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위장과 대장 내시경을 했습니다.
친할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작년에 위암판정 받으셔서 수술하셨으니까
이미 가족력 자체로 충분한 여건이 갖추어 졌는데다 간간히 설사나 위가 부대끼는 증세가
있었기에 두달 전에 GP (General Practitioner 일반의)를 만나서 상의를 했습니다.
호주에서는 응급을 제외하고는 어떤 경우든 GP를 통해야 하고 GP의 소견에 따라
앞으로의 프로세스가 결정되므로 GP의 역량이 참 중요하죠.
다행히 제 가족력과 증상을 보고 빠르게 Gastroenterologist (소화 전문의)를 연결해줘서
한달 전에 전문의와 상의한 뒤에 지난 금요일에 위장과 대장 내시경을 받았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진행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문제가 좀 있어서 총 프로세스가
두달정도 걸렸네요.
참고로 제 어머니의 경우는 두달 반정도 걸리셨지만 암종양을 발견한 후 일주일 내로
수술일자가 잡혔습니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장 내시경을 진행하기 위해 이틀전부터 음식조절을 해야합니다.
한국과 식단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사항도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걸러야 하는 음식들은
비슷합니다. 먹는 약도 의사와 상의해서 조절해야 하는데 제 경우 건강 보조제로 먹던 오메가3를
일주일정도 중단했네요. 아마도 피를 묽게 해주는 역할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루 전에는 반드시 금식해야 하고 오후 3시부터 관장약을 탄 물을 마셔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이 과정이 대장내시경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죠. ColonLYTELY라는 관장약을 3봉 주는데
1리터씩 3개로 나눠서 하루 전날 냉장보관합니다. 적혀 있는 시간을 지켜서 규칙적으로 마셔야
하는데 맛은 제경우 비위가 강한 편이라 정말 맛없는 이온음료라 생각하고 마시니 그럭저럭
견딜만 했네요.
월차 내놓고 할일이 없어서 디바 스킨이라도 구해볼 냥으로 히오스 돌리면서 마시고 있었는데
1리터를 다 마셔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2리터째 첫 잔을 딱 마시니까 그때부터 급격한 반응이 오더라구요.
히오스 돌리다가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거의 한시간에 걸쳐 대장을 다 비워내고 이후 관장약을
마시는 대로 화장실로 직행해야만 했습니다만 두번째부터는 변을 본다라기보다는 아주 강력한 수압으로
오줌을 싼다는 표현이 더 적합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그냥 물밖에 안나오니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장을 완벽하게 청소했다는 뿌듯함? 이런 마음이 드네요 ㅋㅋ
어쨋든 이 과정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위내장을 세척하는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였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내시경 당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마지막 500ml를 다 마시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두번 정도 갔는데 아무 것도
섭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맑은 물이 아니라 노란물이 나오네요.
8시 30분에 병원에 갔더니 내시경에 앞서 제 병력과 알러지에 관해 기본적인 체크를 한 뒤에
뒤가 뚫린 병원복으로 환복하고 병원 침대에 누으라고 하더군요. 침대가 7-8개정도 있었는데
이미 끝내고 나온 환자들이 두명정도 누워있었고 제 앞의 환자가 들어간 사이에 마취사가 와서
제 손등에 마취약을 주입할 주사바늘을 꽂고 앞으로 진행상황에 대해서 간략하게 브리핑 해줍니다.
그동안 어머니 때문에 병원에 많이 친숙해져서 그런지 압박감 같은 것도 없고 그냥 담담하게
있는데 옆에 있던 나이 좀 드신 아줌마가 마취에서 깼는지 굉장히 high인 상태로 자지러지면서
헛소리를 하시더라구요. 간호사들 다 웃고 그 아줌마는 나 이제 아무 이상 없지? 가도 됌?
이러는 사이에 바로 전에 들어갔던 환자가 나왔는데 이 사람은 또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서
간호사들 또 우루루 몰려가서 응급처치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그 때부터 조금 무서워 지더라구요.
덕분에 시간보다 조금 딜레이가 되었는데 안쪽에서 절 담당했던 전문의가 나와서 제 서류를 체크하더니
힘 좋아 보이는 남자 간호사들이 나와서 제 침대를 내시경실로 옮겼습니다.
사실 바깥에 여자 간호사들 뿐이라 속살을 보여주기가 좀 그랬는데 그래도 안에는 남자 간호사들이
있어서 좀 다행이랄까요? 후에 알게 되었는데 수면마취 도중에 환자가 깨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에 남자 간호사들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실제로 내시경실에는 여자 간호사도 두어명 있었고
남자 간호사 한명, 의사와 마취사까지 총 5명이 있었습니다. -_-
간호사와 마취사, 의사가 제 생일과 이름, 여기 오늘 뭐하러 온건지 등등을 물어보고 호흡기
달아주고 왼쪽으로 돌아누으라고 하더니 마취사가 이제 약들어가니까 바깥에서 보자 :-) 까지가
제가 기억하는 전부네요.
눈을 뜨니까 대기실.. 1시간 20분정도 경과되어 있고 정신은 좀 멍한데 간호사가 오더니 정신
들면 환복하고 가면 된다고 하네요.
소견서도 받았는데 위나 대장은 깨끗하고 위산역류가 원인인지 식도가 위세포처럼 변하는
바렛식도가 있어서 조직검사를 요청해 둔 상태라고 나왔습니다.
내시경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제 경험으로는 충분히 할만 하네요.
소지일시 무료일듯 합니다. 사립으로 가면 의사 지정하고 날짜도 우선순위로 처리되지만 본인이 돈을
내거나 민영 보험이 있어야 하고요(한달 대략 십만원씩) 저는 지난주 MRI 찍고 영수증
380불 가량 나왔는데 국영이라 무료처리 되었습니다 사전 안내는 최대 180불 본인 부담 그후 메디케어에서
납부라 180불 가량은 낼 각오하고 있었는데 무료 엮습니다 물론 저도 세금은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토이스토리님이 말씀하시대로 Medicare (국가의료보험) 을 소지하고 있으면 모든 프로세스가 무료로 진행됩니다. 순번은 대기열에 따라 결정되지만 이게 일반의가 위급이라고 판단하면 앞으로 갈수도 있구요. 저희 어머니의 경우는 수술의 시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4일만에 대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어머니도 사보험 소지자는 아니시지만 모든게 다 무료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국처럼 빠르고 질좋은 의료 제도는 아니지만 호주의 의료 시스템은 굉장히 합리적이며 제가 내는 세금으로 이미 더할 나위 없는 혜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워낙 대륙이 넓다 보니 전지역을 커버하기가 쉽지 않고 지역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의료 혜택이 차이가 있지만 이건 주마다 나름 효율적으로 환자를 운송하는 시스템이나 플라잉 닥터같은 제도로 커버하고 있구요.
위내시경 47140원, 대장내시경 69720원, 게다가 본인부담금은 총금액의 30%이니,
국민들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많이 보고있는것은 사실이죠...
서양애들이 위보다는 식도질환이 많아서, 바렛식도를 상당히 꼼꼼히 검사합니다. 위는 적당히 보구요.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위암발생률이 반의 반도 안됩니다.
한국 의료가 굉장히 값싸고 접근성이 좋다고 보고 있었는데 큰병 걸리면 집안 기둥 뽑히더라구요
배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GP 만날때 200불 받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텐데요? 70불이면 비싼 사람이고 잘 찾아보면 Bulk billing (Medicare 소지자 무료)도 제법 있어요. 그리고 70불 받는 데도 애들이나 저소득 증빙 카드가 있으면 bulk billing 처리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