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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배달음식 전혀 없이 집들이하기. 자취력 상승은 집들이로부터. 11

3
2019-02-27 00:27:40 수정일 : 2019-02-28 02:35:01 221.♡.229.206
my10043841

블로그에 썼던 글(http://justgoterry.com/221475610682 ) 이라서 반말로 쓰여있는점 양해부탁드리고 집들이하는데 참고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


어렸을 때는 음식을 배달해서 먹는 게 그렇게 좋았다.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서 좋았던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음식보다는 시켜 먹던 치킨이나 짜장면의 맛이 더 좋았다. 그래서 집에서 나와 살게 된 이후부터는 정말 신나게 음식을 시켜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집에서 나와서 산지 8년 차가 된 지금 이제는 배달음식에 신물이 난다. 질린다. 매일 똑같다. 집 밥은 매일 맛이 다른데 사 먹는 밥은 매일 맛이 똑같다. 금방 쉽게 질린다. 그래서 준비했다. 배달음식 없이 집들이하기.


전 회사 다니던 친구들을 7명 정도 초대했다. 총 인원은 본인을 포함해 8명. 이 모든 음식을 다 혼자서 준비하기는 좀 힘들다 싶어서 친구들을 이렇게 초대했다.


집에서 혼자 먹기 아까운 술 or 같이 먹고 싶은 음식 사 오기


집들이 선물보다는 어쨌든 집에서 같이 놀기 위해 모이는 거기 때문에 집들이 선물에 대해서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 집들이 선물을 내가 언급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는가?라는 생각 때문에.) 물론 친구들이 뭐 사줄까 물어봐서 몇 개 말해주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선물 들고 오라고 할 수는 없었다. 대신에 집에서 혼자 먹기 아까운 술이나 같이 먹고 싶은 음식은 들고 오는 걸로. 파티니까. (다음엔 진짜 포틀락 파티도 해볼 생각이다.)


집들이 때 어떤 음식을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요리 하나를 기준으로 그와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초대하는 친구들이 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함부로 매운 음식을 준비하기는 조금 꺼려졌고, (물론 이들은 대한 외국인이라 괜찮았을 수도 있다)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가 보쌈을 선택했다.


보쌈이랑 같이 곁들여 먹으려면 역시 두부김치가 있으면 맛있겠다 싶어서 두부김치, 그리고 2차로 먹을 탕을 고민하다가 냉동실에 묵혀둔 삼진 어묵이 있어서 바로 어묵탕으로 낙찰! 그래서 총 메뉴는 세 개. 보쌈, 두부김치, 오뎅탕


집들이 전날에 먹을 술이 얼마나 되나 싶어서 고민하다가, 술은 안 모자랄 것 같은데, 문제는 집에 있는 술들이 죄다 고량주나 위스키 같은 고 알코올류였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친구가 있어서 (+ 나) 적당히 먹을만한 술을 찾다가, 편의점에서 싸구려 와인을 사서 샹그리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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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리아를 만드는 과정을 찍지 못했는데 칼을 쓰다 보니 쉽게 찍기가 힘들다. 원래 샹그리아는 집에 남는 과일을 쓰는 게 맞지만 집에는 사과밖에 없어서 밖에서 오렌지와 레몬을 사 왔다. 레몬과 오렌지, 그리고 사과를 굵은소금으로 씻고 적당한 크기로 껍질째 잘라서 통에 넣는다. 그리고 와인을 넣은 뒤 사이다를 종이컵으로 한잔 정도 넣고, 24시간 정도 숙성하면 완성! 샹그리아를 만들 때 팁은 레몬이 강한 향이 있기 때문에 레몬만 한쪽 구석에 몰아넣지 않고 사과와 오렌지 사이사이에 적당히 넣어주는 게 포인트다.


남은 오렌지와 레몬으로는 레몬물을 만들었다. 물을 이렇게 먹으니까 물이 맛있어서 좀 많이 먹게 된다. 물을 잘 안 먹어서 고민인 분들은 이렇게 좀 해보시길. 물 많이 먹으니까 확실히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이 좋아지는 것 같다. 자취할 때 쉽게 시도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시도해보시라. (한국은 레몬이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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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쌈을 할 때 주로 목살 부위를 사용하는데, 신세계 상품권을 사용하려고 간 이마트에는 목살을 보쌈용으로 팔지 않았다. 구이용으로 밖에 안 들어온다고 해서 결국 앞다리살이랑 삼겹살로 구입. 나머지 야채는 시장에서 구입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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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구매한 세계맥주. 사진의 비율이 이상한 건 동영상속 캡처이기 때문입니다.

저기 빨간 맥주가 너무 맛있는 것 같다. (스페인 에스트렐라 담 맥주) 스페인에서 순례길 걸을 때 많이 먹었는데 아직도 생각나는 맥주. 언제쯤 다시 순례길을 다시 걸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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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한국 소주도 준비했다. 독일 친구가 있고, 미국 친구가 있어서 독일 맥주 미국 맥주 전부 준비했으나 아무도 먹지 않았다...  다들 맥주는 안 먹고 데낄라나 보드카만 먹는다고 했다..ㅋㅋㅋㅋ 그래서 아직 냉장고에 있어서 손님이 오면 한 잔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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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가기 전에 보쌈의 고기를 미리 재워두려고 된장을 꺼냈다. 된장을 고기에 적절히 발라준다. 사실 붓으로 바르기는 번거로우니 위생장갑을 끼고 요리조리 주물러 준다. 이때 삼겹살 같은 경우에는 통 삼겹이기 때문에 고기 껍질 부분에 적당히 칼집을 내주면 더 적절히 맛있어진다.


된장은 집 된장을 썼는데 집 된장이 조금 짜기 때문에 다른 데서 된장을 사서 먹는 사람은 소금을 살짝 뿌려서 재워두면 따로 간을 할 필요 없이 간이 적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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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야채들은 전부 집 근처 시장에서 샀다. 내가 사는 신천에는 새마을시장이 있어서 각종 야채들을 싸게 살수 있다. 그리고 손두부집이 괜찮은 곳이 하나 있는데 여기 두부가 진짜 맛있다. 



보쌈을 하려고 재료를 사 오던 중에 "내가 왜 보쌈을 돈 주고 사 먹을까?"라는 생각을 곰곰이 하게 됐다. 사실 보쌈은 크게 어려운 요리가 아닌데 그래도 종종 사 먹는 이유가 뭔지 고민을 해보니 같이 주는 무말랭이 or 무생채의 영향이 좀 큰 것 같다. 보쌈이 맛이 없어도 무생채의 맛이 맛있으면 어느 정도 용서가 되었던 기억에 무생채를 또 만들기 시작했다. 본질은 중요하니까. 별의 별걸 다한다 ㅋㅋㅋ 요리가 3개뿐인 줄 알았는데 만들다 보니 하나씩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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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무를 썰었다. 생각보다 무가 단단해서 썰기 어려웠으나 정말 맛있는 무였다는 것을 무생채 만들어 놓고 알게 되었다. 무생채를 만드는 법은 만개의 레시피 사이트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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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각보단 별건 아니었고, 껍질째 무를 채 썰어 넣고 물엿(올리고당)을 적당량 + 굵은소금을 뿌려 2~3시간 정도 재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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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워둔 무에 물을 꼭 짜서 뺀 뒤 고추장+간장+새우젓(피시소스나 다른 액젓 도 가능) + 참기름과 물엿 조금 더 넣거나 설탕을 적당량 뿌리면 된다. 다른 야채도 들어가면 맛있는데 부추와 양파, 마늘을 편 썰어 넣었더니 완성. 시간이 걸릴 뿐이지 어려운 건 아니었다. 


그리고 보쌈을 먹으면 쌈장이 딸려온다. 아차차, 쌈장을 마트에서 사 오지 않았다. 그럼 어때? 다시 만들면 되지.

쌈장은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수없이 만들어봤기 때문에 그냥 훅훅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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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은 된장과 고추장을 1.5~2 : 1의 비율로 섞은 뒤에 설탕과 참기름을 소량 넣고 농도를 물로 조절하면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난 식감을 위해서 마늘과 양파를 다져서 넣었다. 이렇게 넣으면 식감도 더 맛있어질 뿐만 아니라 농도를 물로 조절할 때 조금 뻑뻑하게 해도 냉장고에 1~2시간 정도 넣어두면 야채에서 물이 나와서 적절한 농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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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준비를 전부 끝내고, 이제 보쌈과 두부김치를 할 차례다.

보쌈은 냄비에 물을 적당히 70% 이상 잠길 정도로 넣고, 양파와 대파를 넣은 뒤 물을 끓이다가 물이 끓을 때 된장에 재워둔 고기와 생강을 일부 썰어 넣는다. 물이 끓기 전에 고기를 넣은 채 삶으면 육즙이 빠져나가 맛이 없다. 이때 미리 넣어둔 양파와 대파를 고기 위로 올려두면 야채들이 익으면서 나오는 물이 고기에 스며들어 더욱 맛있어진다! 집에 인스턴트커피가루나 원두가 있으면 넣으면 좋은데, 인스턴트커피가 집에 없어서 태국에서 사온 비싼 원두를 넣었다. 뭔가 좀 아깝지만 그래도 손님을 대접하는 건데 이왕이면 좋은 게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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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끓는 물에 40초 정도 데친 뒤에 김치를 볶아 만들었다.


오뎅탕만 만드는 영상이나 사진이 없는데 오뎅탕은 손님이 오고 끓이기 시작한 거라 정신이 없어서 없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무와 파, 양파,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이다가 오뎅을 넣고 오랫동안 끓이면 된다. 싱겁다면 간장으로 간하면 끝... 나중에 다시 한번 제대로 글로 적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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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가 찍은 사진이라 좀 지저분하긴 하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놀러 와서 집들이 가 시작되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음식이 모자라진 않았고 친구들이 죄다 먹을 걸 사 오기보다는 술과 후식을 들고 왔다. 덕분에 아주 배부른 술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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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 먹었던 타르트. 진짜 딸기가 왕창 들어있었고 정말 맛있었다. 센스란! 잘 먹고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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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그날 술에 죽었다. 적당히 샹그리아만 먹다가 데낄라를 들고 온 미국 친구 덕에 진짜 많이 마셨다. 테킬라 너무 좋고요. 사랑하고요. 멕시코에서 데낄라 10병은 사 올걸 그랬다. 멕시코에선 하루에 조금 과장 보태서 반병씩은 꾸준히 먹었는데 한국에서는 쉽게 먹질 못한다. 비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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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술과 각자들이 들고 온 술이 조화를 내어 전부 재밌게 놀았다. 그날 하루는 이웃집에 조금 피해를 줬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밌었으니깐~ 

집들이 선물이랍시고 예거 사온 친구도 있었다. 나 그렇게 술쟁이 아닌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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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돌체구스토를 선물 받았다. 집에 남는 거 그냥 들고 왔다고 하셨지만 난 너무 좋다. 커피를 마시러 밖에 안 나가도 된다니. 이제 프로 집순이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ㅎㅎ  감사합니다. 친누나한테는 캡슐을 보내달라 해야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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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필수 템 규조토 발 매트도 받았다. 맨날 수건 깔아놓고 썼는 데 며칠 지나면 수건에 냄새도 나고 장난 아니게 별로다. 그런데 발 매트가 있으니 전혀 그럴 일이 없다. 물 묻으면 진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마른다. 사람들이 자취 필수 템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와중에 규조토 발 매트를 선물해준 이가 보내준 러그를 받았다. 이거 예전에 단독방에 살짝 흘린 적이 있었는데 이것까지 사줬다. 황송할 따름이다. 제가 잘하겠습니다... 다음에 맛있는 거라도 꼭 사줘야겠다.


조금은 걱정했지만, 대박이었던 집들이를 끝냈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집들이를 계속할 것 같지만 (집들이를 가장한 파티인가?) 어쨌든 집으로 오는 친구들에게 나름 맛있는 집 밥? 이란 것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내가 밖에서 사 먹거나 시키는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더 그랬지만, 그래도 멀리서 집까지 찾아오는 친구들을 위한 자그마한 선물이다. 집들이를 하면 선물을 받는 것은 나뿐이니까, 그것이라도 선물이 되길 바라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해봐야겠다.




출처 : http://justgoterry.com/221475610682
my10043841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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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
my10043841
IP 221.♡.229.206
02-27 2019-02-27 01:46:20
·
헉.. 사진이 사라졌다.. .다시 사진 수정할게요...
삭제 되었습니다.
날밝았네
IP 183.♡.50.12
02-27 2019-02-27 03:38:30
·
재밌게잘봤습니다. 내용과상관없지만 마지막에 러그는 어떤건가요? ^^;
문라이트워커
IP 112.♡.170.135
02-27 2019-02-27 04:16:39
·
멋지십니다!
비행스파게티괴물
IP 175.♡.21.236
02-27 2019-02-27 08:29:09
·
잘 봤습니다. 헌데 사진이 중복으로 올라왔네요 ㅎㅎ
/Vollago
건파
IP 218.♡.32.4
02-27 2019-02-27 09:03:54
·
지난 주말 저도 집들이를 했네요 어른 아이 합쳐서 12명....
수비드 스테이크로 끼니는 한방에 끝냈고, 코스트코 연어 사다가 이요리 저요리 해먹이고,
집 앞에 양꼬치 집에서 양꼬치 사다가 안주삼고, 먹태, 오징어채 등 사다가 마른안주 했죠.
아이들은 미리 카레를 만들어두고 카레랑 밥 주니까 잘먹네요~~~

하얀강아지
IP 223.♡.8.200
02-27 2019-02-27 09:59:10
·
와, 집밥으로 집들이를 하셨군요. 진정한 집들이네요.
lehero
IP 121.♡.35.66
02-27 2019-02-27 10:08:50
·
잘 봤어요. 집들이 힘든데, 집들이 잘 하시네요.
노을이네
IP 175.♡.23.54
02-27 2019-02-27 10:41:48
·
규조토 발매트 별로라고 하던데 좋은 모양인가보네요.
/Vollago
비둘기는99
IP 1.♡.62.34
02-27 2019-02-27 12:26:24
·
으어.. 저도 집들이 해야하는데..
기본 요리실력이 있어야 뭘 하든지 할텐데 그게 없네요 ㅋㅋ
이번에도 그냥 적당히 배달해서 챡챡해야겠습니다 ㅜㅜ
요리 솜씨 좋으신분들 부러워요!!
blumi
IP 59.♡.94.155
02-27 2019-02-27 20:24:17
·
대단하시네요!!!!
무명선생
IP 125.♡.41.204
02-28 2019-02-28 12:49:35
·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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