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리에를 사용하지 않게 된 이래로 클리앙에 그닥 글을 올리지 않고 있는데요. 사용기(?)가 하나 생겨 간단히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주는 안과에서 항생제를 처방받아서 먹고 있었던 터라 설사가 지속되어서 화요일부터 약을 중단했었구요..
화요일 저녁에 코스트코에서 사온 피자를 먹고 지친몸을 뉘여서 잠이 들었습니다.
밤새 소화가 잘 안되는 듯 하다가 명치언저리가 뭉치듯 아프고 구토기운도 있어서 소화제도 먹고 손도 따고 난리 부르스를 치다가
결국 병원에가서 급성 장염으로 처방을 받아 진통제와 링거를 맞고 회사에 출근했었구요.. 근무중에 너무 몸이 아파 결국
조퇴하고 집으로 오는데 몸이 너무 무겁더군요...
오한이 들고 몸살 기운이 들길레 최근에 몸이 좀 피곤한가보다 싶어서 바로 다음날 아침까지 잘 생각으로 누웠는데..
새벽 2시즈음 명치 아프던 통증은 사라지고 오른쪽 옆구리가 쥐어짜듯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에 깼는데 옆구리가 계속아픈게 불안하여 병원을 다시 찾았고 의사선생님이 혹시모르니 초음파를 찍어보자고 하여
찍어본 결과.. 12미리라고 하더군요..(맹장은 7미리 이상 커져있으면 맹장염으로 본다고 해요)
바로 2차병원 진료의뢰서를 적어주시고 초음파사진 CD로 복사 떠주시면서 수술 하셔야 한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사업계획 만들고 있는 바쁜시즌에 게다가 고래도 안잡아본 자연포X인 제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하늘이 노랗게 느껴지더군요...
다행히 집사람 출근 전이라 바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하여 응급실로 들어갔습니다.
(맹장은 외래로 가지말고 바로 응급실로 가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응급실에 접수하고 응급 초진 진료를 받았습니다. 수술인 만큼 초음파만 믿고 할 수는 없으니 추가 검사를 하자고 하셔서
동의했구요 바로 이어서 혈액검사와 CT촬영(조형제를 투입했습니다)을 했습니다.
CT는 조형제가 몸안으로 들어가자 서서히 몸이 더워지던게 기억에 남네요..
조형제를 투입하기 위해서 왼쪽팔에 링거용 튜브주사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 뒤 잠시 앉아서 대기하니 내과 의사선생님께서 내려오셔서 상담을 따로 했는데요.
진단결과 백혈구 수치가 상승했고 염증크기도 7미리가 넘어 충수염이라 확진해 주시면서 수술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수술은 병실이 없는 관계로 협진병원으로 가서 바로 해도 되고 아니면 기다려서 응급으로 수술 받아도 된다해서
저는 기다리기로 했구요, 그때부터 선생님들은 수술실과 병실을 알아보러 동분서주 하셨습니다.
수술받기로 동의서 쓰고나니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라고 하더군요.
엑스레이를 찍고 심전도 검사까지 시킨 이후에 알러지검사(피부에 볼록하게 주사 놓는거)하고
수액을 먼저 달아주면서 저도 폴대를 받아서 질질 끌고 다니는 신세로 변했습니다.
이후에 소변검사하고 수술전 항생제 투여가 시작되었구요. 그뒤로는 계속 응급실에서 대기했습니다.
(환자가 많아서 병실이 없었고 수술장도 예약이 꽉찬 상황이라 외과에서는 다른과 수술장까지 알아보는 상황이었습니다)
오후 4시정도 였을까요 수술장이 구해졌다며 저를 호출해서 그때부터는 수술침대에 누워서 이동했습니다.
전신마취를 하기때문에 이때 가족에게 가져온 짐을 다 맡겨야 했구요.
누워서 이동하는게 썩 유쾌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그보단 주변의 수근거림이 더 신경쓰이더군요
'에구구 저사람 수술 들어가나봐... 어디가 아픈걸까아..' 뭐 이런수근거림이 은근 신경쓰이더군요.
보호자는 1명만 허용되어 짐을들고 가족이 수술실 앞에까지와서 옆 의자에 대기하게 되었구요
저는 수술실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운반되어 들어갔습니다.
안쪽은 수술침대가 5-6개 정도 대기가능한 공간이 있었구요 거기서 잠시 대기했습니다.
수술실은 온도가 낮더군요. 선선하다 못해 쌀쌀한데 다행히 간호사분들이 시트를 가져다 덮어주셔서 참을 만 했구요
잠시 후 수술하실 선생님과 마취담당 간호사가 오셔서 이름, 생년월일, 받을 수술내용을 확인하신뒤에
진정제를 약간 투여해 준뒤 긴 복도를 지나 정말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수술실에가니 더 춥더군요
운반용 침대에서 수술대 위로 앉은자세로 옮겨간뒤 누웠구요. 재차 이름, 생년월일, 수술내용을 물어보셨습니다.
이후 먼저 산소마스크를 씌워주시고 심호흡을 하라고 하시더니
"자, 이제 마취약 들어갈께요" 라는 말씀이 들리고 저는 '마취약은 어떤 느낌일까?' 생각한뒤로 기억이 없습니다.
잠시후 잘 자고 있는데 누가 깨워서 일어나는 느낌으로 잠(마취)에서 깨어났구요, 그순간 복부에 업청난 땡김이 느껴졌습니다.
수술이 아팠었는지 무의식중에 입술을 깨물어 구멍이 나있었구요...저는 회복실에서 그렇게 깨어났습니다.
수술시간은 한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수술전 대기 및 안정, 수술부위 살균 등에 시간이 소요되고 회복실에서도 시간이 소요되어
수술실에 들어가서 나올때까지 대략 2시간반~3시간 걸린거 같습니다.
회복실에서 제가 의식을 차리자 바로 응급병동으로 이동시킨뒤 항생제와 진통제를 링거에 달아주고 가족들과도 재회했습니다.
복강경 수술이어서 개복수술보다 통증이 덜한 편이라 하더군요. 그래도 상체를 일으키고 눕히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아파서
침대 상판을 지-잉 일으켜서 거의 90도 까지 세운뒤에 가족에게 부탁해서 상체를 침대에서 떼어 앉을 수 있었습니다만..
우워있을땐 배가 땡겨서 아팠고 양반다리하고 않으니 배가 눌려져서 아프더군요.
제 맹장은 오전에 확진 받은 이후로도 진행이 되어 수술 당시에는 일부가 터진 상태였다고 합니다.
쓸데없이 병원 알아본다고 지체하거나 약으로 처리해 보겠다고 개겼으면 복막염이 될뻔 했다고 합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쓰다보니 주절주절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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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마취가스는 공기보다 가벼워서 의식이 회복된 이후로는 폐를 통해 빼내야 한다고 합니다.
심호흡을 두시간정도 하라는데요.. 사실 배가 아프니 깊은호흡을 하기가 어려워서 숨을 살살 쉬었더니
어께가 아파집니다... 결국 억지로 들여마시고 멈췄다가 내쉬니 양팔이 저릿저릿하면서 풀어지더군요.
제가 경험한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와닿는 글이였습니다.
장염 진단 이후 계속 아파도 장염이겠구나 하고 참는일도 있을듯한데..
급성충수염의 증상중에 구토증세도 들어있다고 합니다만.. 저도 의사가 아니라 ^^;;;
후기 읽으면서 제 경험이 그대로 떠오르는데 정말 고생하셨어요.
CT는 뜨듯하고 수술전~수술직후 엄청 춥죠. ㅠㅠ
전 암병동에 수술이 잡혀서 입원도 암병동에 하게 되었는데 (주치선생님이 암병동 선생님)
6인실에서 나이롱 환자 되서 눈치보고 다녔어요 ㅎㅎ
대충 회복 되었다고 애기 안고 어르다가 터져가지고 좀 고생했구요 ^^
쾌유 바랍니다.
뭔가 의사가 제게 '무슨 수술 받으시나요?' 물어보실때 '맹장수술입니다' 라고 말하려니 미안했어요
배에 꽂힌 호스가 가장 거치적거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