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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100% 무명작가였던 그의 ‘지대넓얕’은 지난해 인문학 열풍을 타고 70만 부 가까이 나갔다. 2015 종합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신간 『시민의 교양』도 기세를 이어 가고 있다. 두 책 모두 이 시대를 떠받치는 사회 구조를 들춰내는 데 힘을 쏟는다. 제목 그대로 ‘좁고 깊은’ 전문 지식이 아닌, ‘넓고 얕은’ 교양을 담고 있다. 역사부터 예술까지 인간사의 ‘거의 모든 것’을 굴비 엮듯 술술 풀어 간다. 옆 사람에게 얘기하는 듯한 대화체도 부담 없다. 그는 “살은 발라내고 뼈대만 간추렸다”고 말했다. ‘지금, 여기, 보통 사람을 위한 현실인문학’을 추구한다는 그를 지난 4일 만났다.

젊은 층이 즐겨 듣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진행자들. 왼쪽부터 이덕실·김도인·깡선생·채사장.
- 내용 정리가 깔끔하다. 우등생이었나.
“공부와 거리가 멀었다. 고등학교 때 문과 290명 가운데 280등쯤 했다. 수학 점수는 최악이었다. 초·중·고 내내 ‘꾸준히’ 공부를 못했다. 그러다 고2 때 시를 알게 됐다. 시를 쓰는 친구가 멋져 보였다. 바로 문예반에 들어갔다. ‘시는 어떻게 쓰는가’부터 배웠다. 쓰고 쓰다 보니 백일장 장원도 여러 차례 했다.”
- 성균관대 국문과를 들어갔다.
“문학을 더 배우고 싶었다. 고3 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정도였다. 평소 학습량이 적어 재수를 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 ‘너는 머리가 새것이라 대학에 갈 수 있었다’고. (웃음) 국문과에서는 비교문학, 혀의 구조, 이런 것을 가르쳤다. 흥미를 잃었다. 철학을 복수전공 했다.”
- 대학 때 책 1000여 권을 읽었다는데.
“3학년 때 학사장교(포병) 입대를 결정했다. 군대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많았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살았다. 책만 파고들었다.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는데, 그때까지 ‘말도 안 돼’라며 무시했던 불교·이슬람에서 시작해 정치·경제·예술·과학 등으로 독서 폭을 넓혀 갔다. 평소 몰랐던, 불편해했던 책을 주로 골랐다. 새 세상과 만났다. 저마다 논리가 탄탄했다.”
- 그렇다고 책을 쓰는 건 아니다.
“고교 시절 시작(詩作)이 큰 도움이 됐다. 시를 쓸수록 동시에 끌렸는데, 동시는 적은 단어로 의미를 전해야 한다. 불필요한 수식어구를 배제해야 한다. 글을 쓸 때 가장 힘든 게 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하지 않는 거다. 그래야 간결 명료해진다.”
- 군대에서 작가의 꿈을 키웠나.
“전혀 아니다. 월급을 처음으로 받게 됐다. 주식·부동산 등 재테크 책을 주로 읽었다. 인문학과 담을 쌓았다. 제대 이후 먹고살아야 했다. 대입 논술 강사, 화장품 회사 창업, 온라인 쇼핑몰 운영 등을 했다. 주식 전업투자자 생활도 했다. 돈만 아는 유물론자였다. 큰돈은 아니지만 벌고 싶었던 만큼 벌었던 것 같다.”
- 왜 갑자기 방향을 180도 틀었나.
“2011년 제주도 여행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동료 둘이 죽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 후 전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잠자리에서도 죽은 이들이 내 옆에 누워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불안과 환상에 시달렸다. 정신과 치료도 1년 받았다. 그간 해온 일을 모두 접었다. 견고하고 안정된 세계를 찾고 싶었다. 내가 발 딛고 있는 땅이 어떤 곳인지, 예부터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정리해 보았다. 2주 정도 걸린 것 같다. 그게 ‘지대넓얕’ 1권이다.”
보기 드문 반전 스토리다. 채사장은 『시민의 교양』에서 한국의 오늘에 집중한다. 세금부터 국가·자유·직업·교육을 거쳐 정의·미래 문제까지 다룬다. 자본과 노동에 대한 탐색도 여전하다. 소득·취업률·인구 등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신자유주의 시대의 세상살이를 들여다본다. 대통령·비서실장·시민이 등장하는 소설적 요소도 도입했다. 그리고 우리가 갈 길을 묻는다.
- 필명이 채사장이다. 채회장은 어떤가.
“하하하, 그건 생각 못했다. 사장이란 말에 대해 일부 거부감이 있다. 이 이름을 택한 배경은 간단하다. 삶의 교양을 보기 좋게 진열한 ‘지식가게’ 사장이라는 뜻이다. 사실 사장이 많은 사회가 좋지 않은가. 구멍가게 주인도 사장이다. 작은 규모라도 생산수단을 소유한 이들이 많은 사회가 건강하다. 중산층이 든든해야 한다.”
from CV
from CV
덕이 많은 덕실이라고도 하긴 하더라만 독실에서 덕실로 말장난하는건줄 알았는데
요즘은 덕실로 한다고 자기 입으로 그랬던걸로 알고 있어요.
성대 국문과를 가려면...
수능대에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