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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살짝 은밀한 여교수(2/2).txt 24

2015-06-08 15:46:07 203.♡.153.41
카라바죠
(이게 정말 어두운 조명인 이자카야 같은 술집에서
사케 같은 거나 마시면서 조근조근 이야기하면 좋을거 같은데... )



그 여자분을 보고 어색하게 인사치레를 하고 스르르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었어요.

지금같으면 너무 일이 잘 풀려서 걱정했을 정도로,
제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좀 더 늦게 볼 수 있냐고 끊기 전에 말하더라구요.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여자였어요. 보이기로는 30대 초반까지도 봐줄 수 있는데,
그 차림새나 아우라 같은게 관리를 잘한 30대 중반 같더라구요.


그 분이 그늘 진 곳으로 가시더니 저한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어요.


제가 가서

'아니 어떻게 그런걸 아세요?'

라고 물으니 바로 빵 터지더라구요.

'ㅎㅎㅎ 아니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약간 부끄럽기도 머슥하기도 해서 웃고 있으니,


깔끔하게 네일아트된 손가락 끝으로 '저도 그거 좀 마시면 안돼요?' 라며
말하길래

제가 자리를 일어나려 하니

'아뇨 조금만요' 하며 제 음료를 마셨습니다.

고개를 젖히고 목울이 있을 법한 자리를 보고 있으니, 순간 전위적인 포르노를 볼 때와 같은 관능이 있더군요.


다 마시더니

'생각보단 별로 맛이 없네요.' 저를 보고 아주 살짝 미소 지으며 말하길래

제가 대답을 못해 우물쭈물 있으니

'더 맛있는거 마시러가요' 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저를 내려다 보던 그녀 .


근처에 담금주를 잘하는 곳이 있다며 네비도 안 찍고 능숙하게 찾아간 곳은

지하 2층은 될 법한 조용하고 아늑한 술집이였어요.



앉자마자 제가 뭐하시는 분이냐 물으니까

잠시 생각하더니

'학생들 가르쳐요'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미술선생님이세요? 라고 물으니

'네 뭐 그런거' 라는 식으로 대꾸하더라구요.



술이

아주 달았어요.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술이 달았어요. 요즘 나오는 순하리나 이런류의 술 처럼요.


대화를 하며 제게 그러더군요.

자기는 미치고 싶었대요. 미친 여자가 되고 싶었다고.
정상인은 끝이 있다면서, 미쳐야지 그걸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렇다고.

그런데 자기는 미치고 싶었는데, 완전이 미치진 못했다면서

그 말이 우스운지 엄청 웃더라구요.


그러면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제게 자신이 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게 뭐일거 같냐고 맞춰보래요.

ㅋㅋ 것 참... 술이 된거 같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제가 '등에 왕점이라도 있어요?'

라고 말하니

등에 점이 있는지는 자신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자기도 궁금하다고 말하더니

사실은 자신은 여자도 좋아한다며 (남자만큼은 아니지만)소녀처럼 미소 지었어요.


제가 잠깐 침묵하고 있으니, 저한테 몇살이냐고 묻길래 20대 중반이라고 말하더니
자신은 뱀띠라고 말하더라구요.

제 동생이 뱀띠라 나이 계산이 쉽게 되어 생각해보니 30대 중반? 쯤이길래
그 정도로 안 보인다고 립서비스를 했죠.

저한테는 당신은 그 정도로 보인다고 뭐가 즐거운지 계속 웃더라구요.

미치지 못해 예술의 정상 수준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것이 생각나서
제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카라바죠 이야기를 했어요.


카라바죠도 양성애자 였다는 말이 많거든요.

그 사람은 분명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것 같지만

자신보다 한참 어린 남자가
잘 아는 것이 주제라 신이나 말하는 것을 저지 하지 않을 정도의 센스는 가지고 있었던거 같아요.


제 이야기를 차분히 다 들어주더니 제 옆으로 자리를 옮겨서

그래서 렘브란트에 대해서 잘 아는거냐고 묻길래

저는 그냥 정말 그건 우연히 기억이 난거라고 말하니 그냥 끄덕끄덕 거리며 아무 말 하지 않았어요.


잠시 침묵이 있고

저는 다시

'그런 비밀 이야기를 처음 만난 사람한테 해도 돼요?' 라고 물으니

처음 만난 사람이라서 그냥 이야기 한거라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본인의 친구가 지금 어디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도학생 중 한명도 동성애자라 뭔가 더 섬세한거 같다면서
자신에게 상담 같은걸 최근에 해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조심히 듣고 있던 중에

다시 아테네의 버프가 제게 임했는지,


혹시 그 친구분 학교가 xx 학교가 아니냐고 (사실은 제가 다니고 있는)
물으니


잠깐 흠칫 하시면서

이내 오 그렇다고 맞다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저는 반가운 마음에 (지금 생각하면 참 멍청해요)
와 ~ 제 친구가 그 교수님 지도학생 중 한명이에요.

라고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나? 라는 식으로 말하니

그 분은 아무 말씀도 없으시고 소리 없이 웃기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더 신이나서

사실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한 친구가 그 지도학생이라고 말할 때쯤


갑자기 웃음기가 너구리 솜사탕처럼 얼굴에서 사라지면서

제게 짜증을 내더라구요.
지금 둘이 있는데 다른 사람 이야기를 왜 자꾸 하냐면서요


그러고 나서 잠깐만 이라고 하더니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묘한 것이, 다른 사람이야기를 하냐며 내는 짜증의 중심에 느껴지는 것은

분명 질투였어요.




그러고 한 30초 정도 있으니 그 분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들더군요.



바로 나가고 싶었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그 분이 옆에서
하도 제 어딘가를 주물러댄 탓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그 다음날 아침에 친구와 밥을 먹는데 갑자기 생각나 물었어요.

네 지도교수님 나이가 어떻게 되시냐고요.





친구가 말했어요






'음 글쎄? 정확히는 모르는데 40대 후반쯤 ?'
카라바죠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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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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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4]
prist7
IP 59.♡.1.185
06-08 2015-06-08 15:46:35 / 수정일: 2017-04-30 16:54:38
·
선리플~!!!
캬오아가
IP 57.♡.25.168
06-08 2015-06-08 15:46:50 / 수정일: 2017-04-30 16:54:38
·
2등!
치킨박사와하이트
IP 175.♡.38.211
06-08 2015-06-08 15:48:19 / 수정일: 2017-04-30 16:54:38
·
다 읽어보고 올리셨겠죠? 전 통과
from CV
아침에커피한잔
IP 112.♡.45.186
06-08 2015-06-08 15:48:40 / 수정일: 2017-04-30 16:54:38
·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지조
IP 203.♡.117.241
06-08 2015-06-08 15:49:10 / 수정일: 2017-04-30 16:54:38
·
5등~
삭제 되었습니다.
kirby23
IP 112.♡.30.242
06-08 2015-06-08 15:51:05 / 수정일: 2017-04-30 16:54:38
·
조...좋다....!!
prist7
IP 59.♡.1.185
06-08 2015-06-08 15:51:51 / 수정일: 2017-04-30 16:54:38
·
와우~!!!
시크러
IP 175.♡.30.172
06-08 2015-06-08 15:52:08 / 수정일: 2017-04-30 16:54:38
·
몰입감이 아주그냥ㅋㅋㅋ
노란고양이
IP 106.♡.30.219
06-08 2015-06-08 15:53:31 / 수정일: 2017-04-30 16:54:38
·
그 분이 옆에서
하도 제 어딘가를 주물러댄 탓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KeiGun
IP 61.♡.148.130
06-08 2015-06-08 15:53:33 / 수정일: 2017-04-30 16:54:38
·
전 1편은 뒤늦게 보고.. 아니 어디 모공에 야설이 올라오나.. 싶었네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참 동안이셨네요 그 교수님...
배요
IP 210.♡.184.70
06-08 2015-06-08 15:53:48 / 수정일: 2017-04-30 16:54:38
·
이게 끝인가요....ㅠ
이적
IP 117.♡.8.214
06-08 2015-06-08 16:01:26 / 수정일: 2017-04-30 16:54:39
·
그러니까 카라바조가 양성애자군요.. *
Neuromancer
IP 210.♡.41.89
06-08 2015-06-08 16:02:07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웃음기가 너구리 솜사탕처럼 얼굴에서 사라지면서 -> 정말 무릎을 탁 칠만한 문장입니다.
Brilliant
IP 211.♡.49.50
06-08 2015-06-08 16:03:52 / 수정일: 2017-04-30 16:54:39
·
3탄 부탁합니다
동녘여름
IP 61.♡.52.3
06-08 2015-06-08 16:05:18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이럴수가...
404page
IP 223.♡.160.46
06-08 2015-06-08 16:05:21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으잌!!!! *
deletetombow
IP 39.♡.57.15
06-08 2015-06-08 16:06:09 / 수정일: 2017-04-30 16:54:39
·
결론은 동안이셨다 끝
from CV
0두랄루민0
IP 223.♡.173.207
06-08 2015-06-08 16:08:08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아니 왜 2/2죠!
from CV
삭제 되었습니다.
긍정긍정긍정
IP 103.♡.200.39
06-08 2015-06-08 16:12:51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진짜 오랜만이시네요~
Gs__
IP 61.♡.214.250
06-08 2015-06-08 16:29:42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우왕 필력 정말 좋으시네요ㅠ
부러워요
from CV
핑크망치
IP 211.♡.64.235
06-08 2015-06-08 16:44:20 / 수정일: 2017-04-30 16:54:39
·
이걸로 끝인가요...???
몰입됐는데 끝이라니!!!
활자중독자
IP 223.♡.169.22
06-08 2015-06-08 18:54:59 / 수정일: 2017-04-30 16:54:42
·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마지막 반전에서 감탄이 나왔네요.
from CV
따꿍
IP 27.♡.96.20
06-08 2015-06-08 21:18:04 / 수정일: 2017-04-30 16:54:44
·
:-)
하녀
IP 223.♡.172.22
06-09 2015-06-09 00:41:04 / 수정일: 2017-04-30 16:54:47
·
소설 잘 읽었습니다~
#CL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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