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폰을 사서 한 1주일 정도 써봤습니다. 혹시 구매를 망설이고 계실 분은 없겠지만, 그래도 후기가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제 브런치에 혼자 끄적이고 발행도 안 한 걸 손본 거라, 문장 구조가 이상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탈자/내용오류/질문 등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반영 혹은 답해드릴게요.
사진은 아이폰X에서 촬영했습니다. 두 폰이 같이 나온 사진은 아이패드 프로 9.7로.
1. 구매
레이저 공식 홈페이지와 MS 스토어에서 가능합니다. 후자는 MS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기본 제공된대서, 가능한 깔끔하게 쓰고 싶어 전자에서 주문했네요. 배송대행 거쳐서 부가세 10% 내고, 헬X모바일에 이미 약정 끝난 번호가 하나 있어서 거기에 등록했습니다.
2. 개봉 및 외관
애플과는 정 반대로 새까만 박스네요. 구성품목 폰, 기본 설명서, 유심핀, 110V 충전기 (C타입 아웃풋), USB-C 케이블 (양쪽 모두 C타입),
110V - >220V 요즘 구하기 힘듭니다 급한 대로 여행용 어댑터에 꽂아놨습니다.
전반적인 모양새. 깔끔. 가로로 들고 게임하다가 건드리기 좋으라고 음향 버튼은 기기 전면 왼쪽 중앙부에 있습니다.
폰게임할때 세로로 들고 하면 인싸 가로로 들고 하면 아싸라는 말을 누가 하던데...읖읖
굳이 오른쪽을 찍었습니다. 전면부 오른쪽 중앙에는 전원스위치이자 지문인식 센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방식으로 센서가 들어갔네요.
오른쪽 (기기 위쪽)에 보이는 곳은 유심과 마이크로SD카드가 들어가는 슬롯입니다. 마이크로SD는 2TB라는 무지막지한 크기를 지원하는데, 현재 마이크로SD 시세는 잘 모르겠지만 2TB면 가격적인 면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3. 성능
스펙 자페는 공식 홈페이지 (https://www.razer.com/mobile/razer-phone)에 있는 대로라 종합 스펙만 짧게.
1초당 120프레임 주사율의 UltraMotion™ 액정
Dolby Atmos & THX 인증 음향 시스템
Qualcomm Snapdragon 835 프로세서, 8GB 램
1200만 화소 듀얼렌즈 카메라
4,000 mAh 배터리
월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다른 안드로이드 휴대폰은 갤럭시 S8시리즈, 노트8 시리즈, 그리고 LG의 V30시리즈죠.
최신작인 S9 시리즈, G7 ThinQ 가 한단계 발전된 CPU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램 용량은 레이저를 따라오지 못합니다.
Dolby Atmos와 THX도 그렇고, 적어도 하드웨어는 '니가 이걸로 얼마나 뭘 할지 몰라서 일단 다 구겨넣어봤어' 입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하드웨어가 모든 걸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4. 장점
훌륭한 그래픽
해당 앱이 제대로 지원할 경우, 120hz라는 주사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부드러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포켓몬GO 커브볼은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몰라요.
현존 최고의 사운드
어지간한 싼 블루투스 스피커는 구매할 필요가 없어빈다. Dolty Atmos훌륭하네요.
기기 전면부 상하단의 스피커로 인해 전체 길이를 무려 2.5cm 가량이나 늘어났지만, 그 댓가는 해냅니다.
게임 게임 게임 그리고 영상
For Gamers, By Gamers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게임 별로 하나하나 앱의 해상도와 CPU클럭 등을 지정할 수 있고, 액정도 넓죠.
영상을 볼때 아이폰X으로 풀스크린 모드를 켜면 둥근 테두리가 영상의 테두리를 갉아먹는게 싫었는데, 그런 문제도 없습니다.
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아쉽게도 3D터치를 쓰는게 좋은 게임이라 아이폰X에서만 하고 있어요.
높은 램
뭘 해도 부드럽고, 여유롭네요. 여러 게임을 동시에 켜도 램 부족으로 끊어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램이 좋다는 게 무조건 퍼포먼스가 우월하다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
5. 단점
고성능에서의 발열
아이러니하게도, CPU의 발열을 잡기 위해 알루미늄 바디를 이용한 것이 사용자의 손에는 더 잘 느껴지는 감이 있네요.
다행히 금방 또 식긴 하지만, 겜 좀 하려 치면...
액정 크기 및 밝기
액정크기에 대한 선호도야 개인차가 존재하겠지만, 한 손에 쥐기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아이폰X조차도 종종 왼손 엄지로 오른쪽 끝의 아이콘을 터치하기 곤란하다는 걸 생각하면 레이저폰은 '너무' 커요.
물론 두 손에 쥐고 놀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액정의 밝기입니다. 120hz 구현화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여하튼 밝기가 충분하지 못해요.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괜히 어렵게 게임하지 말고 시원한 에어컨과 그늘을 찾으라는 배려일지도 모릅니다.
카메라
아이폰X의 카메라와 스펙 자체는 비슷합니다만, 평이 엄청 안 좋더라고요.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부분.
펌웨어 업뎃해서 좀 나아졌다곤 합니다.
액세서리의 부재
국내 한정의 문제입니다. 보호필름은 힐X쉴드 부착매장에 문의했더니 재고를 따로 주문해야 한다고 해서 3일 가량 걸렸고, 케이스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싹 다 '해외배송'입니다. 휴대폰 구매 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같이 주문하는 것을 추천.
이걸 안 했던 어리석은 저는 지금 아마존에서 주문하고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6. ??
(장점이라고도 단점이라고도 하기 뭐한 걸 정리했습니다)
프로세서의 한계
Apple A11 + 3GB vs SnapDragon 835 + 8GB => 전 전자를 택하겠습니다.
램 이상으로 프로세서가 중요한 거 같습니다. A11이 워낙 깡패간 하지만요.
다만, 이 점은 앱 자체의 최적화 정도가 더 관여도가 높지 않나 합니다.
포켓몬GO 같은 게임은 양쪽 모두에서 잘 돌아가며 레이저 쪽에선 120hz의 부드러운 모션(과 어느 정도의 발열...)을 선사한 반면,
FGO와 같이 최적화는 개먹이로 주고 아이폰X 대응도 안 된 게임은 액정이 커서 화사하다는 것 말고는 오히려 퍼포먼스가 더 떨어집니다. 약간의 버벅임이라던지. 사실 이 폰 FGO 하려고 산 건데
아, FGO는 일본 서버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타이틀 등 일단 최소한의 부분은 아이폰X 대응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3.5mm 이어폰 잭의 부재
DAC를 내장한 USB-C -> 3.5mm 컨버터를 기본 제공하는데, 음질 따지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게 꽤 물건이라고 하더군요. 플러그를 빼며 냉각성능과 배터리를 추가로 잡을 수 있었다고도 하고.
물론 그냥 기기에 3.5플러그를 연결하는 편리함과는 다르겠죠. 무선은 음질 한계도 있고.
저 살 때는 레이저 공홈에선 Razer Hammerhead BT 무선이어폰을 같이 주는 (액세서리 세트 선택도 가능)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는데...재고처리의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폰은 USB-C 단자를 사용하는데 이어폰은 충전에 microUSB.
방수
내장 스피커의 음질 손실을 막기 위해선 방수 코팅을 포기해야 했다고 합니다.
방수를 희생해서 음질을 얻은 것이라 단점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워 보이긴 한데...글쎄요.
배터리
레이저폰의 크기와 무게는 77 x 158.5 x 8 mm, 197 g으로, 아이폰 X의 70.9 x 143.6 x 7.7 mm, 174 g 보다 약간 더 크고 무겁다. 두께는 신경쓸 수준이 아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0mAh라는 빵빵한 배터리를 넣은 것은 기쁩니다. 참고로 아이폰X는 2700mAh 내외.
다만, 이것이 장점이 아닌 ??에 들어온 것은, 그만큼 소모도 빠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하게 스마트폰으로 사용하기엔 충분한 용량이지만, 게임기라는 본분?에 맞게 잘 사용할 경우 아침에 들고 나가면 저녁 전에 어딘가의 충전기에 꽂아야 해요.
퀄컴 퀵 차지 4.0을 지원하는 어댑터를 같이 준 것은 고맙지만, 아무데나 전기 콘센트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110V짜리라 구하기도 힘든 어댑터를 찾아야 하고.
7. 결론
결론1. 훌륭한 실내용 모바일 게임기
높은 램, 전면부 스피커, 밝기 대신 극강의 부드러움을 얻은 액정 등 모든 점이 좋은 실내 게이밍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포켓몬GO가 부드럽게 돌아가는 걸 찬양하지 않았냐고요? 좋긴 한데 너무 부드러워서 커브볼 돌리는 횟수와 꽂아넣는 타이밍을 새로 익혀야 했습니다. 지금도 전설/환상 레이드는 아이폰X로 합니다. 한손에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에 좋은 크기도 아니고요.
오히려 검은X막 모바일, 테X 모바일 등 고성능 그래픽과 광활한 화면, 그리고 플레이어의 비활동성을 요구하는 게임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게임기로서 잘 사용하면 배터리가 광탈한다는 점도 그렇고요.
결론2. 다음 아이폰을 기다리겠다
뭐 결론이 이따구야조금 쌩뚱맞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저를 최종적으로 불편하게 한 것은 게임의 버벅임도 액정의 크기도 발열도 아닌, 바로 안드로이드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위에 들어갈 만한 내용은 아니었죠. 이건 레이저폰 사용기지 안드로이드 사용기가 아니니까요.
물론 구글에 대한 저의 불호도 한몫 했겠지만, 그 이상으로 이미 익숙한 애플 생태계를 떠날 필요성도 이유도 못 찾았네요. 물론 이것이야말로 취향 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레이저폰의 뛰어난 하드웨어를 경험하며 해당 스펙이 아이폰과 iOS에서 발현되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나온 아이패드 프로2가 120hz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고 하니, 다음 아이폰에선 기대해볼 수 있겠죠.
/Vollago
재미있는 후기였습니다. 잘 봤어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