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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현직 실제 조종사가 직접 말하는 김해공항의 엄청난 위험도.JPG ㄷㄷㄷㄷ 44

2015-05-31 21:38:39 110.♡.53.76
반달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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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30percentoff/32

 

현직 기장이신데 ㅎㄷㄷㄷ 하네요

 

2009년 11월 어느 날. 나는 아침 일찍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오사카 간사이 공항을 찍은 후, 다시 부산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는 ‘퀵턴(Quick Turn)’비행을 시작하였다.

 

 

그 해 8월에 기장으로 발령이 났으니 기장 된지 3개월 된, 그러니까 하룻강아지 뭐 무서운 줄도 모를 때다.

처음으로 기장이 되면, 마치 세상에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근거 없는 건방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라고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 자신감에 충만한 신참 기장들도 날씨와 맞서 싸우고, 기계와 맞서 싸우고, 또 사람과 맞서 싸우다 보면 어느새 전투력은 바닥이 나 버린다.

 

 

그러고는 ‘아, 이게 모두 싸워서 될 일이 아니었구나!’하고 깨닿게 될 즈음에야 비로소 ‘훌륭한 기장’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겨우 떼게 되는 것이다.

 

뭐 어쨌든, 오사카까지의 임무는 흡족하게 완수되었고, 나는 열심히 부산행 비행준비를 하는 부기장에게 비행이란 이런 거니, 저런 거니 하고 떠들어대며 쉬지 않고 잘난 척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비행계획서가 조종실에 도착했고 기상상황을 보니 부산 김해공항은 구름이 끼어 실링(Ceiling: 지상으로부터 구름 바닥의 높이)이 3500피트로 예보되어 있었다. 바람은 강한 남풍이 15노트로 불어 착륙을 위해 ‘서클링 접근’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나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말했다.

 

“옳지, 오랜만에 서클링 한번 하겠구나!”

 

‘서클링 접근’은 착륙 활주로로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의 접근 절차 중에서도, 저고도에서의 기동이 많아 특히 난이도가 높은 접근 절차이다.

 

김해공항은 360도 정북을 향하는 활주로인 36L가 평소 주로 사용되는 활주로인데, 이 활주로에는 정밀 접근장치가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반대 방향의 활주로인 180도 남쪽을 향한 18R는 공항 북쪽을 가로막고 있는 산들 때문에 따로 접근 절차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즉, 북풍이 불어 36L를 착륙 활주로로 사용하게 되면 장애물이 없는 바다 쪽에서부터 손쉽게 활주로에 접근, 착륙할 수 있으나, 반대로 남풍이 불어 활주로 18R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산 때문에 공항 북쪽에서부터 직접 활주로로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비행기는 정풍을 받아야 착륙에 필요한 활주로 거리를 짧게 하고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

 

 

 

 

 

따라서 김해에서는, 바다 쪽에서 남풍이 불어올 경우, 배풍을 받으며 바다 쪽으로부터 ‘활주로 36L’를 향해 접근해 오다가, 활주로를 육안으로 식별한 상태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좁은 레이스트랙을 그리며 반대 활주로인 ‘활주로18R’로 돌아서 착륙하는데, 이 절차를 서클링 어프로치(접근)라고 한다.

 

특히 김해공항은 북쪽에 산이 워낙 가까이 있어 활주로로부터 2~2.5마일(nautical mile. Km로 하면4~5km) 정도의 매우 좁은 반경으로 선회하며 활주로에 착륙하여야 하는데, 정교하고 쾌적하게 착륙하기가 만만치 않다.

 

2002년 중국 국제 항공(Air China) 여객기의 김해 사고 역시 이 접근절차를 수행하다가 발생하였다.

사고 당시 (김해 공항의 서클링 접근 절차에 익숙하지 않았던) 조종사들은 파이널 선회 반경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북쪽 산악지형에 근접했는데, 좋지 않은 기상 상태에서 순간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리자 자신의 위치를 잃어버린 채 산중턱에 충돌해 버렸던 것이다.

사고로 인해 비행기는 전파(全破)되었고,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 했었다.

 

뭐 과거야 어쨌든, 김해 서클링접근이 쉽지 않은 접근절차 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번 이 접근을 만족스럽게 수행하여 나름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던 나는 ‘앗싸, 오늘도 뭔가 보여 주겠어!’라며 속으로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비행 서류 검토를 마치고 사인을 하는데 부기장이 충고해주었다.

 

“기장님, 김해에 서클링접근 할 것 같은데 연료를 좀 더 싣는 게 낫지 않을까요?”

 

“왜? 내가 한번에 못 내릴 까봐 걱정이야?“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하하하, 서클링은 문제 없고, 대신 여기 오사카 출발할 때 비행기가 많이 붐빌 것 같으니까, 지상대기에 대비해서 연료 1000파운드만 더 싣고 갑시다.”

 

“예…… 기장님.”

 

그러나…… 연료를 더 실었어야 했다. 부기장 말이 맞았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을 출발하여 길지 않은 시간 만에 김해공항에 근접하였다. 예상대로 서클링 접근이 실시 중에 있었는데, 이거 좀 심상치 않았다. 몇몇 비행기들이 고어라운드(Go Around, 복행: 접근 중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상승하여 올라감)를 하고 있었고, 36L로 배풍 착륙을 하겠다고 허가를 요청하는 신경질 적인 목소리가 무선통신으로 들려왔다.

공항 기상정보를 다시 받아 보았다. 바람은 예상과 크게 틀리지 않게 190방향에 13노트였는데, 시정이 3마일이고 구름 실링이 무려 1000피트로 떨어져 있었다. 공항주변으로 여기저기에 비구름이 몰려 있었고, 회사 무선 통신을 통해 알아보니 기상상황이 이지경이 되기 시작한지 불과 몇 분도 채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규정상 서클링접근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저 기상조건은 실링 1000피트와 시정 3마일 이었다. 그러니까, 그 때 당시의 기상이 서클링을 할 수 있는 최저 기상조건이었던 셈이다. 나는 이렇게 나쁜 날씨에 서클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먹기 보다는 ‘오케이 좋았어, 한번 해봐!’하는 느낌이었다. 정말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이었을까?

 

김해 접근 관제사가 드디어 우리에게 접근을 허가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활주로 36L를 향해 정밀 접근 유도 장치인 ‘ILS’를 따라 강하하기 시작했다. 구름 속은 매우 흔들렸고 가끔씩 요란한 빗소리가 창문을 때려댔다. 접근 최저 고도인 1100피트가 되자 강하를 멈추고 수평비행을 유지하며 눈을 부릅뜨고 활주로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비행기는 좀처럼 구름 속을 벋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클링 접근’은 반드시 육안으로 활주로를 보며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구름 속에 있는 한 접근절차를 시작할 수 조차 없는 노릇이다. 기상 레이더를 보니 짙은 비 구름이 남풍을 타고 공항 쪽으로 북상하는 모양새로 보였다. 하지만 다행이 아직 비구름이 공항을 완전히 뒤덮지는 않은 상태였다.

 

북쪽으로 갈수록 점차 구름이 옅어지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활주로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신경이 곤두섰다. 날씨 좋은 날, 멀리서부터 여유롭게 공항 활주로를 쳐다보며 서클링 접근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구름 속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활주로는 이미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서둘러 좌 선회를 하여 활주로 좌측으로 빠져나갔다. 레이스 트랙을 그리기 위해 드디어 기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평소보다 훨씬 늦게 레이스 트랙 패턴을 만들기 시작하니 안정적으로 패턴을 그릴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안정적인 패턴을 위해서는 활주로와 평행한 방향으로 가다가 180도 유턴하여 18R로 착륙할 수 있는 횡적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뒤늦게 기동을 시작하게 되니 충분히 간격을 벌여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패턴의 간격을 넓히기 위해 더 이상 북쪽으로 전진하면 산과 너무 가까워져 위험하다.

 

마지막 유턴 지점인 남해고속도로가 눈앞에 다가오자, 더 이상 공간을 넓히지 못한 채 마지막 선회와 강하를 시작하였다.

 

“이거 원! 급선회 해야겠는데!”

 

나는 비행기의 선회반경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에 경사를 허용된 최대 양까지 주었다. 급 경사를 더 주면 비행기의 선회반경은 더 줄어들 수 있겠지만 아마 승객들이 불편해 할 것이다. 물론 이들도 간혹 놀이공원에서 돈을 지불하고 일부러 경험하기도 하겠지만, 오늘은 아마도 그럴 기분이 아닐 것이다.

 

그때 였다. 갑자기 창문 밖이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낮게 떠있던 작은 조각 구름 속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런 젠장!”

 

언제든 서클링접근 중에 구름 안으로 들어가면 즉시 고어라운드 해야 한다. 서클링접근이란 것이 워낙 좁은 공간에서 저고도로 기동을 하는 것이므로, 안전한 기동을 위해서는 내내 활주로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겨우 겨우 힘들게 접근하고 있는데 갑자기 조각 구름이 왠 말인가! 아쉬움과 분노가 교차하면서 쓰러스트레버(Thrust Lever: 추력 조절장치)를 밀어 넣으려는 순간, 다시 구름 바깥으로 훌쩍 나와버렸다.

 

“어디야? 어디? 활주로 어디 있어?!”

 

“저기 있습니다. 빨리 도세요! 돌아!”

 

우측에 희미한 활주로를 찾아내고는 다시 비행기에 최대한으로 급경사를 주었다. 구름 속에 잠시 들어간 2~3초의 순간 고어라운드를 위해 본능적으로 경사를 풀어버려 비행기를 거의 수평비행자세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안 그래도 최대한 급경사를 유지해서 선회반경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건 선회반경을 오히려 더 크게 만들어 버렸다.

 

“젠장! 오버슈트(Overshoot)다!

 

뒤늦게 다시 급 선회를 시작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고 비행기는 18R 활주로 중심선을 크게 오버하여 돌고 있었다.

 

“기장님 고어라운드 하시죠.”

 

“……”

 

조용히 고어라운드를 실시했다.

다시 구름위로 상승해 올라가며 분을 참을 수 없었다. 부기장에게 잘난척하고 떠들던 것이 너무 창피하기도 했고, 뭐 어쨌든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비행기가 안정되자 기내 방송을 했다. “기상악화로 접근 및 착륙을 중단하였고 실제로 기상은 계속 악화되고 있지만, 다시 한번 착륙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장님 배풍 13노트로 나오는데, 36L 로 배풍 착륙 하시죠.”

 

착륙이 가능한 배풍 제한수치는 젖지 않은 노면상태에서 10노트까지 이다. 그러나 서클링접근이 부담스러운 김해공항의 경우만 유일하게 배풍 15노트까지 제한치를 높여 적용할 수 있도록 교통부로부터 허가되어 있다. 그러니까, 김해 공항에서는 서클링 접근보다는 배풍 15노트로 착륙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럽시다. 날씨가 너무 안 좋네…… 36L 요청해 봅시다.”

 

“김해 접근관제소, 대한항공 732편 ILS 36L로 배풍 착륙을 요청합니다.”

 

“대한항공 732편, 출발하는 비행기들이 많아서 36로 착륙하려면 홀딩(Holding: 체공비행)해야 합니다.”

 

그렇다. 배풍이 13노트가 불면, 착륙 제한치는 15노트로 상향 적용하여 착륙이 가능하지만, 이륙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륙의 경우는 김해공항이라 하여도 제한치는 다른 공항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10노트이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마이크 키를 잡고 관제사에게 물어보았다.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예…… 36L는 한 20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18R으로 내리면 지금 바로 접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만약 김해에 못 내리고 회항 할 경우, 교체공항인 제주까지 가는데 약 7000파운드의 연료가 필요하고, 거기에 비상상황에 대비해 남겨두어야 하는 최저연료 7000파운드(정상 상황에서 착륙 후 남도록 계획해야 하는 최저연료 양이다.)를 더하면 최소한 14000파운드의 연료가 필요하다. 갖고 있는 연료량에서 이 것을 빼면 남는 연료는 약 2500파운드였다. 오사카에서 추가한 1000파운드 연료와 비행하면서 세이브된 1500파운드의 연료였다. 이것으로는 대략 15분 정도까지 홀딩 할 수 있으므로 20분간 홀딩 하려면 비상상황에 대비해 남겨두어야 할 최저연료까지 일정량 사용해야 한다. 결론은 명쾌해졌다.

 

“예, 그러면 18R 서클링 한번 더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대한항공 732편, 헤딩 030, 디센드 투 2700피트, ILS 36L 및 서클 투 랜드(Circle-to-land) 18R 접근을 허가합니다. 활주로가 보이면 보고하세요.”

 

“롸져! 헤딩 030, 다운 투 2700, 클리어드 포 ILS 36L, 서클 투 18R”

 

한번 실패를 하고 나니 두 번째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안 그래도 한번 실패해서 찝찝했는데 잘 됐다. 이번에는 제대로 뭔가 보여 주마.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리얼’ 저 시정 서클링 접근이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야. 한번 멋지게 착륙해 보자고!’

 

공항 위에는 아직 비가 오지 않았지만, 공항 남쪽에는 벌써 엄청난 비구름들이 몰려와 있었다. 남쪽을 향해 선회하며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엄청난 양의 폭우가 비행기에 퍼부어 댔다. 비행기는 요란하게 흔들렸고, 체크리스트를 읽는 부기장의 손이 무척 떨렸다. 부기장이 말했다.

 

“기장님, 오사카에서 연료 좀 더 많이 실었으면 좀 홀딩 하다가 ILS 탈 수 있었을 텐데…… 부산 기상 예보가 영 엉터리라서 안타깝네요. 이젠 기상예보 못 믿겠어요.”

 

순간 짜증이 솟구쳤다. 부기장의 말은, ‘부산의 기상 예보가 틀리는 바람에 추가 연료를 싣지 못한 것’을 탓하는 것이었는데, 나에게는 ‘연료를 더 싣자는 부기장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탓하는 것처럼 들렸다. 어리석게도 ‘기상예보’가 아니라 ‘나’를 탓하는 것으로 느껴진 것이다. 옹졸함이 작렬한다.

 

“괜찮아! 이런 날에 서클링 한번 제대로 해봐야지. 그렇게 편한 것만 찾으면 언제 기량이 늘겠어! 오늘 같은 날은 오히려 기회야!”내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부기장은 대답이 없었다.

 

그때 사무장이 인터폰으로 나를 불렀다. 그 와중에 콜이 오자 나는 또 다시 짜증이 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객실에 승객들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했고, 인터폰을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걱정이 앞서 있었다.

 

“예, 사무장님.”

 

“아, 기장님! 여기 한 승객 분이 무척 걱정하시면서 여쭤보시는데요……”

 

“네, 계속 말씀하세요.”

 

“창 밖으로 보니까 엔진 속으로 계속 엄청나게 물이 들어가고 있는데 이게 엔진 꺼지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요. 제가 직접 봐도 완전 소방차 물 뿌리듯이 엔진으로 물이 빨려 들어가고 있거든요? 저도 이런 건 처음 보는……”사무장의 말이 길어지자 나는 가차없이 말을 잘라버렸다.

 

“괜찮아요! 안 꺼져요! 지금 폭우 속에 있으니까 그런 거예요. 됐어요?”

 

“아…… 예…… 바쁜데 콜 드려서 죄송합니다.”

 

나는 화가 났다. 젊은 여자 사무장이었는데, 눈치도 없는 것 같았고 이거 원 그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드디어 ILS유도를 따라 다시 활주로 36L를 향해 접근이 시작되었고, 최저고도 1100피트에 다다르자 다시 수평비행을 하며 다시 한번 활주로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지난번 접근 시 구름을 빠져 나왔던 지점을 이미 통과했는데도 아직 활주로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몇 분 사이에 비구름이 좀 더 북쪽으로 이동했나 보다. 창 밖과 계기를 번갈아 보며 활주로가 나타나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네비게이션 디스플레이상 비행기는 이미 활주로 상공을 지나고 말았다. 먼저 번 접근할 때에 활주로 직전에서 선회 기동을 시작하고도 충분한 간격의 레이스 트랙 패턴을 그리지 못했는데, 이미 활주로 위를 지나버렸으니 설사 지금 활주로가 보인다 할지라도 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결국 나는 다시 두 번째 고어라운드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분노는 극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732편, 여기는 김해 어프로치, 이번에는 왜 고어라운드 하셨습니까?”

 

관제사의 질문에 다시 신경이 곤두서서 직접 키를 잡는다.

 

“김해 어프로치! 활주로가 안보입니다! 지금 이거 서클링 할 수 있는 기상이 아니에요! 도대체 지금 시정이 얼마입니까?”

 

관제사는 잠시 뜸을 들인 후 대답한다.

 

“현재 시정 2마일 입니다.”

 

난 기가 막혔다. 서클링을 할 수 있는 최저 시정은 3마일 이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금 더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연료가 없습니다. 36L로 내려주면 접근을 다시 하고, 안되면 바로 제주로 가겠습니다.”

 

“대한항공 732편,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출발 항공기들이 아직 몇 대 남아있어요.”

 

“김해 어프로치, 못 기다린 다고요! 날씨도 이렇게 안 좋은데 출발하는 항공기들은 잠시 대기시키고 일단 급한 항공기들부터 내려주시면 안되나요? 저희 이제 연료 없습니다. 지금 36L 활주로에 배풍이 13노트면 내려 줄 수 있잖아요? 지금 36L로 내려 줄 건지 말 건지 답변을 주세요. 아니면 바로 제주로 가겠습니다.”

 

“그러길래 아까 홀딩 하시지 그러셨어요. 홀딩 한 비행기는 36로 내렸습니다. 알겠습니다. 헤딩 200로 비행하세요, 36L로 접근 준비하세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몹시 나빴다. 이런 날씨에 서클링을 시키는 것도 화가 났고, 출발항공기 때문에 연료도 얼마 안 남은 비행기를 홀딩 시키는 것도 화가 났다. 사실 우리가 제주로 가건 말건 관제사는 알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린애처럼 마치 대단한 엄포라도 내리듯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제주로 가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었던 것이다. “너 그거 나한테 안주면 같이 안 놀꺼야!” 뭐 이런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내 주위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다시 기내방송을 할 때에는 수치스러웠다. 난 십오 년 동안 비행을 하면서 한 비행에서 두 번 연속으로 고어라운드를 해본 적이 없었다. 승객들은 불안해 할 것이고, 사무장은 날 못 믿을 것이다. 부기장도 이제는 말이 없고, 엔진계기에 연료수치는 뚝뚝 떨어져만 갔다.

 

금새 접근을 시켜줄 것 같더니 생각보다 빨리 접근을 시켜주지 않는다. 관제사는 우리 비행기를 자꾸 바깥쪽으로 멀리 돌리고 있다. 아마도 몇 대의 비행기를 또 출발 시키고 있나 보다. 마음은 더 급해졌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비상 연료를 써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몇 번의 재촉 끝에 드디어 36L ILS 접근 허가를 받았다. 이제는 거의 3000파운드의 연료를 더 소모하여 만약 이번에 또 다시 착륙에 실패하여 제주로 회항한다면, 최저연료량인 7000파운드 보다 조금 적은 연료량으로 착륙할 수 밖에 없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상황에 따라 비상연료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골치 아픈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만다.

이 모든 상황들을 예측하고 분석하여 대응하기에는 내 경력과 능력이 모자랐지만, 나는 이모든 것이 그저‘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저‘머피의 법칙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라며 핑계거리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남쪽에서 서서히 올라온 비구름은 더 강한 배 풍을 일으켰다. 활주로 십여 마일 전방에서 배풍의 양은 무려 40노트에 이르렀다. 랜딩기어를 내리고, 스피드 브레이크를 사용했지만 배풍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00피트를 통과할 즈음에도 배풍은 아직도 무려25~30노트에 달했다. 관제사가 마지막으로 착륙허가를 내주면서 말하였다.

 

“대한항공 732편, 활주로 표면은 아직 배풍 15노트입니다만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활주로 위에서 만약 배풍이 이보다 더 세지면 즉시 브레이크아웃(Break out: 여기서는 고어라운드를 뜻함) 하세요! 36L활주로에 착륙을 허가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착륙을 허가 받았습니다.”

 

미치겠다. 환장하겠다.

1000피트 미만에서15노트이하로 배풍이 줄어 들지 않으면 착륙이 위험하다. 이러다가 잘못하면 세 번째 고어라운드들 하게 생겼다. 더구나 이번에 고어라운드를 하면 바로 제주로 가야 한다. 간당 간당 한 연료를 가지고 똥줄 타며 말이다. 분통이 터졌다. 열심히 비행 잘하는 나에게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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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붙 용량제한으로 더 안올라가는것 같네요

 

뒷 내용은 위 블로그에 가시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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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기냉면
IP 61.♡.21.45
05-31 2015-05-31 21:42:05 / 수정일: 2017-04-30 16:52:31
·
요약이 필요합니다
반달곰이니
IP 110.♡.53.76
05-31 2015-05-31 21:43:37 / 수정일: 2017-04-30 16:52:31
·
좀만 날씨 안좋아져도 착륙하기 엄청 힘들어서

몇번 착륙 실패해서 고어라운드 하니

연료 부족해서 추락위험까지 갔다는 거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반달곰이니
IP 110.♡.53.76
05-31 2015-05-31 21:57:53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그게 마지막이 가까스로 착륙햇기에 망정이지

거기서 고어라운드 했으면 비상연료까지 쓸수 있어서 위험한 상황이었죠

부기장이 연료 더 싣자는 조언을 안따른것도 있고...
최고로조음
IP 115.♡.125.3
05-31 2015-05-31 22:09:4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이런 리플은 좀...
from CV
스링
IP 210.♡.240.244
05-31 2015-05-31 21:45:42 / 수정일: 2017-04-30 16:52:31
·
뒤에가 잘린 기분이네요.

뒷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joseongman
IP 110.♡.115.4
05-31 2015-05-31 21:46:11 / 수정일: 2017-04-30 16:52:31
·
본문 맨 위에 링크가 있네요.
반달곰이니
IP 110.♡.53.76
05-31 2015-05-31 21:46:26 / 수정일: 2017-04-30 16:52:31
·
클리앙에 소스 제한 있는지 복붙하니 짤리는것 같네요

위에 블로그 링크에 가면 뒷부분 있습니다
聽春雨
IP 125.♡.165.34
05-31 2015-05-31 21:46:10 / 수정일: 2017-04-30 16:52:31
·
승객입장에서도 저거 몇바퀴당하면 정말 무섭습니다.
from CV
천휘명
IP 119.♡.106.115
05-31 2015-05-31 21:47:43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김해가 저런데 김해보다 더 산에 둘러쌓인 밀양으로 간다는 건 정말이지...
DINKIssTyle
IP 59.♡.43.16
05-31 2015-05-31 21:48:0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신기장님 출판물도 있는데 내용을 너무 많이 퍼오신것 같습니다 ㅜ ㅜ
물론 블로그에 출판 된 에피소드도 삭제 않하시는 멋진 분이지만요 ㅜ ㅜ
반달곰이니
IP 110.♡.53.76
05-31 2015-05-31 21:48:51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그런가요?

좀더 삭제 할께요
Ignorance
IP 119.♡.123.231
05-31 2015-05-31 21:49:48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중국국제항공은 여전히 김해공항 착륙할때마다 기장에게 생명수당이 붙습니다ㅣ
_IU_
IP 64.♡.173.239
05-31 2015-05-31 21:49:51 / 수정일: 2017-04-30 16:52:32
·
후략인거같네요
긴장타는 글이네요
달려옹
IP 211.♡.217.185
05-31 2015-05-31 21:51:32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괜찮아요 서울분들이 보시기에는 무안공항처럼 비행기 착륙안하는 텅빈공항이니까요...
Anarkia
IP 106.♡.114.229
05-31 2015-05-31 21:55:31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오 FLIP 오랜만에 보네요ㅎㅎ 재밌게 읽었습니다
모닝9
IP 1.♡.149.120
05-31 2015-05-31 21:57:12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결론은 이렇게 안좋은 상황이 겹쳤는데 잘 착륙했다...
라는 무용담 같은데요;;;

김해공항의 엄청난 위험성 강조보다는요...
위험하다는 것도 결국 연료 좀 더 싣고 대기 들어갔으면 잘 됐을거라는건데요...
#CLiOS
_IU_
IP 66.♡.84.197
05-31 2015-05-31 21:58:22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글 말미까지 보셨는지 의문이네요
저 글쓸 당시 (2011년) 신공항백지화에 대한 아쉬움이 글의 마무린데요...
반달곰이니
IP 110.♡.53.76
05-31 2015-05-31 21:58:36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위험한 상황인데 착륙했으니 무용담이 나오니 위험한건 맞죠...

인천이나 김포에선 날씨가 나빠도 저렇지는 않죠
모닝9
IP 1.♡.149.120
05-31 2015-05-31 21:59:13 / 수정일: 2017-04-30 16:52:32
·
_IU_님
여기 적혀있는 건 다 봤습니다.
링크까지 따라 들어가서 읽어야하는 건가요???;;;

내용 요약은 없고...
일단은 제목과 본문이 매치가 안돼서 적은겁니다만???
#CLiOS
_IU_
IP 66.♡.84.191
05-31 2015-05-31 22:02:1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원본을 보시라고
이런 정보성 글에는 링크를 달도록 공지하는거 아닌지요???
모닝9
IP 1.♡.149.120
05-31 2015-05-31 22:03:43 / 수정일: 2017-04-30 16:52:32
·
_IU_님
글을 제대로 이해하라고 공지하는거면
내용이 잘렸으니 링크게시물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해야겠죠.

어디간한 장문 이상 분량이 갑자기 끊어지면
다른 내용을 예측하고 링크를 들어가서
마저 읽고 댓글을 달아야 한다고 하시는건가요???;;;

그리고 보통은 그런경우면
적당히 초반에 중략으로 링크글 유도를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요
#CLiOS
할러
IP 180.♡.109.65
05-31 2015-05-31 22:05:45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글 읽다보면 저게 다가 아니라는걸 저절로 알게 되고 링크도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닝9
IP 1.♡.149.120
05-31 2015-05-31 22:09:08 / 수정일: 2017-04-30 16:52:32
·
할러님
읽다가... 잘린 부분의 생각은 비좀 고생했지만 "36L에서 착륙 했겠지 입니다"
제목은 위험하다고 써있구요

그래서 첫댓글 처럼 댓글을 단겁니다.
저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데요???;;;

문제제기가 문제인가요???;;;
#CLiOS
_IU_
IP 64.♡.173.235
05-31 2015-05-31 22:10:5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잘린걸 늦게 아신건 이해하겠습니다만
결론내리신게 내용을 다 안보신듯해서 말씀드린거고
그렇다면 링크를 보시고 다시 결론을 얘기하셨으면 저도 뭐 그렇다 치겠습니다만
뻔히 링크도 있고 글이 잘렸으니 원본링크 보라고 수정된마당에
링크까지 가서 봐야하나?라고 하시면 ...뭐 하기싫은걸 제가 시킨거같은 상황이 --;;;
nerdykjc
IP 223.♡.202.17
05-31 2015-05-31 21:57:2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와 고어라운드를 저렇게 -_-
마의 공항이네요.
#CLiOS
_IU_
IP 66.♡.84.203
05-31 2015-05-31 21:57:2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햐...싸우지 않으면 모두가 친구...처음듣는 멋진말이네요.
soloalto
IP 175.♡.15.55
05-31 2015-05-31 21:58:05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이렇게 흥미진진한 글 첫 댓글이 요약이 필요하다라니... 참 나.
with ClienS
모닝9
IP 1.♡.149.120
05-31 2015-05-31 22:00:05 / 수정일: 2017-04-30 16:52:32
·
Jack님
너무 길어요...
#CLiOS
할러
IP 180.♡.109.65
05-31 2015-05-31 22:03:46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금방 읽습니다 ^^
mypressi
IP 147.♡.69.149
05-31 2015-05-31 22:01:17 / 수정일: 2017-04-30 16:52:32
·
부산행 비행기가 무서워졌습니다;;;
할러
IP 180.♡.109.65
05-31 2015-05-31 22:03:14 / 수정일: 2017-04-30 16:52:32
·
덕분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책도 사보고 싶어지네요 ^^
최고로조음
IP 115.♡.125.3
05-31 2015-05-31 22:08:01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엄청 긴장하면서 읽게 되네요.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from CV
aromatic
IP 210.♡.88.228
05-31 2015-05-31 22:13:03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전문 링크를 걸어드려도 요약이 없네 글이 잘렸네 하는 댓글들 너무 예의가 없는것 같네요. 뭐 맡겨놓은것도 아니고 말이죠.
#CLiOS
soloalto
IP 175.♡.15.55
05-31 2015-05-31 22:14:3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aromatic님
+1
with ClienS
joseongman
IP 110.♡.115.4
05-31 2015-05-31 22:20:35 / 수정일: 2017-04-30 16:52:32
·
+1
minidisc
IP 223.♡.229.153
05-31 2015-05-31 22:32:38 / 수정일: 2017-04-30 16:52:32
·
그러게말입니다. ㅎㅎ
ssing2
IP 175.♡.21.231
05-31 2015-05-31 23:27:35 / 수정일: 2017-04-30 16:52:33
·
aromatic님
+1
삭제 되었습니다.
피티
IP 211.♡.108.210
05-31 2015-05-31 22:24:05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와일드콘소메님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출발드림팀
IP 223.♡.173.222
05-31 2015-05-31 22:15:55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와 이분 글 엄청 생동감있게 잘 쓰시네요. 너무 흡입력있는 글이라 링크타고가서 글 쭉 다읽었네요
#CLiOS
누가누구
IP 116.♡.37.30
05-31 2015-05-31 22:19:52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재밌게 잘 봤습니다. 링크도 감사해요. *
sldklsjflsfkfjl
IP 39.♡.156.61
05-31 2015-05-31 22:31:24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승객들이나 당시 운항중이었던 조종사 분에게는 죄송하지만 글에서 긴박감이 느껴져 재미있게 한번에 읽었네요.
오아시스♡
IP 203.♡.206.12
05-31 2015-05-31 22:51:2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박진감 넘치는 글이네요. 링크 들어가서 다 읽고 왔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from CV
밥밥
IP 218.♡.140.105
05-31 2015-05-31 22:54:49 / 수정일: 2017-04-30 16:52:32
·
어휴 승객들도 엄청 무서웠을 것 같아요 글에서 기장이 식은땀 흘리는게 느껴지네요
#CLiOS
Babilonia
IP 147.♡.177.49
05-31 2015-05-31 23:42:01 / 수정일: 2017-04-30 16:52:33
·
필력이 넘치는 분이시네요 ㅎㅎ 한편의 영화를 보는것 같았습니다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LiOS
삭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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