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에 허름한 야채가게가 있습니다... 야채가 주류지만, 과일과 생선도 곁들여 팔죠.
인테리어 뭐 이런건 전혀 없고, 그냥 창고같은 매장에다 여기저기 던져놓고 파는데,
주인부터 점원까지 모두 조선족 분들입니다...
그런데... 여기가 일반 야채가게와 조금 다른점은 값이 싸도 터무니없이 쌉니다. 믿기 힘든 가격..
길건너 조금 떨어진 곳에 GS슈퍼가 있는데, 그곳과 비교시 최소 절반~ 3분의 1 가격입니다.
어지간한 동네에선 구경조차 못할 가격이고, 영등포나 노량진 같은 도매시장가에 육박하는 가격입니다.
동네 식당에서 식재료상에게 납품받는 가격보다 싸다는거죠.
정말 ㅎㄷㄷ 합니다.
미끼 상품 한두개가 아니라, 전품목이 다 그렇게 쌉니다..
동네에 그렇게 싼 가게가 들어온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저는 곧 망할거라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렇게 저가로 승부거는 자영업치고 성공하는 경우를 거의 본적이 없거든요.
보통의 사람들이 자영업에 대한 크나큰 오해중 하나가 "값이 싸면 많이 판다"는 겁니다. 이른바 박리다매죠.
많이 팔아 이윤 남기겠다는 건데, 실제로 그럴까요?
그런 오해가 수많은 초보 자영업자들을 패망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싼가격으로 승부보겟다는 전략....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얼마안가 망하고, 자신만 망하는게 아니라 동네의 동종 상권 전체를 망가트리고 갑니다...
그런 경우를 한 두번 본게 아니죠.
예전에 방송사에서 한가지 실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국내산 냉장육을 쓰는 두툼하고 맜있는 돈까스를 시중가의 절반이하에 파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쥔장은 고급 레스토랑 요리사 출신이라 맛과 품질은 보장할 정도인데,
의외로 가게에 사람이 없어 문을 닫기 직전이었습니다.
취재하면서 돈까스를 검증해 봤는데, 재료부터 마지막 완성품까지 흠잡을데 없는 고급품이었죠..
그래서 동네 사람들을 취재해 물었습니다.. 대체 왜 그가게를 꺼려하는지.
대부분의 대답은 재로에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국내산 냉장육을 쓰면서 그렇게 싸게 팔수가 없다는거죠.
도축장 쓰레기통에서 건진고기 재활용하는 거라고 장담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런 불신이 맛에 대한 평가로도 이어져서, 실제보다도 훨씬 맛없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선입견이 사람들의 미각까지 막은거죠.
그 사례를 목도한 방송사측은 길거리에 나가서 한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고급 냉장돈육과 고급 빵가루로 잘튀긴 돈까스와, 보통의 재료로 대충 튀긴 돈까스를 같이 준비해 사람들에게 시식을 한거죠.
첨에 대부분은 전자가 더 맛있다고 몰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자에 브랜드를 붙히고 가격을 높게 써놓으니
반대로 후자에 몰표가 나왔습니다...
선입견이란게 그렇게 무서운겁니다.... 이른바 '돈까스의 딜레마'라고도 합니다.
암튼 이런 저런 이유로, 실제 세상에서 박리다매 전략이 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1이 성공하면 9는 망합니다.
게다가 그것의 업종이 '유통'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유통이 정말 어렵과 까다로운 종목이죠.
그런데... 제 예상과는 다르게 저 야채가게는 날이 갈수록 번성하고 있습니다...
뭔가 비법이 있던 걸까요?
그곳이 남다른 점이라면 원산지 표시 절대 없고, 반품도 안받는다는 점입니다. 상한것도 반품안됩니다. 오직 현금이고 카드 안됩니다. 배달과납품 절대 안합니다.
원산지 표시는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농산물이 밀수가 되는 종목이 아니고, 관리도 까다롭기 때문에 무슨 이상한 저급품이 섞일 일은 많지 않아요..
그리고 흙이 묻어있는 여부로 국산 농산물은 어느정도 구분되는 편이구요.
질도 괜찮은 편입니다. 최상품은 아니고 중상~중하 사이의 물품을 띄어오는것 같은데,
워낙 잘팔려서 재고가 없으니 신선도는 높은 편입니다.
반품 안받는것과 카드 안되는게 나름 이윤에 도움이 되는것 같지만, 그것만으론 저렇게 싸게 팔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노점도 그렇게 싸게는 못팔거든요.
동네 식당에서 납품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인데, 절대 안한다고 거부한다더군요. 무조건 매장와서 사고 가져가라고.
이건 도무지 납득이 잘 안갑니다... 납품을 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서 이윤 창출이 더 수월할텐데,
배달 안하는건 그렇다치고, 납품 안하는건 대체 이유가 뭔지?
암튼 보면 볼수록 미스테리 합니다...대체 어떤 비법이 있길래 저리 싸게 팔수 있는건지 말입니다.
뭔가 대단한 노하우가 숨겨져 있는걸까요??
싸게사서 감사하긴 하지만, 볼수록 미스테리예요 정말 ㅎㅎ
또한 세금 납부도 안하는듯
도매시장에서 사는게 제일 싸요
컴퓨터 조립하는데 부품을 다 다른 매장에서 개별로 주문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부품갯수만큼 택배비 생기는거랑 똑같아요
한두 제품이면 몰라도 산지직송은 불가능합니다 하물며 농협도 불가능한데요
과일 야채는 원래 세금 안내요 ㅎ
#CLiOS
분명히 도매시장에서 띄어오긴 할텐데, 오히려 도매시장보다 싼 경우도 있으니 미스테리한거죠..ㄷㄷ
말씀하신 대로 제살 깎아먹고. 주변 초토화 시키는 안좋은 결과도 많지만
가속도가 붙어서 계속 나아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from CV
고정 매출이 발생해서 안정적이 될지는 몰라도 이게 완전 갑을 관계로 전락해서 나중에는 거래하지 않으니만 못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카드 안받는다고 절약하는 세금이 결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50%요?? 크나큰 오해십니다.. 10%도 높게 잡는겁니다.ㅣ
50%는 매입 단가 입니다. 중간 유통 업자로 부터 받는 것에 비해 산지 또는 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받으면 50% 보다 더 싸게도 살 수 있습니다. 어둠의 경로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구요.
이게 도매-소매로 넘어갈때도 많이 붙습니다.
남아서 폐기하는 양 비용까지 하기때문에 오히려 대형 유통업체들이 모든 농산물을 싸게 팔기가 힘들죠 (수요예측이 힘들어서)
그리고 농산물의 경우는 질이 딱히 떨어지지 않는데
선별이 되었냐 안되었냐 차이로 도매가가 천차만별이라
좀 못생겼지만 괜찮은것들 도매단위로 사면 많이 싸집니다. (이건 농사짓는 분들이라면 아실꺼에요)
대규모 거래처를 갖는 다는 것은 현찰거래와 빠이빠이 입니다.
원재료값이 10만원 어치라면
이를 10% 이윤 붙여서 하루 10번 회전시키면
10만원의 수익이 납니다. 100% 수익율이죠.
그리고 이런식의 경우는 재고를 쌓지 않기 때문에
재고땜에 발생하는 공간비용과 폐기처리 비용이 저감됩니다.
배달에 필요한 일손도 쓰지 않아 인건비도 최소화되죠.
가락시장 같은데서 3등급 제품을 떼다가 저렴하게 팔며
회전율을 높이는 전략인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생채기 있거나 좀 시들었거나 이런 걸 싼 가격에 판다 하면 모여요.
가공식품이랑 다르게. 물론 품질이 완전 떨어지면 안되고 말씀하신 것처럼 중상~중하 정도로 팔 때 진짜 장사 잘됩니다. 희한하죠. 저희동네마트도 이런 식으로 대기업 SSM 3개를 잡아먹더군요
from CV
세금 안내는거 옹호하는걸 아니지만, 그게 비법으로 보기는 매우 힘듭니다.
고용도 보험 없이 하는 걸거에요.
#CLiOS
동네 입소문 네트워크를 무시 보시는군요.
대부분 충분히 좋고 쓸만한 물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