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영화는 스포라고 부를 것도 없습니다.
극중 인물들이 죽느냐 사느냐 정도가 스포라면 스포가 되겠네요. 즉 반전이나 어떤 스토리라인이 중점이 되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로지 리얼한 체험에 집중하는 영화입니다.
간단히 느낀점만 서술해보자면...
1. 영상연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수 있습니다.
파운드푸티지 형식과 극중인물들이 유튜버라는 설정 특성상 핸드헬드 기법과
고프로를 이용해 각각의 인물들의 리얼한 표정을 스크린 가득히 찍어대는 연출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추가로 심야의 폐병원 탐색이니 만큼 영화 내내 거의 암흑입니다.
개인에 따라 답답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이 부분은 물론 다분히 감독이 의도한 장치입니다.
이런 연출 덕에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빛을 발하는 부분도 있고 폐쇄성을 더욱 부가시켜주는 점도 있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연출과 더불어 vr캠코더 특유의 왜곡효과가 극중에서도 간접적으로 나오는 도망쳐도 도망 칠 수 없는 곳이라는 장소를 더 극적으로 와 닿게 하는 연출이었습니다.
2. 배우들의 연기는 좋습니다.
배우가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쁘게 소리지르는 여배우나 쎈척쩌는 남배우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앞에 무력하기만한 공포감 그 자체를 겪고 있는 20~30대 남녀의 모습을 꾸밈 없이 보여준다는 느낌입니다.
특히나 전 여성 연기자들의 연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3. 귀신 연출은 그닥...
입봉작인 기담의 엄마귀신은 '엄마'라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인물을 귀신으로 만듬으로,
엄마+귀신이라는 역설을 품은 심리적인 반전감과
엄마귀신을 연기한 배우의 특이한 발성법이 어우러져
국산 호려영화의 수작인 기담을 만드는데 큰 일조를 했다고 봅니다.
감독이 이런 기담의 엄마귀신 역할을 할 캐릭터가 본 작품에도 필요했는지 네임드급??의 귀신을 몇몇 만들어낸 것 같은데
이게 저는 좀 그다지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기담을 만든 정가형제중 한 명의 작품이니만큼 엄마귀신을 계속해서 머릿속에 담아두면서
이 영화에서도 그런 쩌는 귀신을 보여주겠지? 하는 기대심리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4. 공포 연출은 신선함.
국산 공포영화에서 으레 써먹는 결정적인 공포씬(귀신출현!). 즉 갑툭튀하는 귀신이 아니라 그냥 스무스하게 다가옵니다.
다가와서도 한참을 가만히 있습니다. 이게 더 지립니다.
물론 이런 연출은 태국호러영화나 일본호러영화에서 종종 보던 연출입니다.(대표적으로 디아이의 엘리베이터 귀신 씬)
다만 이런 연출이 앞서 말한 다소 정신 없는 카메라연출에 녹아들어 더 극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기존의 영화가 조심스레 탐색을 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소리와 물체(또는 귀신)으로 놀래키는 연출을 주로 쓴다면
이 영화는 완전히 그 반대의 연출입니다.(물론 곤지암에서도 깜짝 놀라는 장면은 몇 있습니다)
5. 총평
감독의 의도는 '체험하는 공포를 극한까지 표현해보자'였다고 추측합니다.
입봉작이자 수작으로 평가받는 기담에서는 극중극 형식을 하나의 통합된 스토리로 뭉치는 과정에서
달팽이 같은 상징적인 요소들, 여러가지 복선등의 장치와 더불어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판타지적인 1900년대 초의 시대상에
공포스러울만큼 강렬한 대비를 주는 색채감과 그에 역설적인 아름다운 미쟝센을 합쳐 만든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다면...
곤지암은 그냥 유튜버들이 100만 조회를 목표로 폐건물 체험을 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이상한 일들을 마주한다. 이게 다입니다.
근데 그 과정들을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잘 연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쉽고 간편하면서도 내실은 챙긴 영화 같은 느낌입니다.
다만 일부러 바이럴마케팅을 한건지, 팝콘이 날아다닌다는 둥의 입소문은 오히려 마이너스같습니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를 표방했던 컨저링처럼, '어디 한 번 얼마나 대단한지 좀 보자'는 시니컬한 기대심리를 기저에 깔고 보기엔 실망스러운 영화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심리와 더불어 정가형제 중 한 명의 차기작이라는 기대감에 관람했는데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절대 졸작은 아닙니다.
주관적인 평점을 매겨보라면 별 5개 만점에 4개정도는 주고 싶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기담은 4개 반정도 주고 싶고요.)
"이렇게 하면 모두 놀랄꺼야? 하는 연출은 공포영화보다는 그냥 깜놀영화라고 생각해서 별루 이 감독은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후기읽고 영화는 괜찮을꺼 같아서 볼까 합니다.
샬롯역 완전 제스퇄 ㅠㅠ
저는 본문 보기 전까지는 콘지암 리조트 후기인줄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