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하기도 귀찮다. 약국 셔터맨의 일상
약국의 주된 업무는, 현재 내가 느끼는 바로는 처방전의 처리이다. 약국의 프로세싱은 처방전을 들고 환자가 약국에 입장을 하면, 그 처방전을 받아들고 전산직원이 입력을 한다. 2d바코드가 처방전에 프린트되어 있다. (업계의 밥그릇 싸움인지라 처방전 바코드 회사가 두개정도로 양분되어 있으며, 해당 바코드 업체에 따라, 바코드리더기를 따로 연결해서 다른 프로그램에서 인식시키는 불편함이 있다.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밥그릇 싸움인게다. 바코드를 이용하면 그 사용횟수만큼 과금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처방전에 프린트된 바코드를 전산직원이 스캔하고 난 뒤에 금액을 확인한뒤에 손님에게 얼마라고 말해주면, 손님은 카드를 내거나, 현금을 내고 의자에 앉아서 기다린다. 약이 조제가 되면 그 약을 약사로부터 복약지도후에 받아 들고 약국을 나서면 된다.
뭔가 불편하다.
12평 남짓 길쭉하게 생긴 소형 약국에서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업무를 단순화 시킬수 있을까?
처방전 수납기를 도입하다.
대형 문전약국이 아닌, 일반 로컬약국 전국 1호다.
약국에 들어와서 바코드 입력기에 처방전에 찍힌 바코드를 비춰주면, 처방전을 발급한 병원과 의사명 그리고 환자본인의 이름, 가장 중요한 약값이 화면에 표시된다. 금액을 확인후에 카드를 넣으면 결제가 완료되며, 영수증과 복약지도문이 출력되어 나온다. 보통 봉투에 간략하게 나오지만, a4용지에 큼직큼직 찍어서 나온다. 물론 봉투보다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그리고 난 뒤에 처방전 수납함에 처방전을 넣으면 끝이다. 전산으로 조제실에 조제 리스트가 뜨면, 약사는 비고나 특이사항이 있는지 점검후에 약 조제를 시작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셔터맨은 약국안에 손님들의 동선을 살피면서, 수다를 떤다던지, 커피를 내리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 약이 완료되면 복약지도와 함께 약을 받고 퇴장하면 끝이다.
처음 이 시스템을 도입할때 문제로 지적된 두가지가 있는데,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이기에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나, 기계화에 따른 거부반응이 높을것이다. 현금 수납기능이 없기에 노인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기계의 가치가 떨어질것이다였다.
결과적으로 노인층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단순히 스캐너입구에 종이를 가져다놓으면 인식이 되고, 현금 결제의 경우 현금결재 버튼을 누르면 앞에 수납창구에 금액이 표시되며, 손으로 받으면 된다. 카드의 경우 스캔 후 화면에 금액 확인후 카드를 밀어 넣기만하면 다른 조작없이 결제까지 끝난다. 처음 약국 시작후 처방전 현금 비율이 60%에 이르렀는데, 현재는 15%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또 복약지도서의 출력이 미치는 파급력이 다른 약국 방문자들에게도 전파되어서, 신규 손님 유입에도 일조하였다.
처방전을 들고 내방하시는 손님들 스스로 능동적으로 처방전을 스캔하고, 결제를 마친후에 처방전 수납함에 넣어주시고, 약사는 복약지도와 약을 건내고 업무를 종료한다. 일반 매약 손님과 처방손님의 동선이 꼬이지 않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처방을 받으면서 약국에서 일반약을 따로 구매할 경우도, 처방전을 처리한다음에 일반 매약 손님처럼 또다시 접근을 하게 되는데, 자칫 불편해 보이지만, 약사와 손님 모두에게 매약과 처방의 구분은 간결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로인해 대기중 받는 손님의 스트레스를 상당수 해소하였다.
진짜 중요한 내용을 추려서 보기쉽게 요약해줘야할거 같습니다.
이런 나열식은 후집니다.
저건 복약 지도문이 아니라 그냥 설명문이죠.
약국을 비난하지도 약사를 비난한것도 아닌 기계가 내놓은 걸 후지다고 하는게 뭐가 문제죠?
@trim님 복약지도를 아예 대신 해달라는게 아닙니다.
복약지도는 필요하죠. 그러나 환자가 플래시 메모리도 아니고 다 기억할 순 없죠.
그렇기 때문에 복약안내문에 이중으로 들어가지 않아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기계가 찍어내는 복약지도문 후지다고 했다가 별의별소리 다듣네요 ㅋㅋㅋ
후지다: 품질이나 성능이 다른 것에 비해 뒤떨어지다.
주니 안주니 그러고, 댓글은 읽어보고 대댓글을 쓰는지 궁금하네요.
아니면 후지다라는 말에 다른 뜻이 제가 모르게 붙은거겠죠.
/Vollago
걍... 자판기가 대신하게 될듯...
물론 특수한 조제약들 때문에 몇몇곳은 유지 되겠지만...
아니면... 핸드폰으로 qr 코드 찍으면 집으로 배달해주던가...
참고로 중국은 OTC류의 약은 한국의 배달앱 같은 "와이마이"등에서도 구매 가능하죠.
집에서 감기약 해열제등 바로 받아 먹을 수 있음. ㅎㅎ
약사면허 문제와 복약지도 의무 사항만... 해결되면... 밥그릇 빼앗길 업종 1순위 일 듯 합니다.
저는 오히려 글쓴분 글 보고 나서 사라지기 어려운 업종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기계가 많은 일을 구체적으로 해주진 못해서요^^;;
그럼 다행이네요. 십년가량 IT하는데 인력/일자리 줄어드는거 보면 진짜 무서울 정도 입니다. ㅜㅜ
제약회사들이 대량으로 약을 찍어내기 시작하면서 약국과 약사는 없어질거라 했는데
의약품 유통을 하면서 정보를 취급하는 걸로 업종이 바뀌었습니다 ;-)
의약품 정보를 다양한 경로로 제공해주게 되면서 다시 한번 없어질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위에 기계가 하는 일을 정식으로 허가받은 테크니션이 별도의 직종으로 업무를 다 하고 있는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등지에서 약사한테 또 다른 role을 갖다 맡기고 있긴 합니다.
어디서는 백신접종을 시키고, 어디서는 경질환 처방을 시키고, 또 어디서는 여러 의사를 만나 약을 타온 환자의 약품관리(복용교육이나 부작용 모니터링, 상호작용 충돌 감사 같은거) 를 시키는 등등요 .;-) 원래 이 일을 하던 1차진료의가 점점 줄어들고 다 전문의화 되버려서 인력이 비거든요..
없어지진 않고 계속 role이 바뀌더라구요..
의료관련 직종중에 약사만큼 role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는 직종이 드물 정돕니다..
아! 물론. 한국에서 약국 약사는 좀 회의적이긴 합니다.
한국에서는 안전관리, 감시/감사 이런 일을 하는 직종은 의미없다, 필요없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서구 선진국에 비해서는 심하니까요.;;
약사 본인들 부터가 자기가 그런 일 하는 직종이란 걸 자각을 못할 정도니..
(단적으로 말해, 약사의 핵심 직능은 그 약은 위험할 수도 있고, 불필요할만큼 과잉이니 먹지 않는게 좋겠다, 조심하면 좋겠다 라고 주의를 환기시키는건데, 약사의 핵심 돈벌이는 약을 파는거죠..이게 모순인지라..ㅠ)
대학병원 가니 처방전을 미리 날리던데 어차피 직접가서 처방전을 내야 약을 탈수 있는데
왜그럴까 궁금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병원에서 처방 내린 것 출력하고 그
내용을 심평원에 전송합니다.
출력된 처방을 환자가 약국에 가져가면 그걸 보고 약국은 다시 전산입력하고 조제한 후 심평원으로 전송합니다.
심평원은 병원과 약국의 모든 기록을 대조하고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약값(본인부담을 제외한)과 조제료를 삭감해버리고 건보재정을 절약(?)합니다. 삭감 안 당하려면 전산edi전송한 내용을 수전신청하면 되는데 심평원 일처리도 늦고 수정해서 전송해도 처리결과는 삭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병원에서 처방 내면 그에 따른 유니크 코드만 환자에게 알려주고 내용은 심평원으로 전송하고 약국은 유니크 코드를 통해 심평원 자료를 열람해서 조제하게 하면 처방전 중복조제나 오입력 등 많은 문제가 해결 가능한데 굳이 현재의 이상한 시스템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된 복약문의는 약사분께 직접 문의하여 하지요. 저처럼 특정 약성분에 이상반응 있는 사람은 항상 문의 합니다. 그나저나 작성자분이 직접 찍은 사진인가봐요? 전신이 다 나오셨네요 ㅎ
그리고 복약지도는 정성이 보여서 좋습니다!
PS. 결재->결제 입니다..
이런걸 종합해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하게 전달하는데는 아직 약사의 직접 복약지도밖에 없습니다. 구두로라도 충분히 못받았으면 제대로 해달라고 요구하시면 됩니다. 보통 맨날 먹던 약 계속 타는 분도 많아서 새내기가 배운대로 읊기 시작하면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기 떄문에 살면서 서로 느슨해질 수 있습니다
농담입니다.
지난 글과 이번 글 모두 재미있게 봤습니다.
계속 연재해 주세요.
복약지도마저 기계가 하고..
그냥 의약품은 수퍼에서 파는게 나을듯.
위험한 일부 의약품은 병원에서 처리하구요.
이러면 의료 보험 재정도 좋아지지 않을까요?
자판기로 합시다. 자판기로도 약사의 업무는 충분히 대체 가능한듯.
처방전을 넣어야만 약이 나오면 유통 관리도 약사가 하는 거랑 다를바가 없겠죠?
자판기 관리는 감시가 필요하겠네요 :-)
남의 직능은 쉽게 폄하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그나저나 스케일 참 크시네요. 느끼는 바가 큽니다.
약의 보관과 관리가 중요한 업무구요, 약의 유통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부가로, 의사에 의한 오류나 부정한 약물 사용을 감시하는 역할도 하죠. 즉 감시하는 역할을 하나 더 둬서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려는 것이 목표입니다.
약사가 없어져 버리면, 약을 누가 유통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 마켓에게 맡기는 것은 매우 불안하죠. 또한, 다양한 종류의 약을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에 대해서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쉽지도 않습니다. 그거 마트 직원에게 교육시키려면... 가능할까요? 또한 우연한 실수로 처방전에 코드가 잘못입력되어 엉뚱한 약이 처방되는 경우, 이거 잡아 내는 거 전문가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아기 감기약인데, 당뇨약으로 잘못 처방된 경우, 이걸 바로 잡는 것은 관련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정말 아기가 당뇨가 있을 수도 있다는 예외도 있으니 더 복잡해 집니다.
약의 유통이 이렇게 복잡하게 되어 있는 것은 문제가 발생하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편한 것도 좋지만, 확실하게 할 것은 확실하게 해야 하죠. 그래야 안전합니다.
뭐 그냥 생각하면 약 주는 기계로 보이긴하겠네요;;;
방문해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