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내게 빈번히 앞뒤 정황과 상관 없이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내게 말하곤 했다.
미래를 예상케하는 그 어떤말도 하지 않고
때때로 정정하기도 했다.
만난지 두어달쯤 되었을 때 였다.
그녀는 그 날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나에게 아주 방해되는 사람이라며,
밀어버리고 싶은데 그게 힘들다며,
자기는 지금도 힘든데 너 때문에 더 힘들다며,
나는 저가 하자는데로 다 해주는데 도대체 뭐가 힘들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말이라도 해주던가.
어쨌든 기분이 좋기도 나쁘기도 한 그런 말이였다.
저 말을 한 그 다음날에는 그녀에게서 항상 출근길마다 걸려오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어쩐지 왜 전화를 하지 않았냐 묻기 어(두)려웠다.
그녀에게 더 번거로워지는 남자친구가 되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그 날 저녁에 내게 자신이 준비하는 것이 있는데,
내가 네게 할애하는 시간과 감정노동이 있기 때문에(감정노동이라는데서 실소가 나왔지만)
3개월 정도 연락하지 않고 지낼 수 있냐고
물어봐줬다.
세상에.
물어봐주다니.
이제 고작 2달 만났는데 3달을 연락하지 말자고 지내자는 그녀의 강력함이 의아하지는 않았지만
뭐 내가 그녀에게 그렇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고, 본인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결정하는 시기라는
처음 들어보는 그녀의 설명에
유능한 변호사의 말을 듣는 피고인처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몇가지 딜을 했다.
그 중 한가지가 그 주 주말에 나의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였다.
그녀가 알았다고 했다.
알았다고 한 그녀가 어색했다.
그녀는 사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어색한 그녀를 사랑한다. 사실은 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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