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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드라마/애니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 Tidying Up with Marie Kondo. 2019 > 10

5
2019-01-07 11:02:48 수정일 : 2019-01-07 15:33:35 119.♡.191.48
국희아빠


분류가 애매해 드라마/애니 사용기로 올리는데 맞나요??


딱히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한 게 없어 (스포주의)는 붙이지 않았지만, 순백의 눈으로 쇼를 즐기길 원하신다며 뒤로 가기 하시는 게 나을 듯 합니다.

근데 사용기 보고 보셔도 딱히 감상에 방해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메모수준의 사용기라 말이 짧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



여러 가지 이유로 갈등하게 만든 프로그램. 

1. 너무 자주 울어서 왜 이러나 갈등...

2. 후딱 빨리 봐서 아까워 갈등...

3. 이걸 평소 습관대로 영화처럼 리뷰해야되나 갈등...




https://www.netflix.com/title/80209379


https://www.imdb.com/title/tt8115560/?ref_=nv_sr_1



*  장점

보기 드물게 편안한데도 즐거운 TV 쇼

- 대체로 북미지역 TV쇼가 그런 경향이 강한데, 얘네는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아니, 가르친다기보단 뭐랄까... 의견제시가 굉장히 세다고 해야하나? 게다가 멘토도 강하고 멘티도 강하다... 문화적 특성이 그러니까. 이게 TV쇼의 주요 갈등이자 핵심 볼거리인데 요 맛이 감칠나고 간극이 클수록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멀리 갈 필요없이 <백종원의 골목식당>만 봐도 '빌런'의 퀄리티(?)가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좌지우지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구조는 필연적으로 피로를 일으킨다. 괜히 뒷목식당이니 헬스키친이니 빌런이니 하는 단어가 나오는 게 아니다.  과도하게 매운 맛, 짠 맛, 단 맛에 시달리다 보면 그런 것들에 혀가 물려서 멀리하고 싶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 거다. 

이 프로그램은 그런 면에서는 거의 평양냉면에 가깝다. 슴슴하다 못해 실용적인 측면을 따져도 엣지랄 게 없다. 특히 전 시즌을 거쳐서 구성이 매화 동일하기 때문에 몇 편 보면 다음 편 진행을 훤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생각해보면 집정리란 게 뻔하지 않은가?) 게다가 호스트와 게스트가 반목하지 않는다!? 슴슴하고 담백한 진짜 이유는 바로 요거 때문인데 그래서 피로도 없이 꾸역꾸역 계속 볼 수 있다. 그래서 주말이 순삭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게 만든다. 

-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측면이 크다. 하지만 공감하는 사람도 꽤 있을지 모른다.

내 경우는 정말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전부, 모든 에피소드에서 한 번 이상 울었다. 막 으허허앙ㅁ엏아헝- 하면서 목 놓아 우는 일은 없지만, 어느덧 줄줄줄 눈물을 흘리다 눈물이 앞을 가려 잠시 Pause시킨 후에 눈물 닦고 감상하는 경우가 잦았다... 정말 부끄럽다.... 

별로 대단한 포인트나 특별한 연출적 강조가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곤도 마리에는 그 순간에 없다. 

게스트가 자기의 짐을 몽땅 꺼내 침실이나 거실에 갖다 놓은 채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고민하는 순간, 미래를 꿈꾸는 그 때에  트렌치를 탄 아쿠아맨이 솟아오르듯 깊숙한 감정들이 내 안에서 튀어나왔다. 

게스트는 짐을 꺼내고 나는 묵은 감정들을 꺼내게 되는 것이다. 그 찰라에 나는 그들에게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것은 인종와 언어와 성별을 뛰어넘어, 보편적 인간의 감정이 말간 얼굴을 잠시 드러내는 묘한 순간이다. TV를 끄면 곧바로 사라질 신기루지만 아주 잠깐이라도 진실한 감정의 민낯을 보는 건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대인이 진 삶의 무게를 새삼 느끼게 된다.

- 이건 아마 미국이라는 지정학정 특성(지구  남바 원, 비교불가 소비의 왕국, 거기다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캘리포니아...)이 강하게 작용한 탓도 있을 건데, 사실 우리도 꽤 잘 사는 축에 속하는데다 조금 결이 다르게 비슷한 사람도 많이 봤다.

우리는 물건에 눌려 산다. 미국애들은 그나마 좀 낫다. 집이 크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정리를 위해 물건들을 꺼낼 때 깨달을 수 있다. 엄청나게 크고 깊은 벽장에다 마구 쑤셔박아놓았던 물건들은 우리가 우리의 결핍이나 실의를 달래고 기쁨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 올바른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물론 쇼핑은 즐겁다. 물건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서 개별로 구분하기 힘든 덩어리가 되어버린 물건들은 더 이상 처음의 즐거움을 주던 것들이 아니다. 경제학 이론을 들먹이지 않아도 물건이란 건(사실 사람도...) 손에 넣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퇴색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 만들어진 무덤은 우리 자신에게도 지구에게도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미국애들이 신상(주로 옷과 신발)에 올인한다면 나의 경우는 싸구려 다이소 제품이다. 남의 욕은 좀 그렇지만, 나이든 부부가 사는 우리 윗층 같은 경우에도 복도 계단참부터 대체 어디다 쓸지 알수 없는 물건들이 빽빽하다. 품목과 경향의 차이지만  물건에 눌려사는 건 대체로 비슷하다.

이 상태가 왜 건강하지 않은 거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 쇼의 등장인물들이 짐을 정리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그 답이라 할 수 있겠다. 멋진 지점은 누군가의 호통과 강압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는 포인트가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는 거다. 사람이 성장하는 광경을 포착하고 목격하는 건 연꽃이 피는 걸 보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 프로그램은 그런 모습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또 울었다...ㅜㅜ)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 단점

이 쇼로 정리법을 배우겠다는 건... 좀 아닌 듯. 

- 인터넷을 검색하시라! 난 몰랐는데 호스트 곤도 마리에는 정리에 관한 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녀의 정리법같은 건 책이나 인터넷에 흔하게 널려있다. 제작진도 이를 아는 지 정리법 강의에 할애하는 시간은 상당히 적다. 


모든 것의 신에게 감사하는 건 안맞을 수도 있지만.

- 주인공은 집에 인사하고, 버릴 것들에게 감사하며, 잠들어있던 책들을 깨운다. 이것은 분명 어떤 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킬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엔, 흥- 역시 미신왕국 일본 답군.. 이라고 했지만,

국가적 경향이나 미개함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의례라는 측면에서 봐주자. 우리가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의식(일종의 제례)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개인의 성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 말을 제사 열심히 참석하란 뜻으로 이해하면 곤란한데...) 우리의 감정과 인생의 마디를 정리할 때 적당한 수준의 의례를 해주는 건 큰 도움이 된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어제의 나에게 미안하다 혹은 고맙다란 말은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물건이나 집에 하는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의인화야말로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과학적 사고를 바탕에 깔고 할 수 있다면 꽤 괜찮은 의례가 될 수 있다.







* TV 쇼 활용법

드래곤볼 뺨치는 강력한 빌런들의 등장에 뒷목잡고 식당보는 사람들 힐링하기 좋음.

넷플릭스 구독 중인데 집 정리를 좋아한다면 필관!

넷플릭스 구독 중인데 인생이 복잡해 고민이 많다면 필관!

다만 주말에 보면 시간순삭+괜히 집안 물건 다 꺼내는 부작용 생길 수 있음.

물건정리 못하던 사람이면 쇼에 나오는 정리팁들이 꽤 쏠쏠할 듯. 물론 기대는 금물.

가족간의 갈등은 대부분 원인이 돈인 경우가 많은데, 수입은 당장 크게 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에 비하면 정리는 쉽고 간단하다. 게다가 원인파악에 도움이 된다. 만약 가족간의 갈등때문에 고민이 있다면 같이 한번 보라고 하고 싶다. (물론 TV쇼를 같이 볼 정도의 가족이면 위기나 갈등도 금방 극복할 것이다!) 

중년들은 조심할 것. 쓸데없이 울 수 있음. 




출처 : https://blog.naver.com/linparo/221436015519
국희아빠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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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
바다부추
IP 58.♡.140.34
01-07 2019-01-07 11:13:18
·
오호... 이런 거였군요
눈팅밤팅
IP 14.♡.238.140
01-07 2019-01-07 11:17:13
·
스크랩 해갑니다. 감사합니다 ^^
avadhoota
IP 223.♡.165.64
01-07 2019-01-07 11:46:42 / 수정일: 2019-01-07 11:49:25
·
수년 전 곤도 마리에의 책을 통해 인생 정리를 시작하고 성공한 사람입니다.

저도 주말에 넷플릭스에서 이 프로 1화 시청하고 좋았네요. 와이프도 같이 보며 즐거워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따뜻한 분인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녀는 삶의 독소를 제거해주는 힐러더군요.

강력 추천드립니다 ^^
파초
IP 211.♡.83.17
01-07 2019-01-07 11:50:09
·
책으로 볼 때는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영상으로 직접 보니 찡한 울림이 있네요 :)
마늘
IP 59.♡.128.55
01-07 2019-01-07 12:21:20 / 수정일: 2019-01-07 12:22:19
·
책으로 보고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며칠전에 올라왔길래 찾아서 보았는데 사용기란에서 다시 보네요
(영상을 보다가 곤도 마리에가 미국으로 이사했다는 부분이 있더군요.)


정리 관심 있는 분은 곤도 마리에 책 추천해드리고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 도 추천합니다. (이건 책만 봤었고, 일드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하루15분 정리의 힘' 이책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정리를 아무리 잘해도 타고나는 사람은 못 이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리를 못해서 책을 보고 정리를 시작한 케이스인데 잘하는 사람은 책 안 보고도 그렇게 하더군요..

seung2li
IP 59.♡.123.156
01-07 2019-01-07 12:36:42
·
저도 보고나서 정리 시작했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Hearit
IP 210.♡.48.20
01-07 2019-01-07 14:14:47 / 수정일: 2019-01-07 14:15:31
·
저두 두번째 편을 보다 말았는데,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밝은 에너지가 범상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늘 저러고 살수 있울까 싶기도 하구요.
region
IP 211.♡.142.5
01-07 2019-01-07 14:24:54
·
1편은 추천할만하고 2편부터는 똑같은 내용이 반복이고 알고싶은 내용들은 나오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지식의별
IP 218.♡.134.84
01-07 2019-01-07 19:23:39 / 수정일: 2019-01-07 19:23:52
·
저도 이 시리즈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출연자들이 진짜 물건들과 이별하고 싶은분들이라 곤도마리에의 말을 잘 따릅니다.

다만 이렇게 정리하면 된다고 알려주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정리하는 법을 바우고 싶은분은 이 프로가 아니라 그녀의 책을 보셔야합니다.
무밍이
IP 110.♡.47.73
01-09 2019-01-09 16:36:55
·
곤마리 책 좋아해서 거의 다 보고, 정리도 좋아해서 물건 비우고 사는 1인인데 다큐 너무 재밌게 봤어요ㅋㅋㅋㅋ미국 특유의 리액션에 열심히 호응하는 콘마리짱... 무엇보다 물건에 감사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버리는 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계속 그 습관을 유지한다는걸 느껴서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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