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스피커 여러 종류에 대한 사용기를 올립니다. 사운드 전문가는 아니며 평범한 PC 사용자 입장에서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쓴 것이라 일반적인 평가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편의상 1인칭 시점으로 씁니다.
음악만큼 누구나 즐기는 게 있을까? 나도 음악에 조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하는 중간 중간 휴식 시간에 언제나 음악을 틀어놓고 흥얼거린다. 어느날 문득 소리도 좀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브리츠 BA-R9 사운드 바를 사용했고 가끔 거실에서 들을 때 보스 사운드링크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했었다.

BA-R9는 2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낮은 키, 조절하기 편한 볼륨 등으로 2년동안 무난하게 써 왔었다. 모니터 내장 스피커에 비해서는 확실히 나아서 막귀로 듣기에 무난하지만 가격이 싼만큼 기본 이상의 사운드를 들려 주지 못한다. 감상한다기보다는 대충 음악을 듣기에 적당할 뿐이다. 이외에 보노보스 4000 스피커도 꽤 오래 보유했다.

왼쪽이 보노보스 4000, 오른쪽이 알텍렌싱이다. 2채널에 비해 베이스가 묵직하고 출력도 높지만 부피가 너무 크다는 단점이 있어 한동안 텔레비전에 연결해 두었다.
이러던 차에 적당한 크기에 들을만한 음질을 가지는 2채널 스피커를 찾게 되었고 다양하게 들어 보자는 생각에 2채널 위주로 수집을 하기에 이른다. 물론 전부 중고다. 딱히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내 취향에 맞는 걸 찾기 위해 감가상각 걱정없이 오랫동안 직접 써 보고 소유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청음샵에서 들어보는 것과 내가 소유하고 사용해 보는 것은 분명 다르다. PC가 여러 대라 어차피 다 활용할 방안은 있고 평생 음악을 들을거니 이 정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왼쪽부터 보스 캠패니언 20, 크리에이티브 기가웍스 T20 ii, T40 ii, 컴패니언 2 시리즈 3이다. 다 더해도 중고가로 50만원이 안된다. 하나씩 순서대로 음질과 편의성 기타 특성을 간략해 정리해 봤다. 음악은 주로 가요, 팝송을 골고루 듣되 클래식은 잘 듣지 않는다.
크리에이티브 기가웍스 T20 2 : 처음 이 스피커를 PC에 연결하여 음악을 재생해 보며 가히 충격적인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내가 음악을 헛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중급의 스피커만 붙였어도 이렇게 좋은 음질을 감상할 수 있는데 무심했다 싶었고 윗급 스피커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소리가 정말 맑고 깨끗하다. BA-R9 따위는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 여성 보컬의 쭉 뽑아 내는 고성이나 배경의 악기 소리까지 섬세하게 들려 확실히 급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Base, Treble을 조정할 수 있어 취향이나 음악에 맞춰 들을 수 있는데 Base를 3시 방향으로 두는 것이 내 취향에 가장 적합했다. 크기가 앙증맞아 책상 위에 배치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고 화이트 노이즈는 전혀 없어 평소에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디자인은 솔직히 별로 예뻐 보이지 않지만 그런건 상관없다.
T40 2 : T20의 음질에 감동해서 더 윗급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T30은 자꾸 슬립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 하여 패스했고 T40이 적당한 거 같아 어렵게 장만했다. T20의 최신 버전이라 음질도 약간은 향상되었다. 이걸 말로 표현하기는 정말 어려운데 소리가 조금 더 묵직하면서도 맑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더 윗급임은 인정하겠는데 음질 차이를 체감하기는 솔직히 쉽지 않으며 웬만한 음감으로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구분하기 어려워 보인다. T20보다 더 윗급임은 맞으나 유의미할 정도의 극적인 음질 향상은 글쎄다. 오히려 부피가 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게 부담스럽고 가성비는 약간 떨어진다.
보스 컴패니언 2 시리즈 3 : 너무 평범하고 특색이 없다. 비슷한 급으로 평가되는 T20과 비교 청음해 보면 소리가 왜소하고 둔탁하게 들려 음질 차이가 명백하게 구분된다. 물론 나쁜 스피커라는 얘기는 아니다. 중급 스피커인 건 확실하고 저가형 사운드 바에 비할 수 없는 음질을 들려 주기는 한다. 비교 청음이 아닌 이 스피커만 단독으로 들으면 그냥 저냥 괜찮다고 느낄 수 있다. Base를 조정할 수 없어 약간 저음이 강조되어 있는 상태로 세팅된 거 같은데 둥둥거리는 소리가 좀 방정맞게 들린다. 자그마한 크기에 디자인이 예뻐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보스 컴패니언 20 : 한마디로 명품이다. 상기의 스피커를 죄다 쳐 발라 버릴 정도로 확실히 급이 다른 소리를 들려 준다. BA-R9에서 T20으로 넘어올 때의 감동만큼은 아니지만 T20, T40과는 또 다른 명료한 소리를 들려주며 적당한 베이스의 웅장함마저 갖췄다. 이 스피커에서 특히 놀란 것은 공간감이다. 스피커를 양쪽에 배치해 놓고 적당히 볼륨을 키우면 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온방에서 울려 퍼진다는 느낌이 든다. 2채널 스피커에서 어찌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볼륨에 따른 음질 편차도 없다. 크면 큰대로 웅장한 소리가 나고 작으면 작은대로 맑은 소리를 내준다. Base 조절이 안되지만 조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밸런스를 잘 맞춰 놓았다. 볼륨, Aux, 헤드폰 단자가 본체에 없고 분리되어 있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거 같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번잡해 보여 불호이다. 음질외의 단점으로 화이트 노이즈가 약간 있고 컴퓨터 부팅할 때마다 지지직 소리가 나는데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다.
보노보스 4000 : 대략 10년 가까이 사용했다. 4~5만원 수준이니 저가형이지만 결코 소리의 수준이 조악하지는 않다. 우퍼에서 나오는 묵직한 저음과 고출력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T20, C20을 접하고 난 후 다시 들어 보니 소리가 맑거나 깨끗하지는 않고 좀 뭉게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걸 보고 해상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거 같은데 역시 가격대는 극복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일상용으로 충분히 쓸만하나 부피가 너무 커 거치가 곤란하다는게 단점이다.
알텍렌싱 : 무료 나눔 받은 스피커이다. 상당히 낡았으나 소리는 잘 나온다. 같은 2.1 채널인 보노보스랑 비슷하나 약간 더 윗급인 듯하다. 보노보스는 좀 둥둥거린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베이스가 있으면서도 고음이 더 맑고 깨끗하다. 신기한게 보노보스 듣다 이걸 들으면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들고 반대 순서로 들으면 보노보스가 둔탁하다는 느낌이 든다. 먼저 듣던 소리에 익숙해져서 다른 소리의 단점이 먼저 포착되는 거 같다. T40이나 C20보다는 아랫급이지만 2.1채널의 강점은 분명히 있어 드럼 사운드가 작렬하는 격력한 음악을 들을 때는 2채널에서 느낄 수 없는 웅장함이 있다. 덩치가 큰 건 역시 단점이다.
보스 사운드 링크 : 무선이라 오래 보유했고 PC의 음악을 거실로 쏘아 줄 때 주로 사용한다. 무선 치고는 음질이 훌륭한 편이지만 베이스가 과하게 강조되어 있다. 고음도 맑고 깨끗하나 약간 둔탁하다는 느낌이 든다. 음질에는 별 불만이 없지만 충전해 줘야 한다는 점, 30분 지나면 알아서 주무신다는 점에서 PC 스피커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또 무선이라 짧은 PC음은 앞쪽을 짤라 먹는 문제가 있고 응답성이 떨어진다. 이건 어쩔 수 없는거다.
스피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 이것 저것 소유해 보고 오랫동안 사용해 봤다. 그 외 오디오엔진 A2+와 B&W mm-1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기회가 되면 들어볼 생각이다. 저가형 중에 보노보스 H1(오메가)도 관심은 있다. 보스 캠패니언 5도 무척 궁금하며 가격대만큼이나 음질이 기대되지만 2.1채널이라 나랑은 별로 안 맞을 듯 하다.
전문가도 아니고 많이 들어본 것도 아니지만 이 중 최고를 뽑으라면 나는 T40을 선택하겠으며 친구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C20이 확실히 더 윗급인 것은 분명하나 가격이 2배니 가성비가 떨어지고 분리된 볼륨 컨트롤이 감점 요인이다. T20도 음질이나 부피면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좋은 스피커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그냥 취향에 맞는게 제일 좋은거다.
@테크라이터님
전 트위터 유닛 하나 더 있고 트러블 볼륨 조절 되는것과 유닛 하나 더 있는개 작는 차이로는 안 보이는데 말이죠. 게다가 가성비 떨어진다는데 전 두대 직구말고 구매대행 했습니다. 구매대행만해도 가격차이가 T20-Ii와 졀로 안나서 오히려 T20-II 쪽이 더 가성비가 좋다고 봅니다. 한번 크게 떨군게 있는데 멀쩡하네요. 물론 중고로 사는거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이게 좋은걸 접하면 접할수록 T20 접하셨을때 충격받았던것처럼 놀라게 되고 다시 아랫급의 사운드를 들어주기 힘들게 되더라고요.
이글 보고 T20 뽐이 제대로 왔네요 ㅎㅎㅎ
새거 기준으로는 T40-II와 1만원 차이 입니다.
mm1은 안써보셨나요?
볼륨노브랑 베이스 고음 조절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고 미끄러지기 쉬운재질이라서 좀 불편하네요
디자인도 그닥이고요...
보스 제품도 그랬고, 단자 연결시 잡음이나 평소 전기노이즈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제품은 그런 노이즈를 느낀 적이 없습니다. 골고루 잘하는 범생을 만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