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만 적어도 10년은 넘게 써왔습니다. 첫 니콘 D40으로 시작해서 Sony A55, 현재는 Nikon D610에 24-85, 85.8, Sigma 35.4 ART를 가지고 있죠. 이와 함께 SB800과 간단한 스튜디오 장비도 가지고 있어 웬만한 사진 작업은 여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언제부턴가 제가 자주 사용하는 D610 + 35.4 조합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작년 겨울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을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D610도 크고 무거운 카메라인데 거기에 35.4는 정말 무게를 배로 늘려주는 기분이라 이걸 어깨에 메고 다니다 보면 금방 어깨가 아파옵니다. 예전엔 사진 퀄리티를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이 문제 때문에 카메라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석사를 시작하면서 공부하느라 바빠 사진 찍으러 멀리 나가는 일도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생활 속 스냅을 하기에 이 조합은 너무나도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최근 하는 생각으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 하드웨어 다 팔고 그냥 재미있는 똑딱이 하나만 쓰고싶다"였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Fujifilm X100F을 테스트 삼아 구매해봤습니다.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1)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환산)35mm 화각이고 2) 다른 리뷰와 샘플 이미지에서 본 사진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으며 3) 아담한 사이즈가 가장 끌렸습니다.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환불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사봤습니다. 어제 도착하고 퇴근 후라 배터리 충전만 하고 대충 유투브 같은 곳에서 세팅 방법 후딱 본 다음 그 다음날인 토요일 집 근처 박물관에 구경 삼아 놀러갔다오면서 사진을 조금 찍어봤습니다.



이 카메라를 실제로 손에 쥐고 찍기 전에는 흑백으로 사진을 많이 찍을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커러 필터의 색감이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호기심에 흑백 필터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원래 목적에서 정 반대로 대부분의 사진을 흑백으로 찍어버렸습니다. 예전엔 흑백 사진에 대한 큰 매력은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재미를 느끼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컬러 필터의 색감이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아주 오묘한 느낌이 마음에 들더군요. 다만 흑백 사진처럼 매력적이게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아직 좀 더 써보긴 해야겠지만요.



모든 사진은 A 모드로 찍고 SS나 ISO는 오토로 설정하고 찍었습니다. 흑백을 많이 찍다보니 ISO가 올라가는 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더군요. AF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 때가 조금 있더군요. 그리고 흑백으로 찍을 때와 컬러로 찍을 때 광량 조정하는 세팅을 바꿔주는데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없어서 조금 귀찮았습니다.

아직 하루밖에 안 써봤지만 제가 원하는 카메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작고, 가볍고, 사진 잘 나오고, 그리고 너무 재미있습니다. OVF도 좋지만 언젠가부터 EVF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필터가 적용된 사진의 느낌을 담는 재미가 아주 뛰어나네요. 몇 주 더 써보고 유지할지 결정하긴 하겠지만 무거운 카메라에 지친 저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장난감인 것 같습니다.
저도 DSLR을 사용하다가 넘어왔습니다.
DSLR은 빠르고 원하는 렌즈를 쓸 수 있지만 무겁고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었죠, 그러다가 dp2q를 써보고는 DSLR이 꼭 답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이런저런 타협을 거쳐 결국 X100에 왔고, 정말 최고로 만족스러운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빠르지 않고 화각도 고정이지만 정말 제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어주고 렌즈, 장비욕심을 떨쳐버리게 해줬어요
사용기 잘 봤습니다.
오래된 모델을 쓰고있어서 그런지 X100F 정말 탐나네요ㅎㅎ
x100시리즈는 한번씩 다 사고판듯
x100정도면 이제 일체형 똑딱이 성능은 충분히 쓸만한것 같습니다.
불특정 상황에서 먼지 유입과 대응 방안이 없어서 x100f 못사고 있습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