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http://stellistdesign.com/221090873339 )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불과 몇년사이 기계식 키보드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사실 흔히 쓰이는 멤브레인 방식보다 훨씬 이전에 등장했던 제품인데, 제조비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컴퓨터용 키보드는 대부분 멤브레인이었다가, 독일 체리사의 기계식 축을 이용한 기계식 키보드들이 좋은 키감으로 매니아들 사이에서 서서히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체리사가 가진 기계식 스위치 관련 특허가 만료되면서 카일, 오테뮤 등 수많은 기계식 축 제조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여전히 체리축을 사용한 키보드는 타사 축보다 좀 더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체리축을 사용한 기계식 키보드중에서도 중국의 키보드제조사 바밀로(Varmilo)의 제품입니다. 바밀로는 원래 한국의 기계식키보드 제조사인 레오폴드에 키보드를 제작, 공급하는 회사였는데, 계약상 트러블로 지금은 갈라졌습니다. 레오폴드는 공장을 옮겼고, 바밀로는 바밀로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바밀로 키보드의 특징이라면 모든 제품이 PBT재질의 키캡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키캡 재질은 크게 ABS와 PBT 두 가지가 널리 사용되는데, PBT는 표면이 꺼끌꺼끌하고 번들거림이 덜하며 내구성이 높은 키캡입니다. 또 바밀로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축, 키캡 색상, 폰트 인쇄 등으로 커스텀 주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되 1차 커스텀 오더때 커스텀 키보드를 주문했는데, 8월 1일 주문한 뒤 꼬박 한달이 걸려 지난 8월 29일 제품을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2차 커스텀 오더가 9월 10일까지 진행중이며, 2차 주문분은 10월 2주차에 입고된다고 합니다)
그럼 한번 이 제품을, 커스텀 제품이니만큼 주문 과정에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바밀로 키보드는 텐키리스(87키) 배열의 VA87M과 표준 104키 배열의 VA104M 두 종류로 나뉩니다.(미니키보드인 VA68M도 있지만, 현재 커스텀 주문불가) 저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가까이 놓은 것을 선호하여 텐키리스인 VA87M으로 골랐습니다.

바밀로 커스텀키보드는 스위치 종류, 보강판 색상, LED 유무 및 색상, 하우징 색상, 키캡 색배열, 흡음재 유무, 키캡 각인 유무 및 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2차 커스텀 오더에서도 VA87M은 플라스틱 하우징만 선택 가능한데, 추석 이후 3차 커스텀 오더때는 알루미늄 하우징도 선택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찍 주문한게 조금 아쉬운 느낌도 드네요)
각 스위치의 특성에 대한 설명이나, 각인이 어떤 모양이 될 지는 주문 페이지에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옵션은 이렇습니다. 체리 녹축이 궁금하여 녹축을 선택했고, 색 배열은 화이트+민트로, 키캡 정가운데에 영문만 써지는 Alaska 각인으로 선택했고, LED를 선호하지 않아 아예 빼버렸습니다.
그리고 한달 뒤, 제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패키지입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과정에서 박스 상단 일부가 파손되었습니다... 브라보텍에서 추후 새 박스를 보내주겠다고 하셨는데,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소식이 없네요. 박스 자체는 하단부가 마그네틱 처리되어 있는 등 제법 고급스럽습니다.

박스 측면에서 스위치 타입, 케이스, 키캡 등의 옵션을 볼 수 있습니다. 커스텀 말고 기성품은 요 부분을 보고 제품을 고르는 것 같습니다.

박스를 열면 이렇게 키보드의 모습이 보입니다.

키보드 외의 구성품은 보증서, 키캡 리무버, USB 케이블, 추가키캡 등입니다. 제가 LED를 아예 빼버렸지만, 캡스락과 스크롤락은 LED로 On/off를 표시하기 때문에 LED창이 나 있는 키캡이 추가로 들어있습니다.



키보드의 모습입니다. VA87M은 하우징이 스위치 아래까지만 올라오는 비키 스타일의 디자인을 가진 제품입니다. 키 바깥쪽의 베젤은 매우 좁아 키보드의 크기도 작으며, 전반적으로 아주 심플한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보강판이 들어있는 덕분에 작지만 무게는 상당히 묵직한 편입니다.

제가 커스텀으로 주문한 Alaska 키캡 각인은 이렇게 영문자만 심플하게 가운데정렬로 인쇄되어 있는 방식입니다.

키캡을 빼 보니 예쁜 색상의 체리 스위치가 보입니다. 저는 기계식 키보드를 그동안 갈축만 써봐서, 녹축은 처음 경험합니다. 체리의 녹축은 레이저 녹축과 달리 아주 무겁습니다. 청축과 흑축을 합친듯한 느낌으로, 대략 75g의 아주 무거운 키압을 가진 클릭 스위치입니다.

키캡은 모두 PBT 재질로 살짝 오돌토돌하며, 두께가 꽤 있고 만듬새가 단단합니다.

하단 중앙에는 메탈판으로 바밀로 로고와 시리얼 번호가 적혀있습니다.

발은 접거나 펴는 한단계 높이 조절만 가능합니다.


이 제품은 미니USB를 이용한 탈착식 케이블을 지원합니다. 선을 꼭 가운데로 빼지 않고 측면으로 뺄 수 있도록 통로가 나 있습니다.

세팅하면 요런 느낌입니다 :)
직접 타건해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바밀로 VA87M 커스텀 키보드를 살펴봤습니다. 키보드 자체만으로 보면, 그냥 평범한 체리축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고,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하지 않는 무난한 제품입니다. 한때 바밀로 제품들이 폴링레이트가 125Hz밖에 안된다고 논란이 있었으나, 직접 써본 결과 다른 제품들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커스텀 오더를 제공하는 부분이 가장 매력적인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키보드를 살 때 보면, 내가 원하는 색배합을 가진 제품은 내가 원하는 스위치를 지원하지 않거나, LED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바밀로 커스텀 제품은 동급의 기계식 키보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으로 다양하게 내가 원하는대로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한달 가량 걸리는 배송시간은- 좀 단축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요즘 rgb 무선 기계식을 찾다 보니.... 만만한게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