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번에 CCA 가 KZ 랑 같은 회사라고 했던 부분은 취소해야겠네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았지만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사이트를 뒤져서 정보를 찾아보니, CCA의 제품은 KZ에서 설계 및 제작을 하고 있다고 하고, CCA는 KZ제품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회사라고 합니다.
Clear Concept Audio - CCA
Knowledge Zenith - KZ
KZ는 초창기에 다른 회사의 복제품을 많이 만들었고, 그 때문에 지금도 별로 평이 좋지는 않은 회사입니다.
다만 가격 대 성능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가지고 있고, 현재는 독자적인 디자인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타회사의 디자인을 따라하는 제품도 있어요.. KZ ZS7 같은 제품이라든가.)
아무튼, KZ 사의 최신작인 CCA C16입니다. 정식 출시일자는 2019년 1월 5일이었는데, 주문이 밀렸는지 생산이 늦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1월 20일즈음에 배송 출발하여 최근에야 겨우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제품중에선 가장 비싼 가격이었어요. 제 경우 91$ 정도를 주고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폰 한쪽당 8개의 BA 드라이버를 넣은 제품입니다. 총 16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했다고 이어폰에 자랑스럽게 적어놓았습니다.
BA개수가 가장 많이 넣은 제품중에선 각 채널당 21개씩 넣은 것도 있더라구요. 요새 이어폰 회사들 하이엔드급 제품들은 8개나 그 이상의 BA를 넣은 제품들도 제법 보입니다. 다만, 100$ 이하의 가격으로 채널당 8 BA를 채용한 제품은 이 제품이 유일할 겁니다.
뭐, BA가 많다고 해서 음질이 좋다는 보장 같은건 없지만요. 애초에 어차피 귀로 소리가 들어가는 구멍은 자그마한데, 거기다 대고 몇개의 드라이버로 울리건, 그게 음질에 무슨 영향을 줄까요.. 결국 재료를 얼마나 썼건, 그 재료로 어떤 소리를 요리해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제품은 꽤나 성공적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량의 BA를 썼다는 것을 자랑이나 하듯이, 짙고 매끄러운 소리를 내줍니다. 네트워크 설계도 잘 되었는지, 전체 대역이 고르게 잘 분포된 소리를 냅니다. 이전에 나온 KZ 이어폰들이 다들 개성적인 면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이 이어폰은 개성을 죽인 밸런스적인 설계네요. 천천히 잘 들어봐도 흠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대역폭, 해상력, 밸런스, 선명도, 공간감 등등 다양한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소리를 내줍니다.
KZ에서 나온 이어폰 중 가장 잘 튜닝된 제품이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추천하더라도 욕먹을거 같지 않은 느낌이에요.
단점이라면... 재미있는 소리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기대를 충족 시키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것 정도? V자 밸런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덜 자극적인 소리라서 재미없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아, 그리고 앰프를 물려도 크게 좋아지는 느낌은 없습니다. 반대로, 아무 기기에나 물려도 좋은 소리가 나요. 매칭 신경 쓸 필요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 그리고, 포장이 좀 부실하고 구성물이 별 거 없다는 것도 신경쓰이긴 하는데요..
뭐, 소리가 좋은지 안좋은지가 제일 중요한거 아닐까요.
자세한 분석없이 가볍게 적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아무튼 좋은 제품입니다. 추천해요. 이어폰에 10만원 정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 제품이 아마 최고의 선택일 겁니다.
추가 - 혹시 KZ 제품을 쓰고 있었던 분이라면 궁금하실 것 같은 정보를 추가합니다.
크기랑 두께는 AS10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다만 무게는 꽤 무거워졌습니다. 착용감은 AS10과 거의 비슷하지만, 무거워진만큼 조금 불편해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차음성도 AS10과 거의 유사합니다.
밸런스를 잘 잡는걸 목표로 했는지, 특이한 소리가 나지는 않고 그냥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소리입니다.
kz as10을 들어보고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몇개 더 구입해본건데, 구입한 이어폰 중에선 cca c10, cca c16이 가장 좋았습니다. 둘 중 가격대 맞는거 구입하시면 어떨까 싶어요.
er4s도 구입해서 수년간 써보았는데(꽤 좋아해서 er4s를 두번, er4p도 한번 구입했었습니다) 음악감상용으로는 이쪽이 단연 뛰어납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과연 튜닝을 잘 했을까 의구심이 있었습니다만, cca c16은 정말 튜닝이 뛰어납니다. 멀티 드라이버 특유의 어색함이나 특정 대역의 잡내가 거의 느껴지질 않습니다. 좋은 풀레인지 드라이버 1개를 쓴건 아닐까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예요.
에티모틱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에게 저항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적는게 좀 걱정스럽습니다만.. 고역도 er4s보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매끄럽고 시원한 고역이에요. 꼭 한번 들어보세요.
풀레인지 드라이버 1개를 정밀하게 튜닝하여 만든 er4s 는 확실히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죠. 그 느낌과는 전혀 다르긴 합니다만..
에티모틱의 소리를 좋아하는 분도 cca c16의 소리는 분명 맘에 들겁니다.
혹시 가까운 거리에 살고 계신다면 괜찮다면 들려드리고 싶네요. ^^
쪽지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