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골사람이 최첨단 하이테크 도시 강남에 살게 된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나버렸습니다.
상경 첫날 수많은 인간의 무리를 보고 ‘아~ 집에 가고 싶다.ㅠ’ 라고 생각 했는데
이제는 그 무리에 끼어서 요리조리 잘도 제 갈길 찾아가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번에 드디어 고시원 생활을 정리하고 자그마한 원룸을 얻어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비용은 조금 더 많이 들게 되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져서 결행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강남 생활 시작 했을 때는 고시원 생활 그 까짓거 별것도 아니고
‘군대도 다녀왔는데’ 이 정도는 천국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서 잠시 살펴보는 고시원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무 보증금, 입실 및 퇴실이 월 단위로 자유로움
2. 기본적으로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 기본장착
3. 공동 취식장에서 밥과 김치 기타 밑반찬을 먹을 수 있다.
4. 관리비, 수도,전기,가스비가 없다.
10분간 머리 싸매고 찾아낸 장점이 위와 같구요.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옥에 가본적은 없지만 독방에 수감 되면 이런 분위기겠구나
2. 1.5평 남짓한 공간에서 이리쿵 저리쿵… 너무 좁다.
3. 벽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지만 한방에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이 기분은 나의 착각?
4. 절대정숙…방에서 전화 금지 높은 볼륨으로 TV시청 금지 금지금지금지…
그런데 위에 불편함을 뛰어넘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 하였습니다.
하루는 밤에 자는데… 방에 연기가 깔리면서 숨이 막혀 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세상에 옆방 아가씨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냉장고에 물을 붓고 불을 내서 자살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소방대원 아저씨가
방에서 꺼내 주시고 물도 먹여주셔서 큰 피해는 없었는데… 시골청년 입장에서는
대단히 문화 컬쳐적인 사건 이였습니다. ‘아~ 씨X 서울놈들 ㅈㄴ 무섭당 ㅠㅠ’
다행히 그 방화녀는 고시원에서 쫓겨나고 새로운 여성분이 오셨는데 이분은
밤이면 밤마다 남자친구를 데려와 좁은 고시원 방에서 서로 사랑을 확인하시더군요.
자다말고 무엇인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 곤욕이였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옆방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같은방에서 누가 하는 감각으로 느껴지더군요
잠좀 자자고 벽도 쳐보고 해봤지만 불타는 젊은 남녀를 진정시킬 힘따위는 애당초 없었습니다.
고시원 사장님의 배려(?)로 아저씨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다른층 다른방으로
이사를 왔으나 여기도 옆방 아저씨가 새벽 1시까지 TV조선을
열정적으로 시청하시더군요. 저는 나름 다른분들 배려한다고 TV도 해드셋으로 쓰고 시청하고
그랬는데 다른분들은 그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위에 적어놓은 일들에 비하면 TV조선 시청자
아저씨는 애교수준에 가까웠지만 이미 멘탈이 미농지 수준으로 얇아진 저로서는 GG를 외쳐버
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번에 같은 동네 원룸방을 하나 구해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고시원 한달 입실료 : 45만원 (외창방)
원룸방 한달 월세 : 50만원
으로 큰 차이없는 비용으로 삶을 살아갈수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보증금으로 아둥바둥 모아놓은 몇천만원을 사용하지만 어짜피 계약 종료후 돌려 받는돈이라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고시원 생활 1년을 하면 정신이 오염된다는 주변에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6개월만에
저의 부족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고시원을 뒤로 하려 합니다.
클량에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고시원 및 원룸생활을 하시는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원하시는 목표 다들 이루시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P.S. 냉장고에 "물"을 붓고 불을 내서.....이게 이해가 안갑니다.
고시원은 마치 옴싹달싹못하는 닭장안에 같혀있는 닭이 된 느낌이랄까....
#CLiOS
원룸서 소형아파트라도 가면 개꿀맛이구요 ㅎㅎ
더큰집으로 가는날까지 화이팅입니다
원룸서 애정행각은 다 들린다는걸 알면서도 합니다.
전 애정행각, 전화, 대화 겪어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