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2세대(2017)로 기기를 바꾸면서, 지금껏 잘 사용되어준 1세대를 위한 기록을 위해 적었던 글 입니다.
기록의 편의를 위해 평문으로 작성하였음을 고려하여 읽어주세요. 죄송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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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 12.9"
(출시 당시, 물론 지금 기준으로도) 터무니 없이 비쌌던 가격.
하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이 터무니 없는 가격에 점점 설득 당하는 기분이 드는 물건.
애플 펜슬과 함께라면 몇몇 경험에선 신티크 할애비가 와도 어쩔 수 없는 완성도.
< 구매 목적 >
1. 화면을 직접 보며 그대로 드로잉하는 편의성 - 드로잉북 대체
2. 원고좀 아무대서나 편하게 하고 싶어서
3. ‘Mac 에 물려서 Astropad 어플을 이용하면 신티크 대용으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4. 뷰어 용도 (발매일부터 지금까지 고생해준 토사구패드의 영면을 위해)
< 첫인상 >
1. 겁나 크다. 근데 가벼워… 뭐야 이거…(약 700g 이지만 잘 잡힌 무게중심)
2. 애플펜슬은 출시 후 매장에서 시연했을때도 놀라웠음
‘연필의 느낌을 디지털에서 이정도로 재현해낼 줄은…’
< 구매 목적을 충족했는가? >
1. 드로잉 용도로 충분하다 못해 장점이 더 많음.
일단 기존에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던 드로잉북이나 파일철 자체도 A4 사이즈 또는 B5 사이즈라 작지 않았음.
아이패드 프로가 더 얇고 가벼우며, 더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었다.
2. 반쯤 충족.
원고의 경우에는 기존에 PC 환경에서 만화 원고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클립스튜디오를 통해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 넘사벽의 편의성(클튜 원고기능)에 길들여져 사실 아이패드에서까지
그정도의 사용자 경험을 바라진 않았음. 예상했던대로 드로잉 용도론 충분하지만 원고로 가게 되면
단순 ‘그리기’만 하는 것과 달리 컷 편집이나 효과선, 보조선, 식자 등 다른 부분도 중요해 지는데,
클립스튜디오에서 쉽게 사용하던 기능들이 아이패드에선 여러모로 불편해지기에 PC 작업만큼의 편의와 효율은 나오지 못함.
하지만 어플(메디방 등)의 도움으로 아예 못하지는 않으며… PC 대비 30%의 효율로 작업이 가능하다고는 봄.
그래도 실제 상업 원고용으로 쓰려면 결국 마지막엔 PC로 가져가서 편집과 식자를 해야 함.
다만 콘티 단계의 경우나 이미 컷을 다 나눠둔 상태에서 러프에서 라인작업(펜터치 등)을 하는 경우.
또는 라인작업까지 마치고 기본 컬러링을 하는 경우까지도 충분히 작업에 사용 가능.
실제로 웹툰 작업 할 당시 밖에서 이동중에(지하철에서!) 급박한 마감을 위해(ㅠㅠ) 컬러링을 아이패드로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음.
그래서 반쯤 충족…
3. 맥에서 아스트로패드 어플 통해서 연결할 경우엔...
아이패드의 화면과 애플 펜슬로 포토샵이나 클립스튜디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
과거 초기에 비해 최근엔 거듭된 패치로 반응성이나 블럭화 현상이 많이 양호해지긴 했으나
usb2.0 대역폭으로는 여전히 미묘한 레이턴시는 존재함…
2년이나 기다렸지만 애플 이놈들은 라이트닝 케이블을 통한 usb3.0 대역폭을 지원할 생각이 없어보임...
외부에서 포토샵이나 클립스튜디오등 PC 소프트웨어를 꼭 써야하는 때가 온다면 사용할만 함.
하지만 그런 어쩔수 없는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맥북에 아이패드까지 꺼내놓고 포토샵을 켜서
작업할 메리트가 크게 없음… 편집이나 후보정이 필요한게 아닌 단순 드로잉 용도라면 그냥 네이티브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하는게 훨씬 매끄럽고 편하기 때문.
결론적으로 iPad Pro 12.9" 2015(1Gen)이 와콤의 신티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 라면 No.
와콤에서 나름 체급을 줄여 휴대가 가능한 기기(ㅋㅋ) 포지션으로 나온 구형 신티크 13HD 정도라면 어느정도 대체가 가능하겠지만,
작업실 책상에 두고 거치해서 쓰는 용도(신티크22,27 등)로 가면 대체가 힘들다.
4. 뷰어 용도
100점 만점에 110점.
훌륭한 디스플레이 품질(2세대는 더 좋다지만)과 넓은 4:3 비율의 고해상도 화면.
다용도 뷰어 용도로는 예전부터 아이패드가 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큰 화면에서 오는 만족감은 정말 큼.
무엇을 하든 무엇을 보든 시원시원하고 큼.
물론 조작의 영역까지 가면 두손으로 잡고 타이핑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지만 들고 쓰기보단 어딘가에 두고 쓰는
경우가 많아서 조작성보다 4:3 대화면에서 오는 만족감이 더 큼.
최근의 영상 컨텐츠들이 대부분 16:9 와이드 화면비율이라 아이패드로 감상시에 위아래 레터박스가
생기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매우 큼.
그리고 내 사용 환경상 영상 컨텐츠 시청보다는 웹페이지나 문서, 캔버스를 보는 경우가 더 많고
이 경우에는 좌우로 긴 와이드 화면비보다 4:3이 더 유리함.
별도 카메라를 통해 촬영 후 SD카드 카메라킷으로 불러들여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쓸만한 작업물 골라내고
라이트룸 모바일로 편집까지 가능해 뷰어+편집기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줌.
< 장점 >
1. 애플 펜슬. 여타 디지타이저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
손 끝과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의 디테일이 남다르다. 손 끝에 느껴지는 짝 달라붙는 필기감.
와콤사의 타블렛을 사용한지가 10년을 넘었는데, 와콤은 좀 쳐맞아야 한다… (와콤 생각만 하면 열불이…)
현재 PC 작업에서 사용중인 모델은 와콤 최신형 제품인 신티크 프로 16” 제품인데… 나름 최신형 제품임에도
레이턴시는 여전히 존재하고, 시차 문제도 여전히 존재하고, 별다른 발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
이제 발매된지 햇수로 2년 된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펜슬은 진정 디지타이저의 혁신이라 부를만 한 사용자 경험을 주었음.
다만 애플펜슬을 통해 최고의 경험을 주는 어플은 기본 ‘메모’ 앱에서…
메모 앱에서 연필을 사용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연필에 근접한 느낌을 주지만, 타 서드파티 어플에서는
이만한 경험을 하기 힘듦. 자주 사용하는 프로크리에이트 앱에서도 분명 좋은 사용감을 주지만 기본
메모 앱에 비하며는 조금 모자란 느낌… 애플 기본앱에서만 사용 가능한 전용 api가 있나 싶은 느낌…
단순 모노톤 드로잉이나 편집이 필요 없는 진짜 종이에 그리는 식의 드로잉이나 필기는 기본 메모앱이 최고.
2. 넓은 화면에서오는 쾌적함.
윗쪽 뷰어 용도에서 충분히 이야기 한 듯..
3. 어디든 언제든 옆에 있는 스케치북과 연필.
물론 디지털 작업하듯 컬러링도 충분. PC 환경에 비하면 손이 많이 가고 불편하지만 편집도 어느정도 가능.
덩치가 큰 점은 나에겐 그다지 문제가 안되는데… 기존에 갖고 다니던 A4 사이즈의 파일철이나 드로잉북에
비하면 훨씬 얇고 가볍고… 오히려 그런 것들로는 할 수 없는 기능들(뷰어) 덕에 항상 옆에 두고 있게 됨.
+굳이 드로잉이 아니더라도 사진 작업에도 좋은 기기. 최근 업데이트된 라이트룸 모바일이 PC버전과
인터페이스가 유사해지고 기능이 더 생김. 브러시질도 이제 애플펜슬로 할 수 있다... !
(본문에 사용된 사진 모두 아이패드에서 라이트룸 모바일을 통해 편집됐음)
4. 괜찮은 멀티미디어 기능
모바일 기기치곤 꽤 좋은 품질의 스피커. 넓은 화면 등… 간간히 게임 하기에도 좋고 영상 시청에도 좋다.
< 아쉬운 점 >
1.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 (설득 당하게 되지만)
2. 펜슬의 유틸리티성 부족(측면 버튼 등 별도의 입력 부재)
3. 기본 메모앱 만큼의 사용자 경험을 다른 서드파티 앱에서도 좀…아니면 기본 메모앱 기능이라도 늘려주길.
4. 충전 속도. 왜 29w 충전기를 번들로 제공하지 않는지…? 짠돌이 팀쿸.
5. USB 3.0 대역폭 라이트닝 케이블은 언제 쓰게 해줄거니…? 아이폰7 나올때는 해줄줄 알았는데…
6. 그래도 역시 크고 무겁긴 무겁다… 원래 들고다니던 것들에 비하면 가볍지만, 그래도 좀 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 종합 >
생활 속으로 들어와 함께하게 된 생산성 기기.
생산성이란 부분은 개인마다, 용도와 목적에 차이가 있는 부분이지만, 나와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생산성을 높여주는 기기.
기존에는 각종 메모지나 드로잉북과 스케치북, 파일철에 끼워진 A4용지 등 종이 여기저기에 흩어지거나
사라질 아이디어와 메모, 러프 스케치들이 하나의 기기에 모이고 저장하게 되어 언제든 열어보고 정리하고 다시
편집하거나 이어서 작업할 수 있게 됨.
이 부분이 나에겐 정말 큰 장점으로 와닿음.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애플펜슬.
발표 당시와 출시 초기에는 충전식이라는 점과 우스꽝스러운 급속 충전 모습으로 지탄받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적고 배터리 타임에 대한 부담도 거의 없는 편이라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애플펜슬의 경우 아이패드에서 초당 240회의 입력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소프트웨어 예측과 보정으로
매끄러운 필기감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매끄러운 결합과 연계가 정말
디지타이저의 진일보라 할 정도로 놀라운 사용자 경험을 주는게 아닌가 싶다. (보고있나!? 와콤!!)
... 그래서 자주 하는 생각이 애플은 말로만 전문가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Mac 제품군에 애플 펜슬 입력을 받을 수 있는 라인업을 새로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iMac의 그 어마무시한 디스플레이에 애플 펜슬을 입력 기기로 쓸 수 있다면…!!
사실상 독과점중인 와콤의 그 정신나간 가격정책과 정신나간 덜떨어진 품질의 디스플레이를 쓸 필요가 전혀 없게 된다.
(와콤의 신티크27”QHD 터치 제품 가격이 5k iMac 고급형 가격과 비슷하다. PC도 아니고 단지 27”QHD 해상도
디스플레이 주제에…! 더 무겁고 크고 두꺼운 주제에…!)
아이맥 프로도 좋지만… 이런 크리에이티브 시장에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왜
그런 제품을 내놓지 않지? 하고 의문만 갖고 있었는데…
최근 발매된 2세대 아이패드 프로 제품들을 보고 깨닳았다.
지금까지 아이패드의 화면 출력은 초당 60회에 그쳤지만 이젠 120회가 됐다.
직접 만져보니 그 차이는 정말 컸다. 1세대 아이패드 프로도 충분히 빠르고, 레이턴시가 없다시피 하다고
생각하면서 사용했었는데 2세대를 만져보니… 2세대로 드로잉을 해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빠름. 쾌적함.
더욱 매끈하고 경쾌하게 따라오는 라인.
다시 1세대에 그려보면… 사람의 감각은 참 간사하다. 그동안 충분히 빠르고 좋다고 느꼈던 1세대 아이패드 프로가… 예전만큼의 쾌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애플이 목표로 하는 애플펜슬의 진짜 연필의 감각은 1세대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완벽하게는 이루지 못한 것이었나 싶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최초로 120hz 를 적용한 아이패드 프로 2세대는 정말 어썸했다..
멀지않은 미래에 애플은 맥북이나 아이맥 라인업 디스플레이들에도 120hz 디스플레이를 적용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그럼 그때에 애플펜슬도 입력 기기로 사용 할 수 있는 제품군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행복회로 돌리는 희망적 예측...
만약 지금 1세대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펜슬을 만족하며 잘 사용하고 계신 분은 절대! 2세대를 만져보거나 시연하지 않기를 바람…
홀리게 됨 ㅠㅠ…
아무튼, 본인의 사용 목적과 용도에 부합한다면 애플 말마따나 훌륭한 생산성 기기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지금까지의 아이패드다(화면 크고 품질 좋은 뷰어 및 컨텐츠 소비 기기).
단순 소비 용도로 쓰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게 문제지만…
좋은 품질의 대화면(모바일치곤) 디스플레이, 스피커를 통한 컨텐츠 소비에 그만한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 그건 개인의 선택의 몫일 듯 하다.
< 추천하는 사용자 >
1. 드로잉 북, 스케치북, 화구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사람.
2.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 곳에 모아서 정리하고 작성하고 싶은 사람.
3. 필기할 것이 많은 사람.
예시용(?) 드로잉 영상
ps. 이 사용기를 작성하기 시작했을때가 막 2세대 아이패드 프로(12.9” 2017)를 주문했던 때였는데,
지금은 2세대 프로도 제법 사용하고 만져본 상태입니다. 2세대에서도 또 좋아진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정리해서 iPad 12.9” 2017(2Gen) 간단 사용기도 올려보겠습니다.
Studio를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Studio쓰다가 Standard로는 못돌아갈만큼의 성능차이가 납니다.
'무엇을 보건 시원시원하다.' 이 문장이 특히 와닿네요.
3.0 to 라이트닝 케이블이 없어서 그러는건지, 라이트닝 자체가 3.0과 호환이 안되는건지 참...
"나는 패드프로는 필요 없는 제품이구나!" 그돈으로 차라리 맥북이나 맥북프로를 사자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