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거의 소설만 읽어요. 비율로 따지자면 거의 9:1에 가까울 정도죠.
그런 제 책장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대부분 소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몇 안 되는 책 중 이 피천득의 '인연'은 수필로서 망설이지 않고 추천할 수 있습니다.
피천득의 '인연'은 96년도에 처음 나왔습니다. 요즘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은 책이지요.
무겁지 아니하고, 산뜻한 글을 지닌 이 수필집을 읽노라면, 상쾌한 산책길을 걷는 것 같이 기분이 화해집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이 이런 것인가 싶어요.
특히나 막내딸 서영이에 대한 수필들은 그야말로 딸바보를 생각나게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판본은 1판 21쇄인데, 요즘 판본은 아니 그러하겠지만, 한자의 사용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네요. 어떻게 읽는지도 안 써있어서 찾아봐야하는게 불편한 점이라면 불편한 점입니다.(요즘 판본은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07년에 돌아가신 피천득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요.
(국민 수필 작가라는 칭호도 있었지만, 동시에 조국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도 있지요.)
그러나 제가 이 책을 산 이유가 작가가 아니라 글 자체의 매력이었듯이 여러분들에게도 글로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인연'은 짧은 수필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그 중 수필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수필'과 아주 짧지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장미'를 낭독하여보았습니다. 별로 길지 않아요!
새해 첫 수필집으로 피천득의 '인연' 어떠실까요?
그러니 '인연'의 글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영상에서 낭독 부분만 살짝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수필' 낭독: 3:41
'장미' 낭독: 8:03
마지막 만남은 아니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정도만 기억 난다고 삼촌이 말씀 하시네요.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라고 끝나네요. ㅎㅎ 삼촌분이 포인트를 잘 기억하시는군요.
재미있는 점은 수필이라고 나와서 다들 아사꼬와의 이야기가 실제라고 생각하시는데, 피천득의 수제자였던 석경징 명예교수가 아사꼬와의 이야기는 소설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네요.
그리고 작가에 대한 비판이 존재하지만, 정말 읽노라면 그 깔끔하면서도 산뜻한 문장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운 수필이니 한 번 구매해봐야겠어요! 보니까 범우문고에서 약 4천원에 책이 있네요. ㅎㅎ
이렇게 저마다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게 참 재미있습니다 ㅋㅋㅋㅋ
와.. 잊고 살았는데 그동안 안 읽어봤으니 이제 읽어봐야겠어요. 덕분에 책 한 권과의 인연이 또 시작되겠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조건 반사적인? 반응으로는 피천득 선생님 글의 깊이가 더 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상대적으로 더 잘 읽히고 또한 여러번 읽어도 참 도움이 되었던 작품인 것 같아요. 장영희 선생님 삶에도 굴곡이 많으셔서 그런지... 저도 생각나는 김에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
덧붙이자면 장영희 선생님 책은 골고루 다 좋은 듯 합니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 내 생에 단 한번 등등..
이렇게.. 장바구니가 채워지고.. 잔고가 ㅋㅋㅋㅋ
즐거운 독서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ㅎㅎㅎ 혹시 저희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겠죠..? 갑자기 땀이.. ㅋㅋㅋㅋㅋㅋ
아드님이 피수영 교수 - 울산의대 소아과죠
수필에서 많이 봐서 이름은 익숙한데
성을 붙여서 보니 남다른 이름이고
빛나는 재주를 가지신 분들이더라구요
어찌 글을 저리 온아우미하게 쓰시는지.. 참.. 글 재능이 부러웠습니다..
'인연'이라는 작품에서 보여준 전쟁에 대한 인식 등도 아쉬운 부분이고요.
그러나 찾아보니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되어 있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니 도덕적으로 당시 작가의 지식인으로서의 책임에 맞지 않는 행보를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친일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여러 정황을 토대로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겠죠.
과거 교과서에 몇 편이 실려서 유명해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근데 왜 전 별로 기억이 없죠.. ㅠㅠ
그리고 제가 중고생때 좋아했던 조동진의 제비꽃이란 노래의 가사도 결말은 좀 다르지만 세번의 만남이라 그 두가지가 묘하게 다가오더라고요. 40중반인데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네요.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라고 뒤에 붙으며 끝나죠. 문장이 참 담백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