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데 집 알아보다가 그동안 잘 살게 해준 아파트에게 고마움을 전할 겸 기록을 남겨봅니다.
구입
결혼 후 지방에서 생활하다가 아내의 취업과 더불어 수도권으로 올라왔습니다.
당시 손에 들고 있던 자금은 2억 남짓이었고 세살 짜리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내 회사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가까운 아파트 중 아이가 아직 어리니
차량이 단지 내로 돌아다니지 않는 신축 아파트 위주로 고민하였고, 당시 입주가 4개월 가량 남은 아파트의
미분양 분을 분양 대행사 통하여 구매하였습니다.
지방에 살다 수도권에 오니 같은 84라고 하더라도 크기가 적게 나와 무리해서 99로 구매하였고
저축은 없고 빚이나 갚자 라는 마인드로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집이 좋은 점 - 구조 및 자재
4베이 판상형인데 앞뒤로 바람이 잘 통해서 진짜 찜통더위 기사 뜨는 날 아니면 에어컨 틀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방들이 넓게 잘 빠져서 거실에 커다란 소파와 6인용 식탁을 부엌에 놓고도 좁지 않아서 좋고
안방에서 발코니 연결 부위가 통창호가 아니라 (벽 전체 높이로 창) 무릎 위부터 창인것도 맘에 듭니다.
안방 발코니가 꽤 넓은 편이라 세탁기/건조기 놓고 걸레 빠는 용도로 보조 싱크대직접 설치 (10만원) 하고도
그 발코니에서 로잉머신도 돌리고 인조잔디 깔아놓고 피크닉 처럼 놀아보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부엌에도 큰 창이 있어서 통풍은 좋은데 수납공간은 좀 부족하게 나왔고 대신 부엌 아일랜드 주변까지 수납공간이
꽉 차 있습니다. 싱크 수전 쪽에서의 수납공간이 부족한걸 반대로 떼워서 그건 좀 아쉽긴 합니다.
부엌은 양 사이드로 대피공간/팬트리로 나뉘어져 문이 2개 달려 있습니다. 둘다 공간이 꽤 넓어서 팬트리는
팬트리대로 쓰고 대피공간은 스피드랙 2개 넣어놓고도 공간 넓게 나와 창고로 잘 씁니다.
안방 드레스룸도 적당하고 사전점검때 드레스룸 서랍에 흠집 있어 말씀드렸더니 새 서랍 가져와 주시고는
기존 서랍 뭐 가져가봤자 폐기하니 그냥 쓰시려면 쓰시라고 하시길래 서랍 2개라서 햄볶습니다.
살면서는 잘 몰랐는데 새집 보러 다니면서 느끼는건데 자재가 고급집니다. 비싼 분양가가 다 뻥은 아니구나 합니다.
알아보니 시공사 브랜드는 같아도 내부적인 등급이 있다고.. 저희 아파트는 꽤 높은 등급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재 잘 썼다고 ... 물론 과거 동천 이팰이나 최근 강남의 십수억짜리 아파트 수준은 아닙니다만...
집이 좋은 점 - 난방
겨울에 보일러 잘 안떼고 삽니다. 신기하게도 잘 안추워요. 1월 엄동설한 추위 시작되면 가끔 떼긴 하고
제가 비염이 있는 관계로 새벽 4시쯤엔 24도 수준으로는 돌도록 설정은 해놓습니다만 일반적으론 거의 안뗍니다
다만 저희집은 아이가 물놀이를 좋아하고 온가족이 샤워 좋아해서 급탕비는 전체 세대 중 1등입니다.
본디 겨울에는 온수매트를 썼었는데 가죽 소파를 패브릭 소재 소파로 바꾸고 난 다음에는 소파에 담요 깔아놓고
소파에서 생활하니 온수매트도 안 쓰게 되네요
집이 좋은 점 - 정숙성
단지 바라보고 있는 뷰라서 밤이 되면 아무 소리도 안들립니다. 다만 부엌 쪽 창으로는 대로가 붙어 있어서
한여름에 문 열어놓으면 웅웅 하는 소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문을 상시 열어놓지는 못하는 아쉬움이...
요새 수도권 분양 아파트 중 대로변으로 거실 인접한 애들이 꽤 있는데... 방음벽 하더라도 고층으로 올라오는
야간의 아스팔트 소리는 못 잡습니다. 문 못 열고 산다는 이야기 입니다.
집이 안좋은 점 - 주차 공간
법정 주차대수가 1.3대 정도 됩니다만 전체적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한건 아닌데 특정 동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야간에는 통로 주차가 꽤 됩니다. 입주 초기에는 지하 2층에서 1층 올라가는 경사로에
모닝 한대가 길막한 적도 있어서 아주 다이나믹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입주자들이 초기에 많이 갈등이 있었고, 서울시처럼 불법의 합법화를 시도했습니다.
기존 통로 구역 중 그나마 안전한 곳에 추가 라인을 그리고 주차공간을 늘렸습니다.
여튼 뭘 어떻게 해도 소형평수가 몰려 있거나 동이 몰린 지역의 지하 공간쪽은 늘 차가 빽빽 합니다.
주차 대수 2.3대인 아파트 한번 보러간적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거기 살고 싶다는 강한 뽐이 오더군요
집이 안좋은 점 - 애매한 입지
지하철도, 학교도, 직장도 그냥 다 애매한 위치입니다.
그냥 집에서 살기는 참 좋은 위치라고는 생각하는데 어떠한 '세권' 타이틀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사가게 되는 점도 있네요.
집에 돈들이기 (1) - 시스템 에어컨
전매 시기가 매우 늦었기 때문에 옵션 선택의 여지는 당연히 전혀 없었고 그나마 에어컨이라도
깔끔히 달아보자는 생각에 시스템 에어컨을 외부 업체를 통해서 계약 진행하였습니다.
LG제품으로 거실, 안방, 서재방, 아이방 4군데 설치했고 주방은 뭐 거실 있는데.. 라는 마음에 배제했습니다.
외부 업체를 통해 진행한 건이라 이미 다 준공상태인 집의 천정을 뜯어내고 에어컨 설치 후
다시 도배 하는 형태로 진행하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땜질 자국이 보이긴 하는데 자세히 봐야 하는 위치에 천장이기 때문에 그냥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대로 주방에 설치를 하지 않은 부분은 내내 후회가 되네요.
거실 에어컨은 발코니에 가까이 설치되어 주방까지 잘 닿지를 않기 때문에 여름에 식탁 에서 식사할 때는
선풍기를 필수로 틀어야 했던 후회가 남습니다.
집에 돈들이기 (2) - 이불장
4 베이 판상형이었는데 현관에서 들어와 복도 통로를 보면 '여기다 이불장을 짜 넣어보렴' 이라고 말하는 듯한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이불장을 짜 넣었습니다.
35만원 가량 주고 한샘에서 진행했구요. 정말 잘 쓰고 있고 집에 놀러 오신 분들은 전부 기본 옵션인 줄 아실 정도로
집이랑 잘 어울립니다.
집에 돈들이기 (3) - 식기 세척기
이놈의 아파트가 무지하게 분양가가 비싼편이었는데 (땅이 비쌌다고 하더군요) 식기세척기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밀레 제품으로 구매해서 기존 싱크대 섹터 하나를 날려버리고 그 자리에 설치했습니다.
11번가에서 100만원 정도 주고 구매했고 설치비는 3만원 받으시더군요. 싱크대 아일랜드 아래쪽으로
수납장 잘라내고 설치하는 비용이었는데 10수만원 내신 분도 있으셔서 나름 만족.
식기 세척기는 정말 신기 중 하나 입니다. 꼭 구매하세요
집에 돈들이기 (4) - 인덕션
요리는 잘 안하는 아내가 가스렌지는 매일 닦는데 너무 힘들다고 하여 삼성 제품으로 설치했습니다.
마치 가스 불이 올라오는 듯 하게 프로젝션을 하는 디자인 좋은 인덕션인데 인덕션을 위한 전용선을
확보할 수가 없는 상황 (인덕션 가격만큼 공사비가 들어가는..) 이라 인덕션을 풀로 쓸 수 는 없고
2구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용량이 되었네요.
화력은 좋고 깨끗한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웍을 들고 불맛을 입혀가며 손목 스냅으로 휙휙 돌리는
주방 남자의 로망은 없어졌습니다.
인덕션도 가끔 그을음이 생기는데 이 때는 베이킹 파우더 뿌려서 슥슥 닦으면 잘 지워집니다.
가정 어린이집
아이가 아내의 회사 어린이집에 가기 전까지 가정 어린이집을 보냈습니다.
장점은 역시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작업이 너무나도 간편하다는 점이겠구요. 단지 내에 있으니...
단점은 뭐가 어케 돌아가는지 알길이 없다는 점이겠네요
결정적으로 아이가 갑자기 다리를 절룩 거리는데 어린이 집에서는 원인 파악 생각은 안하고
다친적 없다, 절대 없다. 라는 식으로만 얘기하셔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쳤던 아팠던, 원인을 알아야 치료를 하고 대처를 할 수 있을텐데...
단지 내 조경
입대위부터 지켜본 결과 우리나라 분들은 물과 나무를 매우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수도권 아파트 입주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경 업체는 '에버랜드' 입니다.
얼마나 비싼 나무가 얼마나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지가 제일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입니다.
참고로 옆 단지에서 어떤 분이 자살 소등을 벌이시는 바람에 출동한 119 구급대가 에어 매트리스 설치를
위해 적송 3그루를 잘랐습니다. 뛰어내리지 않으신 그 분은 적송 값을 청구받으셨다고 하더군요.
놀이터
아이가 어리다 보니 놀이터를 매주 2-3번은 다녔습니다. 스웨덴 어쩌고 하는 업체가 만든 놀이기구를 설치해 놨습니다
좋아보이기도 하고 아이들도 잘 놀아주니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만,
아이들이 노는건 제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구조물을 활용하는 기가막힌 솔루션들을 볼때마다 신기할 따름이네요.
놀이터 내에 자전거가 들어오는건 금지이지만 다들 타고 들어오고 킥보드나 인라인 등도 무법천지이긴 합니다
그냥 잘 감시할 수 밖에 없네요. 저희 아이는 저희 퇴근하고 나서 심심하다고 하도 난리쳐서 밤 9시에 놀이터 나갔다가
1미터 높이의 놀이기구 (행잉 브릿지 같은) 사이에 껴서 팔에 금간 추억도 남기고 갑니다
분리수거 및 쓰레기 처리
지방에 살때는 분리수거에 아무런 제약이 없이 알아서 내놨습니다. 특히 분리수거 중 많은 분들이 쥐약이라고
여기시는 폐지의 경우에는 아예 폐지용 섹터를 따로 만들어서 투포환 선수처럼 입주민들이 종이 더미를 그 안으로
날려 버렸고 일주일에 한번 수거 업체 트럭이 와서 싹 쓸어갔습니다.
아파트 경관도 깨끗해고 입주민들의 스트레스도 적었습니다만,
이 동네 아파트는 분리수거는 일주일에 1번만 해야 해서 힘이 드네요. 그냥 적응하고 삽니다.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종량제 기계에 넣으면 관리비에 자동으로 합산되서 요금이 나오고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는 별도로 수거해 가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매우 편합니다.
커뮤니티 시설
헬스장, 골프연습장, 요가, 배드민턴장, 도서관 등등이 있습니다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관리비에 해당 시설 유지를 위한 비용을 일괄 징수할 것이고 모든 입주민에게 별도 회비 없이
회원 자격을 준다고 한 내용에 '나도 잘 쓸거야' 라는 마음에 서명은 슥슥 잘도 했습니다.
뭐 일단 잘 안가게 되는게 제가 사는 동에서 멀기도 하고 일 끝나고 집에 오면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것도 바쁜데
커뮤니티 시설 가서 운동하고 할 여유가 없네요. 운동은 회사에서 점심/저녁 시간에 그냥 짬내서 하는걸로.
다만 잘 유지되고 관리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매번 요가나 기타 트레이닝 세션에 대한 공지도 나가고 있고...
주변 환경 - 학교 그리고 셔틀버스
초등학교가 어른 걸음으로 15-20분 걸립니다. 곧 주변에 학교가 생길것으로 알고 입주했지만 그리 되진 않더군요.
그래서 시공사랑 협의하여 버스 한대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버스로 아이들 등/하교 전용으로만 셔틀을 돌리고 있어요.
전 아직 아이가 그 또래는 되지 않아서 한번도 이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학부모님들께서 매일 아침 셔틀버스
정류장 당번을 도시며 아이들 승하차 지도를 합니다.
요새 분양하는 아파트들 예비 입주자분들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경우 '귀족처럼 편하게 다닌다' 라고 광고 하시기도
하시는데... 그냥 안타고 걸어다닐 수 있는게 제일 좋습니다.
아침에 갈때는 그냥 가긴 하는데 (길 막혀서 단체 지각하는 경우도) 학교에서 돌아올 때는 날씨 안좋을 때 아이들 기다릴
장소도 마땅찮고 영 아닌건 맞습니다.
학교 지어달라 민원 많이 넣어봤는데 법이 갑자기 바뀌어서 (2천세대->5천세대 이상) 교육청 중투위 가지도 못하네요
그래서 이번에 이사갑니다....
주변환경 - 공원 그리고 카페
주변에 수변 공원이 있습니다. 뭐 잘 안될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조성이 되어서 꽤 유명한 카페들도 생기고 식당들도
많이 생겨서 주말에 외식하는 단골집도 새기고 편하게 커피 마실 장소도 많아 그건 정말 너무 좋습니다
걸어서 단지 가로질러 3분이면 카페가 즐비하고 수변 공원에 공기가 좋으니 그도 혜택입니다.
놀라운건 카페만큼 미용실이 많다는 것인데, 남자 커트 2만5천원 수준의 미용실들이 빽빽한걸 보면 미용업이란게
어떤 특성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환경 - 어린이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이 수변공원 주변에 있습니다. 의외로 아이들을 위한 컨텐츠도 많고 아이도 좋아하는 편이라 매주 갑니다
처음엔 카트를 끌고 오셔서 한껏 책을 대출해 가시는 어머님들을 보며 의아했지만 머지 않아 저도 그 중 하나가 됩니다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고 많이 보네요.
그런면에서 어린이 도서관이 가지는 장점은 정말 큰 것 같습니다. 이런것들이 집의 가치를 올리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압니다만 실제 아이 키우는 부모님들은 고려해 봄직할만한 인프라라고 자신있게 말씀 드립니다.
주변환경 - 대형 마트
일반 대형마트가 없고 창고형 대형마트가 단지 바로 옆에 떡하니 지어졌습니다. 애초에 신세계가 매입한 부지라고해서
백화점이나 이마트 기대했다가 .. 창고형으로 들어와서 좀 당황했는데.. 저희 식구가 3이라 뭐 딱히 거기서 살만한게...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저녁에 가족이 산책 나가는 용도로 좋습니다. 특히 날 궂을 때, 추울 때, 더울 때는 최고에요
주변환경 - 지하철역
지하철역이 애매합니다. 더블 역세권이라고 광고 때렸는데 그냥 이도저도 아닙니다. 두 지하철역 중간에 있는데
한 곳은 걸어가면 10분 정도, 한곳은 15분 정도 걸리고 15분 정도 걸리는 곳이 버스가 무지하게 많아서 그냥 버스타고
다니면 편해서 그쪽으로 다닙니다. 10분정도 걸리는 지하철역은 제가 이동하는 경로의 전 역에 속하기 때문에
10분 걸린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쪽으로 가게 될 일은 거의 없더라구요.
그냥 적다보니 왠지 ...
눈치 빠르시고 이 지역 사시는 분은 그냥 어느 아파트인줄 아실 것 같은데... 그냥 남겨봅니다.
혹시 집 구하거나 하실 때 참고하시라고요
시스템에어컨을 할 까 말까 정말 고민됩니다.
현재 2년이 안된 에어컨이 있아서 이걸 그냥 사용할까 싶거든요. 이사갈 때 팔기도 애매하고. 입주까지는 2년 반 남았습니다.
엘지 시스템에어컨 4곳 설치하면 650이던데 작은 돈도 아니고.... 조언 좀 부탁 드립니다.
공간활용적인 측면에서도 이만한 장점이 없습니다.
다만 그런 걸 감안하는게 괜찮다면 굳이 시스템에 어컨을 할 필요는 없지만... 그게 신경쓰일경우 시스템 에어컨 하시는게 낫습니다. 매매 할때는 큰 가치가 없는데 후에 전세주고 나가신다거나 하면 꽤 매력있는 아이템이기도 하구요
그쪽 단지 생기면서 미용실이랑 카페 많이생겨서 가끔 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