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길고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씨 11/9. 트럼프의 시대>
영화의 내용을 요약한 (비공식. 팬메이드) 예고편
“This is not actually a trailer, and I'm no fan of Trump, but Michael Moore passionately explains why so many millions of Americans voted for the man, and that is what gives this video its value.”
(이것은 실제 예고편이 아니며, 나도 트럼프의 팬이 아니지만 마이클 무어 (Michael Moore)는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에게 투표 한 이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합니다. 그 점이 이 영상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입니다)
“Michael Moore nails it. The unpleasant truth that Democrats need to face and stop obsessing about Russia. The real, material needs of the American people have been ignored by both parties for much too long.”
"마이클 무어가 완벽하게 해냈다..민주당이 직시해야할 불편한 진실은 러시아에 대한 집착을 멈추어야한다는 것이다. 미국 국민의 실제적이고 물질적 인 요구는 공화, 민주. 양 당에 의해 너무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습니다.
- 유튜브 동영상의 베스트 리플중.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의 초기작은 `로저와 나`였다. 그는 자신의 고향 플린트시가 `비지니스 프렌들리`한 레이건 행정부와 GM의 공장폐쇄와 이전으로 어떻게 몰락하는 지를 다뤘다. 플린트 시민들은 대기업 노동자인 중산층의 삶에서 GM의 대량 해고란 충격 이후, 다단계 판매나 패스트 푸드점 직원등의 불안정한 직업으로 몰린다. 심지어는 호구지책을 위해 매혈이나 토끼를 길러파는 경제적 위기상황으로 몰락한다 . 이후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미국의 부조리와 신자유주의를 신랄하게 조롱- . 이라크 침공(화씨 9/11) 총기 문제(볼링 포 콜럼바인). 의료민영화(식코)등 - 하는 무어는 명성을 얻고 세계적인 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트럼프란 전대미문의 충격을 설명하기 위해. 다시 고향 플린트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게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힐러리가 미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이어받으리란 모두의 예상과 달리 - 트럼프까지도 - 보수의 이단아 사업가 미스터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맞이하게 된다.
미국 리버럴들에게 트럼프는 악몽이었고. 민주주의의 몰락을 상징하는 적그리스도처럼 받아들여진다. 마이클 무어는 힐러리에게 투표하던 페미니스트들의 행렬과 개표방송을 기다리는 축제 현장을 필름으로 담는다. 국제 정치면의 기사나 짧은 TV 뉴스 클립으로 보는 것과 차원이 다른 생동감이 느껴진다. 영화관 전체에 울려퍼지는 Rachel Platten 의 Fight Song과 클로즈업 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행복한 얼굴은 축제의 그것이었다. 서프러제트(여성참정권 운동)의 시대를 지나. 유리천장을 깨부수는 힐러리의 승리를 고대하고 있다.
물론 관객들은 진정한 승자의 등장을 기대하면서 보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트럼프고. 극장 밖의 대통령도 트럼프인 것이 현실이니까.
힙합 뮤지션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백악관으로 직행하기를 축복했던 힐러리가 낙선했다. 모든 매체가 85%의 확률로 승리를 예언하던 힐러리 의 패배에 민주당 개표 상황 대기장에 있던 사람들은 의기소침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카메라는 공화당 개표 대기 방송을 보여준다. 미국판 박사모가 연상되는 인물들은 감격에 오열한다. 그리고 무어의 표현에 따르면 `본인들도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던 침울한 표정의` 트럼프와 측근들이 나타난다. 트럼프가 미디어에서 연출하던 과도한 공격성과 허풍에 가까운 자신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영화는 `도대체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이클 무어의 공화당에 대한 유감은 익히 유명했지만. 자연인 트럼프에 대한 무어의 태도는 `극혐`이다. 트럼프가 딸인 이방카에게 보이는 부적절한 성적 관심과 발언들을 소개한 무어는, 그와 스캔들이 있었던 포르노 배우의 증언까지 인용해 `자신의 딸같아서` 관계를 가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머지 악덕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영화는 트럼프가 왜 공인의 자격이 없는지에 더 분량을 할애한다. 트럼프가 기존의 질서(정치)를 어떻게 파괴하고, 대중의 추앙을 받으면서 권좌에 올랐는지 한 단계씩 조명한다 오로지 티비 쇼에서 몸값을 불리기 위해 시작했던 선거유세 `이벤트`를 소개한다. 대통령 출마자를 연기했던 트럼프의 발언은 모순 되고, 거친 날 것의 아무말 대잔치였다. 그러나 그는 그 이벤트를 통해 대중을 직접 만나게 된다. 전국의 `유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러 오고 반응을 보여주는 대중을 만나며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인식한다. 그는 시청률에 목마른 미디어를 능수능란하게 조련해가면서 자신의 성공 가도를 세워간다. 비웃음을 받던 그는 관심을 모아서 공화당 정치인으로 입지를 세운다. 그리고 공화당의 다른 대선 후보들을 토론회에서 막무가내 - `여기서 내게 후원금 요청안했던 사람없다`는 식의- 입담으로 밀어제끼며 후보로 선출된다. 그리고 온갖 혐오와 폭력에 호소하는 - 인종 차별이나- 언사들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장면과 지지자들이 소수 세력을 폭행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미디어도 시청률에 조련당해서 제대로된 비판과 문제 분석을 하지 못한 `기레기`들임을 놓치지 않는다.
기존의 미디어들과 비판자들이 언급한 트럼프의 승리 요인중 하나인 불합리함들도 물론 언급한다. 국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인단 제도라던가. 러시아의 선거개입이라던가. 그러나 그의 관심사는 언제나 미국에게 있어왔던 위협이나 방해요인보다, 이번 선거의 승패와 미국의 운명을 결정지은 좀 더 본질적이고 간과된 문제를 제기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존 정치는) 왜 국민들에게 신뢰를 상실했는가.`
마이클 무어의 카메라는 (민주당이)`우리편이니까 좀 봐주자`란 식의 굽는 팔을 기대할 수 없다. 힐러리의 선거 전략부터 조롱을 가한다. 실제로 전국을 돌면서 유세를 하는 대신, 등신대의 입간판을 보낸 장면이라던가. 자신을 무대위로 불러올리는 힙합 뮤지션들의 이름이나 알았을까란 장면에선 일말의 애정도 기대할 수 없다. 월가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았던 오바마와 힐러리를 언급하면서, 빌 클린턴 이후 공화당처럼 변해가는 민주당에 사람들이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나열한다.
영화는 정치평론가들의 이야기 - 인물의 강점이나 단점과 선거 전략에 대한 공중전같은 이야기- 보다, 미국의 일반인들의 목소리에 분량을 할애한다. 그들은 지난 기간동안 자신의 삶이 어땠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들이 미국의 참상을 말할 때 언급되는 곳은 중동의 전쟁터다 . 참전용사들인 그들은 거기서 돌아와보니 자신이 사는 미국에서 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이나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분개한다.
그리고 마이클 무어의 고향이라 `고향 사람들은 내가 잘안다`라고 말했던 플린트시에선 그 모든 불행들이 집약되어 현현한다. 한때는 풍요하고 강대한 미국의 상징 GM이 있던 도시는 경제난으로 몰락한 것으로도 모자라, 말 그대로 죽음의 땅이 된다. 공화당 주지사의 집권하에 납중독 문제가 있는 식수로 인해 서서히 병들어간다. 플린트 시민들은 (레이건 시절부터 이미 사라졌던) 직업과 존엄성에 이어 자신과 아이들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공화당 주지자사의 독단으로 인근 호수였던 상수도 수원지를 오염된 강으로 옮기니 문제가 생기지 않을리가 없다. 막아야할 의회는. 위험을 과장되게 강조한 주지사가 이미 무력화 시켜버린 후이다.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부모들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생수병을 들려주면서 물 값을 내던가. 아니면 수돗물을 마시고 병원비를 내던가. 공화당 주지사는 아이들의 피에서 나온 납수치를 조작하란 명령을 해가면서 까지 은폐를 시도한다. 바꾼 수돗물로 인해 GM 공장의 공업용수에 문제가 생기자, 주지사는 특별히 GM공장에만 특혜를 주라. 기존의 깨끗한 수원지로부터 상수도를 공급하란 명령을 내린다.
시민들은 참다못해 일어나 시위를 시작한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일개 주지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고. 드디어 대통령이 전용기 편으로 플린트시로 날아온다. 사람들은 흥분하며 그가 와서 연방 대통령의 권한으로 공병들을 투입해서 상수도를 다시 깨끗한 수원지로 연결해 줄 것을 기대하며 환영했다.
하지만 여기서 오바마는 시민들의 기대를 배반한다. 연설을 하던 오바마는 정말로 목이 마르다고 플린트시의 그 물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누가봐도 입술만 적시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걸 보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희망은 사그러들었다. 오바마가 떠난 이후, 황량한 폐허가 된 플린트시가 미군의 시가지 훈련에 적합하단 이유만으로 플린트 주민들에게 제대로된 통보 없이 군사훈련이 시작된다.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는 플린트 주민들은 `다음은 당신의 도시일지도 모른다`라고 씁쓸하게 뱉는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그늘은 길고 어둡다.
플린트 시민들은 공화당 주지사와의 회담에 들어간 오바마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여기올 때는 나의 대통령이었지만. 갈 때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였다`란 어느 흑인 부인의 말은 더욱 와닿는다. 그들의 투표날. 오바마케어나 기타 진보적인 행보가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트럼프의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은?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정치혐오로 끝나고.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어와 카메라는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일어서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미국인들 마저도 `쟤 민주당원 맞아?`라고 물을 정도로. 짧게 친 군인식 머리와 우람한 팔뚝을 가진 웨스트 버지니아 정치 입문생인 참전용사, 리처드 오제다는 분노한다. `우리 동네가 죽어가고 있어요. 여기서 5분거리에 있는 아이들을 보여줄 수 있는데. 내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본 것보다 더 상태가 안좋습니다` 그는 이를 해결하고 싶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주먹다짐을 할 수(그 동네 관용어라고) 있다, 자신의 선거사무장(트럭운전사인)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한다 `
( 이 부분이 예고편에 나오는 그 장면...)
이어서 등장하는 흑인. 여성 후보들도 자기 지역과 주민들을 위해 무언가 하겠단 의지를 피력한다. 민주당의 지지자였고. 구성원이 될 자격이 충분한 이들이었다.
그러나 영화에서 드물게 언급되는 민주당은 그 희망마저도 가로막는다.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던 민주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영화 초반의 힐러리 찬양가와는 다르다. 그들은 공정한 과정을 포기하고 힐러리를 밀어주는 민주당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인터뷰한다. 그래서 그들은 투표를 포기했다고도 한다.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희망을 담았던 후보가 석연찮은 과정으로 패배하고 난 후에 `힐러리가 싫으면 그래서 트럼프 찍을거야?`란 사상검증 같은걸 마주하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
자기 고장을 위해 나선 기초자치단체 의원 후보자들의 패기 넘치는 인터뷰의 끝은 자신들을 막아서는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이다. 중도를 잡기 위해서 타협(compromise)가 중요함을 강조하던 지도부는 지금 특정후보를 밀기위해서 나보고 포기하라는 거냐는 정치신인의 전화상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다.
마이클 무어는 화려한 지도자들 - 오바마와 힐러리-의 뒤에 억눌려져 있던 변화의 목소리를 무시한 당. 모든 것을 타협이란 가치 하에 무해하게 바꾸고, 월가와 친밀하게 지낸 - 민주당을 찍어야할 이유가 뭐냐는 사람들의 의문에 생명을 부여한다.
부당한 처우를 개선 하기 위한 교사들의 파업에서 마이클 무어는 희망을 찾는다. 버스 운전사들의 임금까지 인상하기 위해 단결한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성원 끝에 승리를 쟁취한다. 그리고 총기 난사 사고로 동급생을 잃었던 학생들이 어른에게 기대지 않고 모여서 행진하고 행사를 가지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호소하고 연설하는 장면은 감동을 안겨준다. 공개 토론회에서 의원에게 총기협회의 후원금을 받을거냐 안받을거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따지는 남학생이나. 다시 보지 못할 친구들의 이름을 눈물을 머금으면서 호명하는 여학생(공화당 후보가 `스킨헤드 레즈비언`이란 인신공격을 했다가 자진사퇴까지 했다는)의 모습은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진짜 정치와 참여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마이클 무어는 역사 학자와 2차대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검사였던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미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험에 처해있는지. 트럼프가 히틀러와 비슷한 행보를 어떻게 의식적으로 걸어가고 있는지를 지적한다. 물론 영화내에서 말했시시피 비유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기술과 학문, 문화의 선진국이었던 독일이 어떻게 아웃사이더인 히틀러를 선택하고 증오로 단결했는가를 따라가다보면. 이번에는 다를 까란 의문이 커져간다.
유튜브 추천영상에서 히틀러가 도열해있는 군인들 앞에서 연설하는 기록 필름에서 트럼프의 목소리가 들리는 영상을 보면 어땠을까. 트럼프에 대한 리버럴의 정신승리나 억지스러운 풍자란 생각이 들고 넘겨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관객석에 앉아서 긴 러닝타임 동안 미국 정치에 대한 실망과 실패를 말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접한 후라면. 그렇게 넘길 수 없다. 무어는 자신이 어렸을 적 본 교육영상을 인용해가면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전체주의로 가는 비탈길은 가팔라진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입장에서 트럼프는 긍정적인 인물이다. 오바마가 보였던 친일 정책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파트너로 칭찬의 대상이다. 본국에서는 인기가 없지만. 한국에선 (반작용으로)인기가 많다. 한국 인터넷에서는 그에게 `트력제(트럼프+만력제)`란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만력제는 당대에도 `조선 천자`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임진왜란을 겪던 조선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는 명의 멸망에 결정적인 원인을 한 인물로 고금의 평가가 일치한다. 치세 동안 국정을 방관하고 개인의 치부와 향락에 몰두했다. “기강이 해이해지고, 군신이 통하지 않으며, 이익을 쫓는 소인배가 분주히 돌아다니며 서로 다퉜다. 명나라는 실로 만력제 때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명사(明史)”
물론 트럼프는 남북관계를 위해서는 필수적이고 긍정적인 인물이다. 임진 왜란 당시 만력제가 조선에게 그랬듯이. 그러나 천조국의 문제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역시 만력제가 명나라의 운명을 결정했던 것 처럼 그럴까. 무어는 이대로 두면 트럼프가 미국을. 그리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영향을 미치던 세계를 끝장낼 버릴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개인적인 추신.
한국에서 마이클 무어의 전성기를 기억하던 입장에선 이번 영화에 대해 SNS나 커뮤니티에 언급이 거의 없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배급사의 예고편이 와닿지 않았기도 했고. 상영관이 작았던 것도 이유였겠습니다만. 일단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선 시점엔, (트럼프로 인해 멘붕한) 미국의 이야기엔 관심이 없었던게 아닐까 싶더군요. 미국의 “21세기의 가장 완벽한 민주당 대통령은 자신의 나라와 당, 민주주의의 실패를 어떻게 예약했는가” 란 주제가 한국에선 관심사가 아니겠죠.
하지만 클리앙에서 있었던 `20대 남성이 극단적인 페미니즘의 문제로 피해를 받고 있는데 방관하고 있는 민주당과 대통령에게 불만을 가지고 이탈하고 있다`란 주제의 논쟁에서. `그래도 민주당을 믿고 지지해야한다`란 의견과 `존중하지 않는 상대에게 내가 왜 표를 줘야하나`란 입장간의 대립에서도 이 다큐가 언급되지 않는 것은 좀 의아했습니다. 그 논쟁을 주의 깊게 보셨고 참여하셨던 분들이라면 꼭 보시길 권….하고 싶지만, 리뷰를 늦게쓰다보니 영화관에서 다 내려갔군요. (글을 올리다가 확인해보니.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네이버 무비에 올라왔습니다. 4500원.)
개인적으로는 전자(일단 지지) 중 후자의 입장(요구할건 요구하자)에 문제의식을 느껴서. 매우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결론과 희망은 무어가 강조하는 것처럼.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처럼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봅니다. 그게 무조건적으로 대통령과 당을 지지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여민주주의가 활성화 되어야겠지요. 그러려면 일단 민주당이 - 미국이나 한국이나 -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당에 참여해서 세상을 바꿔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역시 `조직된 힘`을 가지려면 신뢰가 중요하겠죠. 신뢰는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한국의 민주당에 관심이 없더라도. 지금의 미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꼭 보시길 권합니다. 사실 이명박과 박근혜란 민주주의의 파국을 맞이했던 입장에서 복기해보면 더 보이는게 많더군요. 일단 지금 민주당 의원들과 민주당 당적을 가진 정치인들은 닥치고 보고. 감상문을 써야할 영화입니다.
물론 제가 본것과 다른걸 보실 수도 있고. 다르게 느끼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꼭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만큼은 의견이 일치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구글 플레이 영화 다운로드.
https://nstore.naver.com/movie/detail.nhn?productNo=3808865
네이버 n스토어
https://entertain.v.daum.net/v/20181121173002304
매일 경제의 영화 리뷰.
출발 비디오 여행의 영화 소개.
마이클 무어의 트럼프 당선 전후의 글들에서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https://www.huffingtonpost.kr/2016/11/10/story_n_12891840.html
“1. 민주당을 장악하고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라. 그들은 우리를 지독하게 실망시켰다.
2. 실제 상황에 귀를 기울이거나 파악하기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고집했던 매체의 전문가, 예측가, 여론 조사가들을 다 잘라 버려라. 그 헛소리쟁이들은 이제 우리가 ‘분열을 치유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도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들을 더 많이 늘어놓을 것이다. 닥치게 하라.
3. 오바마 집권 8년 동안 공화당원들이 매일 그랬던 것처럼 오늘 아침에 싸우고 저항하고 방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눈을 뜬 민주당 의원들은 물러서서 우리들 중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이제부터 시작될 비열함과 광기를 막는 일을 주도하게 해야 한다.
4. ‘망연자실하다’, ‘충격을 받았다’는 말은 모두 그만해야 한다. 그 말의 뜻은 당신은 당신들만의 세계에 살며 다른 미국인들과 그들의 절망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의미다. 여러 해 동안 양당이 등한시했던 이들의 분노와 체제에 대한 복수심은 계속 커져 왔다. 그들이 좋아하는 TV 스타가 양당을 파괴하고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할 계획을 들고 나타났다. 트럼프의 승리는 놀랍지 않다. 그는 결코 우스갯거리가 아니었다. 그를 우스갯거리로 대하면 그는 강해졌을 뿐이다. 그는 매체업계 사람이자 매체가 만든 사람이다. 그러나 매체는 결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https://www.huffingtonpost.kr/michael-moore/story_b_11174964.html
“버니의 지지자들이 클린턴에게 투표하지 않을 거라고 조바심내지 말라. 우린 클린턴을 찍을 거니까! 설문조사에 의하면 이미 올해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는 샌더스 지지자들은 2008년 경선에서 힐러리를 찍었다가 대선에서 오바마를 찍은 사람들보다 더 많다. 이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평균적인 버니 지지자들은 투표일에 썩 내켜하지 않으면서 힐러리에게 표를 주러 투표소에 갈 것이지만, 이것은 '우울한 투표'가 되리라는 점이다. 즉 다른 유권자들을 5명 더 끌고 투표소에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거를 한 달 앞두고 10시간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다. 왜 힐러리에게 투표하느냐고 물었을 때 결코 신이 나서 대답하지 않는다. 우울한 투표자. 그 이유는 젊을 때는 겉치레와 헛소리를 조금도 참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클린턴/부시 시절로 돌아간다는 건 갑자기 음악을 돈 내고 듣는다든가, 마이스페이스를 쓴다든가, 거대한 옛날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그들은 트럼프를 찍지는 않을 것이다. 제 3의 후보를 찍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그냥 집에 있을 것이다.”
저도 이런 영화가 있었는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사용기를 읽으면서 많이 동감했습니다
이번 주말에 봐야겠네요 ^^ 감사합니다.
보실 때 큰 화면으로 스피커 출력 높게 하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힐러리 지지자들 개표 대기 장면 말고도 플린트시에서 미군 훈련 장면 같은건. 화면와 사운드로 몰입감이 엄청나더군요.
진보 안에서 곪고 있는 기득권 세력. 얘네들이 진보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하면 미국 민주당이랑 다를바가 없어지죠...
저도 후자의 입장이라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