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용무로 방콕에서 2주간 지내게 되었었습니다. 일 때문에 간 것이지만 시간이 많이 비어 꽤나 돌아다닌 덕에 반쯤은 여행이라는 느낌으로 지냈지요. 본격적인 한달 살기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행이라고 하기도 뭐한 그런 상태였다고나 할까요. 어정쩡하지만 일면 조금은 길게 체류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신 분들도 계실 듯 해서 간단히 후기를 정리했어요.
시작인 1편은 이것저것 전반입니다.
1. 짐꾸리기
국내외 막론하고 1주 이내의 여행이나 출장이라면 백팩 + 20인치 캐리어로 꾸리고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좀 길어지니 만큼 24인치 캐리어를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캐리어의 기내 반입은 불가능해졌지만 어차피 들고 가는 물건들의 구성상 기내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 있어서 제게는 차이 없더군요. 현지 조달 가능한 것들은 가차 없이 생략하고 쇼핑도 거하게 하지 않는 버릇 때문에 가벼운 구성으로 꾸리는 편이기는 합니다만 2주간이니 약간은 부피가 있어졌습니다. 생활용품은 캐리어, 전자제품과 휴대용품은 백팩을 이용했으며 캐리어에 현지에서 쓸 별도의 작은 백을 하나 더 챙겨갔습니다. 클리앙분들이시니 궁금해하실 전자제품류는 랩탑(레노버 X240), 로지텍 마우스, 닌텐도 스위치(?), 아이폰 7+, 셀카봉(? x 2), 블루투스 이어폰, 보조배터리 2개, 판 고데기(!) 들입니다. 고데기는 기내 반입이 안되니 캐리어에~ 그래도 사람 꼴은 하고 다녀야 하니까요!
빨간색입니다. 감히!
캐리어는 샤오미 제품을 썼습니다. 20인치를 아메리칸 투어리스트 쓰고 있는데 대충 비슷한 품질이라고 생각됩니다. 가격도 적절하고 딱히 생활용품에 브랜드 따지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만족했습니다. '어차피 짐짝인데 뭐' 식의 생각이라.
2. 항공편
예약 방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형 항공사든 LCC든 직행 편의 가격차이는 크지 않아서 이번에는 메이저 항공사 사이트에서 할인하는 비행편을 이용했습니다. 어느 항공사든 국적 직항기의 최대 문제점은 자정 전후에 도착하고 자정 전후에 출발한다는 것이에요. 즉 도착하는 순간 이미 하루가 소모되어 버려 첫날은 그야말로 잠만 자게 되고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체크아웃후 반나절이 붕~ 떠버립니다. 귀국편이야 장점도 있으니 받아들인다해도 도착편은 숙소 문제에서 '오호~ 이거~'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실 이건 방콕이나 푸켓이나 어느 방면이든 동일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첫날 숙소에 대해서는 상황과 취향에 따른 선택이 필요합니다. 이번에는 저질 체력으로 공항 근처에서 1박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뭔가 본격적이지 않잖아!'란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으로 시내로 냅다 직행했습니다. 물론 체력은 고갈...
큰 비행기 -> 사람 많음 -> 오래걸리는 수속 & 짐찾기 -> 멍때리는 나
불만은 비행기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 많음 = 뭐든 오래 걸림'이기에 선호하지 않는데 이런건 불호라고 해서 바꿔달라 할 수 없는 것이니 감내할 수 밖에요. 좌석 지정의 작은 팁이라면(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1~2인의 외롭거나(네 접니다. 눈물 좀...) 오붓한 여행이라면 이코노미 기준 중앙렬 가장 앞쪽은 뜨거운 맛을 보시기에 딱 좋으니 피하시라는 겁니다. 좌불안석하는 어린이들이 쉴 틈 없이 화장실을 핑계로 왔다갔다 하고 통로라 가방을 내려 놓을 수도 없거든요. 몸을 툭치고 지나가면서도 사과 한마디 없는 모습들을 몇번 경험하시면 왜 이 뜨거움을 선택했는가 후회하게 되실 겁니다. 이걸 특히 강조드리는 이유는 항공사 사이트에서 감히 이 좌석들을 선호석이라 표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속지 마세요.
3. 거주지와 숙소
좋은 호텔에서 여유로운 뭐를 즐기는 것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는 자타공인 쭈굴이인지라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의 중기 숙박을 기준으로 찾아보니 항상 그러하듯 이번에도 비즈니스 호텔 체인이었습니다. 따라서 후보로 고른 곳들은 뻔하게도 이비스와 시타딘이고 수쿰빗 아속역 부근의 시타딘을 선택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성인 남성들이 타오르신다는 그 소이 뭐뭐뭐들이 있는 수쿰빗이지요.
아파트식 숙소는 처음이었는데 조금더 넓고 요리도 할 수 있으니 좋더군요. 물론 솜씨는... 지옥?
수쿰빗을 선택한 이유는 교통편입니다. 여럿 함께 다닐 때는 택시비가 오히려 저렴한 경우도 있고 전철이 다니지 않는 곳들도 있으니 딱히 주거지역에 연연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혼자 여행이고 좀 돌아다닐 요량이었기에 전철편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시암쪽도 괜찮았지만 수쿰빗이 가진 특유의 일상, 여행, 고단함, 기대, 호기심, 경계 들이 복합된 이미지가 제게 큰 각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이유였고요. 숙소로 잡은 시타딘 23에서의 경험은 전반적으로 만족했고(친절한 메이드 아주머니의 공이 2/3!) 조리가 가능한 아파트식 구성이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급이 급인 만큼 옥상 수영장과 짐은 작디 작고 프론트의 영어는 반드시 재확인을 해야 했으며 부대 식당겸 카페는 맛은 있지만 비쌉니다. 역시 클리앙 분들이시니 궁금해하실 무선 인터넷은 일단 붙기는 잘 붙는데 하루 두세번은 끊어졌다 다시 붙고 느립니다. 빠른 속도는 유료로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게 웃긴게 그 빠름이 빠름이 아니에요. 그러니 속지 마시고 그냥 무료 인터넷을 이용하시는걸로.
무질서로 보이는 태국 도로에서 오히려 경적 소리는 거의 들을 수 없어요.
4. 유심
바보 같이 '무제한 로밍 하루 만원' 따위에 '아이고 제 돈을 퍼드리죠' 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지금은 약간 똑똑해져서 현지 유심을 쓰는 살짝 주름 편 쭈글이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기다리는 사람 적다는 이유로 TrueMove를 선택했는데 제 행동 반경의 문제였는지 영 인터넷 품질이 좋지 못하더군요. 일전 푸켓 쪽에서는 만족스러웠기에 별 일 있겠나 싶었는데 제 행동 반경 안에서의 국지적 문제일 수 있지만 '느려~ 끊어져~'를 연발하고 다녔습니다. AIS를 선택했어야 했나 싶어요. 유심의 경우 유명 여행 카페 등에 종종 현지의 프로모션 정보가 뜨고 있으니 여행전 미리 알아보시면 조금은 더 알차게 이용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날 True하게 힘들게 했던 TrueMove 유심
5. 현지 교통
본격 프로 체류자라면 버스도 이용하시겠지만 소심한 저는 전철과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전철은 지상철(BTS), 지하철(MRT)로 나뉘는데 묘하게도 BTS가 더 깔끔하고 신형이며 새로 놓인 선로입니다. 대략 주요한 곳들은 대부분 가지만 몇몇 주요 포인트는 피해가는 흥미로움이 있지요. 대표적으로 젊음의 광란, 아니 흥겨움 포인트인 카오산로드라던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찾는다는 모 병원들은 가는 편이 없습니다. 열심히 선로를 확충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점차 개선될 것 같아요. 전철 사용의 팁이라면 역무원과의 대화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키오스크를 선호하시곤 하는데 요거요거 망가진 기계도 적잖고 BTS는 동전만 사용해야 하는 제한이 있습니다. 그러니 소심함은 잠시 미루고 여차하면 역무원에게 달려가시기를 권해봅니다.
낮에는 이렇게 한가해보이는 지상철(BTS)이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피하세요. 그 시간은!
택시 이용이 찡그림 포인트인데 가능한 거리에서 택시 잡는 걸 피했음에도 불가피하게 수회 이용했고 그중 두어번은 미터기를 끄더군요. 흥정 모드 였지요. 현지 체류하는 이가 유창한 태국어로 잡아준 택시의 경우 미터 요금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보면 역시 '외국인 요금'의 대상이 되는 것인가 봅니다. 직접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런게 싫어서 그랩이라는 콜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는데 후기들을 보니 이 역시도 종종 미터기를 켜지 않는다니 음... 바가지라지만 부르는 가격이 한국 생각하면 참을만하고 소심 쭈글이라 다투기도 두렵고 해서 그냥 탔었습니다만 솔직히 이 부분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남아있어요.
6. 러기지 보관 서비스
여행에 있어서 고마운 존재이면서도 귀찮음을 대폭발 시키는 녀석이 있지요. 캐리어... 숙소를 옮긴다던가 체크아웃후에 출국전까지 시간이 붕 떠버린다던가 하면 거나한 이 녀석은 꽤나 귀찮은 존재가 되어 쭈글함 정도를 증폭시킵니다. 더이상 쭈글해 지고 싶지 않았기에 러지기 보관 서비스인 에어포텔을 이용했습니다. 호텔과 호텔, 호텔과 공항 식의 배송 서비스도 하는데 '내거야!' 라는 마인드가 가득한 저는 출국일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보관 서비스만 이용했습니다.
에어포텔이 캐리어로 증폭되는 쭈글함을 막아줍니다.
터미널21 쇼핑몰의 에어포텔을 이용했는데 3시간 이내면 무료, 종일은 100바트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그 시간을 초과하면 발을 동동 구르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주의해야 하고요.
그럼 전반편은 이만 줄이고 이어지는 후편에서는 둘러본 곳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고장난 벤딩머신도 언제 고처질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몇몇 역에선 지폐 사용이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스빈다(그야말로 몇몇 역에서..)
통합 교통카드가 나올 예정이라고는 하던데
BTS MRT 공항털도 모두 교통카드가 따로 존재하던데 불편하긴 했어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택시기사랑 말섞을일 없고 잔돈 세서 건네고 거슬러받을 필요도 없어요
특히 단거리는 그랩 바이크 부르시면 오백원정도로 엄청빨리갈수있어요
그랩의 좋은 점을 첨언 하자면 목적지를 지도상에서 찍기때문에 의사소통에 대한 고민이 훨씬 줄어듭니다
지도 태국 데이터 제공하는 회사가 한국인경우 한국어도 기본 제공하더라구요. 참고하세요.
아반테급 월 렌트의 경우는 로컬업체의 경우 많이 쌉니다만...문제는 보험관계등을 잘 알아보셔야합니다. 그부분에서 외국인이라고 눈탱이 치는경우가 간혹 있어요.
공항 도착후 호텔까지 이동 방법도 궁금합니다.
택시는 너무 무서워요...
다만 역안에서 판매하는게 아니라서 호텔리셉션등 판매처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택시보다는 그랩을 추천합니다.
하루권 이외에 일주일 15일 한달 정기권도 있어요, 역무원에게 이야기하면 만들어 줍니다.
BTS는 Rabbit 카드라고 선불식 교통카드 같은게 있더라구요! 보증금이 100밧이긴한데
시암이나 아속역 같은 역에 사람 몰릴때 머신 기다리는거 생각하면 ㄷㄷ
Rabbit 카드 전용 개찰구도 있고 5분 10분씩 시간절약에 쏠쏠한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태국도 이제 우버가 안되서 그랩에서 택시말고 우버같이 개인차량도 부를 수 있더라구요.
부르기전에 가격도 나오고, 결제도 카드나 현금 선택할 수 있고....
매년 가는 방콕이지만 매년 다르게 발전하는거 같아요.
혹시 또 가시면 참고하세요!!
LCC나 다른거타서 시간 버리는것보다 딱 저 시간대 타서 공항 내려서 택시타고 호텔가면 딱 2시 체크인 시간이예요.
그럼 짐 대충 던져놓고 돌아다니면 좋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편도 10시 30분이라서 마지막날 묵었던 호텔에 짐 맡겨 놓고 돌아다니다가 짐 찾아서 공항가도 되고 체크아웃 하면서 벨럭(공항으로 캐리어 보내주는 서비스)이용해서 짐 보내고 여유롭게 관광하고 마지막에 마사지 한번 받고 공항가서 비행기타는 것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