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하차에 대해서 들어보고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은지도 벌써 2-3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작년 가을에 담당자에게 문자를 넣었는데 두려움으로 인해서 당일 일찍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연락을 줬습니다.
그러던 것이, 다시금 해볼까? 란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참석하였고 추노하지 않고 끝까지 잘 해냈습니다. (?)
그래서 후기를 한번 남겨볼까 합니다.
아쉽게도 사진은 없으나, 구글로 검색하시면 사진까지 첨부된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업체 연락
-> 처음으로 하시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알바*, 알바** 등에 등재된 택배 인력 업체에 문자로 '이름, 나이, 거주지, 경험유무, 원하는 날짜' 등을 적어서 보내면 답변이 옵니다. 그리고 근무하기 원하는 날 오전에 다시 연락하라고 답변이 옵니다.
2. 당일
-> 담당자에게, '오늘 근무하실 것인가요? 우시면 연락주세요.' 라고 문자가 오고 가겠노라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제가 송파에 위치한 곳을 선택한 것은 집에서 빠르게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업체는 이천 등지에서 근무를 하는데 오가는 시간이 몇 시간씩 걸리는 것 같아서, 지하철로 이동 가능한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8호선 장지역 인근)
3. 도착
-> 약속대로 5시에 도착하여서 담당자를 만나니, 제 이름만 넣으면 되는 근로 계약서를 내밉니다. 근로 계약 기간은 하루입니다. 그리고 일당 지급 방식은 현장에서 현금 지급을 해준다고 합니다. 근무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6시가 기본이고 제가 일한 곳은 이 경우 10.3만원을 준다고 합니다. 단, 첫날은 9.5만원을 준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30분 추가 근로하면 5천원, 1시간 추가 근로하면 1.1만원을 더 준다고 합니다.
4. 근무시작
-> 여기가 좀 억울한 부분인데, 5시에 도착해서 계약서 서명한 것 외에는 그냥 기다리기만 했고 6시부터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정확히는 알지 못하나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상당수가 저와 같은 처음 해본 이들이고, 외국인이 느낌상 1/3 정도는 되었습니다. 모여있는 사람들을 작업 반장들이 상차, 하차 등으로 나누게 되고, 나뉜 상태로 작업장으로 들어갑니다.
-> 저는 여기서 하차 작업을 하게 되었고 3층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3층으로 가서 다시금 작업 반장의 지시 아래 네 팀으로 나뉘게 되는데, 한 팀의 구성원은 대체적으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한 사람에 (T.S 라고 불리던) 경험이 미비한 사람 둘을 붙여서 한 라인을 맞게 합니다. 그리고 그런 팀을 3-4팀을 작업 반장이 관리하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 그리고 둘이 들어오는 컨테이너에 들어가서 대략 40-60분 사이로 하나씩 비워냅니다. 오직 숨을 돌리고 허리 필 수 있는 시간은 컨베이너 벨트가 멈추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한 컨테이너를 비우면 약 1-2분 가량 화장실 갈 시간 혹은 담배 한대 피울 시간을 주고 다시 다음 차로 들어갑니다.
-> 저는 네 차량 분량을 끝내니깐 12시 20분이어서 야식을 먹으러 갑니다. 식대는 4,500원이고 후기들에서 본 다른 곳의 식사보다는 꽤 괜찮게 나왔습니다. 분위기가 마치 신병 훈련소의 분위기로 다들 밥을 고봉밥으로 먹습니다. (* 원래는 식권을 줬다고 하는데, 이제는 일당에 식대가 포함된 형식이라고 합니다. 즉, 사서 먹어야 합니다.)
-> 그리고 식사를 포함한 휴식 시간이 1시간이 부여되어서 다시 현장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대충 꾸부정하게 앉아서 쉬다가 1시 20분 가량 작업에 투입됩니다. 이게 재미난게 앞 타임은 수도권 인근의 컨테이너가 와서 그런지 몰라도 대부분 쇼핑몰의 물량으로 규격화되고 그리 무겁지 않은 박스 위주였는데, 두 번째 시간대인 새벽 시간대에 들어서니깐 남부 지역 (부산, 광주 등) 에서 올라오는 물건들은 아이스박스, 과일박스, 물, 음료, 개사료, 쌀 등이 마구마구 실려서 옵니다. 게다가 아이스박스와 쌀등은 아래에 받침을 깔아야 하는데, 둘이 하기에는 비효율적인 작업이 됩니다.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도 네 대의 컨테이너를 겨우 겨우 비워내니깐 6시가 됩니다. 막판에 가니깐 시간이 정말 천천히 가고 몸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마비가 됩니다.
-> O.T. 할 사람을 뽑았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근했습니다. 정말 1시간을 더 일하게 되면 몸이 부서지겠더군요. 그리고 1층으로 내려와서 9.5만원을 수령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5. 느낀점
-> 일한 시간과 강도에 비해서 임금이 너무 적다. 다만, 현장에서 바로 현금 지급을 하는 것은 좋다.
-> 외국인들은 정말 기계 수준으로 일한다. 허리 한번 펴지 않고 일하더군요.
-> 택배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귀중품은 가능하면 현장 방문해서 수령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박스를 열어보거나 하진 않는데, 너무 험하게 다루더군요.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시간은 제한적이고 무조건 내려야 하니깐요.
-> 작업 반장도 처음에는 던지지 마라고 하지만, 조금 시간이 흐르니 그렇게 살살하면 언제 하차해요? 라고 하며 갈구기 시작합니다.
-> 심한 욕을 하지는 않지만, 반말로 쪼는 것이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 작업 소개소는 우리들을 소개해주고 얼마나 중간에 착복할까? 노가다판은 5,000원인데, 여긴 얼마인이 궁금했습니다.
6. 송파구 장지동으로 일하게 되면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까다 - 하차 작업
-> T.S. - 스캐닝하고 라인을 책임지는 이 (하지만, 역시 일당제이고 일당도 처음 일하는 사람들과 같다.)
-> 신장 - 컨베이너 벨트를 앞으로 늘리는 것
-> 신축 - 컨베이너 벨트를 원위치로 돌려 놓는 것
-> 벨트 입고 - 라인이 자주 멈추는데, 종종 하차하는 이들이 입고 버튼을 눌려야 컨베이너 벨트를 작동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 하루가 지난 후 업데이트
-> 허리가 끊어지듯 아프내요 ... ㅠㅠ 병원비가 더 나온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우나, 마사지라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ㅠㅠ
전 몇년전인데 수수료떼고 45000원 정도 받았습니다 ㅡㅡ 미친짓이죠
저도 포병이어서 ㅎㅎ
애시당초 까대기작업은 까대기말고도 밴딩, ㄷ자못 박기, 팔레트세팅 등등 다른작업도 많고 서서하는경우가 많은데... 상하차는 레알 허리를 못 피는데다가 무게도 가지각색이라 엄청 힘들다더라고요.
연평도때가 이병때였는데.. 그거때문에 근무 강화되면서 일주일에 한번정도만 8시간 자고 나머지는 매일 야간근무였습니다. 게다가 근무란것도 야간순찰이 대부분이라서 오밤중에 섹터 순찰했....
2년전 겨울인가 가산(구로?)디지털단지 (집은 인근 경기도입니다)에서 야간 택배상하차를 해봤었는데.
불규칙하게 4일정도? 원래 원하던 목적이 나태해지는 정신 다시잡기+용돈...이었더래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다시 본업으로 복귀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부른 소리일수도 있겠지만- 정신 나태해질때 정신 다잡기 좋은듯 합니다.
그후론 더욱 열심히 살고있습니다.
새벽 밥시간때 꾸역꾸역 처넣고있던 제자신이 아직 생각납니다.
"식욕이 있네? 난, 아직 살아있구나!!" "등따시고,배부르게 살았네!!"
지금 4학년5반(일겁니다?)이지만,저보다 연배인 분도 많았고,조카뻘되는 학생들도 많았고...
참...정신차리러 잠깐 일했었지만,젊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랬습니다.
제가 할땐 외국인은 없었고,식대제외 일당 8만원정도 받았던것 같네요..
p.s.겨울에 등에서 소금 나오고,물을 계속 먹어도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가 소변이 안나와서 놀랬던 기억이 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정신 나태해지면 다시 하러 가고 싶습니다.
CJ 1주일, 우체국 1주일 상하차를 해봤는데 다시는 못할꺼 같습니다 ㅠㅠ
김치 같은 음식물이 터졌을때 컨테이너박스에서 나오는 냄새가 기가 막힙니다...
자전거 라꾸라꾸 침대 같은 부피 큰거 보내면 승질 납니다 ㅋㅋㅋㅋ
지금 최하 단가가 지역마다 다르지만 10만원 정도인데 소개비 10% 평균8~9시간 정도 일하고 난이도도 상하차보다는 편한 편입니다.
저는 16년전에 구로에서 상하차 해봤었습니다
제가 노가다 한 것은 대학교 1학년 시절인 97년도였습니다 ㅎㅎ ㅠㅠ
하차도 힘든 일이지만 상차는 한 5배 더 힘듭니다
고생하셨어요
악명높은 옥천 허브...에서 당일 알바로 했었는데 요즘은 쉬는 시간도 주는군요;;;;;
당시에 저는 상차했었는데, 하차는 못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상차는 밀려오는 물건들 늦어지면 컨베이어 밸트쪽에서 걸어당기는 직원이 지랄지랄을...
새벽 2시즈음에 야참시간으로 콩나물국에 밥말아준거 한그릇 먹고 담배 한대 피우고 그게 휴식 끝이었네요 ㅎㅎ
저 갔을땐 랜덤이라기보단 같은 인력소끼리 한 지점 맡기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처음온것도 있고 추가인원이라 다른 인력소에서 오신분들하고 햇었는데
그 사이에서도 나름 치열하게 헤드헌팅(?)합니다.
인력소마다 채워줘야 하는 인원이 있는데 힘든일이라 안하려고 하다보니까 자기네 오면 일당에서 오천원 더준다고 꼬시더라구요 ㅎㅎㅎ
하차는 내리면 되지만, 상차는 테트리스입니다.
트럭에 꽉꽉채워서 넣으려면 그방법밖에 없죠 ㅎ
당시에 옷같은 비닐포장이나 작은 물건들은 L카트에 모아놨다가 마지막에 차에 부어넣는게 마무리였습니다.
보통은 다른분들은 쌀이나 김치 이야기 많이 하시던데 저는... 당시에 트럭 절반이 라꾸라꾸 침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라꾸라꾸 침대만 보면 허리가 아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