상하게 들리더군요. 이제는…)
그리고 영어문장을 암기하는 속도가 작년대비 2배 이상 높아진 것 같습니다. 어휘력이 는 것도 있고, 문장의 구조 및 조동사/부정사/분사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영어실력이라기 보다는 영어학습능력 그 자체가 좋아졌습니다.
4. 어떻게 공부하였는가?
1월부터 6월까지는 리스닝과 스피킹에 집중 투자하고 하반기에는 상황별 영어문장을 암기하는데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계속 스피킹을 하고 싶었으나 직장상황이 바뀌어서 공부방법이 달라졌습니다.
리스닝은 네이버 (관계사)에서 만든 <케이크>에 올인했습니다. 케이크에는 누적 학습시간이 표시되는데, 191시간 정도 학습했습니다. 단 1분도 그냥 켜놓은 적이 없고 온전히 집중한 시간이라 자부합니다. 하루에 4~5개의 짧은 대화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출근길에는 100% 들릴 때까지 반복했고, 퇴근길에는 원어민과 90% 이상 비슷하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소리내 반복했습니다. 걸어다니면서 늘 영어로 말을 해야해서 사람없는 골목길 위주로 다녔습니다.
하반기에는 제가 만들어 놓은 영어자료를 반복학습하였습니다. 저는 영어로 된 영화/드라마/쇼프로를 볼 때, 화면을 캡쳐해서 영어 공부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영상을 보다가 제가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 등장하면 그 때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캡쳐합니다. 상단에는 한글자막을, 하단에는 영어자막이 보이도록 저장을 하고. 휴대폰에서 하단의 영어를 엄지손가락으로 가리고 한글만 보고 영어문장을 생각해 내는 훈련을 하였습니다. 보통 영화 한편에 60-70장의 캡쳐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계속 반복하다 보면 이미지를 보지 않고서도 머릿속에서 순서대로 문장을 나열할 수 있게 됩니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라고 가능한 일이겠지요.
5. 영어학습 관련 저의 생각
매일 꾸준히 하니까 발전이 있더라
직장인 기준으로 영어는 10년지대계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1-2년은 영어공부 그 자체에 흥미를 갖는 시간이고, 거기서 2-3년을 더해야 실용성을 갖추게 되고, 편안해 지려면 10년 걸릴 듯합니다. 저는 3년차에 접어 들었는데 꾸준히 매일하니까 변화가 오는 것 같습니다. 노력은 배신은 하지 않네요.
영어공부를 하면 잃게 되는 것들
영어공부를 하면서 저는 출퇴근길의 음악과 게임, 즐거움을 위한 영화감상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어느날 출근길에 영어 말고 음악 한 곡을 들었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안구에 습기가 맺힌 상태에서 다시 음악을 끄고 케이크를 돌렸습니다. 영화는 한영자막이 다 있는 영화만 보았습니다. 정상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정지/재생/구간반복/캡쳐를 하면서 보기 때문에 2시간짜리 영화를 3-5시간에 걸쳐서 봅니다. 사람 할 짓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영어 유튜브에서 빨리 손을 떼야 한다
한창 영어 공부에 흥미를 느낄 때, 유튜브에서 온갖 영어관련 채널을 섭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누가 영어채널 추천해 달라고 하면 할 말이 너무 많았죠.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유튜브 영어 채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튜브 영어는 시간낭비가 큽니다. 만약 유튜브를 통해 영어공부를 꼭 해야한다면 한 두개의 채널만 정해서 반복적으로 봐야 합니다. 저는 케이크가 가장 좋은 학습교재였습니다. (케이크가 사실상 유튜브 영어를 모아놓은 것) 케이크 이전에는 <신기한 리스닝 나라>의 속기청 강좌만 팠습니다.
소리내지 않았다면 영어공부를 한 것이 아니다
어떤 문장의 발음이 잘되지 않아서 단 하나의 짧은 문장을 한 시간 넘게 소리내어 연습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혀는 물론이고 턱과 뺨까지 얼얼한 그 느낌. 영어 스피킹 연습에 목이 쉬는 느낌. 이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면 그 사람은 한 번도 제대로 영어를 공부한 적이 없는 것입니다. 안면 근육이 한국어 발성 근육에서 영어 발성 근육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 저의 영어 공부 과정이었습니다. P가 들어간 단어를 F로 발음하지 않고 정확하게 P발음으로 터뜨려주기 까지 저는 1년이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각 단어를 발음할 때, 혀가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고, 입술의 모양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알게 됐을 때, 이제 저는 영어공부할 준비가 됐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반복 그리고 또 반복
영어 공부를 하면서 알게된 인생의 놀라운 비밀은 ‘반복의 힘’입니다. 나에게 무한정으로 반복할 수 있는 기회만 준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다른 모든 공부가 그러하지만 특히 영어는 반복의 과정입니다. 계속 새로운 영어자료를 습득해 나가면서 실력을 높여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둔한 저는 적은 분량의 자료를 반복하면서 확실히 내것으로 만드는 전략이 정답이었습니다. 기존에 책장에 쌓여있던 영어관련 책들, 컴퓨터 하드 안의 무수한 영어학습 자료를 아쉬움 없이 버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저는 3번 이상 반복할 수 있는 콘텐츠만 상대합니다.
6. 마치는 말
막상 써놓고 보니 제가 영어를 엄청 잘하는 것 같은 착각을 주게 글을 쓴 거 같아서 민망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진짜 영어 잘 못합니다. 한편으론 내 평생에 이렇게 뭔가에 길게 시간을 쏟아 본 것이 있나 싶기도 합니다. 그냥 취미라고 생각해도 영어공부는 참 괜찮은 취미인 거 같긴합니다. 2020년에 혹시 영어공부가 목표인 분들 계시다면 저와 같이 화이팅 했으면 합니다. 긴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영어회화 100일의기적 생각하고 있어요.
중학교때부터 외국 음악에 빠져 현재까지도 영어권 노래만 듣네요 쿨럭 ㅎ
요즘은 컨트리 음악씬에 빠져서 ㅜ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결혼도 국제결혼을... ㄷ ㄷ ㄷ ㄷ ㄷ
/Vollago
같이 힘내서 영어 정복은 아니지만 케쥬얼하게 편하게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봅시다!! ㅎㅎ
평생 한가지로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케이크를 고르겠습니다.
멋집니다!!!
영어 학습에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거 같네요.
저는 오픽 최근에 보고 “오픽은 내게 공신력을 잃었다”고 말할 정도로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1년 반 전에는 IH가 나와서 깜짝 놀랐었는데, 이번에는 AL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전반적 영어 실력은 IM3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본문에 쓰신대로 발음, 문장 전체 반복 발송을 통한 상황에 따른 문장의 습득을 위주로 하다보니..리스닝 대비 스피킹이 더 나은 이상한 상황... ㅡㅡㅋ
그래서 이번에는 한달정도 리스닝 학습을 좀 하고 시험봤더니 듣기가 훨씬 잘 되서 그런가 점수가 잘 나온거 같습니다.
쓰신대로 발음과 intonation에서 점수를 잘 받은거 아닌가 추정을.
여러 기업에서 공인점수로 OPIc를 활용하는 것으로 볼 때, 채점이 잘못 된 것은 아닐거란 생각을 하게 됐고. 이는 나의 학습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과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많이 줄여 주더라고요.
고로 중간 점검도 하고, 자신감도 업 할 겸 공인시험 한번 추천 드립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예전에 영어에 두려움도 크고 할때는 몰랐습니다.
댓에서 언급한대로 오픽시험용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점수가 잘 나오고나서 보니까 오픽이 어느정도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한 사람에게는 점수가 잘 나오는거 같더라고요.
전 차에서 프렌즈만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집중은 잘 안하고 있는듯 하네요
영어는 포기했.... ㅠㅜ
영어는 너무 오래 많이 했지만, 늘지않아서 재미없어서 프랑스어로 갈아탑니다.
열정과 끈기 정말 존중합니다.
공감되네요.
구글 보이스 입력 켜놓고
world
이 한 단어만 40분동안 계속 발음했던 기억이....
그리고 반복의 중요성에도 매우 크게 공감합니다.
마션 소설책을 원문으로 10번 반복해서 읽고난 뒤부터 영문독해속도가 확 빨라진 게 체감이 되더라구요.
이후로는 밥 먹으면서도 영어 기사 읽게 되는 경우도 생기더군요 허허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게 제일 큰 수확인것 같습니다.
저도 힘 내겠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여쭤 봐도 될런지요?
"소피 반" 영어샘의 채널 반년 째 정기구독 + 교재 "기죽지 않는 쓸만한 영어" 1권, 2권 까지 구매해서
같이 병행하고 있습니다.
소피 반 채널 링크 :
영어공부를 혼자 1년여 하다가...최근 학원 다니고 있는데
이것 저것 많이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 아무래도 혼자 하다보니 잘못된걸 지적해 주는 이가 없어 방향이 많이 빗나간 듯 합니다. )
유튜브도 병행 하고 있는데, 혹시 제가 모르는 잘못된 게 있나 혹시 있을까 싶어 여쭤 봤습니다.
나머지는 다 끊고 도전해야겠네요..... 영어 유치원?급 부터 공부해야하는 사람은 어떤방법으로 해야할까요?
목표치는 게임한글패치없이 무리없이 하고싶어요
좋은 글을 보고나니.. 올해는 영어공부를 좀 더 해볼까 싶네요.
저도 영어 공부하러 해외도 가고 국내에서도 학원 독학 다 해보았는데 직장인이 되고나니 영어를 전혀 쓸 일이 없는 직종이어서 손을 놓은지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올해 목표 리스트 중 하나로 외국어를 넣어볼까 하는데...여전히 외국어와는 담쌓은 직종이라 써먹을 데도 없다보니...저도 목표를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글쓰신 분께서 영어 공부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두번째는 실용적입니다. 유튜브 때문에 영어는 진짜 필수가 됐습니다. 어떤 분야의 정보도 이제는 유튜브+영어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네이버에서만 검색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구글에서도 검색을 한번 더 하듯이. 유튜브에서 영어로 검색 한번 더 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이 능력이 떨어지면 정보경쟁력이 현격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비단 업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생활 전 영역에서 정보의 질이 달라집니다.
세번째는 노후 대비용입니다. 죽기 직전까지 공부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은데 다른 공부보다 영어가 여러모로 좋습니다. 예를 들면 영어를 언어이기 때문에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영어 스터디를 할 수도 있고,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도 있습니다.
네번째는 영어능력은 우리사회에서 계급적 특성을 지닙니다. 암만 똑똑해도 영어 못하면 클라스에 끼지는 못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뭐 이것 때문은 아니지만 영어를 아주 편안하게 구사하면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엄청난 충격이네요
올해 목표는 다시 잡아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