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말에 420d를 구입해서 2년 조금 넘게 약 5만km를 타고 나니, 어느정도 차에 대한 감이 오는 것 같아서, 그동안 420d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볼까 합니다.
1.이전에 사용하던 차량들 및 구입 계기
첫 차는 소나타 였고, 그 다음엔 그랜져, Honda Accord, Toyota Camry, Lexus ES350 등등 무난한 차들만 타왔습니다. 현재는 BMW 520d와 420d 두 대를 운행중이고요.
2014년말에 520d를 구입했는데, 뭔가 부족했습니다. 차는 잘 만들었고, 달리기 성능이나 모두 불만이 없었는데, 뭔가 재미라는 부분이 아쉬었죠. 그래도, 그 전 차들에 비하면 달리기 성능이나 재미라는 면은 월등히 좋았는데, 기대했던 BMW라는 맛이 조금 약하다고나 할까… 뭐 그랬습니다.
그러던 중 차가 한대 더 필요하게 되어서, 이번엔 daily fun car를 사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2. 구입시 고려 하던 차종들
예산은 대략 3시리즈나 C 클래스 정도로 잡았습니다.
MB C 클래스는 바로 제외되었습니다. 제 기준에선 애매하더군요. 달리기 성능이나 재미라는 요소는 BMW보다 약하고, MB의 고급진 느낌을 가지려면 결국 S 클래스까지 가야하더군요. 한번 테스트 드라이브해보고 돈 모아서 S 사야지 C는 아니다 라는 생각에 바로 접었습니다.
Audi A6가 모델 체인지 직전이라 어마무시한 프로모션으로 나와서, 심각하게 고려해봤는데, 결국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차와 별 차이를 모르겠더군요. 무난한 차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확실히 MB나 BMW에 비해서는 독일차 느낌이 가장 약했습니다. 인테리어는 마음에 들었는데, 달리기 성능은 그다지 라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 A6 가격이 420d와 큰 차이가 없었는데, 전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차급이 낮아도 420d로 눈이 가더군요.
다음엔 마세라티 그란투리즈모… 네 잠시 미쳤었습니다. 하지만, 그 배기음과 달리는 느낌은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돌아와서BMW 320d가 마음에는 들었는데, 너무 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420d로 눈길을 돌렸죠. 결국, 한정된 예산내에서는 여러가지로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420d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장거리 운전이 많아서 디젤차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요.
3. 외관
BMW 차량중에서 시트 포지션이 가장 낮다고 하던데, 정말 낮기는 합니다. 320d와 비교해서 더 낮고 넓적한 디자인이고, 이때문인지 사실상 같은 차임에도 운전할 때 느낌이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320d에 비해서 앞부분이 더 낮게 웅크리고 있으면서 뭔가 팍 튀어 나갈듯한 인상을 줍니다. A필러에서 이어지는 루프라인도 마음에 듭니다.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선을 가져서 볼 때마다 흐뭇한 느낌이에요. 320d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느낌과 라인이죠. 한국 사람이 디자인했다고 들어서인지 더 정이 가네요.
4. 인테리어
네, 완전 꽝입니다. 싼티 팍팍 나고, 이 가격에 이 재질이 왠말이야 라는 말이 나와요. 대신 앉으면 편안한 느낌입니다. 싼티 나지만, 그래도 운전석을 감싸주는 느낌의 인테리어는 좋습니다.
5. 편의시설
네비는 뭐 없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이건 수입차들 공통적인 문제고, BMW가 그나마 낫다는 평가를 받는 수준이니 뭐.. 그렇죠.
통풍시트가 없어서 여름엔 등에 땀찹니다.
가장 큰 불만은 오디오입니다.순정 오디오 수준은 그냥 소리가 나는구나 정도이고, 아반테보다도 못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건 해결도 안되요. 미드가 4인치라서 다른 유닛으로 튜닝해도 큰 효과가 없고, 결국은 오디오를 다 들어내고 개조에 가까운 튜닝을 해야 하는데, 돈도 돈이고 차에도 좋은 영향을 줄 리가 없어서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MB나 Audi 오디오에 비하면 정말… 그렇습니다.
6. 달리기 성능
이건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Daily fun car 개념에 정말 충실한 것 같아요. 절대로 속도가 빠르거나 힘이 넘치는 차는 아닙니다. 배기량 2천이라 당연하겠죠. 대신 정말 마음대로 생각하는대로 움직여줍니다. 5시리즈의 약간 굼뜬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고, 칼 같은 움직임을 보여줘서, 차를 믿게 됩니다. 어떤 차들은 운전하면서 이 정도를 이 차가 받아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420d는 그런 우려가 전혀 없이, 던지는대로 받아줄 수 있구나 라는 신뢰감을 줍니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 고속 주행시 돌발상황이 생기면 반사적인 조향을 잘 받아줘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게 해주죠.
고속주행시 차체가 낮게 깔리면서 바닥을 움켜쥐고 달리는 안정감을 줍니다. 이 가격대 차량에서 달리기 성능은 최고 같아요. 정말 sheer driving pleasure 입니다.
7. 잔고장, 유지비, 연비
2년 동안 잔고장 한번도 없었습니다. 엔진오일이나 소모품 교환시에만 서비스 센터를 가고, 그외는 갈 일이 없어요. 독일차 잔고장 많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뽑기 운이 좋았는지 문제가 된 경우가 없습니다. BIS 덕분에 지금까지 연료비하고 윈터 타이어 말고 추가로 들어간 돈이 없습니다.
연비는 17~18km/l를 꾸준히 찍어줍니다. 특별히 연비생각하면서 경제운전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가끔씩 차를 밀어부치기도 하는데, 연비는 꾸준합니다. 정말 경제적인 차에요. 유지비는 저렴합니다.
8. 소음
네, 공회전시 경운기 소리 납니다. 누구말대로, 이렇게 이쁜 차에서 이렇게 허름한 소리가 나다니… 입니다. 대신 연비 좋고 경제적이니까요… …
하지만, 고속주행시 엔진음은 나름 매력적입니다. Sport+ 모드로 놓고 스포츠카 흉내를 좀 내보면 그르렁 그르렁하는 나름 매력적인 배기음을 내주기도 합니다. 뭐 그래도, 항상 마세라티 배기음이 그리워지죠…
9. 정통 스포츠카와 비교
동생이 Porsche 911 turbo하고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철자 어려워요…)를 가지고 있어서, 체급이 하늘과 땅차이지만 간략히 비교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420d에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을 극대화하면 그게911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11은 정말 손끝과 발끝에서 움직이는 미세한 느낌까지 잡아서 반응하는 느낌이라서, 과장하면 운전자의 마음을 읽고 반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벤타도르는 훨씬 더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운전의 즐거움을 주더군요. 악셀을 밟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아벤타도르는 동생이 몰래 구입해서 숨겨두고 있다가 결국 어머니한테 트라이엄프(두카티였나? 바이크는 잘 몰라서요..)와 함께 들켜서 엄청난 등짝 스매싱후 바이크와 함께 처분되어서 지금은 없습니다.
결론은 420d 로는 정통 스포츠카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고, 약간 정말 아주 약간 맛을 느낄까 말까 하는 수준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렇습니다.
10. 최종 결론
한줄 요약하면, 내장재와 편의시설, 특히 오디오는, 욕나오지만, 이 가격대에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차라는 생각이 들고, 구입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M4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은 부작용이네요.
420d쪽이 서스펜션이 아무래도 좀더 딱딱한 느낌이고, 좀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차 자체의 차이보다는 420d 시트 포인트가 더 낮아서 그렇게 체감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4시리즈가 좀 애매하죠. 특히 쿠페의 경우는 3시리즈보다 확실히 활용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잘 하신 선택 같아요.
그리고 가솔린이 디젤대비 같은 배기량기준 50kg 정도는 가볍다는 엄청난 이점이..
420d 와 520d는 너무 차이가 없어서 아쉬워요.
저도 교체했는데 순정보다는 좋더라고요..어차피 앰프가 없으니 분명 한계는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