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클이라고 머리말을 쓰려다.. 이제는 클리에 사용기가 없겠구나 싶은 생각에 지워봅니다.
최근에 클리에 활용기를 올린적이 있긴하지만서도 이젠 클리에를 아는 사람도 없어진다는 생각에 쓸쓸해지는 아재입니다.
집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한지 어언 4년 이제 슬슬 물내려가는게 예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가득 뭉쳐진 슬라임과 머리카락을 꺼내주면 어느정도 물빠짐이 지속되어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더이상 하수구가 그 역할을 잃고 화장실에 물이 찰랑찰랑 차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세돌을 지난 아들은 찰랑대는 물에서 춤추며 뛰어놀기를 좋아했습니다.
이제 더이상은 안된다 싶어 그동안 보지않았던 보고싶지않았던 하수구를 열어 보았습니다.
구조는 하수구멍 아래 육면체의 박스가 있고 그 아래로 파이프가 내려가는 구조였습니다.
그 박스에는 석회가루와 머리카락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열심히 퍼냈습니다. 좁은 하수구를 열심히 쑤셔대서 한주먹을 퍼냈습니다.
그래도 물빠짐이 그리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역시 박스 아래로 내려가는 파이프에 가득 낀 모양입니다.
이걸 긁어내자니 가루가 파이프 아래로 들어갈 것 같고, 하수구 구멍도 작아서 접근도 어렵더군요.
그래서 홍삼액기스 숟가락을 구부리고 스텐레스자에 케이블타이로 붙여서 긁어내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퍼냈습니다. 뭐 엄청 나옵니다. 걸죽한 석회가루와 머리카락이 마치 레미콘과 철근이 철근콘크리트를 만들듯 뒤섞어 올라옵니다.
점점 이상한 희열이 느껴집니다. 퍼내고 퍼내도 더 퍼내고 싶어집니다.
더이상 퍼낼수 없을때까지 퍼내고는 물을 내려봅니다.
역시 그대로입니다.
아니?
더 막히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막 분노의 역류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하수구를 쑤셨다 회의감도 느껴집니다.
석회가루가 더 안으로 들어간 모양입니다.
구글링을 해봅니다. 하수구 청소하는 업체? 개인?이 참 많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각종 사례를 적나라하게 찍어 올려 놓았습니다.
우리집과 달리 더 걸죽하고 누런거를 가득 뽑아내고는 사진 찍어서 올려놨습니다.
계속 보게됩니다. 동영상도 있습니다. 빠져듭니다.
다들 핸드폰 번호를 남겨 두었습니다. 문자를 한 10명에게 보내봅니다.
한두명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가격은 10만원선정도 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더럽고 힘든일에 10만원밖에 안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10만원이면 우리아들 까까를 가득 사줄수 있는 돈인데 싶습니다.
다시 구글링을 해봅니다.
동영상도 봅니다.
스프링 청소기라는게 있답니다.
철물점에 가서 수줍은듯이 하수구가 막힌거 뚫는거요 했더니 바로 인터넷에 봤던 그것을 보여줍니다.
5미터 10미터 15미터까지 있다고 합니다. 15미터면 아파트 전체 배관을 다 훑을꺼 같습니다. 그냥 5미터짜리로 샀습니다.
무려 1.2만원입니다만 출장비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입니다. 물론 성공했을때 말입니다.
스프링 청소리는 마치 따발총 처럼 생겼습니다.
동그란 통에 돌릴수 있는 손잡이가 달렸고 구멍으로 굉장히 긴 스프링이 말려 들어가 있습니다.
구멍에는 볼트로 고정할 수 있고, 스프링의 끝은 팽이처럼 생겨서 볼트 고정후 돌리면 그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갑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하수구를 들여다 봅니다.
겉모습은 깨끗해졌지만 안으로는 더 상태가 안좋아진 상태입니다.
스프링을 풀어서 1미터정도 넣었습니다.
바스락
스프링에 작은 떨림으로 석회가루가 느껴집니다.
볼트를 채우고 손잡이를 잡고 돌려봅니다.
그렇게 꺼내보니 조그만 석회가루와 머리카락이 엉겨 나왔습니다.
아, 역시 안되는건가..
다시 넣어봅니다. 다시 그정도가 나옵니다.
또다시, 또다시 그렇게 반복합니다.
엇?
막혔다!
3미터 정도에서 스프링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것이 입질인가?! 가열차게 돌려봅니다.
손은 스프링에 기름에 검게 물들었고, 발은 화장실 바닥에 물에 뿔어가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잡지 못할 월척임이 느껴집니다.
바로 빼버리고 싶지만 자칫해서는 놓쳐버릴 꺼같아 아기다루듯 조심조심 꺼내봅니다.
대박!
머리카락과 엉긴 석회덩어리는 어림잡아 주먹만합니다.
그동안 쭈그리고 더러웠던 서러운 날들이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아냐 더 큰놈이 있을꺼야!
다시 넣어봅니다. 더 열심히 돌려봅니다.
더 깊이 넣어봅니다.
이번에는 머리카락이 어마어마하게 나옵니다.
이제는 돌리는게 광끼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방송 짧게하기로 유명한 이경규가 도시어부에서 눈돌아가는게 이해됩니다.
더이상 큰놈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그동안 쌓여있는 석회+머리카락을 보며 웃음짓습니다.
왜 글을 쓰다보니 필체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줄요약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1. 하수구가 막히면 딴거하지말고 스프링 청소기를 써보시라
2. 하수구 뚫는데 이상하게 희열을 느끼더라
3. 그래도 왠만하면 10만원주고 전문가에게 맞기는것도 좋겠다.
감사합니다.
다이소에서 1m 짜리 3천원인가에 팔던거는 봤는데 ㄷㄷ
전문가 모셨더니 그분이 저걸로 뚫어줬는데 15만원 들어갔거든요.
저도 하나 사야겠네요..
그 더러움과 희열을...
희열에 너무 돌리다 보면 팔 근육 생깁니다. ^^
그분이 막히면 샤워기 헤드빼고 샤워기줄로 하수구에 최대한 밀어넣고 더이상 안들어갈때최대수압으로 샤워기 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럼 뚫릴거라고심각한 경우는 위 내용처럼 할테지만급하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괜찬을것 같아서 혹시 도움될까 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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