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왔네요.
점심먹으려 하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나서...
제게는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습니다.
가족 이야기라는게 다 그렇지만, 저 역시도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지 남들이 곡해 없이 내 말을 들어줄까 하는 생각이 띄어쓰기를 할 때마다 드네요.
음 제게는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습니다.
두 형제죠. 서울에서 나고 서울에서 쭉 자랐습니다.
가정은 평범한 가정. 절약하지 않으면 약간 걱정될 정도의 형편에,
평소엔 말이 없지만 주사가 심하진 아버지와, 그걸 감내하시고 일과 살림을 병행 하시는 어머니
적당한 날라리 형과, 착한 동생.
대충 상상 되시죠?
어쩌니저쩌니 해도 동생은 저보다 사교성도 높고 재주도 많았습니다.
미의 유전자가 있다면 동생이 저보다 5배 정도는 더 가져갔을까요?
조금 오버해서 말하자면 저는 길 가다가 마주치면 고개를 돌릴까말까 하는 정도의 외모이고
동생은 가수 민경훈과 이민기의 적당한 믹스의 느낌입니다.
심지어 저보다 키도 크고 비율도 훨씬 좋지요.
신께서 저에게 말 주변과 암기력을 주는 대신 동생에게는 가무와 운동신경을 주었습니다.
저랑 동생은 꽤 잘 지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동생과 제가 얼마나 가깝는지를 물어보면 제가 이야기를 해주는 3가지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1. 제가 취직하여 첫 월급을 받는 날이였습니다. 당시 10일이 월급날이였는데, 그 날이 토요일이라 전 날에 월급이 들어오게 됐죠.
신입사원끼리 의기투합하여 인당 얼마씩 걷어 술을 마시기로 하였습니다. 퇴근하고 atm 기에서 거래 정지로 출금이 안되더라구 요?. 알고 보니 동생이 이따끔씩 제 통장에서 얼마씩 용돈을 가져다 썼는데(그래봤자 2~3만원 수준이지만요) 그 날은 제 공인인증 서 비밀번호를 3회 이상 틀려서 묶였더라구요.
그냥 돈을 꾸어서 놀 수도 있었지만 그냥 뭔가 김이 새서 집에 온 적이 있습니다.
아 동생요? 집에 오니까 놀러 나가고 없더라구요.
2. 저는 카투사가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토익 공부를 하는데, 이게 괜한 욕심이 들어 제 토익성적 history 에 고득점 점수만 기록 되 게 하고 싶더라구요. 당시에 9월에 카투사 신청을 하게 되었었는데, 모의고사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점수대가 나와 8월에 시험을 보러 갔는데, 제 신분증이 없더라구요. 항상 지갑에 있던 곳에...
알고 보니 당시 19살이던 동생이 제 신분증으로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 딱! 그 날에 면접을 보러 제 신분증을 빼간거 였습니다.
덕분에 현역입대를 잘했죠... (동생은 나중에 직계가족병으로 제가 상병5호봉쯤에 같은 중대에서 복무를 하였습니다.)
3. 아 그런데 이야기가 좀 늘어지는거 같네요. 후딱 해야겠어요.
지금이야 제가 몸집이 커져서 그럴 일 없을거 같지만, 예전에는 동생이랑 사이즈가 비슷했습니다.
저는 새 옷을 사면 폴리백이나, 박스 같은 것들을 개봉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새 옷, 신발, 심지어 속옷 같은 것들도 동생이 그렇게 먼저 개시를 해서요.
그런데 한번도 뭐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장난으로 멱살 잡는 정도..)
대충 이 정도면 동생이랑은 가까운 편이겠죠? (물론 둘이 같이 취미생활도 하고 술도 자주 마셨습니다.)
저는 집에서 고전적인 장남처럼, 학업성적은 좋았지만 애교도 없고 무뚝뚝한 아들이였고
동생은 마치 막내 여동생처럼, 실 없는 소리도 잘하고 애교도 잘 부렸습니다.
나름 밸런스가 맞았죠.
그래서 인진 몰라도 저는 참 많이 혼나고 맞고 자랐는데, 동생은 그렇지 않았어요.
저는 아버지와 마찰이 종종 일었지만 동생은 역시 그런 적이 없었죠.
나름 밸런스가 맞았죠.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저녁을 먹으면서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생겼다구요. L이라는...
가족 모두 아는 사람이였습니다.
동생과 동갑의... 같은 교회 여자 분..
띠동갑의...
점심 시간 이후에 오겠습니다. 맛있게들 드세요.
#CLiOS
from C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