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에 수술을 마치고 응급병동으로 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응급병동이라 보호자는 1명으로 제한되어있어서 저희 가족들은 출입증 1개를 가지고 돌려가며 들락거렸습니다.
수술 마치고 나서 얼마 안있어 수술하신 선생님께서 제자리로 오셔서 수술 경과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염증이 엄청 심한 상태였고, 맹장의 일부는 터졌지만 다행히 아직 염증은 새어나오지 않은 상태였고,
맹장이 대장에 찰싹 달라 붙어있어서 불었있던 부분은 허옅게 변해 있었고 그부분을 닦아 내었다고 합니다.
다행인건 수술이 잘 되어 염증제거가 완료되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맹장이 달라붙어있던 부분을 닦아낼때 제가 의식은 없었지만 무척 아팠던 모양입니다.
입술을 깨물었더군요...
목요일 저녁에 수술을 마쳤으니 금요일 아침은 금식이고 금요일 중식부터는 죽을 준다고 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이 중식 전까지 가스가 나오는게 좋지만 나오지 않아도 상관은 없으니 너무 부담가지지 말라고 하셨구요.
새벽 2-3시 이후부터는 억지로 걸어다니라 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아플때 걸을 수록 회복이 빠르다고 하시더군요.
감사하다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싶었지만 배가 땡겨서 말로만 인사했습니다.
응급병동은 베테랑 간호사 분들이 모여있나 봅니다. 다들 동작이 엄청 빠르고 일도 착착착 해나가십니다.
수시로 오셔서 혈압체크하시고, 수액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수액 갈아주시고 꼼꼼하게 챙기십니다.
소변통을 두고 가시면서 소변량을 체크하라 하십니다.
물은 마실 수 없고 목이 마르면 거즈를 적셔서 입술에 물라 합니다.. 수액이 들어가서 목마른건 아니지만
목이 말라서 마른 기침이 나려하더군요.. 기침... 네.. 배가 터지는줄 알았습니다.. 기침하려다 큰 신음소리 냈어요..
마약성 진통제가 투여되고 있었는데 이게 진통효과는 매우 좋지만 위장이 깨어나는데는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통증이 심해서 진통제는 계속 맞았구요.. 그렇게 목요이밤부터 금요일 아침까지는 계속 자다깨다 신음하다 그랬습니다.
(진통제는 3번정도 맞은거 같습니다.. 제가 좀 엄살이 심해요..)
간호사가 소변을 봐야 한다고 해서 시도를 했는데요, 이게 평생 서서 일을 보던지라 누워서는 통 반응이 안오더군요.
결국 억지로 일어나서 커튼치고 서서 일을 보는데... 세상에 소변 밀어낼 힘이 안들어갑니다...
배가 아프니 힘을 못주겠고 힘이 안들어가니 소변은 안나오고...뭔가 아랫배는 빵빵한 기분이 들구요..
거의 50밀리정도 밀어내고 다시 누웠더니
간호사가 초음파 기계를 가져와서 방광의 소변량을 체크하십니다.. 350미리 정도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근성을 발휘해 2차시도.
이번엔 일어니질 못해서 침대에 다리벌리고 무릅꿇고 커튼치고 소변시도...
겨우 100미리 나옵니다. 그렇게 금요일 아침에 150밀리로 소변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하복부의 빵빵한 기운이 사라지더군요.
새벽 5시가 되니 간호가사 물을 마셔도 좋다고 합니다. 다만 백화점 음수대에 달린 작은 종이컵 있죠?
그거 반컵단위로 마시랍니다.. 사실 더 먹으래도 안넘어가더군요
혈압체크, 체온 체크하시고 혈액 뽑아가십니다.
이제는 진통제를 알약으로 가져옵니다. 물 반컵으로 먹던가 아니면 혀 아래에 두고 녹여 먹어야 합니다..
금요일 아침이 되자 간호사가 밤새 운동 안하셨냐고 해서 억지로 일어나기 시도합니다... 이게 다리하나 내맘대로 안움직입니다.
마비된건 아니구요 복부통증이 있어서 움직이면 배가땡기니 겁나서 못움직인 거죠...
가스가 안나오는게 겁나기도 해서 결국 오전6시에 어찌어찌 일어나 복도를 걸어봅니다...
응급병동 복도가 길지 않습니다. 길게 봐야 3~40 미터 정도 되어보이는데 이게 걸어갔다가 되돌아오는데
식은땀이 줄줄 흐릅니다... 결국 한바퀴 돌고 침대로 복귀해서 골아떨어집니다...
복강경 수술이 좋기는 한가봅니다.. 신기하게도 잠자고 일어나면 통증이 눈에 보일정도로 줄어드는게 느껴집니다.
오전 6시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2-30미터를 걸었는데요. 그렇게 점심때까지 자다 깨다 소변보다 반복하니
점심으로 죽이 나왔습니다. 저도 살아야 겠던지 죽이 한그릇 다 뱃속으로 들어가집니다.. 다행이랍니다.
점심먹고 나니 소화제를 한알 가져다 줍니다..
응급병동은 24시간 이상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반병실을 수배하여 자리를 옮기게 되었는데요
금요일은 퇴원환자 입원환자 수술완료환자 겹치기로 생겨서 환자이송요원이 무척 바쁩니다.
일반병실이 나오지 않아서 부득이 응급병실을 하루더 쓰게 되려던 차에 자리가 나서 일반병실로 이동했습니다.
평소같으면 걸어갈 거리를 휠체어에 앉아 갑니다.. 걸어서 못갑니다.. 아니 가래도 못걷겠더군요..
일반병실에 건너가니.. 뭐 저는 맹장 떼어낸 놈이라 가장 건강한 사람이었구요.
다른 분들은 밀고댕기는 폴대에 달린 링거액 종류가 저하고는 너무나 다르고 양도 많더군요.
응급병동에서 출발전에 항생제를 투여해 줬는데 일반병실에서 또 항생제를 들고 옵니다..
간호사께 항생제 맞고 왔다고 하니 전산기록 뒤져보고는 죄송하다고 다시 가져갑니다..
확실히 응급병동 간호사님들이 베테랑이긴 한가봅니다. 일반병동 간호사분들 움직임은 뭔가 굼떠보입니다..
(비하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봐서 그래 보이더라 하는 거에요)
점심먹고 적었는데 역시나 글이 주저리주저리 입니다..
나머지는 또 적겠습니다
언제 깨물었나 궁금했었는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